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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 2020년 주목해야 할 20인

‘흙수저’ 출신 美 보수주의의 젊은 기수 J. D. 밴스 작가

《힐빌리의 노래》로 전국구 스타로 부상… 빈곤층에 대한 국가의 관심 강조

글 : 윤정호  자유기고가·美 예일대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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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미국 보수주의의 기수, 35세 법조인, 벤처캐피털리스트, 그리고 저술가. J. D. 밴스(J.D. Vance)에게 붙는 수식어다.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하는 오하이오 철강 도시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밴스는 백인 빈민층의 삶을 그린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로 일약 전국구 인사가 됐다. 2016년 6월 출간된 책으로 2년 동안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2017년에는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 1위와 아마존닷컴 논픽션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UC 버클리대학, 덴버대학, 그리고 UW 매디슨대학 등은 이 책을 필독서로 지정했다.
 
  2020년에도 밴스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영화사(映畵史)를 새로 썼다. 미국 영화계와 보수 진영은 견원지간(犬猿之間)이다. 우파 영화감독이나 배우는 극소수다. 대형 배급사들은 리버럴 성향 영화를 선호한다. 영화에 나오는 보수 성향 인물들은 무능하지만 탐욕에 가득 찬 악(惡)의 화신 또는 전쟁광(戰爭狂)으로 그려지곤 한다.
 
  그랬던 영화계가 밴스의 인생 역정을 영화화하고 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2002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론 하워드 감독과 넷플릭스가 손을 잡았다. 남부의 미시시피 삼각주, 서부의 블랙힐스와 더불어 최빈곤 지역으로 꼽히는 애팔래치아산맥의 가난한 결손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해병대를 거쳐 예일대학 로스쿨에 진학한 밴스의 드라마틱한 삶을 담은 영화가 2020년 공개될 예정이다.
 
  둘째, 빈곤층에 대한 관심을 역설한다. 2000년대 초반 이후 본격화된 이른바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는 순작용 못지않게 부작용이 컸다. 잘 조직된 여성, 소수(少數) 인종, 그리고 성(性)소수자 등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정치권과 언론이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빈곤층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밴스는 다르다. 극빈층 서민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경험을 바탕으로 밑바닥 국민의 삶 속에 파고든 가족 해체, 폭력, 알코올·약물 중독 등 사회문제를 조명한다. 아울러 빈곤문제는 문화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자포자기와 나태, 그리고 자제력 부족 문화의 해악(害惡)을 고발한다. 현금 복지 같은 생색내기 정책만으로는 고질적인 가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셋째, 보수주의 운동의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2016년 대선 이후 미국 보수주의는 대변혁을 겪고 있다. 기성(旣成) 보수주의의 사조에 대한 도전이 거세다. 새로운 시각을 대변하는 매체와 ‘싱크탱크(think tank)’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밴스는 개혁보수주의(reform conservatism)의 연장선상에서 자유지상주의(libertarianism)를 비판한다. 그는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고 시장의 역할을 중시하는 자유지상주의는 좌편향됐던 경제·사회 정책의 폐해를 바로잡는 데 큰 기여를 했지만, 빈곤을 개인 스스로 해결해야 할 부차적 문제로 치부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가족과 교회 같은, 빈곤의 문화와 맞서 싸울 가치와 문화공동체의 붕괴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역설한다.
 
  밴스는 러스트벨트의 백인 빈곤층의 정서를 자극해 대통령이 된 트럼프에 대해서도 “힐빌리들의 마약”이라고 비판한다. 이런 밴스 열풍은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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