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분석

한국, 미국의 동북아 방어선에서 제외되나

트럼프, 김정은·시진핑과 협상에 주한미군 카드 내놓을 수도

  • 글 : 이하원 《조선일보》 외교안보에디터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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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치슨 라인에서 한국 제외됐던 것처럼, 트럼프 2기에는 한국·대만에 대해 안보 측면의 약속 하기 어려울 것”(제니퍼 캐버너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 선임연구원)
⊙ “대만은 미국에 중요하지만 ‘실존적 이익’은 아니다”(콜비 美 국방부 정책차관)
⊙ 트럼프, 1기 때도 주한미군 철수 거론… 폼페이오의 만류로 2기로 미뤄
⊙ “트럼프 2기에서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용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

李河遠
1968년생.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 졸업 / 《조선일보》 워싱턴·도쿄 특파원, 국제부장, TV조선 정치부장·메인뉴스 앵커 역임. 現 《조선일보》 논설위원 / 저서 《남북한과 미국, 변화하는 3각관계》 《조용한 열정, 반기문》(공저) 《세계를 알려면 워싱턴을 읽어라》 《시진핑과 오바마》 《사무라이와 양키의 퀀텀점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첫 재임 때인 2017년 11월 7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를 방문했지만, 주한미군에 대한 그의 부정적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 사진=조선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4년 임기 중 ‘아시아 방위선’이 재구축(再構築)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방어에 주력하면 된다’는 트럼피즘에 따라 미국의 핵심 방어선에서 대만과 함께 한국이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경제신문》 계열의 《닛케이 아시아》는 ‘트럼프는 대만을 지킬 것인가… 축소될 것 같은 방위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위선에서 대만뿐 아니라 한국도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워싱턴DC의 외교안보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Defense Priorities) 소속 제니퍼 캐버너 선임연구원은 “과거 애치슨 라인에 일본과 필리핀이 포함됐지만 한국은 제외됐던 것처럼, 트럼프 2기에는 한국과 대만에 대해 안보 측면의 약속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애치슨 라인. 한국과 대만을 미국의 극동 방위선에서 제외한 애치슨 선언은 6·25 남침을 야기했다.
  애치슨 라인은 1950년 1월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던 딘 애치슨이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동아시아에 설정한 미국의 방위선이다. 일본~오키나와~필리핀의 주요 섬들을 연결하는 경계선이었지만 한국과 대만은 포함되지 않았다. 《닛케이 아시아》는 “애치슨 라인이 발표된 지 몇 달 만에 북한이 38선을 넘어 남침했고, 많은 역사가들이 한국전쟁 발발의 한 원인으로 애치슨 라인을 지목했다”고 했다. 또 “최근 앨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 지명자의 인사청문회 이후 워싱턴 정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아시아 방위선을 어디까지 설정할지를 두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新 애치슨 라인
 
  이 기사는 트럼프 2기에서 신(新) 애치슨 라인이 그어질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 2기 국방정책의 실세인 콜비 정책차관은 올해 초 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만은 미국에 중요하지만 ‘실존적 이익(existential interest)’은 아니다”라고 함으로써 이 같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콜비는 “미국은 팽창하는 중국의 패권(覇權)과 싸우기 위해 유럽에 있는 전략 자산을 아시아로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대만과 한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직접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패권 견제’라는 관점에서만 개입해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 즉, 미국은 뒤로 물러서고 “대만과 한국은 국방비를 대폭 늘리고 스스로 자강(自强)해 중국과 북한의 직접적 위협을 돌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2기의 미국 방위정책을 총괄하는 콜비는 하버드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예일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JD) 학위를 받았다. 트럼프 1기에서 국방부의 전략 및 전력(戰力) 담당 부차관보를 맡은 후 트럼프 2기에서 차관으로 발탁됐다. 콜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모든 외교안보 정책을 중국 견제 관점에서 보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5월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행동을 억지하고 북핵(北核) 억지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태(印太)지역의 군사적 균형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서면 실패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게 (다자 회의보다) 더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이에 따라 주한미군 전환론을 주장한다. 2023년 미 언론 인터뷰에서 “한반도에 주둔하는 미군은 중국 인민해방군을 상대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또 “주한미군이 대만으로 (전면) 투입될 것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탄약이나 병참(兵站) 능력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한반도에서 이동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미 의회 청문회 과정에서도 ‘주한미군 임무전환론’을 강조했다.
 
 
  캐버너의 ‘고슴도치 전략’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
  콜비의 구상과 같은 맥락의 주장을 하는 전문가가 바로 《닛케이 아시아》가 인용해 보도한 캐버너 선임연구원이다. 캐버너 연구원은 올 초 《포린 어페어스》 3·4월호에 스티븐 워트하임 카네기국제재단 선임연구원과 함께 ‘타이완 집착(The Taiwan Fixation)’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발표했다. 여기엔 ‘미국의 전략은 승리할 수 없는 전쟁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American Strategy Shouldn’t Hinge on an Unwinnable War)’라는 부제(副題)가 달려 있다. 이 글은 상당 부분 트럼프의 외교안보 브레인인 콜비의 주장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외교안보 관계자들의 숙독이 필요하다.
 
  이 기고문은 무엇보다 미국이 대만 문제로 중국과 3차 세계대전을 각오하는 것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과의 전면전(全面戰)은 베트남 전쟁 이후, 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가장 큰 인명 손실과 재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핵무기와 사이버 무기의 존재는 미국 본토에까지 파괴를 가져오며 이 모든 결과는 미국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대만은 미국에 중요하지만, 중국과의 전쟁을 감수할 정도는 아니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미군이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도 대만 방어를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콜비의 “대만은 미국에 중요하지만 ‘실존적 이익’은 아니다”라는 발언과 일치한다.
 
  캐버너 연구원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소위 ‘고슴도치 전략’이다. 다수의 대함(對艦) 미사일, 해상 기뢰, 방공(防空) 시스템 등, 공격을 물리칠 수 있는 날카로운 방어 자산을 통해 침공 자체를 거부하는 전략이다. “비대칭 방어 전략은 중국의 신속한 점령을 저지하고, 장기적이며 비용이 많이 드는 전쟁으로 끌어들여 정치적 해결의 여지를 만든다”는 것이다.
 
 
  “美, 중국 근해에서 물러나야”
 
중국이 설정한 도련선. 미국 일각에서는 미국이 제1도련선(왼쪽)에서 제2도련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미 의회보고서
  캐버너-워트하임의 기고문에 한국은 명시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은 대만을 둘러싼 전쟁을 준비하는 대신, 파트너 국가들의 자위(自衛) 능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한 것은 우리 안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는 새로운 애치슨 라인을 그어서 한국·대만이 자국 방위를 담당하도록 한다는 것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기고문은 역대 미국 정부가 “중국 및 대만에 인접한 지역의 군사기지를 지나치게 확대했다. 워싱턴은 중국 본토 동부에 인접한 제1도련선(島鏈線)에 더 많은 군사 접근권을 확보하려 했고, 더욱 강력한 무기 체계를 점점 더 많이 전진 배치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바싹 붙어 방어하는 대신 중국의 근해에서 물러나 ‘제2도련선’에 대한 방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캐버너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미군은 일본 북부, 괌, 마셜·북마리아나 제도, 미크로네시아, 팔라우 등의 공항, 항구, 군수·보급 허브, 전진 배치 군수 물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대만 문제로 인해 역내 전략 전체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부가 ‘임시 국가방위 전략지침’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를 최우선 사안으로 지정한 것도 우리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출범 후 미 국방부에 배포된 전략지침은 ‘중국의 대만 침공·점령 저지’를 최고 등급으로 높이면서 인력과 자원의 제약을 고려해 “여타 지역에서의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얼핏 보기에 “대만은 미국의 핵심 이익이 아니다”라는 콜비의 주장과 차이는 있으나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동일하다.
 
  이 지침은 “유럽·중동·동아시아 동맹국들이 러시아와 북한·이란 등의 위협 억제에서 대부분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기 위해 국방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엔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이 이제 자국의 방어는 자국이 맡아서 하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를 더 깊이 해석하면, 유사시 한반도 방어에서 미군은 주된 역할을 하지 않고 부수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미중 무역전쟁은 가속화
 
마이크 왈츠 전 국가안보보좌관.
  이 같은 배경 속에 트럼프 취임 100일을 지나면서 드러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정책의 특징은 ‘중국과는 무역전쟁을 불사하지만, 군사적으로는 대치할 생각이 없다’로 요약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두 번째 임기 시작 후 중국에 대해 강경한 무역정책을 펼치고 있다. 2월에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한 후, 한 달 만에 이를 20%로 인상했다. 4월 2일을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명명하며 한국·일본 등 57국에 대해 10%에서 50%에 이르는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145%까지 인상했다.
 
  이같은 조치가 전 세계에서 큰 혼란을 야기하자 트럼프는 대부분의 국가에 대해 90일간 관세를 유예했으나, 중국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대항해 미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1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동북아에 미군을 증강하면서 군사적으로 자극하는 조치는 보이지 않는다. 바이든 전 행정부처럼 센카쿠(尖閣) 열도를 미일 안보조약 상의 보호 대상으로 언급한 것이 눈에 띄는 정도다.
 
  트럼프가 5월 초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배경에는 군사기밀을 실수로 언론에 유출한 소위 ‘시그널 게이트’ 외에도, 그가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선호하는 ‘네오콘’ 성향을 지녔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왈츠의 대외정책이 자신이 추구하는 ‘미국 우선주의’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트럼프 “위험한 곳에 (주한)미군이 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성향 때문에 트럼프 2기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주한미군의 존재는 무시되고 있다. 취임한 지 넉 달이 다 되도록 그가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언급한 적은 없다. 오히려 트럼프의 머릿속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할 필요가 없으며, 주둔 비용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으로 가득 차있다.
 
  트럼프가 주한미군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플레이보이》와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이 “부당하게 대우받고 있다”며 왜 한국에 있느냐고 했다.
 
  트럼프의 2017년 방한은 그의 주한미군에 대한 무관심을 보인 에피소드로 기록돼 있다. 그해 11월 방한한 트럼프의 첫 행보는 평택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 방문이었다. 이곳은 해외 미군 기지 중 최대 규모다. 주한미군사령부와 제2보병사단을 비롯, 주한미군 가족 등 4만 명이 거주하는 초대형 복합기지다.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衛海)시로부터 약 40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누구라도 이곳을 둘러보면 북한은 물론 중국 견제에 유리한 요충지(要衝地)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당시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주한미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트럼프가 캠프 험프리스를 시찰하면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적으로 오판(誤判)이었다. 주한미군을 경시하는 그의 생각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마지막 국방장관인 마크 에스퍼는 자신의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에 주한미군 관련 에피소드를 상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자꾸 주장하자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기 때는 다른 일로 바쁘니) 주한미군 철수는 두 번째 임기 우선순위로 합시다”라고 하자, 트럼프가 “그렇지, 두 번째 임기”라고 했다는 얘기도 기록돼 있다.
 
  지난해 5월 대선 캠페인 당시 트럼프는 시사 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다시 주한미군 철수론을 꺼냈다. “위험한 곳에 (주한)미군이 있다. 말도 안 된다. 한국은 부유한 나라다. 왜 우리가 누군가를 방어해야 하냐”고 했다. 이어서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모욕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주한미군의 존재 의의를 일관되게 폄하하는 트럼프의 발언을 듣다 보면 그가 애치슨 라인에 버금가는 ‘트럼프 라인’을 구상하고 있다는 의혹이 든다. 한반도를 김일성(金日成)의 동족살해(同族殺害) 남침으로 이끈 애치슨 라인의 함의는 단순하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반도를 버려도 일본이 태평양의 방파제처럼 버티고 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이다.
 
 
  “보물 같은 미일동맹”
 
커트 캠벨 전 미 국무부 부장관.
  트럼프는 주일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이 적다고 불평하면서도 주한미군에 대해서처럼 철수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그는 2019년 5월 일본의 나루히토(德仁) 천황이 즉위한 지 한 달도 안 돼 국빈(國賓)으로 초대돼 일본의 극진한 ‘오모테나시(환대)’를 만끽했다. “보물 같은 미일동맹”이라고 말할 정도로 일본을 신뢰한다.
 
  트럼프는 재집권하면서 북한 김정은과의 재협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을 협상 테이블에 던져 놓으며 애치슨 라인과 유사한 ‘트럼프 라인’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과 관세·무역 문제로 갈등을 벌이다가 어느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협상 테이블에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올려놓을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트럼프가 취임 후 100일간 정통 경제학에서 폐기해 버린 상호관세 문제로 전 세계에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혼란을 일으킨 것을 고려하면 이는 상상하지 못할 시나리오가 아니다.
 
  트럼프 2기의 한국을 경시하는 움직임에 대해 미국 내부에서는 우려가 적지 않다.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부(副)장관은 “한미동맹 약화는 중국을 오히려 자극하고, 억지력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외교협회(CFR)의 리처드 하스 전 회장은 “트럼프의 거래적 외교는 장기적 신뢰를 깨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분석보고서에서 “주한미군 철수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러시아의 오판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북아에서 한미동맹 강화에 초점”
 
  6·3 대선에서 당선되는 새 대통령은 빠른 시기에 트럼프와의 협상을 통해 대한민국이 미국의 새로운 방위선에서 빠지지 않도록 담판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 트럼프는 방위비 분담금과 무역, 관세를 연동하는 ‘원스톱 쇼핑’을 하겠다는 입장을 한덕수 전 총리(대통령 권한대행) 퇴임 전 그와의 전화 통화에서 밝힌 바 있는데, 트럼프가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은 “트럼프 2기에서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용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며 “미국과의 패키지 협상을 통해 줄 것은 주더라도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가 한국 방위에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못 박아야 한다”고 했다. 최 원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첫 협상에서 방위비 액수에만 초점을 맞추면 큰 그림을 놓칠 수 있다”며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로 접근하지 말고 동북아시아에서의 한미동맹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비의 5배 이상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그가 바라는 것은 돈보다도 자신의 체면을 살려 주는 것”이라며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40~50%가 아니라 100% 부담하면서 미국의 확장 억제(핵우산) 전략 등과 관련해 실리(實利)를 취하는 방법이 대안(代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협상 타결을 모범 사례로 삼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다른 나라에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라고 홍보할 수 있는 명분을 주고 핵우산 강화 등 반대급부를 얻어 내자는 것이다.
 
  이상희 전 국방장관은 결기 있는 지도자가 나와서 대담한 발상을 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한국의 안보를 위해 트럼프 2기는 기회일 수 있다. 영속적 안전보장을 위해 트럼프와 거래에 나서야 한다. 핵 없는 상태에서 북한 위협에 끌려가고, 주한미군을 용병(傭兵)으로 보는 트럼프에게 돈을 바치기보다는, 미군 철수를 감수하고 핵무장을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미국 없이도 가능한 안보 대책과 핵무장을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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