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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 풍산 회장

‘글로벌 마당발’, 전경련의 새 얼굴 되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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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월째 공석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의 새 회장으로 류진(柳津·65) 풍산 회장이 추대됐다. 전경련은 8월 22일 개최하는 임시총회에서 기관 이름을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로 바꾸고, 새 회장에 류진 풍산 회장을 추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류진 회장의 내정에 대해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험, 지식, 네트워크가 탁월하다. 새롭게 태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글로벌 중추 경제 단체로 거듭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류진 회장은 조선 시대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선생의 13대손이다. ‘풍산’이라는 이름도 선친인 류찬우 풍산 창업주가 본관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1958년생인 류진 회장은 풍산그룹 창업주인 고(故) 류찬우 창업주의 2남 2녀 중 막내아들이다. 류 회장은 일본에서 고교 과정인 도쿄 아메리칸스쿨을 마치고,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 다트머스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1982년에 풍산금속에 입사해 십여 년 넘게 경영 수업을 받은 뒤 풍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고, 선대회장이 작고한 이듬해인 2000년부터 풍산 회장을 맡아왔다. 풍산은 동(銅) 및 동합금 소재 등 비철금속, 반도체 및 전자부품용 동합금 신소재 등 정밀 산업 분야에 진출해 있다. 1970년대부터 각종 탄약류를 생산하는 방산 사업도 하고 있다. 방위산업체인 만큼 풍산은 일찌감치 미국과의 교류에 공을 들여, 류찬우 선대회장 시절부터 조지 부시 전(前) 미국 대통령 일가와 인연이 깊다.
 
  류진 회장의 이름 앞에는 늘 ‘글로벌 마당발’이라는 호칭이 따라다닌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고, 미국에서 유학을 한 터에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까지 3개 국어를 구사한다. 이런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그는 미국의 정·재계와 인연이 깊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류진 회장을 ‘소중한 벗’으로 부르며 직접 그린 초상화를 선물할 정도이고, 조지 H.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류 회장을 아들처럼 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한미(韓美)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류진 회장이 양국의 가교 역할을 했다. 류 회장은 2003년 노무현(盧武鉉) 정부 출범 초기에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을 국내에 초청하는 역할을 했고, 박근혜(朴槿惠) 정부 때인 2013년에는 미국 하원 의원단과 국내 재계의 만남을 주선했다. 2015년에는 류 회장이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이명박(李明博)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골프 라운딩에 초청하기도 했다.
 
  1년에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는 류진 회장은 출장을 혼자 다닐 정도로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류진 회장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경영인은 아니지만 그동안 대외 활동을 활발히 해왔다. 제19대 한국비철금속협회 회장(2011~2015년)을 지냈고, 한미경제협의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한국메세나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01년부터 전경련 부회장단의 일원으로 활동해왔다.
 
  류진 신임 전경련 회장에게는 복잡한 현실이 눈앞에 있다. ‘전경련을 과거와 같이 위상 있는 기관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느냐’는 중대한 임무가 놓여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법 등으로 우리 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막강한 인맥으로 우리 기업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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