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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빌라하리 카우시칸 前 싱가포르 외교부 차관

“美, 샌프란시스코 위협당하는 상황에도 서울 지키기 위해 희생할까”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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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외 이익을 더욱 좁게, 거래적으로 정의… 트럼프·바이든 행정부 모두 똑같아”
⊙ “아시아 국가들, 미국 없이 중국과의 균형이 있을 수 없고, 중국 없으면 미국으로부터 무시당할 것”
⊙ “새로운 체제에 성공하려면 여태 익숙했던 많은 것들 버려야”
⊙ “아시아 내 관계조차 ‘친구’와 ‘적’을 깔끔하게 분류하기 어려워”

빌라하리 카우시칸
1954년생.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석사, 美 컬럼비아대 국제관계학 박사 / 주러시아 싱가포르 대사, 핀란드 대사, UN 상임이사, 캐나다 고등 판무관, 멕시코 대사, 싱가포르 외교부 차관, 상임비서관 역임. 現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중동 연구소장
사진=월간조선
  니어재단의 국제 포럼차 한국을 찾은 빌라하리 카우시칸 전(前) 싱가포르 차관은 포럼에 참석한 석학 중에서 소수 의견을 피력한 사람이다. 대다수의 학자가 지금을 ‘혼돈의 시대’라고 규정했지만, 그는 “지금은 비정상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시기다”라고 말했다. 2023년 12월 6일, 서울의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그와 한 시간 반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지금의 시대를 어떻게 규정하나.
 
  “정상으로 돌아가는 시대다. 지난 20여 년간 세계는 지나치게 평화로웠다.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질서 아래서 번영을 이뤘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는 미국이 주도하는 전 세계의 질서가 과연 옳은지 의문을 내놨고, 그즈음 이미 세력을 확장한 중국에 대해 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계기가 됐다.”
 
  ―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는 이제 끝났다는 것인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미국의 세기’라는 표현을 보자. 《라이프(Life)》 잡지의 발행인인 헨리 루스(Henry Luce)가 1941년 2월에 〈미국의 세기〉라는 제목의 사설을 쓰면서 시작됐다. 이는 기성 미국인에 대한 묘사보다 ‘독재에 저항하는 데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라’는 그의 동포들에 대한 권고였다. 정말로 ‘미국의 세기’가 있었다면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1941년 12월부터 세계 금융위기가 광범위한 환멸을 불러일으킨 2008년까지 약 67년의 기간이라는 짧은 세기였다. 미국의 67년 중 40년은 미국과 소련, 그 대리인 간의 경쟁이었다. 냉전은 혼란스러웠고 경쟁은 종종 위험했다. 따져보면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의 20년이 사실상 미국의 세상이었다.”
 
 
  “한국, 미국 주도 세계 질서의 혜택 입어”
 
지난 20년은 미국이 전 세계를 지배한 ‘미국의 세기’였다. 백악관 모습. 사진=조선DB
  ― 지난 20년이 특이했던 건가.
 
  “당연하다. 주권(主權) 국가 관계에서 경쟁은 본질적인 특징이다. 강대국 사이의 경쟁도 사라진 적이 없다. 그런 국가 간의 내재한 경쟁과 갈등의 가혹한 현실이 미국의 압도적인 지배력에 가려져 미국만이 국제사회를 정의하는 듯했던 것이다. 아직도 ‘그래야만 하는 것 아니냐’라는 생각이 남아 있지만 국가 간의 이익의 차이로 인해 오늘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이 발발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물론 미국이 세상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일부 아시아 국가는 미국의 혜택을 풍족하게 받았고, 덕분에 세계인의 아시아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하지만 모든 아시아 국가가 그러했던 것은 아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1988년에 인도 라지브 간디(Rajiv Gandhi)와 대화를 나눴을 때 그들은 ‘미국을 제외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유일하게 상대적으로 발전한 국가는 네 마리 용인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물론 오늘날의 경제 상황은 1988년과 판이하지만 말이다.
 
  IMF는 2023년 PPP(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중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3%, 미국 14.8%, 일본 3.4%라고 발표했다. 중국의 위상이 이 정도로 높아졌지만 적어도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가 꽃을 피웠을 무렵에는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가 혜택을 입은 것이다.”
 

  ― 중국과 인도는 소외감을 느꼈던 것 같다.
 
  “1988년에 이뤄진 두 정상의 대화는 ‘중국과 인도가 함께 성장할 뿐 아니라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4년에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했을 때 ‘중국과 인도가 함께 협력한다면 아시아의 번영과 부흥의 세기가 반드시 조기에 도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상황은 어떠했는가. 2014년부터 현재까지 히말라야의 중국-인도 실제 통제선(LAC)에서 최고 10건의 심각한 충돌이 있었고, 일부는 사망에 이르렀다. 첫 번째 사건은 시진핑 주석이 방문한 지 몇 주 만에 생겼다. 이로 인해 인도가 LAC에 병력을 증강했다.”
 
 
  “중국은 레닌주의적 전위당이 이끄는 레닌주의 국가”
 
2023년 11월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바이든 미 대통령이 회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결국 중국이 세계 질서를 흐트러뜨린 원인 중 하나라는 건가.
 
  “꼭 그렇지는 않다. 중국의 사고방식은 우리가 여태 겪어왔던 것들과 질적(質的)으로 다르다. 중국 칭화대학교의 옌쉐퉁(Yan Xuetong) 교수는 중국의 부상(浮上)에 대해 ‘자연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공산당이 권력 독점을 정당화하는 ‘차이나 드림’ 달성의 바탕엔 강력한 민족주의적 내러티브가 있다. 반면 깊은 피해의식, 굴욕, 권리의식이 묘하게 뒤섞인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중국 성장 둔화의 핵심이기도 하다.”
 
  ― 중국 성장 둔화와 중국의 사고방식이 연관이 있다는 건가.
 
  “2007년 초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중국의 발전에 대해 ‘불안정하고, 불균형하고, 조화롭지 못하며, 궁극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중국공산당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첫 10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끈 경제 모델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중국은 이를 수정하려 했지만 실행된 것은 거의 없다. 우리에게는 중국이 경제 개혁·개방을 통해 최소한 정치적 개방을 하지 않을까 환상을 가졌지만,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잊어버려서 나온 것에 불과했다. 중국은 레닌주의식 전위당(前衛黨)이 이끄는 레닌주의 국가다.”
 
  ― 최근의 중국은 더욱 그러하다.
 
  “시진핑 치하의 공산당은 경제, 국가, 사회에 대한 통제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리창 중국 총리가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중국은 광범위한 간첩법을 통과시키는 등 반대 방향으로 끌고 갔다. 중국이 대내외적으로 신뢰의 위기에 직면한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시진핑 자신이 신뢰 위기의 근본 원인이다.”
 
 
  “‘아시아의 세기’는 오지 않는다”
 
  ― 일부에서 말하는 ‘아시아의 세기’는 오지 않겠다.
 
  “‘아시아의 세기’가 ‘미국의 세기’를 대체할 것이라는 명제는 기본 전제, 사실 모두 결함이 있다. 아시아는 일관성 있는 정치적·전략적 의미를 갖기에는 너무 넓다. ‘아시아의 기적’이라는 표현에는 동의하지만, ‘아시아의 세기’는 오지 않는다. 그리고 아시아가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성장할지라도 ‘기적’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 ‘미국의 세기’도 아니고, ‘아시아의 세기’도 아니다.
 
  “아시아는 다른 관심사의 부속물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다뤄져야 한다. 한국,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자신들의 문화에 깊은 자부심이 있고, 누구의 도구나 대리인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아시아의 세기’를 ‘미국 세기’와 대조하거나 중국 버전의 ‘동쪽의 흥망성쇠’ 같은 단순한 이분법으로 표현할 수 없다. 나의 전 동료이자 ‘아시아 세기’의 열렬한 옹호자인 키쇼어 마부바니(Kishore Mahbubani·전 주유엔 싱가포르 대사)는 ‘서구가 세계사를 지배했던 지난 2세기는 중대한 역사적 일탈이었다’고 주장했다. 모든 역사적 일탈은 자연스럽게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오늘날은 그런 역사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된다.”
 
  ―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아시아·태평양’ ‘인도·태평양’과 같은 용어를 쓰며 연대(連帶)하려고 한다.
 
  “‘아시아·태평양’ ‘인도·태평양’이라는 용어와 동아시아 정상회담(EAS), APEC과 같은 포럼 역시 미국이나 중국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둘을 동시에 다뤄야 한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 없이는 중국과의 균형이 있을 수 없고, 우리는 우리의 이익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매우 불균형한 전략적 환경하에 중국을 상대해야 한다. 또 반대로 중국이 없으면 미국은 아시아 국가로부터 얻는 이익을 당연히 여기고 무시할 위험이 커진다. 미중의 전략적 전쟁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모든 지역에서 많은 문제를 형성할 것이다. 우리는 이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미중 모두 상호의존성 불편해해”
 
2023년 11월 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결국 미중 갈등 아닌가.
 
  “미중전쟁을 ‘신냉전’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럴듯하지만 부적절한 표현이다. 냉전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실존적 투쟁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과 중국은 둘 다 중요하고, 대체 불가능한 단일 글로벌 시스템의 일부다.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의 방대한 범위, 밀도, 복잡성을 지닌 공급망에 의해 서로 및 나머지 세계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 ‘글로벌 체인’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나무의 줄기, 가지, 잔가지, 잎으로 이어지는 나무의 뿌리 체계다. 지구시스템은 대륙을 가로질러 서로 얽혀 있는 울창한 나무의 숲이다.”
 
  ― 어떻게 해야 하나.
 
  “라이벌 강대국들 사이에 상호의존적인 시기는 있었지만, 이 복잡한 숲과 같은 것은 예전에 존재한 적이 없다. 아시아 내 관계조차 ‘친구’와 ‘적(敵)’을 깔끔하게 분류하기 어렵다. 중국과 활발한 분쟁을 벌이는 국가들 사이에서도 중국에 대한 태도는 양가적(兩價的)이다.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미묘한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과 유럽에 불리하게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국익(國益)을 추구하는 것과 러시아 편이 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 쉽지 않은 세상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과 중국 모두 상호의존성을 불편해한다. 두 국가는 모두 취약점을 완화하려고 노력했다. 미국과 동맹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중국의 핵심 기술을 거부함으로써 핵심 부문의 탄력성을 강화하려고 했다. 중국은 기술적으로 더욱 자립하려고 노력했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국내 소비에 더 중점을 뒀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이 바라는 만큼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 요즘 말하는 디커플링은 없다는 소리인가.
 
  “미국의 최측근 동맹국도 중국의 행동에 우려하든 말든 중국과 절대 단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국-세계 관계 재조정
 
  ― 한국은 미국의 절대적인 동맹국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입지가 좁아 보인다.
 
  “이렇게 묻고 싶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가 위협당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도 미국은 서울을 지키기 위해 자국을 희생할까? 비슷한 얘기로 과거와 같은 전 세계에 실존적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부담을 지거나 대가(代價)를 치러야 할까? 1990년대와 2000년대는 1920년대와 1930년대가 아니다. 미국의 오늘날 태도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미국은 자신과 세계의 관계를 재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제 대외 이익을 더욱 좁게, 거래적으로 정의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모두 똑같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거래주의에 있어서 좀 더 정중하고(그는 ‘friendly’라고 표현했다)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 본질은 같다는 것인가.
 
  “가령 이런 식이다. 바이든은 ‘회사를 위해 귀하에게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원하는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귀하가 무엇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한다’는 식(式)이다.”
 
  ― 아까 샌프란시스코가 위험하다는 뜻은.
 
  “한국에는 영원한 문제점이 하나 있지 않나. 바로 북한이다. 중국 문제가 존재적·본질적 위험이라면, 북한 문제는 즉각적인 문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리 없고 결국 북한의 체제 붕괴, 즉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만이 답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기간 내에 이뤄질 일이 아니며, 그렇게 된다고 해도 한국에 이득은 없어 보인다. 한국과 북한은 이미 70년간 단절된 국가다.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 이외에는 공통점이 없다. 더구나 25배에 달하는 경제적 차이는 통일이 되더라도 한국에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싱가포르, 미국 따르지만 중국 버리지는 않아”
 
북한 조선중앙TV가 2023년 3월 27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핵 공중 폭발 타격 훈련이었다고 28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조선중앙TV 캡처
  ― 북한이 이미 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국제사회의 동조가 늘 중요했다.
 
  “오늘날의 국제사회 연대가 얼마만큼의 효력을 발휘하고 있나. NPT, NATO, WTO의 기능이 과거와 같이 작용하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 국제기구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대부분의 국가는 특정 상황의 제약 내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미국의 공식 동맹국이나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는 국가를 포함해 그 어떤 국가도 모든 영역에 걸쳐 자신의 이익을 한 방향, 또는 다른 방향으로 정렬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들은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모든 국가가 같은 과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어떤 국가의 선택도 미국, 중국에만 국한될 필요는 없다. 미국과 중국은 가장 중요한 행위자일 수 있지만, 유일한 잠재적 파트너는 아니다. 일례로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할 당시에 싱가포르 상황을 들겠다.”
 
  ― 어땠나.
 
  “미국은 동맹국에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 것을 요청했지만, 싱가포르는 이미 상당량을 수입기로 결정한 뒤였다. 결국 2개의 메이저 통신사는 ‘화웨이를 쓰지 않고 노키아, 에릭슨을 쓰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로컬 네트워크에는 제약을 두지 않겠다고 했다. 원칙적으로 미국을 따르지만, 중국을 버리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 물론 미국의 보복은 없었을 것으로 본다.
 
  “미국, 중국 모두에 행복한 결정은 아니었겠지만, 오늘날의 세계 질서가 그렇다. 자국의 이익이 최대화되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고, 때로는 자국의 이익이 외교 따로, 경제 따로, 특히 경제 내에서도 재벌과 같은 거대 기업의 결정이 다르고, 중소기업이 다를 수 있다. 그런 세상이 왔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전략적 자주성 가져야 할 때”
 
  ― 공급망 재편을 얘기하며 중국의 생산기지를 인도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있지 않았나.
 
  “물론 일부는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 있는 생산기지를 하루아침에 통째로 인도로 옮길 수 있나? 불가능한 일이다. 공급망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국가별로, 산업별로, 회사별로 다 다르다. 국가가 어느 날 탈(脫)중국화를 부르짖는다고 다 따라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양한 세계에서는 다극화(多極化)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중이 세계 질서의 중심에 남아 있는다고 해도, 국제 체제가 냉전 이후의 양극화 구조처럼 명확히 정의될 가능성은 적다.”
 
  ―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익숙한 우리에게 오늘날의 전략법을 얘기하자면.
 
  “공조를 피할 수 없고, 또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주요 강대국을 상대하려면 전략적 자주성(그는 ‘strategic autonomy’라고 표현했다)을 갖는 수밖에 없다. 세계 질서는 갈수록 유동적이 될 것이며, 복잡한 상호의존성은 친구와 적을 명확하게 구별 못 하게 할 것이다. 새로운 체제에 성공하려면 근본적인 사고방식을 바꾸고, 여태 우리에게 익숙했던 많은 것을 버려야 할 것이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연합을 형성하고, 해체하고,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 미국도 중국도, 그 누구도 아니라는 것인가.
 
  “미국과 중국이 모두 포함될 수도 있고, 둘 중 하나가 포함될 수도, 둘 다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그간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에 너무 자주 갇혀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정말 한 가지, 또는 그와 반대되는 다른 것이어야만 할까? 이 본질적인 질문에 답을 해야 할 시점이다.”
 
  ― 끝으로 이와는 다른 얘기지만, 강소국(强小國)인 싱가포르는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없다(웃음). 광활한 국토도, 석유·석탄과 같은 자원도, 자동차나 반도체 같은 첨단 산업도 없다. 바로 이것이 싱가포르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유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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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lee50    (2023-12-30) 찬성 : 0   반대 : 0
지난 30여년 전에 처음 방문했던 싱가폴에서 느낀점과 지금의 싱가폴에서 느끼는 점은, 첫째가 천재형 지도자가 이끌고 있다는 점과 두번째로는 높은 교육열과 사회적 효율성이었다. 옳게 비전을 세워서 그것을 이룩해나가면 싱가폴같이 최선진국이 되었다. 우리도 이렇게 하면 최선진국이 될 것이다. 그때도 두배 지금도 우리보다 두배이상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 그 반대가 일본.

20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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