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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

대만판 적폐청산으로 지지율 추락, 홍콩 시위로 기사회생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verho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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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국민들은 ‘반중(反中)’을 택했다. 지난 1월 11일 치른 대만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蔡英文·64) 총통이 재임에 성공했다. 득표율 57%를 기록해, 한궈위(韓國瑜) 중국국민당(국민당) 후보(38%)를 압도적인 표차로 눌렀다. 이번 선거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려면 민주진보당(민진당)과 국민당의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
 
  국민당은 중화민족주의를 지향하며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다. 민진당은 대만민족주의를 추구한다. ‘하나의 중국’에서 벗어나 대만의 독립을 지향한다. 진보 성향이다. 2000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노선을 수정했다. ‘대만은 독립국가지만 국호는 중화민국을 유지한다.’ 이 변화로 중도층이 움직였고,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당선으로 이어졌다. 천수이볜에 이어 두 번째로 민진당 시대를 연 게 차이잉원이다.
 
  차이 총통은 타이베이의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국립 대만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코넬대학에서 법학 석사, 런던 정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만으로 돌아와 교수로 일하던 중, 리덩후이(李登輝) 총통 시절 행정부로 옮겼다. 주목해야 할 경력은 행정원 대륙위원회 근무 경험이다. 대륙위원회는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다. 리덩후이 총통은 국민당 소속임에도 임기 말기 중국과 대만은 별개라는 ‘양국론’을 들고나왔다. 여기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이가 바로 차이 총통이었다. 2004년 민진당에 입당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다. 2008년 민진당 주석(대표)에 취임하며 대권 주자로 발돋움했다. 두 번째로 도전한 2016년 제14대 총통 선거에서 당선했다.
 
  차이 총통의 재선은 사실 순조롭지 않았다. 총통 취임 이후 지지율은 내리막이었다. 경제 살리기가 아니라 ‘대만판 적폐청산’에 집중했다. 원주민을 탄압한 대만 정부의 과거사를 사죄하는 등 경제와는 크게 상관없는 포퓰리즘적 행보를 보였다. 사법 개혁을 외치면서도 이력에 문제 있는 인사들을 사법부 수뇌에 앉혀 줄줄이 낙마하기도 했다. 2017년엔 대규모 정전 사태로 궁지에 몰렸다. 차이 총통과 민진당은 집권 직후부터 탈(脫)원전 정책을 폈다. 그 결과, 한여름에 828만 가구의 전기가 끊겼다. “정전이었을 뿐 전기가 부족하진 않다”는 차이 총통의 당시 주장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결국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양안(兩岸) 관계도 날로 악화됐다. 2019년 총통 신년 담화에서 “중국은 ‘중화민국 대만’의 존재 사실을 직시하고 2300만 대만인의 자유민주 수호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대만 독립 시도 땐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답했다.
 
  결국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은 참패했다. 특히 민진당의 텃밭이던 가오슝을 국민당에 빼앗긴 점이 뼈아팠다. 한국으로 치면 광주광역시 시장에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된 식이다. 재선은 물건너간 것처럼 보였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4월까지도 맞상대 한궈위 가오슝 시장에게 더블스코어로 뒤처지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6월 역전됐다. 홍콩시위 때문이다. 6월 9일 첫 반중시위가 일어나고 중국의 강경 대응이 이어지며 대만에서도 반중 여론이 우세해졌다. 여기에 미·중 무역 분쟁도 차이 총통을 도왔다. 미국이 중국에 높은 관세를 매기자 중국에 있던 대만 기업들이 다시 대만으로 돌아왔다. ‘리쇼어링(Reshoring)’이다.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 대만 경제는 4%가량 성장했다. 홍콩시위와 미·중 갈등에 힘입어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 그가 이끌 대만의 미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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