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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시대의 중국

중국의 ‘부패’ 해결할까

“한 치마 속 두 다리(權力과 金力)를 떼놓는 건 불가능”

글 : 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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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패 때려잡겠다는 시진핑 총서기 집안 재산도 약 4억 달러(블룸버그 통신)
⊙ 장쩌민의 ‘3개 대표론’으로 기업가 공산당 입당 허가 후 ‘政經결합’ 더욱 공고
⊙ 현상유지 세력인 중국 8대 원로집안과 기업가들이 부패의 원천
시진핑 총서기는 지난해 11월 8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제18차 당대회 개막식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언급한 ‘망당망국(亡黨亡國)’을 재차 강조하며, ‘반부패’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부패 척결을 위해 ‘호랑이와 파리’를 함께 때려잡겠다(老虎和蒼蠅打一起).”(시진핑 주석)
 
  “중국에서 기업가와 정치권력은 ‘한 치마 속 두 다리’(一條裙子內的兩腿)인데 어떻게 떼놓는가?”(A 칭화대 교수)
 
  중국의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는 부패의 함정에 빠진 공산당과 중국을 건져낼 수 있을까?
 
  시진핑 총서기는 지난해 11월 후진타오 주석으로부터 당·정·군부에 대한 모든 권력을 이양받자마자,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시진핑은 지난해 11월 8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제18차 당대회 개막식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언급한 ‘망당망국(亡黨亡國)’을 재차 강조하며, ‘부정부패를 다스리지 못하면 국가와 공산당이 함께 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 말 총서기로 참가한 첫 정치국 집단학습회에서는 “물건은 반드시 썩고, 썩은 다음에는 벌레가 생겨나게 된다”며 부정부패 일소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역에 사정 칼바람이 몰아쳤다. 시진핑 총서기는 지난해 말 당에 자신의 재산내역까지 공개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27일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는 시진핑 등 상무위원 7명이 당 중앙위원회에 재산 신고를 했으며, 시진핑이 신고한 재산은 푸저우와 베이징에 있는 집 두 채와 예금 230만 위안(3억9600만원)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말 공직자 재산신고 의무화를 규정한 법률을 올해 입법계획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시진핑 총서기는 연초부터도 부패 척결 드라이브를 숨가쁘게 진행하고 있다. 그는 1월 4일 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허례허식 타파를 위한 ‘8개 지침’을 전 공산당 조직에 하달했다. 8개 지침이란 ▲조사연구 개선 ▲정선된 회의활동 ▲정선된 회의보고 ▲규범적 순시활동 ▲경호활동 개선 ▲뉴스보도 개선 ▲엄격한 원고발표 ▲근검절약 이행이다.
 
  또 1월 22일에 열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패 관련자들은 ‘호랑이’(고위인사)에서 ‘파리(하위관리)’ 모두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남용과 관련해 “권력을 제도의 새장 속에 가둬둬야 한다”며 “당 기율을 지키고 당 중앙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 네티즌들의 부패 척결 기대
 
  시진핑의 부패 척결 의지에 발맞춰 중국 군부(중앙군사위)도 재빨리 군 간부 특권 철폐 등의 내용을 담은 ‘작풍(作風) 건설 10대 지침’을 정하고 전 군에 하달했다. 중국 국영 통신사 ‘신화사’에 따르면, 10대 지침은 ▲군 간부들의 차량 및 주택 지원 규정 준수 ▲배우자와 자녀, 주변 인물 관리 ▲선물이나 현금 수수 금지 ▲음주가 포함된 성대한 만찬 금지 ▲환영 현수막이나 붉은 카펫, 화환, 병사 도열, 축하공연 지양 ▲군사위 고위인사 부대 시찰 시 호화 호텔 이용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군부와는 별도로 베이징시 당 시위원회도 베이징에 업무차 방문한 정부 관계자에게 호화 연회를 금지하고 고하를 막론하고 뷔페 형식의 식사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통과시켰다.
 
  시진핑 총서기의 ‘부패와의 전쟁’에 대해 중국 국민들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해 11월 27일 중국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기관지인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최근 전국 31개 성급도시 1만219명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7.8%가 시진핑 지도부의 부정부패 척결 행보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특히 응답자의 76.6%는 시진핑 시대 10년 동안 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조치들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50.2%는 매우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네티즌들은 앞으로 필요한 반(反)부패 조치(복수 응답)로 ‘대형 사건에 대한 단호한 조사와 처분’(63.2%), ‘간부 재산 공개’(62.8%), ‘권력층에 대한 엄격한 단속’(61.0%) 등을 꼽았다. ‘반부패 법제도 완비’(56.5%), ‘서민을 괴롭히는 부패문제 적극 해결’(50.0%), ‘반부패에 대한 여론 조사’(48.9%), ‘전면적인 부패 예방 체계 정비’(47.8%) 등의 의견도 제시했다. 응답자의 59.9%는 앞으로 부패현상이 발생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반부패 투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중국 인구 0.4%가 전체 富 70% 차지
 
《블룸버그》는 특집기사에서 덩샤오핑, 천윈 등 중국 8대 혁명원로 가족들이 자본주의 중국의 새로운 귀족으로 떠올랐다고 비판했다. 표는 《블룸버그》가 만든 8대 혁명원로 사진과 설명.
  이처럼 후진타오, 시진핑 등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부패 척결에 사활을 걸고 이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 기대가 높은 건, 중국 사회의 부패가 더 이상 손을 쓰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그렇다면 중국의 부패지수는 얼마나 높을까.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청렴지수) 조사에선 2000년 63위를 시작으로, 2010년 78위, 2011년 75위로 10년 넘게 50위권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감비아나 튀니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다섯 단계 떨어진 80위를 기록해 동아시아에서는 북한(175위) 다음으로 부패한 국가로 조사됐다.
 
  또 중국 사회의 빈부격차를 보면 간접적으로 중국 부정부패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 9일 중국 서남재경대학(西南財經大學) 산하 중국가정금융연구센터는 지난 2010년 중국의 지니계수가 세계 평균인 0.44보다 훨씬 높은 0.6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니계수는 0.3 이하가 최적의 상태이며, 0.3~0.4는 평균, 0.4 이상이면 경계 상태, 0.6에 이르면 위험 상태이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의 소득불평등 정도는 매우 보기 드물지만 세계 경제발전 역사에서는 흔히 있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도농 간 소득격차는 주로 교육정도, 가장의 건강상태, 복지혜택 등에 의해 좌우된다고 지적했을 뿐 농민을 차별시하는 국가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서남재경대의 간리(甘犁) 교수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지역 간, 업종 간, 도농 간 빈부격차는 모두 매우 심각하다”면서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 시장의 힘으로는 빈부격차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소득구조 개혁과 재정 지출 대전환 등 강력한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09년 6월에 열린 중국 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칭화대 인문사회과학학원 책임교수인 차이지밍(蔡繼明) 위원은 “중국 인구의 0.4%가 전체 부의 70%를 소유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의 집중은 미국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취임 40일 동안 官吏 20여 명 조사
 
  ‘망당망국’을 피하기 위한 시진핑 지도부의 사정바람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관가,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인민일보》(人民日報), 《신화사》(新華社) 등 중국의 각종 국영언론사들은 중국 전역의 부패한 관리들에 대한 폭로성 기사로 연일 도배를 하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 취임 이후 40여 일 동안 중국 내에서 20명에 가까운 중앙·지방 관료가 부패와 성추문 등으로 줄줄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측근 10명의 성추문 사건이다. 레이정푸(雷政富) 충칭시 베이베이(北碚)구 서기와 당간부 10여 명이 부동산 건설업자에게 성 접대를 받은 것이 들통나 모두 면직된 것이다. 레이 서기는 작년 11월 내연녀와 성 관계를 나누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3일 만에 면직됐다. 동영상은 지난 2008년 2월 충칭의 한 부동산 건설업자가 레이 서기를 협박하기 위해 몰래 촬영한 것으로 18세에 불과한 자오훙샤(趙紅霞)를 이용, 성 상납한 것이다. 자신이 협박을 받자 레이 서기는 당시 충칭 서기 보시라이를 찾아가 ‘구원’을 요청했고, 보시라이는 왕리쥔(王立軍) 공안국장에게 지시해 이 사건을 조사하게 했다. 조사결과, 레이 서기 외에도 5명의 충칭 관리와 5명의 충칭 국영기업 간부가 이 사건에 연루됐으며, 이 중 6명은 모두 자오훙샤와 성 관계를 맺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충칭 공안은 2009년 11월 사건을 종료, 성 상납을 한 업자를 처벌하고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다 최근 시진핑 총서기의 부패 근절 열풍 속에 중국의 반부패 사이트 운영자 주루이펑(朱瑞峰)이 해당 동영상을 입수해 폭로를 하며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주루이펑은 중국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수중에 있는 5개 성 상납 동영상에 등장한 간부들은 아직도 현직에 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레이 서기보다 직급이 높은 관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2월 초 통신사인 《중신사》(中新社)는 광둥성 당기율위원회가 량다오싱(梁道行) 전 선전(深圳)시 부시장을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선전시 부시장을 역임했다. 그는 선전시 대학생운동회 집행 과정에서 행사 비용을 4배까지 부풀려 계상하는 방법으로 차액을 횡령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둥성 포산(佛山)시 순더(順德)구 저우시카이(周錫開) 공안국 부국장도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로 받은 5000만 위안(약 87억원)과 1000만 위안(약 17억원) 상당의 부동산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非理百態
 
중국의 부패지수와 GDP(출처:조선일보).
  중국 언론의 폭로와 사정기관의 발 빠른 수사 결과에 따라, 구속되거나 조사 중인 중국 정치인, 공무원들의 비리백태도 중국 인구만큼이나 다양하다.
 
  지난해 12월 19일 1심 재판에서 사형연기 2년을 받은 장시(江西)성 정부 전 비서장 우즈밍(吳志明)은 지난 2002년부터 직위를 이용해 매년 1000만 위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장시성 중급인민법원에 따르면, 그는 모두 41회에 걸쳐 수뢰를 했으며 한번에 최고 4732만 위안(80억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 《신화사》 통신은 우즈밍에 ‘장시 제일가는 탐관’(江西第一貪)이라는 호칭을 붙였다. 《신화사》는 우즈밍의 수뢰 방법을 ‘十個不’(열 가지를 가리지 않았다)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는데 다음과 같다.
 
  “(그는) 첫째, 자신의 직위가 어떻든 돈을 챙겼다. 둘째, 수단을 가리지 않았고, 셋째 대상을 가리지 않았으며, 넷째 사유와 무관하게 돈을 챙겼고, 다섯째 몇천 위안부터 몇천만 위안까지, 받는 데 한도가 없었다. 여섯째, 현물이든 현금이든 재물을 받는 방식을 가리지 않았고, 일곱째 장소가 어디든 상관하지 않았으며, 여덟째 금액을 상관하지 않았다. 아홉째, 돈을 받는 용도가 분명치 않았고, 열째 뒷일을 신경 쓰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솽구이’(雙規·중국 공산당이 당원 가운데 피의자를 조사하는 방식. 솽구이 이후 죄가 드러나면 정식으로 재판을 받거나 당에서 파면된다) 직전에도 대담하게 돈을 받았다.”
 
  ‘부동산 누님(房姐)’ 사건으로 불리는 산시(陝西)성 선무(神木)현 농촌상업은행 전 부행장 궁아이아이(龔愛愛) 건을 보자. 중국 공안 조사 발표에 따르면, 궁은 호적 4개를 이용해 베이징에서만 41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처음에는 궁이 2개의 호적으로 베이징에서 20여 채 부동산 10억 위안(약 17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상황은 이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궁은 베이징과 산시성뿐만 아니라 광둥성 등 지역에서도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남방주말》(南方周末) 보도에 따르면, 궁은 은행에 근무할 때 대출이 필요한 선무현 탄광 사장들의 주요 로비 대상이었다. 궁은 2004년 선무현 농촌상업은행 싱청(興城) 지사장을 맡은 데 이어 2010년엔 선무현 농촌상업은행 부행장이 됐다. 이와 동시에 그녀는 지역 인민대표회의 대표로 선출됐고 중국 당국이 여간부들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인 3.8홍기수(紅旗手) 칭호도 수여받았다.
 
 
  국영기업 女과장의 성매수
 
시진핑 총서기는 부패 척결을 위해 ‘호랑이와 파리를 함께 때려잡겠다’고 강조했다. ‘영도급 간부’라는 호랑이를 때려잡는 모습을 그린 《신화사》의 카툰.
  궁 사건에 이어 ‘부동산 형님(房哥)’ 사건도 터졌다. 중국 지방 검찰원 반부패 전담 관리가 부동산 17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론이 폭로한 것이다. 한국의 중국 전문 사이트인 《시사중국》은 지난 2월 3일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를 인용해,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牡丹江)시 시안(西安)구 검찰원 반탐국(反貪局·반부패전담국) 국장 장수팅(張秀亭)이 ‘동북 부동산 형님(東北房哥)’으로 통한다고 보도했다. 《시사중국》에 따르면, 부동산 문서 17개 중 15개는 실제 장 국장 부부 명의임이 확인됐으며 주택과 아파트, 상가, 주차장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이 중 4개는 장 국장 명의로, 11개는 아내 왕훙쥔 명의로 돼 있었다. 그동안 장 국장 부부는 법적으로는 이혼했지만 실생활에서는 여전히 부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남방도시보》 보도가 나온 후 2월 4일 신화통신은 장 국장이 이미 현지 당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해임됐다고 전했다.
 
  충칭시 레이정푸 서기 사건을 포함해 남자 관리들의 성추문 사건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리쥔원(李俊文) 전 타이위안(太原)시 샤오뎬(小店)구 인민대표는 4명의 부인으로부터 10명의 아이를 낳은 사실이 드러나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헤이룽장성 국영기업 경영자인 쑨더장(孫德江)은 지역 TV의 여자 앵커를 성폭행한 사실이 밝혀져 면직을 당했다. 치팡(齊放) 신장(新疆) 우루무치시 공안국장은 내연관계인 자매 2명을 경찰관에 특채했다는 이유로 면직을 당한 채 조사를 받았다.
 
  최근에는 남자뿐만 아니라 국영기업의 여성간부가 연관된 성추문 사건이 언론에 보도돼 중국 사회를 들끓게 했다. 이른바 ‘아프리카 호스트’(非洲牛們) 사건이다. 2월 2일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중국 양대 석유회사 가운데 하나인 중궈스화(中國石化·시노펙) 여자 과장인 장친(張琴)은 미국계 기업으로부터 아프리카 남성을 성 상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 다국적 기업인 애질런트 테크놀로지(安捷倫科技)의 마케팅부 왕 경리(여)는 우한(武漢) 에틸렌 공장의 중요한 프로젝트 발주를 앞두고 베이징의 중궈스화 본사를 찾았다. 왕 경리는 중궈스화 발주를 책임진 장 과장을 만나 고급 만찬을 대접한 후, 부잣집 부인들만 찾는 성매매 클럽으로 데리고 갔다. 이 클럽은 아프리카 남성들이 호스트 역할을 하며 성 접대를 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언론에 보도돼 인터넷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중궈스화가 성추문 글을 삭제하기 위해 무려 30억 위안(5천억원)을 들이기로 내부 결정했다는 내용이 중국 밖에 서버를 둔 인터넷 언론 등을 통해 또한 퍼지고 있다. 파룬궁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기원》(大紀元) 인터넷판 2월 2일자는, 문제의 장친 과장 아버지인 장즈중(張直忠)은 산하 최대 자회사인 양즈스화(揚子石化)의 당위서기이며 중궈스화의 현 고위인사로, 현재 중궈스화 내 상당수 인사들이 양즈스화 출신이며 장즈중이 발탁했기 때문에 딸인 장친을 보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익집단 저항 뚫기 어려워”(후야오방 아들 후더화)
 
  시진핑 총서기는 자신이 하달한 8대 지침대로 검소하고 파격적인 행보로 친서민 이미지를 강조하며 부패 척결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제 그가 부패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안팎 모두 부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가 부패와 전쟁을 벌이면서 처벌한 관료 대부분이 중앙정부 국장급 이하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함께 잡겠다는 ‘호랑이와 파리’ 중 ‘파리’만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관급 이상 고위층은 조직폭력배 비호와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 중인 리춘청(李春城) 전 쓰촨(四川)성 부서기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시진핑 총서기가 부패와의 전쟁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각 성장 및 당서기급 등 중국의 핵심 지도부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중국의 개혁파 정치인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아들 후더화(胡德華)는 지난 1월 초 홍콩 《명보》(明報)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총서기 개인의 성장사를 볼 때 개혁의지가 있는 것은 확신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여러 이익집단의 저항을 뚫고 단기간에 개혁에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중국은 이미 거대한 이익집단들이 형성됐고 개혁을 통해 여러 방면, 여러 계층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며 “중국 공산당의 새 지도부가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사건을 끝까지 파헤쳐 최고위층 관련자를 색출해야 하고 이를 통해 반부패에 대한 결심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지난 12월 26일자에서 “중국의 새 최고지도부가 끝까지 부패와의 전쟁을 지속할지 판단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도했다. 유명 언론인 가오위(高瑜)는 “시진핑은 재산공개와 같은 가장 근본적인 제도 개선도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호랑이와 파리를 같이 잡을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중국 내외 언론들은 지난해 연말 중국의 의회 격인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입법계획으로 채택한 공직자 재산신고 의무화를 규정한 법률의 입법화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경제일보》(中國經濟日報) 후량(胡亮) 기자는 ‘공무원재산신고제도는 국제사회와 발맞춰야 한다’는 칼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무원재산신고제는 1990년 전인대 상무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이미 언급이 됐고, 1994년 8기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정식으로 입법계획에 넣었는데, 여러 차례 좌초가 됐다. 재산신고제는 정치발전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세계 각국이 이미 제도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제도이니 중국이 세계와 함께 나가야 한다. 개인의 사적인 권리를 침해한다는 거부 이유는 공인은 국가의 재산이라는 시각에서 볼 때 정당성이 없다.”
 
 
  민영기업에도 黨委서기 둬
 
‘엄격하게 절약하고, 낭비를 막자’는 시진핑의 지시를 보도한 《인민일보》 1월 29일자 1면.
  중국이 경제규모로 미국에 이어 G2 국가로 우뚝 섰지만 이처럼 부패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뭘까. 윤경우 국민대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개혁개방 당시 점진적인 체제전환을 하면서 개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당정의 기득권 세력을 우군으로 만들면서 당정간부와 기업가들을 결탁하게 만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미국 템플대에서 ‘중국 기업 개혁에서 관시’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중국 수도경제 무역대와 옌볜대에서 약 2년 동안 교수생활을 했다. 윤 교수와 나눈 얘기다.
 
  —중국에서 당정간부와 기업이 결탁하는 현상은 어떻게 생성된 겁니까.
 
  “중국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였지만, 기본적으로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는 국가예요. 사회주의 국가는 모든 부분에서 공산당이 중심입니다. 그래서 국가, 기업, 노동이 일원화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경유착이 아니라, 정경이 결합되는 겁니다. 정경이 결합되지만, 궁극적으로 당이 항상 최우선이며 최정점에 서 있어요. 그래서 중앙과 지방 부처, 국영기업을 포함해 심지어 민영기업까지도 당에서 파견한 인사가 ‘○○공사 당위서기’가 돼서 해당 기업을 관리합니다. 이렇게 되는 순간, 기업과 당간부들은 한몸처럼 돼서 누가 누구를 견제하고 감독하는 건 불가능한 거죠.”
 
  —민영기업의 당위서기는 어떤 역할을 합니까.
 
  “당위서기들은 당간부일 수도 있고 공산당원인 고위관리들일 수도 있어요. 민영기업들은 중국에서 당과 관리들의 도움 없이는, 이른바 관시가 없이는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압니다. 사실, 민영기업에는 당위서기를 둘 필요가 없지만, 민영기업들의 오너들은 앞장서서 당과 정부부처 간부들을 당위서기로 모셔옵니다. 이들을 통해서 당과 정부부처를 연결할 수 있으니까요.”
 
 
  “한 치마 속 두 다리”
 
윤경우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윤경우 교수에 따르면, 중국 관리들의 부패문제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은 각 성의 SOC(사회간접자본) 건설 현장이라고 한다. 2000년 초반 광둥성 선전과 산터우(汕頭)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에 관계된 30명의 광둥성 관리들이 공식적으로 받은 것이 드러난 뇌물만 약 940만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관련된 부서의 거의 모든 관리들이 연결이 돼서 내부적으로 몇 명만 희생양으로 삼아 구속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마저도 몇 개월 후 모두 풀려나 현직에 복귀했다.
 
  다시 윤 교수의 얘기다.
 
  “지난 30년간 중국이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잠재적인 걸림돌인 당정 기득권 세력을 이처럼 시장의 행위자, 기업인들과 결탁을 하게 만들어놨습니다. 이 결과 점진적으로 시장경제를 확산 심화하는 체제전환 방식이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였지요. 하지만 30년이 지난 현재, 이들의 결합은 너무 공고해졌고 기득권 세력의 벽은 너무 높아졌어요.”
 
  —현재 시진핑 총서기의 부패와의 전쟁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전망하나요.
 
  “부정부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주화와 자유화 같은 본질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합니다. 시진핑 총서기가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재 공산당의 집권 기반인 기득권 세력, 본인의 집안을 포함한 중국을 좌지우지하는 집안들을 표적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게 안 될 때는 베이징대 옌지룽(燕繼榮) 정부관리학원 교수의 말처럼 ‘아래로부터 민주화와 자유화 달성이냐’, ‘위로부터 자발적인 정치개혁 실현이냐’는 양자택일 앞에 놓이게 될 겁니다. 어느 하나도 쉽지가 않다는 게 문제죠.”
 
  베이징 칭화대 A 교수는 시진핑 총서기의 반부패 정책 성공 여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중국에서 정치권력과 기업가들의 관계는 다리가 두 개지만 한 치마 속에 있는 두 다리니 어떻게 분리를 하겠어요? 제 동료 교수 가운데 한명은 부패문제가 전공이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 사회의 부패문제를 해결하려다가 이제는 지쳐서 포기했습니다. 이제 논문에서도 중국사회 부패문제를 다루지 않아요. 안 되는 게 뻔한데요.”
 
 
  중국 8대 원로 자손들의 탐욕
 
  지난해 12월 26일 《블룸버그》 통신은 이른바 ‘중국 8대 원로’ 집안에 대한 특집 기사를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마오쩌둥 전우 자손들이 새로운 자본주의 귀족으로 떠오르다’라는 제목의 이 보도에서 “중국 ‘8대 원로’ 자녀들이 ‘귀공자’가 되어 중국 사회의 부를 독점하고 있다”며 8대 원로 직계 자손과 그 배우자 등 103명의 학력, 직업, 가족관계 등을 자세히 조사해 보도했다.
 
  이 통신사가 언급한 ‘중국 8대 원로’는 마오쩌둥을 도와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덩샤오핑(鄧小平), 왕전(王震) 전 국가부주석, 천윈(陳雲) 전 중국공산당 부주석, 리셴녠(李先念) 전 국가주석, 펑전(彭眞)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 쑹런충(宋任窮) 전 중앙고문위 부주임, 양상쿤(楊尙昆) 전 국가주석, 보이보(薄一波) 전 국무원 부총리 등 8명이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8대 원로 자손들 중 26명이 중국 국영기업 CEO를 맡고 있다. 이 중 덩샤오핑의 사위 허핑(賀平), 천윈의 아들 천광(陳光), 왕전의 아들 왕쥔(王軍) 세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만 1조6천억 달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8대 원로 자손들 중 43명은 기업 임원을 맡고 있으며, 최소 18명이 역외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80년대 국유기업 경영을 맡았고 1990년대에는 부동산, 석탄, 철강 등 인기 사업에 종사했으며 최근에는 사모펀드 등 투자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태자당 3대들, 즉 8대 원로 손자와 그 배우자 31명은 현재 30~40대다. 이들은 화려한 집안배경과 해외에서 받은 교육을 바탕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중 최소 11명은 민영기업 CEO이며 대부분 금융이나 기술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티그룹이나 모건스탠리를 포함한 미국 월가 은행에 채용된 사람도 있다. 또 최소 6명이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은 비즈니스 과정에서 커넥션을 이용하기 위해 중국 엘리트층으로부터 인재를 모집하기도 한다.
 
  중국 8대 원로 자손들은 절반 이상 해외에서 거주하거나 유학 또는 사업을 하고 있다. 미국은 이들에게 가장 매력 있는 국가다. 100여 명의 8대 원로 자손들 중 23명은 미국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명문 대학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18명은 미국에서 일하고 있고 12명은 미국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진핑 총서기도 이들과 같은 ‘귀공자(princeling)’라며 시 총서기의 일가가 총 자산 3억7600만 달러와 홍콩 부동산 5500만 달러를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쩌민의 3개 대표론 이후 기업가들도 현상유지 세력으로
 
  《중국 경제 추락에 대비하라》의 저자인 김기수 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의 혁명 원로 집안들은 가시적인 정치개혁을 바라지 않고, 현상유지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 부패문제는 이런 한계 때문에 성공적으로 근절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기수 수석연구위원과 나눈 얘기다.
 
  “중국의 정치경제 구조를 움직이는 것은 시장, 즉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지배계급을 형성하고 있는 혁명 가문들의 특수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성된 균형잡힌(balanced) 사회 메커니즘이에요. 중국은 기본적으로 가족 사업에 기초하고 있는데 여기서 지배계급이 바뀌면, 이해의 균형도 불가피하게 변하게 됩니다. 때문에 특정의 지배 패밀리들은 다른 패밀리들과 공동의 이해를 가질 수밖에 없어요. 현 질서유지를 의미하는 사회적 안정만이 이 특별한 집단의 이해와 일치하지요. 따라서 후진타오 주석이 주장한 ‘조화로운 사회(Harmonious Society)’는 결국 기득권 유지에 필요한 사회 안정을 위한 정치적 슬로건이었던 겁니다.”
 
  —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부패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습니까.
 
  “부패문제의 몸통이 누굽니까? 혁명 원로 집안과 정치국 상무위원들입니다. 이들이 자신에게 칼을 겨눌 수 있겠습니까?”
 
  —유럽의 정치발전 역사를 보면, 상인계급에서 성장한 신흥귀족들이 왕권을 제한하면서 정치개혁을 이뤄냈습니다. 중국의 기업인들이 성장하면서, 부패한 정치권력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원래 기업가들은 정부의 간섭이 축소되고,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는 상황을 바라지요. 정치로부터 독립되고 그에 맞춰 자유주의 노선을 띤 정치 및 경제개혁이 가속화될 수 있어요. 하지만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성장한 기업가들이 살아남기 위해 탈정치화하면서 당과 정부 관리들과 관시를 통해 철저하게 이익 위주 집단이 됐어요. 여기에 장쩌민 전 주석이 2000년 3개 대표론을 주창하면서, 기업가들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했어요. 이 결과 중국을 좌지우지하는 기업가들은 공산당에 입당하면서 더욱 자연스럽고 공고하게 공산당 최고 지도자들과 결합하게 됐습니다. 앞서 말한, 중국 혁명 집안들 이외에 현상유지를 바라는 집단이 하나 더 생긴 겁니다. 따라서 중국 기업들이 부정부패를 해결하고 정치개혁을 바라는 세력으로 성장할 수 없어요. 중국의 부패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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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주    (2013-05-19) 찬성 : 52   반대 :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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