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로스는 크레타섬을 하루 세 바퀴씩 돌며 지켰다. 영원할 것 같은 탈로스도 적수를 만난다. 연인을 지키려 로봇 앞에 선 여인 ‘메데이아’다. 그녀는 탈로스의 약점이 발목에 있는 ‘볼트’라는 걸 알아챈다. 볼트가 열리고 탈로스를 움직이던 생명액 이코르가 빠져나갔다. 신화 속 영웅이 죽음으로 존재를 완성하듯, 탈로스도 힘없이 쓰러지며 이 세상 최초 안드로이드의 서사를 완결한다.
인공지능(AI) 로봇이 탈로스처럼 인간을 공격한다면? 크레타섬에 접근하는 배들 중엔 해적선이 아닌 배도 있다는 걸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저자는 이탈리아 서쪽의 사르데냐섬에서 발견된 거대 조각상을 연결 지으며 로봇의 개념이 고대인들에게 낯설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 등 현대 창작물과 신화가 교차되는 대목을 읽고 있으니, 로봇 판 《신의 지문》을 만난 것 같다.
‘딥러닝(deep learning)’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이렇다. 제우스는 인공 소녀 판도라를 만들어 인간에게 아내로 맞게 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인류에게 판도라의 항아리를 절대 열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결과는 우리가 아는 대로다.
AI는 인류에게 짝지어진 판도라일까?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AI를 두고 스티븐 호킹 박사는 “AI가 인간의 종말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호킹,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다른 현대 사상가들은 우리 시대의 프로메테우스일까? 독자에게 던져진 질문이다. 인문학자이기도 한 안인희 번역가의 번역이 빛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