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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대사 인터뷰 ⑨ 마르시아 도네르 아브레우 브라질 대사

7500km 해안선, 삼바, 리오 카니발, 까르띠에의 나라

글 : 류종수  연세대 보건대학원 겸임교수·서울의과학연구소(SCL Healthcare Group)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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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인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브라질”
⊙ 브라질 전기의 85%가 재생 에너지… “저탄소 에너지, 항공우주 산업 협력 원해”
⊙ 룰라 전 대통령은 옥중에서 대선에 다시 출마하고 당선돼 올해 새 대통령 취임
⊙ “한국의 세계 10위 경제대국 성장 이유 공무원 만나 알게 돼”
⊙ 한국,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와 FTA 체결해야

柳鐘守
1962년생. 연세대 보건학 박사 / 美뉴욕플러싱 YMCA 이사장, 뉴욕가톨릭재단 부총장, 유엔재단 새천년개발사업 고문, 現 바레인왕국 국가보건의료최고위원회 고문, 남미개발은행(IDB) 남미국가 진단검사역량 강화사업 수석책임역, 서울의과학연구소(SCL) 국제사업 고문, 연세대 보건대학원 초빙교수
  주한 브라질 대사 ‘마르시아 도네르 아브레우’(61)는 미국의 대표적 무용수 ‘마사 그레엄’의 중년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발레리나처럼 다져진 몸매와 강열한 눈빛이 인상적이다.
 
  “세계인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삶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나라가 우리 나라 브라질입니다.”
 
  아브레우 대사의 브라질 소개에는 자부심이 넘친다.
 
  브라질은 세계 식량의 10%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나라다. 콩과 소고기, 가금류 수출이 세계 1위다. 브라질의 인구 1인당 소 사육 두수가 1.20마리다. 우루과이의 인구 1인당 소 사육 두수가 3.45마리로 세계 1위지만, 우루과이의 인구는 342만 명에 불과하다. 브라질의 인구는 2억1642만 명(유엔, 2023년 기준)이다.
 
  브라질은 비옥한 국토가 한반도의 38배 크기로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한다. 세계 열대림의 30%가 브라질 아마존강을 따라 형성돼 있다. 아마존의 열대 우림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지구의 허파’로 불린다.
 
 
  에탄올 자동차에 승부 걸어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10월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마르시아 아브레우 주한 브라질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브레우 대사는 브라질 외교부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차관보(2020~2022년), 커뮤니케이션과 문화담당 차관보(2019~2020년), WTO 본부 브라질 부(副)대표(2012~2018년)를 역임한 베테랑 외교관이다. 2022년 7월 25일 한국으로 부임했다.
 
  축구, 삼바 얘기를 빼고, 기후변화 시대의 화두인 재생 에너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아브레우 대사는 종이 위에 에탄올의 화학 방정식을 적어가면서, 브라질의 재생 에너지 정책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우리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로 갈 것이냐, 수소차로 갈 것이냐 치열하게 논쟁할 때 브라질은 ‘에탄올로 가자’고 깃발을 들었다.
 
  ― 세계 최대의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은 사탕수수로 만든 에탄올을 성장 동력으로, 핵심 산업으로 삼겠다는 전략입니다.
 
  “일본의 토요타,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이미 100% 바이오 에탄올로 운행되는 차량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상파울루 남부에 위치한 상베르나르두두캄푸 지역 자동차 산업 단지에 많은 자동차 공장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들의 특징은 가솔린과 에탄올의 혼합 비율 조절이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농경지가 약 145만 헥타르 정도인데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 재배 농지가 약 1003만 헥타르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탕수수를 생산합니다. 피아트, GM, 폴크스바겐, 토요타, 현대 등의 5대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친환경적인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에탄올을 연료로 하는 자동차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 전기와 수소에 집중해온 한국에서는 에탄올이 아무래도 생소합니다. 에너지로서 에탄올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에탄올을 연료로 쓰는 자동차들이 전기차보다 더 친환경적입니다. 배터리를 충전하려면 전기가 필요합니다. 전기를 만들려면, 화석 원료를 사용하는 발전소나 폐기물들의 처리가 이미 한계에 봉착한 원자력 발전을 가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에탄올은 천연자원인 사탕수수에서 생산됩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는 브라질 현지형 소형차 ‘HB 20’을 2012년부터 브라질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에탄올과 휘발유 비율을 조절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입니다. 현재 브라질 자동차 판매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항공우주 산업의 강자 브라질
 
  ― 신재생 에너지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브라질의 야심이 대단해 보입니다.
 
  “브라질은 수력 발전과 태양광·풍력 발전에 집중 투자해왔습니다.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85%가 재생 에너지입니다. 우리는 대체 연료 산업, 차세대 전기 항공기를 이용하는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사업에 관심이 큽니다.
 
  룰라 대통령은 1970년대에 브라질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상베르나르두두캄푸 지역에서 금속노조 지도자로 일했습니다. 에탄올 자동차 생산, 바이오 에탄올·바이오 디젤 연료를 산업화하는 데 큰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엠브라에르(Embraer)는 보잉과 에어버스에 이어 세계 3위의 민간 항공기 제작사이다. 엠브라에르는 150명 이하의 승객이 탑승하는 중형 비행기를 주로 생산한다.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가 날개 등 구조물들을 제작, 납품하고 있다. 브라질은 국토 면적이 세계 5위의 큰 나라다. 광대한 내륙 교통을 항공기가 주로 담당하고 있다.
 
  “한국의 민간 항공사가 최근 엠브라에르의 중형기를 두 대 이상 구매했습니다. 2주 후에 엠브라에르사의 중형기 한 대가 김포공항에 도착해 저와 한국 측 항공기 구매 희망 고객들을 태우고 포항 비행장까지 왕복하는 시험 비행을 가질 예정입니다. 엠브라에르사는 한국군의 군용 수송기 사업 입찰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들여다보기
 
  브라질은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을 바꾼 사건에 자주 등장한다. 최근 발간된 장하준 교수의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에 등장하는 브라질 관련 대목들을 보자. 오늘의 브라질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단서들이다.
 
  〈-영국, 미국 다음으로 노예제에 경제를 크게 의존했던 브라질에서 노예제도가 끝난 것은 1888년이었다.
 
  -브라질과 페루의 200만 명에 달하는 일본인 후손은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 대영제국이 연한 계약 노동을 폐지한 1917년까지 몇십 년에 걸쳐 벌어진 연한 계약 노동자의 국제적 이동의 결과다.
 
  -1880년대까지 브라질은 전 세계 고무 생산을 독점했다.… 영국이 고무나무를 몰래 반출해서 식민지였던 말레이시아, 스리랑카를 비롯한 열대 지방에 고무 플랜테이션을 만들면서 브라질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
 
  -1862년 소고기 추출물 생산공정이 발명되기 전까지 브라질에서는 소고기가 가죽 산업의 부산물에 불과해서 엄청 쌌다. 유럽과 북아메리카 등지의 시장으로 소고기를 수출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은 20세기 초부터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해왔다.… 2003년 폴크스바겐이 휘발유와 에탄올을 이용하는 자동차를 출시하고 다른 업체들도 그 뒤를 따르면서 에탄올은 브라질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에탄올은 브라질의 연간 에너지 생산량 중 15%를 차지한다.
 
  -브라질 등에서 태양 발전, 조력 발전 같은 저탄소 에너지 기술이 상당한 규모로 개발되어 사용되어온 것은 정부 개입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세계 최초의 동력 항공기 발명가 산투스 뒤몽
 
  브라질인들은 세계 최초의 동력 항공기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라이트 형제(1903년 역사상 처음으로 동력 비행기를 조종하여 비행에 성공), 린드버그(1927년 대서양 횡단에 성공한 미국 비행사)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좀 뜨악한 이야기지만, 브라질 사람들의 주장에 나름 일리가 있다. 들어보자. 세상은 넓고, 배울 건 너무 많다.
 
  “브라질 항공 산업에는 알베르토 산투스 뒤몽이 있습니다. 프랑스계 이민 농장주의 아들로 태어난 뒤몽은 1906년에 세계 최초로 바퀴를 장착한 동력 비행기로 지면을 날아서 이륙하고 비행했습니다. 제 힘으로 달려서 이륙하고 비행에 성공한 것은 뒤몽이 최초입니다. 1903년에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 이륙을 위해서 철로를 이용하고, 발사장치를 사용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동력으로 하늘로 날아오르고 비행한 비행기는 우리 브라질인의 발명품입니다.”
 
  산투스 뒤몽은 비행 성공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친구 루이 까르티에에게 “비행 중에 주머니에 있는 회중시계를 꺼내는 것은 비행사에게 너무나 불편하다”고 불편함을 털어놓았다.
 
  까르티에는 친구를 위하여 산투스 뒤몽(Santos Dumont)으로 명명한 최초의 네모난 비행사용 시계를 만들어주었다. 까르티에는 후일 세계 시계 산업의 유명 브랜드로 자리하게 된다.
 
  “자랑스러운 브라질인 뒤몽의 혁신은 브라질 항공 산업에 그대로 이어져 세계 3대 민간 항공기 회사인 엠브라에르가 만들어졌습니다. 뒤몽과 까르티에의 우정 어린 협력은 항공 산업과 시계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브라질과 한국이 기술·경제·문화 협력에서 우정을 나눌 수 있도록 제가 대사로서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한국 민간 스타트업 3월 21일 로켓 발사 성공
 
  브라질은 1960년대부터 우주 개발에 나섰다. 상파울루주의 상조세두스 캄푸스에 위치한 브라질 국립 우주 연구원에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위성을 제조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통합 연구소가 있다.
 
  이곳에 있는 알칸타라 우주 발사센터는 민간 항공-우주 산업 기업들을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과 캐나다, 미국, 영국의 민간회사들이 알칸타라 발사장을 사용하고 있다.
 
  알칸타라 발사장은 적도에 가까워서 로켓을 발사할 때 연료를 적게 사용할 수 있고, 연중 많은 날이 발사에 적합한 기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우주 산업 스타트업 기업인 ‘이노스페이스’가 지난 3월 21일 이곳에서 로켓을 쏘아 올렸다. 국내 민간기업이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의 민간 로켓이 위성을 싣고 우주로 실어 나르는 일을 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셈이다.
 
  “브라질은 넓은 농지와 자연환경을 관리하기 위하여, 많은 군사·산업용 위성이 필요합니다. 한국 기업이 로켓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은 브라질과 한국 간 우주 산업의 협력 시대를 여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으로 큰 의의가 있습니다.”
 
 
  한국과 브라질 정치의 ‘평행 이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4월 10일(현지시각) 브라질리아의 플라날투 궁전에서 열린 취임 100일 검토 각료회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브라질 사람들은 신의 축복을 받았다. 비옥한 땅을 물려받았다.
 
  축복받은 자연환경을 가졌다고, 모든 것이 다 잘 풀리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브라질의 최근 정정(政情)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브라질의 근현대 경제사(經濟史)를 보면, 자원은 경제 발전의 한 요소일 뿐이라는 생각이 확실해진다.
 
  ‘2016년 현직 여성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을 당해 대통령직에서 쫓겨나고, 쫓겨난 여성 대통령의 전임이었던 남성 대통령은 2018년 부패 혐의로 감옥에 갇혔다.’
 
  한국에서 벌어졌던 일이 브라질에서 똑같은 시기에 그대로 벌어졌다. 2016년 현직 여성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지우마 대통령은 탄핵돼서 물러났고, 전임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은 2018년 부패 혐의로 구속됐다.
 
  그런데 룰라 전 대통령은 옥중에서 대선에 다시 출마하고 당선돼서 2023년 1월 1일 새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세 번째 임기의 시작이다.
 
  이런 소설 같은 엎치락 뒤치락이 어떻게 가능했던 것인지, 아브레우 대사에게 묻고 싶었다. 하지만 ‘이전 정권 때 부임한 대사에게 브라질의 국내 정치에 대해 묻는 것은 외교 의전에 맞지 않다’고 충고하는 사람이 많아 꾹 참았다. 최소한만 물었다.
 
  ― 브라질이 극우 보수 정권에서 좌파 노동자당 출신의 룰라 대통령으로 정권이 넘어갔습니다. 세 번째 임기의 룰라 대통령이 어떤 경제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룰라 대통령은 1기와 2기 집권 당시(2002~2010년) 경제를 재건해 3600만 명의 빈민층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아마존 산림 손실률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시키는 성과를 냈습니다.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룰라 대통령은 친시장 경제 성향의 산업통상 부총리와 재정기획부 장관을 기용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경제 회복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외 정책에서는 전통적인 중립외교를 지향하면서, 다양한 다자외교와 국제연대에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문제 해결 천착하는 게 한국 공무원들의 힘”
 
  ― 브라질 정치의 이런 역동성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브라질의 정치 상황은 한국과 유사합니다. 룰라 대통령의 노동자당은 의회 소수당입니다. 의석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보수와 극우 보수 성향 정당이 45% 이상의 의석을 갖고 있습니다. 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야당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국정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룰라 대통령의 정치력이 크게 요구됩니다.
 
  세 번째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룰라 대통령이 더욱 통합적이고 화합적인 정치력을 보여줄 것을, 빈민구제와 중산층 확장에 큰 성과를 내줄 것을 브라질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2024년 G20 국가 정상회의를 주최합니다. 인도네시아가 2022년, 인도가 2023년 각각 G20 회의를 주관하면서, 두 나라 정상들의 리더십이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부각되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2024년 G20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와 녹색성장, 빈곤 퇴치를 위한 국제적 연대를 호소할 계획입니다.”
 
  아브레우 대사는 WTO 본부와 브라질 외교부 본부에서 근무하면서 한국의 고위직 공무원과 정부 대표단을 많이 접했다. 그녀는 “한국 공무원들이 한국이 당면할 도전 과제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늘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1960년대까지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고, 남북이 대치하는 나라 대한민국이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한 이유를 한국 공무원들을 자주 만나며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난 한국 공무원들은 목표 달성 연도와 목표 수치, 수행 전략을 분명하게 제시했습니다. 목표가 100% 달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계량화된 목표들이 있기에, 수행 과정이나 성과들을 평가하면서, 개선하는 작업들이 가능합니다.
 
  저는 후배들에게 뚜렷한 목표를 가지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설정한 지도와 나침반이 있어야, 스스로를 검증하고 성찰할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새로운 목표를 향해 중단 없이 노력한, 그 맨 앞에 한국 공무원들이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산타카타리나주(州)의 성공 비결
 
브라질의 남부 지역 산타카타리나(Santa Katarina)주(州)의 수도 플로리아노폴리스(Florianópolis) 전경이다.
  그녀는 공무원들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친에게서 배웠다. 대사의 부친은 1960년대에 프랑스에서 개발경제로 박사 학위를 획득했으며, 대서양을 접한 브라질의 남부 지역 산타카타리나(Santa Katarina)주(州)의 주도 플로리아노폴리스(Florianópolis)에서 공무원으로 일했다. 대사의 아버지가 실행한 대표적인 사업이 ‘학교 1000개 설립’ 운동이었다고 한다.
 
  현재 산타카타리나주는 브라질의 26개 주 가운데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아버지가 1000개 학교 설립을 추진하자 반대자들이 ‘확실한 검토 없이 정책을 밀어붙인다’고 반발했습니다. 아버지는 ‘교육은 주정부가 지금 바로 우리 젊은이들과 국가의 밝은 미래를 위하여 제공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공공서비스이다. 이것보다 더 시급한 사업이 있느냐. 정책 타당성 연구하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며 사업을 강행했다고 합니다.
 
  설립된 1000개 학교에서 배출된 학생들이 지역 발전의 주역이 되었고, 산타카타리나주는 98% 이상의 문해율을 가진 부유하고 살기 좋은 주가 되었습니다.”
 
  ― 한국 여러 지역을 방문하면서 브라질 지방 정부들과의 협력 사업을 검토한다고 들었습니다.
 
  “제 고향은 좀 전에 말씀드린 산타카타리나주의 주도인 플로리아노폴리스입니다. 40만 명이 사는 섬입니다. 브라질에서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휴양지로 유명합니다. 이 섬은 엄청나게 긴 해변들이 아름다워 ‘마법의 섬’으로 불립니다. 산타카타리나주는 인구가 750만 명이고, 이타포아항이 물류 중심 항만입니다. 3주 전에 산타카타리나주 산업연맹 회장과 항만관리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해서, 저와 함께 부산항의 운영 시스템을 견학하고, 부산 북항의 재개발 계획을 설명 듣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다들 부산항에 몇 년 일찍 오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습니다. 부산항의 운영 시스템, 디지털화된 관리 시스템은 제 고향의 항만청이 본받고 싶어 하는 모델이 되었습니다.
 
  서울은 물론이고 전남 순천 같은 지방 도시들에도 주민들을 위한 공원들이 곳곳에 만들어져 있다고 들었습니다. 친환경 주민 친화 녹색 공원들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노력들을 공부해볼 생각입니다.”
 
  ― 앞으로 3년이나 4년 한국에서 외교 활동을 하실 텐데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십니까.
 
  “한국은 전략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일해서 기적적인 성공을 이뤄낸 나라입니다. 한강의 기적을 만든 한국인의 자세로, 대사직을 수행하려 합니다. 임기 동안 브라질과 한국의 외교 관계, 산업협력과 투자, 민간 교류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양국 외교 관계 격상시키고 싶어”
 
작년 9월 열린 한국과 브라질의 외교협력 60주년 기념식에서 한복을 우아하게 입은 아브레우 대사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시급하게 추진하고 싶은 외교 현안은 무엇입니까.
 
  “우선 양국 외교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고 싶습니다. 현재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지금보다 좀 더 양국 고위층의 교류가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고위 정책 결정자들에게 그 필요성을 인지시키는 게 저의 일이겠죠. 경제·산업·문화·교육 부문에서 두 나라가 더 중요한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계속 알리겠습니다.”
 

  ― 대사님은 신재생 에너지, 항공우주 산업에서의 협력을 특별하게 강조하셨습니다. 통상적인 교역 확대도 중요한 문제 아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저는 한국 정부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4개국이 가맹한 남미공동시장(MERCOSUR)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브라질의 부대표로 4년간 근무했습니다. FTA 체결 과정에 복잡한 절차와 이해 대립들이 있고, 관계 국가들의 국내 정치 환경이 큰 장애로 작용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농산물과 공산품의 원생산지 표시 등의 문제로 한국과 4개국(남미공동시장) 사이의 협상이 계속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제가 타결을 끌어낼 수는 없지만, 윈윈 하는 방법을 알리는 일은 할 수가 있을 겁니다.
 
  남미공동시장 4개국과 FTA를 체결하려는 나라 가운데 유럽, 북미와 중국이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이 브라질에 수출하는 공산품들이 유사합니다. FTA를 먼저 체결하는 국가가 가격 경쟁력을 안고,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한국은 농축산물 수입에 대해 국내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역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다 담지 않고, 시장을 다양화하는 것이 무역·통상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질은 삼바의 나라”
 
‘악마의 목구멍’이라고 하는 남미의 이구아수 폭포. 세계 3대 폭포로 꼽힌다. 사진=조선DB
  ― 브라질은 세계인들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매혹적인 나라입니다. 한국인들에게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장소는 어디입니까.
 
  “브라질은 7500km에 달하는 해안선을 가진 나라입니다. 다양한 문화와 매력을 가진 백사장 해변, 도시들과 마을들이 즐비합니다. 아마존강은 브라질, 페루, 베네수엘라 등 남미 9개국을 거치며 흐르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문화는 포르투갈과 아프리카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전통들이 함께 융합된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삼바 축제와 리오 카니발과 이구아수 폭포와 리우데자네이루의 전설적인 코파카바나 해변은 매년 수백만 명의 외국 여행객들의 눈과 귀와 입과 몸을 흥겹게 해줍니다.
 
  좀 더 자연 친화적이고, 세계의 다른 장소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여행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브라질의 아마존강 투어와 아마존 정글 투어이고, 두 번째는 수백km의 해안선에 자리한 한적하고 매혹적인 백사장과 하이킹입니다. 배로만 갈 수 있는 해변에서 휴식하며 지역의 신선하고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는 여행을 추천합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이나 신비로움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느끼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
 
 
  “은퇴하면 아마존 밀림 탐험”
 
아브레우 대사와 유럽에서 일하다가 브라질로 직장을 옮긴 과학자인 딸 클라라(31) 박사.
  아브레우 대사는 자신의 고향으로 한국의 친구들을 초대하는 걸 잊지 않았다.
 
  “브라질에서 가장 아름다운 휴양 해안도시인 제 고향 플로리아노폴리스에서 이 섬이 만들어내는 마법에 취해볼 것을 권합니다. 아름다운 해변에서 서핑을 하거나, 해먹에 누워 독서를 즐겨보세요. 이 섬은 치안이 안정적으로 확보돼 있고, 주민들이 모두 친절합니다.”
 
  브라질 외교관의 은퇴 연령은 75세다. 아브레우 대사는 조금 일찍 은퇴할 계획이다.”
 
  “은퇴해서 고향 해변가를 거닐며 평안하고 여유로운 휴식의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몸과 마음이 활발할 때 은퇴하려고 합니다. 유럽에서 일하다가 브라질로 직장을 옮긴 과학자 딸(31세)과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고, 아마존 밀림도 탐험하고, 브라질과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고, 못 만난 친구들도 만나며, 평생 국가를 위하여 열심히 일했던 제게 보상의 시간을 줄 생각입니다.”
 
  좀 더 젊은 나이에 은퇴하여 자연인으로서 세상을 즐기겠다는 아브레우 대사가 부러웠다. 그래도 정년까지 13년이나 남았으니, 외교 무대에서 그녀가 우아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오래 지켜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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