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별마저 잊는 日의 직업정신… “너는 남자가 아니라 청소부야”
⊙ “사람이 먼저? 일이 먼저라야 직장에서 사람대접”
⊙ ‘청소 잘하기와 인사 잘하기’… 도쿄 식당이 서울보다 싸고, 더 맛있는 이유
⊙ 장사가 잘돼 장수식당? “식당 문 여는 건 손님과의 약속”
南沢
1965년생. 홍익대학교 건축과 / IDeA 건축사사무소 이사, 일본 푸드애널리스트, 와라쿠, 와라쿠샤샤, 니꾸벤 등 외식 브랜드 운영 / 저서 《우동, 건축 그리고 일본》
⊙ “사람이 먼저? 일이 먼저라야 직장에서 사람대접”
⊙ ‘청소 잘하기와 인사 잘하기’… 도쿄 식당이 서울보다 싸고, 더 맛있는 이유
⊙ 장사가 잘돼 장수식당? “식당 문 여는 건 손님과의 약속”
南沢
1965년생. 홍익대학교 건축과 / IDeA 건축사사무소 이사, 일본 푸드애널리스트, 와라쿠, 와라쿠샤샤, 니꾸벤 등 외식 브랜드 운영 / 저서 《우동, 건축 그리고 일본》

- 사진=남택
그래서 건축가로 성공했냐고? 세상일이 그리 호락호락했다면 재미없었을 거다. 무일푼으로 대책 없이 건너간 대가는 혹독했다. 배가 고파 식당 앞에 버려진 대파를 주워 먹을 고민까지 한 그는 건축이고 뭐고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부터 해야 했다. 목욕탕 청소, 종이컵 포장, 철거공사 현장 등을 전전했다. 마침내 유명한 설계사무소에 들어가 현상공모에서 당선도 했으나, 여전히 ‘모형 제작 아르바이트’ 신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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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가 남택이 경험한 일본, 일본인, 음식 이야기를 담은 책. 《우동, 건축 그리고 일본(기파랑)》 |
그 과정에서 인생의 또 다른 항로도 개척하게 됐다. 한 외식업체 인테리어를 맡은 것을 계기로 식당 경영에 눈을 돌리게 됐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건축보다 음식으로 성공했다. 건축가이자 식당 사장이면서 음식 칼럼도 쓰는 그는 최근 《우동, 건축 그리고 일본》이라는 책을 냈다. 재밌고, 잘 팔린다. 출간 두 달 만에 벌써 3쇄를 찍었다.
“흔히 ‘일본이 싫어도, 배울 건 배워야 한다’는 말을 하잖아요. 그런데 ‘정확히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사람은 잘 없더라고요. 일본에서 밑바닥부터 일하면서 깨우친 사회구조, 국민성, 직업정신을 풀어냈습니다.”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너는 남자가 아니라 청소부야”
목욕탕 청소 알바를 할 때의 일이다. 여든 무렵의 할아버지에게 청소하는 방법과 순서를 배웠다. 할아버지는 “이대로 하면 꼬박 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보름쯤 지나자 요령이 붙었고, 애초에 한 시간까지 걸릴 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속한 일처리 후 ‘역시 나는 일을 잘한다’는 만족감에 취해 있는데, “지금 뭐 하고 있느냐”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쪽은 더럽지 않아서, 저쪽은 어제 닦았기 때문에’라고 변명했더니,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목욕탕을 열다섯 살 때부터 닦았다. 수십 년을 했는데, 제대로 하면 아무리 빨라도 꼬박 한 시간이 걸린다. 네가 할 일은 매일 한 시간씩 이곳을 닦는 것이다. 그래야 이 목욕탕이 내일도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다.”
어느 날은 여탕에 손님이 남아 있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할아버지가 또 호통을 쳤다. “여자 손님이 있는데 어떻게 들어가느냐”고 했더니 “너는 남자가 아니라 청소부다. 기다렸다 들어가면 시간에 쫓겨 대충 닦게 된다”고 했다. 일본에서 누군가의 시선 때문에, 체면 때문에, 혹은 부끄러워서 우물쭈물하면 이런 말이 돌아온다. “고레와 시고토다요!(これは仕事だよ·이건 그냥 일이야!)”
“일본인의 직업의식은 출발부터가 다릅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으려면 자신의 성별마저도 잊는 철저하고 완벽한 직업정신이 필요하다는 의식이에요. 사람이 먼저다? 아니요, 일이 먼저입니다. 그래야 직장에서 사람대접을 받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10년쯤 세월이 흘러 그 목욕탕을 다시 찾아가 봤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신 뒤였고, 목욕탕 내부를 보니 10년 전과 다름이 없었다. 남씨는 “누군가가 또 할아버지가 수십 년 전에 했던 방식 그대로 청소를 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 “앞으로 10년 뒤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청소 잘하기와 인사 잘하기
2009년 서울 신사동에 이자카야 ‘와라쿠’를 오픈한 남씨는 우동집 ‘와라쿠샤샤’ 등 총 5개의 식당을 운영 중이다. 전체 매출 비중의 70%는 우동이다. 일본에서 지인의 소개로 만난 ‘히로타(廣田) 상’에게 우동을 배웠다.
― 왜 하필 ‘우동’이었나요.
“서민들이 식당에서 가장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음식은 A구루메(미식가를 뜻하는 영어 ‘gourmet’의 일본식 발음), B구루메, C구루메 등으로 나뉘는데, 우동은 C쯤 되죠. 히로타 상에 따르면 쇼와(昭和) 시대인 1950년대까지만 해도 우동은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이지, 파는 메뉴가 아니었대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아무리 비싸도 1000엔(약 9600원) 안팎이죠. 그 가격 내에서 인건비와 소재의 싸움을 치열하게 해야 하는 메뉴인 거죠.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 이유이고요.”
― 맛있다는 건 주관적인 것이니, ‘잘 만든’ 우동이란 건 어떤 거죠.
“면에 자기주장이 있는 우동이에요. 밀가루는 식재료 중에서 가장 싼 편에 속합니다. 이런 식재료의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치대든, 기계를 쓰든 인건비가 투입돼야 하죠. 그 과정에서 자기주장이 생기는 겁니다. 우리나라 우동이 국물 중심이라면, 일본은 면에 방점을 찍습니다. 그런 다음 그 면에 맞는 국물을 만드는 거죠. 그렇다고 국물을 소홀히 하는 건 아닙니다. 간장, 미림, 가쓰오부시 같은 재료를 얼마만큼 좋은 소재로, 어떤 비율로 조합하는지가 관건이죠.”
― 스승인 히로타 상은 뭘 가르쳐주던가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인사 잘하기’와 ‘청소 잘하기’입니다. 처음 제게 본인 가게의 사훈(社訓)이라며 이 두 가지를 말하더군요. 초등학교 급훈도 이것보다는 낫겠다 싶었죠. ‘네? 그걸로 가게 운영이 되나요?’ 했더니 그러더군요. ‘난 신입에게 딱 이 두 가지만 가르친다. 일전에 내게 인사를 안 하던 직원이 있었다. 그의 청소 상태를 봤더니 생각대로 잘 안 했기에 바로 해고를 했다. 며칠 뒤 노동부에서 부르더니 ‘해고된 직원이 사유를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인사를 잘 안 하고 청소를 안 했다’고 했더니 담당자가 그러더라. ‘그럼 뭐 어쩔 수 없군요.’’
언젠가 히로타 상과 어느 식당엘 갔어요. ‘이 식당을 좋아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그러더군요. ‘이 집은 카운터가 깨끗해. 이런 집은 주인이 직접 관리한다는 뜻이니, 주방은 들여다볼 것도 없어.’
처음에는 뭐지? 싶었는데, 연륜이 쌓일수록 그 가르침에 무릎을 치게 되더군요. 인사는 모든 인간관계의 출발이고, 일이라는 건 헤쳐보면 결국 모두 정리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이 두 가지를 잘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직원에게 두 가지를 잘하도록 만드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죠.”
이시바시의 장어
― 음식을 만드는 데 있어 ‘이 점만은 타협할 수 없다’는 게 있다면요.
“일식이니까 일본 사람들이 먹어도 갸우뚱하지 않는 맛을 내는 거예요. 일본 음식이 대체적으로 좀 짭니다. 그래서 제가 만든 우동도 좀 짜요. 한국인들 입맛에 맞추려면 조금 싱겁게 만들면 되는데 그러면 일본 우동이 아니게 돼요. 하루 300명의 손님 중 3~4명은 짜다고 말합니다. 그중 30명은 짜더라도 말없이 갔을 거고요. 짜다고 말하는 소수를 위해 꾸준히 찾는 270명의 다수를 포기할 수는 없죠.”
그러니까 이런 거다. 도쿄에 이시바시(石ばし)라는 장어집이 있다. 이 집 주방에서 칼을 잡으려면 8년 동안 설거지를 해야 한다. 줄 서서 먹는 집은 아닌데, 예약은 필수다. 예약하고 들어가도 1시간을 기다려야 먹는다.
“이 집은 식당 회전율에는 관심이 없어요. 주문을 받으면 장어의 배를 가르는 것부터 시작해 굽고, 찌고, 식히고, 또 굽습니다. 그래서 다른 집보다 맛있느냐. 사실 그런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요. 이시바시의 장어는 이시바시의 맛일 뿐입니다. 고객의 취향을 살피고 메뉴나 가격을 조정하는 타협이 존재하지 않는 거죠. 40년 만에 다시 찾았다는 후기가 존재하는 식당. 10년, 20년 뒤에도 그 자리에 그 맛으로 존재할 식당이라는 거죠. 멋지지 않나요.”
― 우리나라에는 장수식당이 거의 없죠.
“우리나라는 영속성에 대한 불안감이 아주 특별히 강한 것 같습니다. 이 메뉴가 10년 뒤에도 팔릴까? 자신이 없어요. 그러니까 새 메뉴를 만들고, 선택을 못 받으면 문을 닫죠. 일본 장수식당들은 장사가 엄청나게 잘돼서 오래 하는 것이 아니에요. 가게를 여는 것을 손님과의 약속이라 생각할 뿐이에요. 내가 가면, 그곳에 그 식당이 있을 거라는 손님의 생각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거죠.”
입맛의 다양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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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광화문 광장에서 이뤄진 ‘노 재팬 포 퓨처(No Japan for Future) 플래시몹.’ 남택 대표는 “반일운동처럼 무조건 타문화를 배척하고 보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뉴시스 |
― 흔히 ‘식당이나 차릴까’ ‘장사나 해볼까’라고 말하죠.
“‘우리 마누라가 음식을 잘하는데’도 그중 하나고요. 엄연한 직업의 세계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특히 유행을 많이 타는 우리나라 외식업은 어느 브랜드도 3년, 5년의 벽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와라쿠샤샤’가 입점한 센트럴시티는 대한민국 최고의 상권입니다. 하루 유동인구가 70만 명이죠. 9년 전 가게 오픈 당시 저와 같은 블록에 27개의 식당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7개만이 남았어요. 다 다른 식당으로 바뀌었죠.
비단 식당 주인의 직업정신뿐만 아니라 소비자 입맛의 다양성도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봐요. 외식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는 차치하고요. 무슨 함박, 찜닭 등 초반에 인기를 끌다가 이내 잠잠해지는 식당이 많은 이유는 결국 소비자들 머릿속에 각인된 메뉴가 굉장히 단순하다는 거거든요. 음식뿐 아니라 음악, 미술 등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예요. 문화의 다양성, 확장성이 좀 더 이뤄지려면 예컨대 반일운동처럼 무조건 타문화를 배척하고 보는 행위는 지양해야 마땅하겠죠.”
그는 한때 방송도 타고 공항·백화점에 입점 후 승승장구하던 중 지난 정권 때 터진 코로나19와 반일(反日)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몇 개 점포를 정리해야 했다.
― 코로나19 때 일본 자영업자들은 타격이 거의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일본이 비정상적으로 지원을 많이 한 측면이 있죠. 가게당 평균 2억원 정도였으니까요. 폐업한 점주들도 집 한 채씩 마련할 수 있었어요. 옳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것 때문에 국채가 많이 늘었으니 장기적으로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겠죠. 우리나라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말미에는 어느 정도 보상이 된 편이에요. 물론 지난 정부의 ‘잘사는 집은 도와줄 필요 없다’라는 기조에 따라 적재적소에 돌아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직원이 더 많은 곳일수록 그 인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해요.”
‘한 놈만 많이 줘’
― 요즘은 주방에서 ‘불’과 ‘칼’을 안 쓰는 식당 창업이 인기라더군요.
“결국 밀키트 형태를 내놓는 식당을 하겠다는 건데, 강제적 인건비 상승이 만들어낸 폐해죠. 주문도 로봇이 받잖아요. 인건비가 오르니 전자레인지에 돌린 음식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되고, 미식 경쟁에서도 계속 밀리는 거죠.”
― 막상 종업원을 구하려 해도 인력난이 심하다죠. 시급이 올랐는데 왜 안 구해지는 거죠.
“시급이 올라서 좋을 것 같지만, 외려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일이 됐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컨대 최고참 월급이 320만원이라면, 막내는 160만원을 받아야 적당해요. 그래야 ‘나도 열심히 일하면 나중에 320만원을 받을 수 있겠지’ 하고 일합니다. 지금은 막내 임금이 평균 270만원입니다. 최고참과 50만원 차이밖에 안 나죠. 희망이 있겠습니까.
히로타 상에게 ‘직원 급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한 놈만 많이 줘’라고 하더군요. 무슨 말인가 했더니, 점장을 키워 그 친구만 많이 줘야 다들 열심히 일한다는…. 공평하게 나눠주면 아무도 일을 안 한다는 거죠.
만일 식당 사장이 가게에 나왔다고 쳐요. 사장은 가게에서 무슨 일을 해야 좋을까요. 주방에서 요리하는 게 좋을까요, 카운터에서 계산을 해야 맞을까요? 답은 ‘손님들 먹은 그릇을 치우는 일을 해야 한다’입니다. 왜냐면 이런 사소한 일을 하는 직원에게 시급 1만원을 주기가 너무 아까워서예요. 사장이 주방 일을 대신하면 280만원을 아끼고, 알바 일을 대신하면 480만원을 아끼니까요. 이게 최저임금의 현실입니다. 주인의 노동력보다 알바 시급이 비싼 거죠.”
― 종업원으로 은퇴한 고령자를 고용하는 건 대안이 안 됩니까.
“그 노력을 상당히 많이 해봤습니다. 우동이라는 메뉴가 중년의 사람과 잘 맞으니까요. 제 스승의 우동집도 그렇게 운영되고 있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리입니다. 고령자분들이 파트타임으로 일하려고 하지 않아요. 모두가 종일 근무를 원합니다. 그런데 체력이 안 되니 금방 그만둬요. 일본의 경우, 고령자의 시프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요. 고령자 일자리 창출만이 능사가 아니라 고령 세대의 직업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거죠. 8시간 일하는 걸 고집하지 마세요. 4시간만 일하고, 대신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같은 돈 쓰고 더 많이 뽑아내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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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택씨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우동 사진. |
“기본적으로 ‘생산성’이 다릅니다. 민도와 시스템에서 비롯되는 건데, 우선 보편적인 근무자세에 차이가 있습니다. 도쿄와 서울의 식당 인건비를 보면 서울이 조금 더 비쌉니다. 주방 인건비 5년 차 기준 도쿄는 24만 엔(약 230만원), 서울은 280만원이에요. 서울 알바는 ‘10시 출근’이라고 하면 10시에 나옵니다. 옷 갈아입고 일 시작하면 10시15분이에요. 손님이 없으면 틈틈이 휴대폰 보고, 법정휴식시간에는 밖에 나가 놀다 옵니다. ‘이런 것까지 가르쳐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도쿄에서는 ‘10시 출근’을 이때 일을 시작하는 개념으로 봅니다. 근무 중 휴대폰은 금지고, 법정휴식시간에도 근무지를 이탈하지 못합니다.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직업정신’을 배웠습니다. 서울 알바 4명 몫을 도쿄 알바 3명이 합니다. 생산성에 있어 차이가 나죠.
식자재 공급 시스템도 다릅니다. 도쿄에서는 매일 같은 시각에 딱 정해진 양이 정확한 품질로 오기 때문에 재고관리가 용이해요. 반면 서울에서는 적은 양을 시키면 주문을 안 받기 때문에 2~3일 치를 시켜야 하는 구조입니다. 재고관리가 어렵습니다. 요컨대 일본은 식재료비 35%에 인건비 20%를 들여 이익을 보는 반면 우리는 식재료비 25%에 인건비 35%를 들여 손해 보는 가게가 되는 거죠. 도쿄 음식이 서울보다 저렴하면서 더 맛있는 이유입니다.”
― 혹자는 ‘일본에 배워야 한다’는 건 옛날이야기라고 합니다. 이제 우리가 더 잘산다고요.
“한국의 급속성장 이야기야말로 그만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는 과거 저성장을 한방에 뒤집을 좋은 시절이 다시 오기 힘들 거라 봅니다. 일본은 아직 도장을 찍는 나라죠. 디플레이션을 20년간 경험해 저성장을 숙명으로 압니다. 도시락을 먹으며 시간을 쪼개 쓰고, 경비를 아끼고, 변함없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오랫동안 실력을 쌓는 모습에 진짜 ‘일본의 힘’이 있다고 봐요.”
― 듣자 하니 한국에서 식당 운영하기가 녹록지는 않아 보이는데, 계속하는 이유는요.
“단순해요. 손님들이 우동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거든요. 다만 한국에서는 저 또한 마찬가지로 30~40년 후까지 영속성을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미래에 일본에서 식당을 열 계획도 갖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