위기 상황 속에서 일본 정부와 싱크탱크들은 여러 차례 ‘개혁’을 역설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 애쓰기는 했다. 19세기 중엽 미국 페리함대의 출현이 일본인들을 각성시키고 메이지유신을 이끌어냈던 것처럼 근본적인 개혁을 촉발할 뻔한 계기도 여러 번 있었다. 세계금융위기,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의 정권 교체, 중국의 굴기, 동일본대지진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쇼크들은 ‘헤이세이(아키히토 전 천황의 연호) 유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저자는 그 원인을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는 정치인과 졸렬하게 고안되고 실행한 정책, 놀라울 정도로 변화를 거부하고 쉽게 원상회복하는 정치·경제 구조, 개혁 시도를 효과적으로 침묵시키는 보수적 문화와 국민 정서’ 등에서 찾는다.
고이즈미 정권이 제법 용감하게 개혁을 하는 듯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야당인 민주당에 정권을 맡겨보았지만, 참담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재집권한 아베 신조 정권 아래서 일본이 나름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저자는 그것조차 ‘마지막 정점(頂點)을 찍은 것일 뿐, 일본의 쇠락은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을 무척이나 속 썩여왔던 일본의 몰락을 단언하는 책이지만, 속은 편치 않다. 이 책에서 나타나는 일본의 문제점들은 바로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고민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