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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스포츠 소식

장애를 극복하고 메이저리그 정상에 오른 투수 맥스 슈어저

글 : 이상희  월간조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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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 안구는 파란색인데, 왼쪽은 갈색인 장애 안고 태어나
⊙ 미국 메이저리그 3대 투수라면 클레이튼 커쇼, 매디슨 범가너, 그리고 맥스 슈어저
⊙ 야구 동반자였던 동생 알렉스의 갑작스런 자살 후 오히려 성적 좋아져
‘홍채 이색증’ 장애를 안고 태어난 슈어저는 팬들의 사인 요청에 늘 친절하게 응해준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최고 투수는 누구일까.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27)는 바로 우리나라 출신 투수인 류현진 선수와 한솥밥을 먹고 있어 우리에게 잘 알려졌다. 또 다른 투수들을 꼽으라면 어떨까. 매디슨 범가너(26·샌프란시스코), 맥스 슈어저(31·워싱턴)가 그들이다.
 
  이 중 유일한 오른팔 투수 슈어저는 표에서 볼 수 있듯이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며 빅리그 최고의 우완투수로 성장했다. 슈어저는 또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평균 200이닝을 투구할 만큼 내구력도 좋다. 부상이 없다는 것도 큰 매력이자 장점이다.
 
  슈어저는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 투수 중 유일하게 20승 이상을 달성해 그해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 상(Cy young award)’을 수상했다. 사이영 상은 메이저리그에서 22년 동안 활약했던 전설적인 투수 사이 영(작고)을 기리기 위해 만든 상이다. 사이영 상 수상자는 매년 시즌이 끝난 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들이 투표로 선정한다. 1956년에 시작했다. 1966년까지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단 한 명의 투수만 선정했지만 1967년부터 메이저리그 산하 양대 리그인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각 한 명씩을 선정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박찬호(은퇴)는 그곳에서 17년이나 선수생활을 하며 역대 빅리그 동양인 투수 최다승(124승)의 금자탑을 세웠지만 사이영 상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비단 박찬호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다수의 정상급 투수들 역시 사이영 상을 받지 못한 채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 사이영 상은 투수에게 주는 최고의 상이자 오직 선택된 자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 ‘추신수’는 슈어저의 天敵
 
  빅리그 데뷔 6년 만에 사이영 상을 수상한 슈어저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타자들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다. 그래서 평소 그들의 실력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하지만 내가 마운드에 오를 때에는 항상 ‘그들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는데 그런 점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자신의 메이저리그 성공비결을 털어놨다.
 
  슈어저는 또 “다른 투수들에 비해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3개나 던질 수 있도록 구종의 다양화를 꾀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특히 구종의 다양화는 타자들을 상대로 투수인 내가 마운드 위에서 볼카운트(Ball count) 싸움을 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투수에게도 천적(天敵)은 있는 법. 슈어저에게 ‘메이저리그 타자 중 가장 상대하기 힘든 이가 누구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추신수(33·텍사스)를 꼽았다. 슈어저는 “추신수를 제압하기 위해 볼 배합을 달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매번 그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추신수는 직구는 물론 다양한 변화구까지 모두 다 잘 친다. 그를 제압할 방법이 없다”며 허탈해했다.
 
  추신수는 슈어저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통산 21타수 12안타 타율 0.571, 2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말 그대로 천적이다. 때문에 과거 추신수가 아메리칸리그를 떠나 내셔널리그로 이적했을 때 슈어저가 제일 기뻐했다는 후문이 있다. 더 이상 같은 리그에서 추신수를 상대할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슈어저는 올 1월 친정팀 디트로이트를 떠나 현 소속팀 워싱턴과 7년 총액 2억 1000만 달러(약 2337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이는 지난해 1월 다저스와 7년 총액 2억 150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맺은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고계약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디트로이트는 지난해 시즌 중 슈어저에게 6년 총액 1억 4400만 달러(약 1602억원)의 연장계약을 제안했다. 다저스가 서둘러 커쇼를 잡은 것처럼 디트로이트 또한 우승을 위해 슈어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어저는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 나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싶다”며 디트로이트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때만 해도 대다수 미국 현지언론은 “굴러온 복을 차버렸다”며 슈어저를 비웃었다. 그러나 슈어저는 올 1월 워싱턴과 2억 1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해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FA 징크스’도 뛰어넘은 슈어저, 양대 리그 사이영 상 도전
 
  메이저리그에는 ‘FA 징크스’라는 속설(俗說)이 있다. 이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취득해 다른 팀으로 이적한 선수가 예전보다 못한 활약을 펼친 경우를 일컫는다. 특히 대형 계약을 터트린 선수들이 FA 징크스를 자주 겪는다. 과거 대형 FA 계약을 통해 다저스에서 텍사스로 이적했던 박찬호도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때문에 먹고 튄다는 뜻의 ‘먹튀’ 비난을 받았다. 지난해 신시내티에서 텍사스로 이적한 추신수도 이적 첫해에 ‘FA 징크스’를 피하지 못하며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부상까지 겹쳤다.
 
  하지만 슈어저에게 ‘FA 징크스’는 남들 이야기일 뿐이다. 슈어저는 6월 중순 기준 올 시즌 총 11경기에 선발등판해 6승 4패 평균자책점 1.85의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승수와 평균자책점 모두 내셔널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총 77.2이닝을 던진 슈어저는 투구 이닝 부문에서도 2위에 올라 선발투수에게 요구되는 ‘이닝이터(Inning eater)’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슈어저가 ‘FA 징크스’마저 피해가며 이적 첫해에 이처럼 빼어난 활약을 펼치자 벌써부터 그의 이름은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만약 슈어저가 지금의 활약을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은 그의 몫이 될 게 확실하다.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기자 또한 그에게 한 표를 행사할 생각이다.
 
  만약 이렇게 되면 슈어저는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을 모두 수상하게 된다.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중 양대 리그 사이영 상을 수상한 이는 게일로드 페리, 페드로 마르티네즈, 랜디 존슨, 로저 클레멘스, 그리고 로이 할러데이 단 5명뿐이다.
 
  슈어저는 빅리그 경력 7년 만에 FA 계약을 통해 2억 1000만 달러의 초대형 잭팟(Jackpot)을 터트렸다.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슈어저.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장애가 있는 것은 물론 하나뿐인 동생의 갑작스런 죽음 등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다. 슈어저가 팬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가 힘든 역경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홍채 이색증’ 장애 안고 태어난 슈어저
 
  미국 미주리주(州) 출신인 슈어저는 흔히 ‘오드아이(Odd-Eye)’로 불리는 ‘홍채 이색증(Heterochromia iridum)’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슈어저의 오른쪽 안구는 파란색인데 왼쪽은 갈색이다. 때문에 그는 유년시절 또래의 아이들에게 놀림을 많이 당했고, 이때 시작한 야구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돌파구였다. 일반인과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고 야구를 통해 슈어저가 일반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야구와 함께 성장한 슈어저는 고등학교 졸업반이었던 2003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43라운드(전체 1291번)에서 고향팀 세인트루이스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지명순위도 마음에 들지 않거니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프로 대신 미주리대학에 진학했다. 이후 슈어저는 최고 구속 100마일(161km)을 던지는 대학야구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성장했고,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1번)에서 애리조나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단 3년 만에 슈어저의 신분이 급상승한 것은 물론 자신의 모교인 미주리대학 역사상 최초로 ‘빅리그 1라운드 지명자’라는 기록도 세웠다.
 
  430만 달러(약 48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프로에 입단한 슈어저는 2007년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그해 싱글 A팀에서 출발한 슈어저는 이내 더블 A로 승격했고 시즌 7승 4패 평균자책점 2.87의 성적을 남겼다. 한 해 뒤인 2008년에는 마이너리그 최상위 단계인 트리플 A에서 출발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72의 성적을 기록한 뒤 시즌 개막 한 달 만인 4월 29일 휴스턴을 상대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ML 역대 최악의 트레이드’
 
슈어저는 올 1월 7년 총액 2억 1000만 달러의 초대형 FA계약을 통해 워싱턴으로 이적했다.
  당시 애리조나의 부진했던 선발투수의 뒤를 이어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오른 슈어저는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다. 이후 슈어저는 13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총 4.1이닝을 던지는 동안 7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13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한 것은 슈어저가 처음일 만큼 눈부신 호투였다.
 
  이듬해인 2009년부터 선발투수로 기용된 슈어저는 자신의 빅리그 풀타임 첫해 총 170.1이닝을 던져 9승 11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빼어난 기록은 아니었지만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애리조나는 2009년 시즌이 끝난 뒤 뉴욕 양키스와 디트로이트가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슈어저를 디트로이트로 이적시켰다.
 
  디트로이트로 이적한 슈어저는 2010년 시즌 초반 크게 부진했다. 그의 전 소속팀 애리조나가 속한 내셔널리그는 투수도 타격을 하지만, 디트로이트가 속한 아메리칸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어 투수가 타석에 서지 않는 등, 전통적으로 내셔널리그에 비해 공격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어저는 후반기부터 바뀐 리그에 적응해 가며 호투를 펼치기 시작했고, 결국 그해 12승 11패 평균자책점 3.50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이적 첫해에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아메리칸리그에 연착한 슈어저는 단숨에 팀 내 2선발 자리를 꿰찼고 2011년에도 15승 9패 평균자책점 4.43의 성적을 올렸다. 이후 슈어저는 ‘16승(2012년)-21승(2013년)-18승(2014년)’의 빼어난 성적을 올린 것은 물론 사이영 상까지 수상하며 빅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성장했다.
 
  때문에 슈어저의 트레이드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트레이드’ 중 하나로 거론된다. 애리조나는 지금도 팬들로부터 ‘참을성 없는 어리석은 구단’이란 원성을 듣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슈어저가 이적 후에도 애리조나에 거주한다는 것이다. 슈어저는 기자에게 “시즌 중에는 어쩔 수 없지만 오프시즌에는 애리조나로 돌아와 휴식과 레저활동 등을 하며 다음 시즌을 위해 몸만들기에 주력한다”고 말했다.
 
 
  ‘세이버메트릭스’에 근거한 동생 알렉스의 조언
 
  슈어저가 이처럼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성장한 데에는 그의 동생 알렉스(Alex)의 도움도 컸다. 운동을 잘했던 형과 달리 동생 알렉스는 어려서부터 숫자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매사에 신중한 성격이었다. 알렉스는 형을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형이 등판한 경기를 분석, 분석자료를 가지고 형과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다.
 
  특히 알렉스가 프로 진출 후 갑자기 구속이 떨어진 형을 위해 각종 비디오 자료를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슈어저가 옛 구속을 회복한 일화는 아직도 유명하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알렉스는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로 불리는 야구 데이터 분석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야구의 각종 기록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세이버메트릭스가 처음 등장한 1970년대 후반만 해도 이는 단순한 숫자놀이쯤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야구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이를 적극적으로 현장에 반영한 이가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이었다. 빈 단장은 세이버메트릭스를 적극 활용해 만년 약체였던 오클랜드를 강팀으로 변모시켰고 이들의 이야기는 공존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 〈머니볼(Moneyball)〉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슈어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중요성을 강조한 동생 알렉스에게 “투구가 경기를 지배한다”며 동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슈어저가 알렉스의 이야기를 경청하게 된 것은 그가 디트로이트로 이적한 2010년 시즌 초반이었다. 당시 그는 바뀐 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생을 통해 얻은 ‘타자들의 성향과 선호하는 구종’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실전에 활용하면서부터 부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후 슈어저는 세이버메트릭스를 적극 활용하는 신봉자가 되었다.
 
 
  하나뿐인 동생의 갑작스런 죽음
 
  슈어저에게 알렉스는 동생 이상의 존재였다. 알렉스는 슈어저의 가장 열성적인 팬이자 때론 든든한 조언자였다. 각별한 우애를 자랑한 이들은 시즌 중 서로 떨어져 지내면서도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야구에 관한 서로의 의견을 거의 매일 교환할 정도였다.
 
  하지만 알렉스는 이런 형을 두고 2012년 여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알렉스가 장시간 복용하던 우울증 약을 끊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동생의 장례식에 참석한 슈어저는 밀려드는 슬픔을 뒤로한 채 곧바로 팀에 합류해 다음 등판을 준비했다. 디트로이트 구단은 슈어저에게 “등판을 걸러도 된다. 필요하다면 휴가를 줄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슈어저는 “동생의 죽음 앞에서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전보다 더 열심히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어저가 장례식에 참석하고 등판했을 때 팬들은 전보다 더 열심히 던지는 그의 모습을 보고 눈물과 박수로 슈어저를 격려했다.
 
  실제로 슈어저는 그해 동생이 자살하기 전까지 6승 4패 평균자책점 5.17로 부진했다. 하지만 동생이 자살한 뒤에는 10승 3패 평균자책점 2.72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슈어저가 전보다 더 집중하고 열심히 던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슈어저는 지금껏 단 한번도 동생의 자살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동생의 사망 이후 전보다 더 경기에 몰입한다는 것이다. 이를 잘 증명하는 것이 2013년 ALDS(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 경기다.
 
  슈어저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2013년 ALDS 4차전 경기를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슈어저는 “당시 내가 오클랜드를 상대로 ALDS 1차전 선발로 등판해 승리한 뒤 4차전 경기에선 7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내가 점수를 내줘 오클랜드가 앞서 갔지만 7회말에 우리 팀이 역전했다. 그리고 8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는데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3타자를 삼진과 외야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모면했고 결국 그 경기도 우리가 승리했다”며 기뻐했다. 슈어저는 이어 “당시 무사 만루 상황에서, 그것도 포스트시즌에서 실점 없이 위기를 모면했을 때의 기분은 그 어느 것에도 견줄 수 없는 최고의 짜릿함이었다”고 말했다.
 
  다수의 야구 팬은 이런 슈어저의 모습을 보며 그가 ‘동생을 생각하며, 동생을 위해 던진다’고 믿고 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도록”
 
슈어저는 디트로이트 소속이었던 2013년 메이저리그 투수 중 유일하게 20승 이상을 달성해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 상’을 수상했다.
  기자는 동생 알렉스의 이야기를 기대하며 슈어저에게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기자의 바람과는 달리 “야구 자체가 쉽지 않은 경기이다 보니 힘든 시간은 항상 찾아오는 것 같다. 특히 성적이 안 좋거나 내가 원하는 대로 투구가 되지 않을 때 힘들다. 게다가 야구의 매력 중의 하나는 그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 해도 시즌 중 한두 번쯤은 상대 타자들에게 호되게 당한다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이 있는데 그럴 때 특히 힘들다”는 답을 내놓았다.
 
  슈어저에게는 ‘매드 맥스(Mad Max)’라는 별명이 있다. 마운드 위에서 잘 웃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는 그의 표정이 마치 화가 난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슈어저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라고 묻자 그는 “야구는 대중적인 스포츠이다. 야구선수이기 이전에 나 또한 모든 스포츠를 다 좋아한다. 그래서 야구뿐만 아니라 스포츠는 내 삶의 일부분이다. 과거 리틀리그에서 야구를 시작해 현재까지 나는 항상 야구를 사랑했고,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누구보다 더 열심히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야구를 사랑하면서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런 나에게 야구선수는 최고의 직업이다”라고 말했다.
 
  슈어저는 빼어난 야구실력은 물론 훌륭한 인성까지 갖추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팬들의 사인 요청도 늘 친절하게 응해준다. 특히 장차 메이저리그 투수가 되고 싶어하는 어린이들의 우상이기도 하다. 이런 그에게 어린 선수들을 위한 조언을 빼놓을 수 없었다. 이에 슈어저는 “야구를 하는 동안은 항상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발전속도나 양은 중요하지 않다. 미세하더라도 항상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선수가 되어야 하며 그런 과정들이 모여 발전할 수 있고 결국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슈어저가 합류한 워싱턴,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
 
  워싱턴은 지난해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7)-조던 짐머맨(29)-덕 피스터(31)-지오 곤잘레스(30)’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자랑했다. 여기에 슈어저까지 가세한 워싱턴은 6월 중순 기준 올 시즌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때문에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대망의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가능하다’는 게 메이저리그 관계자 및 미국 현지언론의 중론이다. 팬들의 관심과 기대도 크다.
 
  슈어저의 동료인 외야수 제이슨 워스(36)도 인터뷰를 통해 “슈어저의 합류로 우리 팀은 승리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슈어저 뒤에서 수비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피력했다.
 
  하지만 슈어저의 목표는 소박했다. 그에게 ‘시즌 목표’에 대해 묻자 “우선 지난해보다 더 나은 투수가 되고 싶은 게 목표”라며 “이는 평균자책점이나 승수 등 표면적인 결과물에 기준을 둔 게 아니라 내가 작년에 비해 얼마나 더 타자들을 상대로 공격적이고 효과적인 투구를 했는가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어저는 이어 “올 시즌 상반기 자료들을 보면 내가 지난해에 비해 더 나아진 것도 있지만 부족한 면도 없지 않다. 때문에 계속 부족한 면을 보완해 시즌이 끝났을 때 내가 원했던 바를 얻을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메이저리그는 예년과 다름없이 다양한 볼거리와 화제를 생산하고 있다. 워싱턴으로 이적한 슈어저가 양대 리그 사이영 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여부도 쏠쏠한 재미일 것 같다. 또한 사랑하는 동생을 잃은 슬픔을 매 경기마다 혼신의 힘을 다한 투구로 극복한 슈어저의 삶은 분명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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