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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스포츠 소식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일반인도 도전할 수 있다

글 : 이상희  월간조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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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직원 숫자, 한국 프로구단의 4~5배 규모
⊙ 스카우트, 홍보, 운영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가능
⊙ 매년 12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은 구직자들에게 좋은 기회
시카고 컵스의 한국인 스카우트 성민규가 스프링캠프에서 마이너리그 코치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추운 겨울이지만 메이저리그를 향한 국내 야구팬들의 열기는 오히려 뜨겁다. 추신수(34·텍사스) 홀로 고군분투하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류현진(29·LA 다저스)과 강정호(29·피츠버그)가 합류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박병호(30·미네소타)마저 가세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병호의 뒤를 이어 김현수(28) 이대호(34) 오승환(34)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최지만(25)은 지난해 11월 마이너리그 FA 역대 최고 대우를 받고 볼티모어로 이적한 뒤 채 한 달도 안 돼 룰 파이브 드래프트(Rule 5 draft)를 통해 LA에인절스로 팀을 옮겨 올 시즌 부상만 없으면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됐다. 때문에 올해는 최소 5명 이상의 한국선수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오를 전망이다.
 
  박찬호(은퇴)가 1994년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이렇게 많은 코리언리거가 함께 활약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야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를 향한 국내 야구팬들의 관심과 열기도 그만큼 더 뜨거워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자는 매달 독자들로부터 평균 5~6통의 이메일을 받는다. 보낸 이들은 다르지만 내용은 동일하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일하고 싶은데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경영본부로 불리는 ‘프런트 오피스(Front office)’ 산하에는 다양한 부서와 직종이 있다. 메이저리그는 모든 야구선수가 한 번쯤 서 보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인 만큼 이곳에서 직장을 구하려는 사람도 많다. 때문에 경쟁은 치열하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에 대한 자부심과 일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다.
 
  프런트 오피스 산하 부서는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운영팀, 마케팅팀, 홍보팀, 방송팀, 재무팀, 지역개발팀, 구장관리팀, 티켓판매팀, 의료팀, 연구개발팀 등으로 나뉜다. 대략 5개의 부서(관리팀, 재무팀, 기획팀, 홍보팀, 운영팀)로 운영되는 한국프로야구(KBO)에 비해 조직의 규모가 훨씬 더 크다. 직원 숫자 또한 KBO가 구단마다 약 40명 안팎인 반면 메이저리그는 보통 200~300명 규모다. 여기에 시즌에만 고용하는 주차안내원, 식음료 판매원 등 비정규직 숫자까지 합하면 직원규모는 더 커진다.
 
  메이저리그 운영팀 산하에는 스카우트, 연구개발, 마이너리그 운영, 클럽하우스관리팀 등의 부서가 있다. 특히 스카우트 부서는 아마추어, 미국 내 프로 그리고 국제프로선수 담당으로 세분화되며 인력규모는 구단별로 약 50명 선이다. 파트타임 스카우트까지 합하면 50명이 넘기도 한다. 대략 6명 안팎인 한국에 비해 규모가 훨씬 더 크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선수 출신 아니어도 가능
 
  한국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늘어나면서 한국인 스카우트를 고용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도 갈수록 많아지는 추세다. 시카고 컵스의 성민규(35) 스카우트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한국프로야구 KIA를 거쳐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던 그는 빅리그 무대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역에서 은퇴한 뒤 마이너리그 코치를 거쳐 2009년부터 극동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로 활약하고 있다. 시카고 컵스뿐만 아니라 샌디에이고, LA 다저스, 오클랜드, 클리블랜드, 미네소타 등 대략 10개 구단이 한국인 스카우트를 보유하고 있다.
 
  스카우트의 주된 업무는 ‘주루, 수비, 타격, 장타력, 송구’ 등 흔히 말하는 ‘파이브툴(Five tool)’에 근거해 좋은 선수를 찾는 일이다. 좋은 선수를 찾았다면 그 선수의 능력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꾸준한 실력인지를 확인한 뒤 영입 작업에 착수한다. 이때 야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닌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선수의 인성 또한 고려한다. 인성이 나쁘면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샌디에이고 스카우트는 기자에게 “국제담당 스카우트가 좋은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둘러보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은 물론 유럽과 남미국가 등 대략 25개국”이라며 “때문에 1년 중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야구를 1년 내내 볼 수 있고 스카우트한 선수가 빅리그 무대에 섰을 때의 희열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 스카우트는 “다른 나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되려면 반드시 선수경력이 있어야 한다. 스카우트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야구선수 경력이 없다면 스카우트가 되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 오클랜드의 한국인 스카우트 루이스 김(한국명 김현섭·47)이 그런 경우다.
 
 
  영어강사 출신의 루이스 김
 
  야구선수 경력이 전무한 김 스카우트는 미국에 유학해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전공했다. 졸업 후 스포츠 에이전시(Agency)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갑작스런 집안 일 때문에 귀국했다. 국내에 잠시 머물 생각이었지만 집안 일은 생각보다 길어졌고 때문에 일을 해야 했다. 당시 그가 선택한 일은 영어강사였다. 평소 야구를 좋아했던 그는 프로보다 아마야구에 관심이 많았고 경기장을 찾는 일도 잦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오클랜드 아시아담당 스카우트를 만났다. 이따금 그가 부탁한 정보를 수집해 주기도 했다.
 
  당시 오클랜드는 아시아 지역 출신 선수들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특히 한국선수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김 스카우트는 결국 오클랜드 아시아담당 스카우트의 추천을 받아 2008년부터 스카우트의 길로 들어섰다. 2012년 오클랜드에 입단한 포수 김성민(23)은 김 스카우트가 발굴한 첫 작품이다. 당시 김 스카우트는 기자에게 “김성민은 체격은 물론 파워도 좋고 게다가 성실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야구선수 출신이 아니라고 해서 스카우트 일을 못할 건 없다. 오히려 선수를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카우트는 경력 및 역량에 따라 대략 3만5000달러(약 4000만원)에서 6만 달러(약 7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1년 중 대다수의 시간을 외지에서 보내는 것에 비하면 생각보다 보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보너스나 인센티브(Incentive)도 없다. 이에 대해 김 스카우트는 “이 일을 하다 보면 힘들고 어려울 때가 많지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스카우트는 꼭 한 번 해 볼 만한 그리고 또 추천할 만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남궁훈(33)도 비슷한 경우다. 한국프로야구 두산에서 방출된 그는 2012년 우연한 기회에 샌디에이고 아시아담당 스카우트를 만나 무급인턴으로 일을 시작했다. 영어실력도 미숙했고 스카우트 업무가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되겠다’는 열정만큼은 뜨거웠다. 이런 그의 열정은 6개월 뒤 파트타임 직원이 되는 결과물을 낳았고 결국 지난해 샌디에이고 구단의 정식 스카우트로 채용됐다. 다수가 안 된다고 할 때 꿈과 열정을 갖고 도전한 결과였다.
 
 
  ‘다저스 여신’ 카라스코
 
LA 다저스 홍보팀의 이본 카라스코(가운데)가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언론사 취재진의 업무를 돕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홍보팀은 각종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언론사들의 취재요청과 관련된 일을 지원하는 부서다. 오후 7시에 시작하는 정규시즌을 기준으로 하면 오전 9시 정도에 경기장에 출근한다. 홍보팀 직원들은 선수들이 야구장에 나와 운동을 시작하는 오후 2시부터 언론사들의 원활한 취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이후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은 물론 경기가 끝난 후에도 야구장에 남아 취재업무를 지원하거나 구단 홍보와 관련된 일을 한다.
 
  LA 다저스 홍보팀 여직원 이본 카라스코는 국내 야구팬들에게 ‘다저스 여신’으로 통한다. 그녀의 빼어난 외모와 지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과거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 첫 소개된 그녀는 한때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에콰도르계 미국인인 카라스코는 스페인어도 유창하게 구사해 남미선수들의 통역업무도 맡고 있다.
 
  카라스코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구단 취업요령으로 “구단 홈페이지 내에 있는 구인란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다저스뿐만 아니라 대다수 메이저리그 구단은 정기적으로 일정 규모의 인력을 채용하는 공채는 거의 없다”며 “결원이 생길 때마다 충원하는 상시 채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구직자 스스로 취업을 원하는 구단의 홈페이지 구인란을 확인하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라스코는 이어 “다저스를 포함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직원이 되려면 학사 학위는 필수다. 야구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열정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해 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경력자를 제외한 신입사원 대부분은 인턴으로 시작해야 하지만 근무성적이 좋으면 정규직이 될 기회가 많다. 나 또한 그랬다”며 “구단 홈페이지에 채용공고가 없더라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준비해서 취업을 원하는 구단에 미리 제출해 놓고 그들과 꾸준히 연락을 취하는 적극적인 자세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해 줬다.
 
  카라스코에게 다수가 궁금해하는 빅리그 홍보팀 직원의 수입에 대해 묻자 그녀는 “자세한 액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다른 직종에 비해 대우는 좋은 편”이라며 “돈을 떠나 메이저리그 스타들 곁에서 함께 생활하며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빅리그 선수들의 手足역할을 하는 클럽하우스 운영팀
 
LA 다저스 클럽하우스 매니저 미치 풀. 그는 올해로 다저스에서만 32년째 장기근속 중이다.
  메이저리그 스타들 곁에서 일할 수 있는 또 다른 부서는 클럽하우스(Club house) 운영팀이다. 클럽하우스는 빅리그 선수들이 사용하는 야구장 내 각종 부대시설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곳에는 선수들의 라커룸을 비롯해 식당, 헬스장, 샤워실, 물리치료실 등 다양한 공간이 있다. 이 모든 것을 관리하는 직원을 클러비(Clubby)라고 부른다. 이들의 주된 업무는 클럽하우스 내에 상주하면서 선수들의 각종 편의를 지원하는 것이다.
 
  선수들의 속옷과 유니폼 등을 세탁하는 것은 물론 클럽하우스 내에 선수들이 오가며 먹을 수 있도록 음료와 간식 등을 준비하는 것도 클러비의 몫이다. 이들은 또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타고 온 차를 대리 주차하는 일도 하고 경기 전 야구공에 오일을 발라 놓는 일도 한다.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가죽표면이 미끄러워 오일을 발라 표면을 거칠게 한 뒤 사용하기 때문이다.
 
  클러비는 또 경기 전후로 선수들의 장비를 옮기는 일도 한다. 배팅연습에 사용되는 야구공을 줍는 등 선수들의 훈련도 돕는다. 원정팀의 배트보이(Bat boy) 역할도 클러비의 몫이다. 때문에 경기가 끝난 선수들은 샤워를 한 뒤 퇴근할 수 있지만 클러비들은 세탁과 클럽하우스 청소 등 할 일이 많다. 선수들이 원정경기를 떠나면 야구장비는 물론 선수들의 짐도 클러비들이 챙겨야 한다.
 
  이처럼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오롯이 연습과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그들의 수족역할을 하는 클러비는 정직원과 시즌 중에만 고용되는 비정규직으로 나뉜다. 정규직은 높은 연봉과 보험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비정규직은 그렇지 못하다.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의 클럽하우스 매니저 미치 풀(53)은 올해로 다저스에서만 32년째 장기근속 중이다. 풀은 과거 박찬호를 비롯 서재응(KIA)과 최희섭(은퇴) 등 다저스를 거쳐 간 한국선수 모두를 생생하게 기억할 만큼 다저스 현대사의 산 증인으로 통한다. 과거 마이너리그 선수였던 그는 야구를 그만둔 뒤 친구의 소개로 배트보이 즉, 클러비로 다저스와 인연을 맺었고 그 후 정직원을 거쳐 지금은 클러비를 총괄하며 선수들에게 필요한 용품지원은 물론 각종 편의를 책임지는 클럽하우스 매니저가 됐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클러비도 야구선수들처럼 대개 마이너리그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 뒤 경력이 쌓이면 메이저리그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시애틀 마이너리그 클럽하우스 매니저였던 라이언 스틸스도 이런 과정을 통해 2013년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 매니저가 됐다.
 
  클럽하우스 매니저의 수입은 구단 재정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6000만원에서 1억원 대의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클러비들의 보수는 많지 않다. 때문에 빅리그 선수들은 자신들의 수족역할을 해 주는 클러비들에게 정기적으로 팁(Tip)을 준다. 시애틀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30)는 과거 기자와의 인터뷰 때 바지 주머니에서 현금뭉치를 꺼낸 적이 있다. 그에게 “무슨 현금을 이렇게 많이 가지고 다니냐”고 묻자 그는 “클러비들에게 팁 줄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시애틀 클러비가 에르난데스에게 온 우편물과 아침을 챙겨다 주자 그는 “고맙다”며 20달러 지폐를 팁으로 건넸다.
 
  다저스 클럽하우스 매니저 풀은 기자에게 “나 같은 정직원은 매달 충분한 고정수입이 있어서 괜찮지만 클러비 대다수는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팁 같은 부수입이 필요하다”며 “자주 그리고 많이 주는 선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은 이도 있다”고 말했다.
 
 
  류현진 성공의 조력자, 다저스 마케팅 직원 마틴 김
 
LA 다저스 마케팅 직원 마틴 김. 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이 미국 현지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
  류현진은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선수라는 상징성과 함께 빅리그 데뷔 첫해부터 2년 연속 14승을 거두며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이런 류현진의 성공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마틴 김(37)이다. 다저스 구단의 마케팅 직원인 그는 유창한 통역실력과 함께 류현진이 미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13년부터 본연의 마케팅 업무와 함께 류현진의 통역을 맡았다. 2014 시즌부터 류현진 전담통역요원과 업무를 분담하기 시작한 그는 지난해부터 마케팅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다. 김씨의 주 업무는 다저스 구단과 기업들 사이의 후원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다저스 구장 내에 걸린 각종 한국기업들의 광고는 대다수 김씨의 손을 거친 결과물이다. 때론, 한국 연예인들을 다저스 구장으로 초청해 시구를 하게 하는 등 팬들을 위한 이벤트도 김씨가 직접 기획한다.
 
  2010년 다저스에 입사한 김씨는 류현진의 선전과 함께 구단 내 역할이나 위상도 함께 높아졌다. 특히 한인을 상대로 한 마케팅은 전적으로 그의 몫이 됐다. 때문에 한인 마케팅 직원도 2명이나 더 충원됐다. 김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가 이제는 혼자서도 잘하고 있다. 현진이가 내 도움 없이 자립할 때까지 곁에서 늘 묵묵히 돕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프런트 오피스 부서 중 마케팅과 홍보팀은 요직(要職)으로 꼽힌다. 구단살림 가운데 중요한 일을 담당하기에 훗날 단장이나 사장 등 고위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리조나 구단 사장인 데릭 홀도 과거 박찬호가 다저스에서 뛸 때 그곳 홍보팀 직원으로 출발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
 
  이에 김씨는 “단장이나 사장이 되려면, 물론 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만, 야구의 흐름을 볼 줄 아는 안목이나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단장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스포츠마케팅 업무나 비즈니스 쪽의 일을 계속 하고 싶고 그쪽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구단 고위직은 책임져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부담도 크고 아울러 팀 성적에 따른 해고 등 위험부담 역시 큰 자리다. 내가 가야 할 곳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메이저리그 구단의 취업방법으로 “우선 무슨 직종이든 가리지 말고 입사하는 게 중요하다. 다저스뿐만 아니라 미국 내 프로스포츠 구단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기존의 직원이 해고되거나 죽지 않는 이상 결원이 잘 생기지 않는다. 때문에 취업을 위해서라면 티켓을 팔거나, 음료를 파는 등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유는 극명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직원 또한 외부에서 충원하는 것보다 내부에서 육성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종을 가리지 않고 우선 취업하면 결원이나 충원 등의 구인정보를 빠르게 접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생긴다. 또한 다른 팀으로 이직을 할 경우에도 이력서에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야만 인사부에서 이력서를 유심히 살펴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의 진출이 활발한 메이저리그 트레이너 분야
 
애리조나 구단 사장 데릭 홀은 과거 박찬호가 다저스에서 뛸 때 홍보팀 직원으로 입사해 현재의 자리까지 올랐다.
  메이저리그 프런트 오피스 부서 중 의사와 트레이너 등이 속해 있는 의료팀은 아시아인들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분야다. 다저스 의료팀의 일본인 트레이너 요스케 나카지마(45)가 대표적인 경우다.
 
  다저스 선수들 사이에서 ‘포섬(Possum)’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그는 1996년 미국으로 유학 와 롱비치 주립대(LBSU)에서 스포츠의학을 전공했다. 나카지마는 원래 공부를 마친 뒤 일본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대학에서 만난 야구부 코치의 권유로 2003년 다저스에 합류해 본격적인 트레이너 생활을 시작했다.
 
  나카지마는 최근 기자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메이저리그 구단의 트레이너가 되려면 대학에서 스포츠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고 이후 1500시간의 인턴사원(Internship) 기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레이너도 선수들처럼 처음에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 경력과 실력을 쌓은 뒤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수 있다”며 “나 역시 오랜 마이너리그 트레이너 생활을 겪은 후 지난해 메이저리그 트레이너로 승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카지마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트레이너들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부터 정규시즌이 끝나는 9월까지 하루 평균 14시간 정도 일을 한다고 한다. 선수들이 경기가 없는 날에도 그들의 몸 상태를 관리해야 하고 재활선수들의 운동을 도와줘야 하기 때문에 시즌 중 쉬는 날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나카지마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야구가 좋고 내 도움을 받은 선수들이 필드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카지마에게 메이저리그 트레이너의 수입에 대해 묻자 그는 “학위와 경력 등의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0만 달러(약 1억1900만원)에서 30만 달러(약 3억483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고 알려줬다. 나카지마는 이어 “하지만 마이너리그 트레이너들의 연봉은 약 2만5000달러(약 29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저스 외에도 일본인 트레이너를 보유하고 있는 구단은 뉴욕 메츠, 시애틀, 애리조나, 샌프란시스코 등이 꼽힌다. 특히 일본기업 ‘닌텐도(Nintendo)’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시애틀은 매년 일본에서 파견된 트레이너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어 이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사진사(Photographer)와 구장 관리팀
 
  과거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전속 사진사 1~2명만을 고용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대중화되자 사진사 고용을 점차 늘리는 추세다. 기존의 신문이나 잡지 외에도 인터넷 등을 통해 구단과 선수들을 홍보할 수 있는 매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빅리그 팀들은 홍보팀 산하에 인턴사원 포함 대략 4~8명의 사진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 전후로 소속팀 선수들의 연습이나 경기장면 등을 촬영해 홈페이지나 SNS 등을 통해 팬들에게 알려주는 일을 한다. 다른 부서나 직종에 비해 영어실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기에 한국인이나 아시아인들이 도전해 볼 만한 직종이다. 사진사 매니저는 홈경기 포함 원정경기까지 정규시즌 162경기 모두를 선수단과 동행하지만 그 외의 사진사는 홈경기 때만 활동한다.
 
  구장관리팀은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운동장을 관리하는 부서와 전기, 기계 등을 관리하는 설비팀으로 나뉜다. 운동장관리팀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출근해 잔디에 물을 주고 운동장 흙을 관리하는 등 빅리그 선수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이들은 또 경기 전 운동장에 선을 긋고 경기 중에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필드에 투입돼 그라운드 상태를 보수한다.
 
  설비팀은 말 그대로 구장 내 전기와 기계 등을 관리하고 보수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때문에 이와 관련된 자격증이나 면허(License)가 요구된다.
 
 
  메이저리그 에이전트의 커미션은?
 
  한국과 달리 메이저리그에는 에이전트(Agent) 제도가 있다. 에이전트는 자신과 계약한 선수를 대신해 구단과 연봉협상을 벌이거나 선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선활동을 주선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수행한다. 그 대가로 에이전트는 선수의 연봉 중 일부를 수수료 즉, 커미션(Commission)으로 받는다.
 
  스포츠 에이전트가 받는 커미션 액수는 종목에 따라 다르다. 연봉규모가 가장 큰 미식프로축구(NFL)는 연봉총액의 3% 이상을, 미국프로농구(NBA)는 4% 이상을 커미션으로 지불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이런 규정을 도입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보통 연봉 총액의 3~5%를 커미션으로 지불한다.
 
  메이저리그 수퍼에이전트 스캇 보라스(64)는 2013년 한 해에만 약 110억원에 달하는 커미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순수연봉에 대한 커미션 총액일 뿐 보라스가 관리하는 선수들의 광고출연 등으로 발생한 추가수입은 제외된 금액이다.
 
  하지만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은 에이전트 세계에서도 통용된다. 에이전트 수입 상위 10위권에 드는 이른바 ‘수퍼에이전트’들은 고소득을 올리며 언론의 조명을 받지만 메이저리그 선수협회(MLBPA)에 등록된 전체 에이전트 중 연 소득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누구든지 에이전트가 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는 없다’는 말이 있다.
 
  특히 초보 에이전트의 경우 고객(선수)을 찾는 일도 어렵지만 설령 고객을 찾더라도 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입하기 전까지 소득 없이 투자만 해야 한다. 마이너리그 선수는 에이전트에게 커미션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초보 에이전트들은 스포츠 에이전시에 취업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며 일을 배운 후 독립하는 경우가 많다.
 
  메이저리그 공인(Certified) 에이전트가 되려면 고졸 이상의 학력이 있어야 하고 MLBPA가 주관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후 매년 한 차례씩 열리는 정기 세미나에 참석해 교육을 받고 연회비 2000달러를 납부해야 메이저리그 공인 에이전트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 MLBPA에 등록된 공인 에이전트 중 한국인은 기자를 포함 5명뿐이다. 공인 에이전트 자격이 없어도 선수를 대리할 수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연봉협상 등 직접적인 실무접촉은 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구직을 위한 또 다른 채널, ‘윈터미팅’
 
2014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렸던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모습. 매년 12월에 열리는 윈터미팅은 리그 관계자들은 물론 구직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행사다.
  매년 12월에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Winter meeting)’은 구직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기회다. 특히 구직을 갈망하고 철저한 준비가 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비를 들여 참석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존 대니얼스(39) 텍사스 단장도 윈터미팅을 통해 구직에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대니얼스는 23세 때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윈터미팅에 참가해 콜로라도 구단의 무급인턴으로 채용됐다. 코넬(Cornell) 대학에서 응용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이후 통계를 이용한 선수들의 가치 산출과 구단운영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해 2005년 10월 텍사스 단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8세에 불과했다.
 
  1901년 처음 시작된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은 당초 리그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들마저 참석해 선수들의 트레이드를 논의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이후 야구용품 및 관련산업이 성장하면서 매년 윈터미팅 기간에는 야구용품 박람회와 메이저리그 구직시장도 같은 장소에서 함께 열리게 됐다.
 
  때문에 이곳에 가면 메이저리그 구단에 취업할 수 있는 정보와 기회는 물론 야구용품 등 빅리그와 관련된 산업분야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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