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촌놈’이고 ‘근대화’에 대한 관심이 큰 기자 같은 사람은 아무래도 선비라고 하면 비판적으로 보기 쉽다. 하지만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경북대를 나오고 대구와 서울을 오가면서 공직생활을 한 저자에게는 아무래도 선비라고 하면 자부심의 대상인 것 같다. 성리학의 비조(鼻祖) 정몽주부터 시작해서 길재, 김숙자, 김종직, 김굉필, 이언적, 이황, 정구로 이어지는 조선의 대표 유학자들, 임진왜란과 구한말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일어선 유림 의병장들, 3·1운동 당시 파리장서의거에 참여한 영남 유림들, 2·2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학생들…. 이들은 저자에게 단순한 위인(偉人)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고향의 선배들이요, 삶의 나침반이다.
이 책은 대구·경북 일대에 산재(散在)한 ‘선비’들의 발자취를 좇은 인문학 여행의 기록이다. 도동서원, 도산서원, 옥산서원, 남평 문씨 본리 세거지, 경주 최씨 종택, 성주 한개마을, 고령 개실마을…. 저자는 가는 곳마다 고인(古人)의 삶과 사상을 반추(反芻)하며 그들의 후예로서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한다.
그 고민까지 공유하지 않더라도 저자를 따라가는 이 여행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책에 풍성하게 실린 고택(古宅)과 서화(書畵)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지고, 당장이라도 가방을 둘러메고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경북 고령 출생인 저자는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정책관, 대구시 기획조정실장·행정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