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GNI 대비 공적개발원조 비율 0.2%… 국제사회에서 목표로 하는 0.7%에 못 미쳐”
⊙ “코이카의 공동체 중심 개발협력사업이 한국 이미지 높여”
⊙ “우리나라 정부 예산에서 ODA는 사실상 1%도 안 돼”
金映完
1977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美 UC 샌디에이고 국제개발 석사, 아이오와 주립대 정치학 박사 / 아이오와 주립대 강의전담교수, 고려대 연구교수, 한국외대 LD학부 교수 역임. 現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코이카의 공동체 중심 개발협력사업이 한국 이미지 높여”
⊙ “우리나라 정부 예산에서 ODA는 사실상 1%도 안 돼”
金映完
1977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美 UC 샌디에이고 국제개발 석사, 아이오와 주립대 정치학 박사 / 아이오와 주립대 강의전담교수, 고려대 연구교수, 한국외대 LD학부 교수 역임. 現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9월 26일, 서강대학교에서 김영완 교수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코이카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6·25 전쟁 직후 폐허가 된 서울을 바라보며 “이 나라를 재건하는 데는 100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그 예상을 뒤엎고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최빈국에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한강의 기적’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부터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이어진 초고속 압축성장을 가리킨다. 한국은 1969년 최빈국에서 탈피했고, 1980년대에는 대만·싱가포르·홍콩과 함께 신흥공업국으로 분류됐다. 1994년 고소득국가 반열에 올랐으며, 2025년에는 GDP가 1961년 대비 약 700배로 불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가난한 나라의 대명사였던 한국이 어떻게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을까? 오는 11월 25일 ‘개발협력의 날’을 앞두고 《월간조선》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역사와 현황을 짚어 보기 위해 김영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한국은 국제원조 수원국(受援國)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아주 특별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원조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 한국처럼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현상은 아주 이례적인 것이지요?
“한국은 상당히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1999년도까지 원조를 받았지만 그보다 앞서 1996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고, 2010년 1월 1일부터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멤버가 되어 신흥 공여국이 되었으며, 현재는 ‘전통 공여국’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 현재 세계 속에서 한국 ODA(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규모와 성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국은 2024년 39억 4000만 달러를 공여하여, 총액으로 따지면 유럽연합(EU)을 포함한 33개 DAC 회원국 중 13위입니다. 하지만 GNI(국민총소득·Gross National Income) 대비 ODA 비율은 0.21%로 하위 7위 수준입니다. 그것도 2024년에 GNI 대비 ODA 비율이 처음으로 0.2%를 넘어선 것이고, 2015~2023년에는 0.14~0.17% 사이였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목표로 하는 GNI 대비 ODA 비율이 0.7%임을 감안하고 한국 ODA 총액을 고려한다면 아직은 주요 공여국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김영완 교수는 1997년 처음 인도를 방문했다. 당시만 해도 인도인들은 “한국에서 왔다”고 해도 한국이 어디인지조차 알지 못했고, 어떤 나라에서는 오히려 북한이 더 알려져 있었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존재감이 크지 않은 작은 나라였다. 그러나 지금은 문화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교수는 “ODA가 한국의 이미지를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은 어떤 주요 성과를 남겼나요?
“한국 자체가 ODA를 통해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ODA는 국가의 소프트파워와 국익을 증진시키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ODA 사업으로 다리나 도로가 건설되면 한국 국기가 함께 걸리지요. 그러면 그 나라 사람들이 ‘아, 이게 한국에서 지어 준 거구나’ 하고 인식하게 되죠.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ICT센터, 학교 등 커뮤니티 중심 개발협력사업을 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칩니다. 특히 볼리비아 엘 알토(El Alto)의 ‘한국병원(Hospital Municipal Modelo Corea)’이 좋은 사례입니다. 기초의료시설이 취약했던 이 지역에 1998년 병원을 설립했고, 2차 지원을 통해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추가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볼리비아 내에서 최고의 산모병원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곳에서 출산한 산모들 사이에 ‘한국병원이 최고’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국의 이미지가 더 좋아졌죠. 이런 경험이 쌓이면 한국인과 한국 기업을 자연스럽게 반기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 ODA를 통해 한국의 위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군요.
“당연합니다. 현지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구축되면 기업들이 활동하기도 좋아져요. 공공외교 성과를 말할 때 ‘공공외교 예산을 아무리 많이 써도 BTS 하나만 못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고요. 국가 이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ODA가 한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은 식민 지배를 한 적 없는 공여국이기 때문에 한국 ODA의 의미가 더욱 특별합니다. 영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공여국은 식민 지배 경험이 있어서, 그들이 ODA를 하면 수원국 국민들은 그 이면에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죠. 한국은 순수한 의도로 ODA를 시작했고, ODA는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시켰습니다.”
“한국은 情 있는 ODA를 하는 국가”
김영완 교수는 국제개발협력 연구와 사업 현장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다. 유니세프(유엔 아동기금), 국제공화정연구소, 휴먼아시아 등에서 국제기구와 활동했고, 코이카·외교부·통일부의 연구용역 및 개발협력사업 평가 연구 다수에 참여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 관련 강의와 저서 등 학술 활동도 이어 왔다. 그는 “한국형 개발협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산의 한계”라며 적은 규모로 진행되는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 자세하게 설명하면?
“예산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중국은 자금력이 많아 아예 무상(無償)으로 도로나 빌딩을 지어 줍니다. 아프리카에 가보면 중국이 지은 빌딩은 휘황찬란해서 금방 알아볼 수 있어요. 그렇게 개발해 주고, 나오는 이익이나 자원은 중국의 것이 됩니다. 일본은 ‘장인(匠人)정신’이 있어서 장기간 동안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특정 분야를 꾸준히, 길게 파고듭니다. 이들에 비하면 한국이 제한된 예산으로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죠.”
― 반대로 한국만의 강점은요?
“가장 큰 장점은 성실함입니다. 무엇이든 맡기면 자기 일처럼 최선을 다하는 게 한국인이고 한국의 문화죠. 또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원조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나라잖아요. 힘들었던 경험이 있으니 다른 개도국의 귀감이 됩니다. 성장 경험을 잘 살리면서 개도국의 심정을 이해하는 게 큰 강점이지요.
그리고 개도국 사람들이 서양인과 한국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요. 한국은 그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나라이며 한국인은 개도국 사람들을 편견 없이 따뜻하게 대합니다. 한국은 ‘정(情)이 있는 ODA’를 하는 국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형 ODA 전략 수립 필요”
김영완 교수는 기후 변화 등 새로운 국제 어젠다에 대한 관심도 높다. ‘기후 재앙’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기후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앙아시아 역시 그 직격탄을 맞았다. 가장 큰 화두는 ‘물’이다. 한때 세계 4대 호수로 불렸던 아랄해가 2000년대 초 90% 이상 사막으로 변할 정도로 물 부족이 심각해졌고, 특히 농작물 수출이 국가 주 수입원인 우즈베키스탄이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은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 국가 중 하나다. 2023년 우리 정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과 프랑스에 이어 우즈베키스탄에 세 번째로 많은 양자(兩者)원조를 제공했다. 이는 경제·문화·역사적 관계와도 깊게 연관돼 있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의 교역 상대국 가운데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튀르키예에 이어 5위이며, 자동차·섬유 등 여러 기업이 진출해 있다. 또 17만여 명 규모의 고려인 커뮤니티와 K-콘텐츠 열풍 덕분에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
한편 코이카는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와 함께 키르기스스탄 남부 오시(Osh)와 바트켄(Batken) 지역 30개 농촌 마을, 주민 8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통합적 농촌개발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 인프라 지원이나 일회성 교육이 아니라 생계, 교육, 젠더, 거버넌스 등 주민 삶 전반을 바꾸는 ‘통합적 접근’이 핵심이다. 김 교수는 “키르기스스탄의 통합적 농촌 개발은 코이카의 시민사회협력사업 전략형 모델로 장기간 대규모 지원이 이뤄진 사례”라면서도 “여전히 다른 공여국에 비해 규모는 더 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다른 공여국 모델과 한국의 모델은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을까요?
“통합적 개발협력사업을 한국형 ODA 모델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만의 ODA 전략 수립도 필요하지요. 아랄해 위기대응사업은 GGGI(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lobal Green Growth Institute)와 협력한 사례인데, ‘녹색채권’을 발행해 민간 투자를 유치한 혁신적인 사업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접근 등을 통해 기후 위기 대응에서 우리나라가 선도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국제 어젠다의 등장”
― 새로운 국제 어젠다가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어떻게 기여를 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적으로 난민(難民) 문제는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난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그들이 정착하거나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난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부정적으로 답합니다. 하지만 난민의 정의(定義)가 무엇인가를 질문하면 거의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난민은 정치적 이유 등으로 박해를 받아 자국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본국을 떠난 사람입니다. 실제로 난민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합니다. 그러나 그럴 수 없기에 난민이 된 것이죠. 그 누구도 스스로 난민이 되길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난민은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현재 머물고 있는 곳에서 보호받아야 합니다. 난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발협력사업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기후 위기 대응과 친환경 정책 추진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GGGI는 한국에서 출범한 국제기구로, 환경 분야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자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 새로운 국제 어젠다에 기여하면 한국의 위상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겠군요.
“맞습니다. ODA는 단순히 ‘도와준다’는 개념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개발도상국 주민의 삶을 발전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면 한국 기업도 진출할 수 있고, 그렇게 하나의 ODA 생태계가 형성됩니다. 그런데 여전히 많은 사람이 ODA를 ‘세금 낭비’로 보는 등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ODA는 한 나라의 국격(國格)을 높이고, 그에 따라 그 나라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거나 투자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불러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사회 기조를 보면 ODA 예산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미국에서는 트럼프 2기 들어 국제개발처(USAID)가 대폭 축소되며 국무부 산하 기구로 격하되었으며, 한국도 2026년 ODA 예산이 축소될 전망이다.
“ODA는 예산 낭비가 아니다”
― 여러 나라들에서 ODA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어떻게 보시나요?
“미국이 이제까지 ODA를 국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ODA가 예산 낭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USAID 축소 결정은 이 기구가 전 세계에서 개발협력사업을 하며 미국 이미지 개선과 소프트파워 형성에 기여한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입니다. 한국에서도 ODA가 얼마나 국가 이미지 개선과 소프트파워 제고(提高)에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요. 우리나라 정부 예산에서 오랫동안 ODA는 사실상 1%도 안 됐습니다. 미국도 비슷하고요. 그 예산을 아끼려다 그간 쌓아 온 70~80년의 노력을 잃어버리는 셈입니다. 트럼프 이후 미국 정부에서는 상황이 변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ODA가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국제사회에서는 개발도상국의 성장을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이유 첫 번째는 인도주의적 차원입니다. 절대빈곤에 놓인 인구, 즉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조차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는 인구는 전 세계 7억여 명으로, 2024년 기준 세계 인구의 약 8.5%에 달합니다. ‘왜 국내가 아니라 해외를 돕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절대빈곤이 거의 없는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개도국의 빈곤은 차원이 다릅니다. 또한 한국과 달리 개도국은 빈곤층에 대한 사회보장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두 번째는 현실적 이유입니다. 분쟁과 빈곤은 결국 선진국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은 수출 중심 국가로, 원자재와 시장을 개도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 국가를 돕지 않는다면 원자재 수입도 어려워질 수 있죠. 한국이 ODA 사업을 할 때 10을 주면 최소한 10을 돌려받고, 그 이상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ODA를 통해 개발도상국이 안정되고 성장하면 한국의 성장에도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국가에 지원을 늘릴수록 더 많은 시장과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 이런 식으로 힘을 키우고 있는 국가는 어딘가요?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엄밀히 말하자면 ODA는 아니지만 원조의 형태로 다양한 재원을 활용해 아프리카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소프트파워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 국가가 54개국인데, 대만과 국교를 맺고 있는 에스와티니(옛 스와질랜드)를 제외하고 모두 중국-아프리카 정상 포럼에 참석합니다. 그만큼 관계를 밀착시키니 아프리카에서 중국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도 되고, 자원 확보도 쉬워진 것이지요.”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 해야”
―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국제개발협력이 우리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느냐’고 의문을 표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상 ODA는 곧 국익으로 직결됩니다. 개발도상국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면 언젠가 우리나라 제품을 구매하거나, 한국 기업과 협력하거나, 우리나라에 와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ODA를 하면 할수록 국익이 증진되고, 한국의 위상도 높아집니다.”
― 앞으로 한국 국제개발협력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중국은 자본이 많고, 미국은 ODA 규모가 크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신 새로운 국제 어젠다를 제시하기에 좋은 나라입니다. 예컨대 기후 위기 대응 같은 주제를 한국이 주도하면 국제사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저는 ‘Zero ODA’, 즉 ‘ODA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ODA를 한다’는 슬로건을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ODA를 받아서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ODA를 공여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한국만의 강점을 살려 특별한 어젠다를 담아낸다면 우리가 받았던 것처럼 국제사회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국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한강의 기적’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부터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이어진 초고속 압축성장을 가리킨다. 한국은 1969년 최빈국에서 탈피했고, 1980년대에는 대만·싱가포르·홍콩과 함께 신흥공업국으로 분류됐다. 1994년 고소득국가 반열에 올랐으며, 2025년에는 GDP가 1961년 대비 약 700배로 불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가난한 나라의 대명사였던 한국이 어떻게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을까? 오는 11월 25일 ‘개발협력의 날’을 앞두고 《월간조선》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역사와 현황을 짚어 보기 위해 김영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한국은 국제원조 수원국(受援國)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아주 특별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원조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 한국처럼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현상은 아주 이례적인 것이지요?
“한국은 상당히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1999년도까지 원조를 받았지만 그보다 앞서 1996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고, 2010년 1월 1일부터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멤버가 되어 신흥 공여국이 되었으며, 현재는 ‘전통 공여국’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 현재 세계 속에서 한국 ODA(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규모와 성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국은 2024년 39억 4000만 달러를 공여하여, 총액으로 따지면 유럽연합(EU)을 포함한 33개 DAC 회원국 중 13위입니다. 하지만 GNI(국민총소득·Gross National Income) 대비 ODA 비율은 0.21%로 하위 7위 수준입니다. 그것도 2024년에 GNI 대비 ODA 비율이 처음으로 0.2%를 넘어선 것이고, 2015~2023년에는 0.14~0.17% 사이였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목표로 하는 GNI 대비 ODA 비율이 0.7%임을 감안하고 한국 ODA 총액을 고려한다면 아직은 주요 공여국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김영완 교수는 1997년 처음 인도를 방문했다. 당시만 해도 인도인들은 “한국에서 왔다”고 해도 한국이 어디인지조차 알지 못했고, 어떤 나라에서는 오히려 북한이 더 알려져 있었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존재감이 크지 않은 작은 나라였다. 그러나 지금은 문화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교수는 “ODA가 한국의 이미지를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은 어떤 주요 성과를 남겼나요?
“한국 자체가 ODA를 통해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ODA는 국가의 소프트파워와 국익을 증진시키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ODA 사업으로 다리나 도로가 건설되면 한국 국기가 함께 걸리지요. 그러면 그 나라 사람들이 ‘아, 이게 한국에서 지어 준 거구나’ 하고 인식하게 되죠.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ICT센터, 학교 등 커뮤니티 중심 개발협력사업을 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칩니다. 특히 볼리비아 엘 알토(El Alto)의 ‘한국병원(Hospital Municipal Modelo Corea)’이 좋은 사례입니다. 기초의료시설이 취약했던 이 지역에 1998년 병원을 설립했고, 2차 지원을 통해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추가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볼리비아 내에서 최고의 산모병원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곳에서 출산한 산모들 사이에 ‘한국병원이 최고’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국의 이미지가 더 좋아졌죠. 이런 경험이 쌓이면 한국인과 한국 기업을 자연스럽게 반기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 ODA를 통해 한국의 위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군요.
“당연합니다. 현지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구축되면 기업들이 활동하기도 좋아져요. 공공외교 성과를 말할 때 ‘공공외교 예산을 아무리 많이 써도 BTS 하나만 못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고요. 국가 이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ODA가 한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은 식민 지배를 한 적 없는 공여국이기 때문에 한국 ODA의 의미가 더욱 특별합니다. 영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공여국은 식민 지배 경험이 있어서, 그들이 ODA를 하면 수원국 국민들은 그 이면에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죠. 한국은 순수한 의도로 ODA를 시작했고, ODA는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시켰습니다.”
“한국은 情 있는 ODA를 하는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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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완 서강대 교수. 사진=C영상미디어 |
― 자세하게 설명하면?
“예산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중국은 자금력이 많아 아예 무상(無償)으로 도로나 빌딩을 지어 줍니다. 아프리카에 가보면 중국이 지은 빌딩은 휘황찬란해서 금방 알아볼 수 있어요. 그렇게 개발해 주고, 나오는 이익이나 자원은 중국의 것이 됩니다. 일본은 ‘장인(匠人)정신’이 있어서 장기간 동안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특정 분야를 꾸준히, 길게 파고듭니다. 이들에 비하면 한국이 제한된 예산으로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죠.”
― 반대로 한국만의 강점은요?
“가장 큰 장점은 성실함입니다. 무엇이든 맡기면 자기 일처럼 최선을 다하는 게 한국인이고 한국의 문화죠. 또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원조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나라잖아요. 힘들었던 경험이 있으니 다른 개도국의 귀감이 됩니다. 성장 경험을 잘 살리면서 개도국의 심정을 이해하는 게 큰 강점이지요.
그리고 개도국 사람들이 서양인과 한국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요. 한국은 그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나라이며 한국인은 개도국 사람들을 편견 없이 따뜻하게 대합니다. 한국은 ‘정(情)이 있는 ODA’를 하는 국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ODA 사업이란 국제개발협력에 사용되는 개발 재원은 ODA, 기타공적자금, 민간 자금의 흐름, 민간 증여로 구분할 수 있다. 그중 ODA는 국가의 공적 자원을 재원으로 활용한다. 즉,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과 복지 향상을 위해 개발도상국 정부, 지역이나 국제기구에 제공하는 자금의 흐름을 뜻한다. 따라서 군사적 지원, 평화 유지를 위한 자금 및 인력 투입, 사회·문화적 교류 프로그램 등, 수원국이 아닌 공여국을 위한 활동은 ODA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ODA는 ▲현금 원조 ▲물품 원조 ▲기술 원조 ▲인적자원개발 원조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며, ▲정부 간 원조 ▲민간 간 원조 ▲공공-민간 협력(PPP)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은 1970년대까지 수원국이었으나, 1991년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설립 이후 공여국으로 전환됐다. 2024년 기준 한국의 ODA 규모는 세계 13위로, 국민총소득 대비 ODA 비율은 0.21%(39억 4000만 달러, 약 6조 2629억원)로 2023년보다 0.04%포인트 증가했다. ODA는 국제연합 헌장의 원칙(주권, 평등, 내정 불간섭 등)을 준수하며, 개발도상국의 요청과 경제·사회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시한다. |
“한국형 ODA 전략 수립 필요”
김영완 교수는 기후 변화 등 새로운 국제 어젠다에 대한 관심도 높다. ‘기후 재앙’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기후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앙아시아 역시 그 직격탄을 맞았다. 가장 큰 화두는 ‘물’이다. 한때 세계 4대 호수로 불렸던 아랄해가 2000년대 초 90% 이상 사막으로 변할 정도로 물 부족이 심각해졌고, 특히 농작물 수출이 국가 주 수입원인 우즈베키스탄이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은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 국가 중 하나다. 2023년 우리 정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과 프랑스에 이어 우즈베키스탄에 세 번째로 많은 양자(兩者)원조를 제공했다. 이는 경제·문화·역사적 관계와도 깊게 연관돼 있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의 교역 상대국 가운데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튀르키예에 이어 5위이며, 자동차·섬유 등 여러 기업이 진출해 있다. 또 17만여 명 규모의 고려인 커뮤니티와 K-콘텐츠 열풍 덕분에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
한편 코이카는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와 함께 키르기스스탄 남부 오시(Osh)와 바트켄(Batken) 지역 30개 농촌 마을, 주민 8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통합적 농촌개발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 인프라 지원이나 일회성 교육이 아니라 생계, 교육, 젠더, 거버넌스 등 주민 삶 전반을 바꾸는 ‘통합적 접근’이 핵심이다. 김 교수는 “키르기스스탄의 통합적 농촌 개발은 코이카의 시민사회협력사업 전략형 모델로 장기간 대규모 지원이 이뤄진 사례”라면서도 “여전히 다른 공여국에 비해 규모는 더 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다른 공여국 모델과 한국의 모델은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을까요?
“통합적 개발협력사업을 한국형 ODA 모델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만의 ODA 전략 수립도 필요하지요. 아랄해 위기대응사업은 GGGI(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lobal Green Growth Institute)와 협력한 사례인데, ‘녹색채권’을 발행해 민간 투자를 유치한 혁신적인 사업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접근 등을 통해 기후 위기 대응에서 우리나라가 선도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국제 어젠다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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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완 교수가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 사진=김영완 |
“전 세계적으로 난민(難民) 문제는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난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그들이 정착하거나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난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부정적으로 답합니다. 하지만 난민의 정의(定義)가 무엇인가를 질문하면 거의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난민은 정치적 이유 등으로 박해를 받아 자국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본국을 떠난 사람입니다. 실제로 난민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합니다. 그러나 그럴 수 없기에 난민이 된 것이죠. 그 누구도 스스로 난민이 되길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난민은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현재 머물고 있는 곳에서 보호받아야 합니다. 난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발협력사업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기후 위기 대응과 친환경 정책 추진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GGGI는 한국에서 출범한 국제기구로, 환경 분야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자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 새로운 국제 어젠다에 기여하면 한국의 위상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겠군요.
“맞습니다. ODA는 단순히 ‘도와준다’는 개념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개발도상국 주민의 삶을 발전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면 한국 기업도 진출할 수 있고, 그렇게 하나의 ODA 생태계가 형성됩니다. 그런데 여전히 많은 사람이 ODA를 ‘세금 낭비’로 보는 등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ODA는 한 나라의 국격(國格)을 높이고, 그에 따라 그 나라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거나 투자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불러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사회 기조를 보면 ODA 예산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미국에서는 트럼프 2기 들어 국제개발처(USAID)가 대폭 축소되며 국무부 산하 기구로 격하되었으며, 한국도 2026년 ODA 예산이 축소될 전망이다.
“ODA는 예산 낭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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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완 서강대 교수. 사진=C영상미디어 |
“미국이 이제까지 ODA를 국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ODA가 예산 낭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USAID 축소 결정은 이 기구가 전 세계에서 개발협력사업을 하며 미국 이미지 개선과 소프트파워 형성에 기여한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입니다. 한국에서도 ODA가 얼마나 국가 이미지 개선과 소프트파워 제고(提高)에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요. 우리나라 정부 예산에서 오랫동안 ODA는 사실상 1%도 안 됐습니다. 미국도 비슷하고요. 그 예산을 아끼려다 그간 쌓아 온 70~80년의 노력을 잃어버리는 셈입니다. 트럼프 이후 미국 정부에서는 상황이 변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ODA가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국제사회에서는 개발도상국의 성장을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이유 첫 번째는 인도주의적 차원입니다. 절대빈곤에 놓인 인구, 즉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조차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는 인구는 전 세계 7억여 명으로, 2024년 기준 세계 인구의 약 8.5%에 달합니다. ‘왜 국내가 아니라 해외를 돕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절대빈곤이 거의 없는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개도국의 빈곤은 차원이 다릅니다. 또한 한국과 달리 개도국은 빈곤층에 대한 사회보장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두 번째는 현실적 이유입니다. 분쟁과 빈곤은 결국 선진국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은 수출 중심 국가로, 원자재와 시장을 개도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 국가를 돕지 않는다면 원자재 수입도 어려워질 수 있죠. 한국이 ODA 사업을 할 때 10을 주면 최소한 10을 돌려받고, 그 이상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ODA를 통해 개발도상국이 안정되고 성장하면 한국의 성장에도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국가에 지원을 늘릴수록 더 많은 시장과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 이런 식으로 힘을 키우고 있는 국가는 어딘가요?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엄밀히 말하자면 ODA는 아니지만 원조의 형태로 다양한 재원을 활용해 아프리카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소프트파워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 국가가 54개국인데, 대만과 국교를 맺고 있는 에스와티니(옛 스와질랜드)를 제외하고 모두 중국-아프리카 정상 포럼에 참석합니다. 그만큼 관계를 밀착시키니 아프리카에서 중국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도 되고, 자원 확보도 쉬워진 것이지요.”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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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완 교수가 코이카의 ‘필리핀 소수민족 아동청소년 디지털 교육격차 해소사업’ 대상 학교를 모니터링 차 방문했다. 사진=김영완 |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상 ODA는 곧 국익으로 직결됩니다. 개발도상국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면 언젠가 우리나라 제품을 구매하거나, 한국 기업과 협력하거나, 우리나라에 와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ODA를 하면 할수록 국익이 증진되고, 한국의 위상도 높아집니다.”
― 앞으로 한국 국제개발협력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중국은 자본이 많고, 미국은 ODA 규모가 크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신 새로운 국제 어젠다를 제시하기에 좋은 나라입니다. 예컨대 기후 위기 대응 같은 주제를 한국이 주도하면 국제사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저는 ‘Zero ODA’, 즉 ‘ODA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ODA를 한다’는 슬로건을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ODA를 받아서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ODA를 공여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한국만의 강점을 살려 특별한 어젠다를 담아낸다면 우리가 받았던 것처럼 국제사회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국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