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대에는 과거 한국 성장의 바탕이 됐던 ‘자본 축적’ ‘지식경제’ 논리 작동 안 해
⊙ 기존 자동차 회사는 신차로, 테슬라는 자율주행 AI가 학습·개선한 SW로 승부
⊙ 알고리듬이 매 순간 만들어 내는 ‘맞춤화된 경험’에서 가치 창출
⊙ 한계효용 체감 대신 ‘한계효용 체증의 법칙’ 작동
유영진
1966년생. 서울대 경영학 학사 및 석사, 미국 메릴랜드대 경영정보학 박사 /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교수, 템플대 교수, 클리블랜드 유니버시티 호스피털(University Hospitals) 최고혁신설계책임자(Chief Innovation Architect) 역임. 現 런던정경대(LSE) 경영학과 교수, LSE 평생교육 디지털 프로그램 학술책임자, 굿이어타이어(Goodyear Tire)·펜스키(Penske)·셔윈윌리엄스(Sherwin Williams)·프로그레시브 보험(Progressive Insurance)·키뱅크(Key Bank) 등 미국 기업 디지털 전략 자문, 삼성전자 디자인센터·삼성경제연구소 자문
⊙ 기존 자동차 회사는 신차로, 테슬라는 자율주행 AI가 학습·개선한 SW로 승부
⊙ 알고리듬이 매 순간 만들어 내는 ‘맞춤화된 경험’에서 가치 창출
⊙ 한계효용 체감 대신 ‘한계효용 체증의 법칙’ 작동
유영진
1966년생. 서울대 경영학 학사 및 석사, 미국 메릴랜드대 경영정보학 박사 /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교수, 템플대 교수, 클리블랜드 유니버시티 호스피털(University Hospitals) 최고혁신설계책임자(Chief Innovation Architect) 역임. 現 런던정경대(LSE) 경영학과 교수, LSE 평생교육 디지털 프로그램 학술책임자, 굿이어타이어(Goodyear Tire)·펜스키(Penske)·셔윈윌리엄스(Sherwin Williams)·프로그레시브 보험(Progressive Insurance)·키뱅크(Key Bank) 등 미국 기업 디지털 전략 자문, 삼성전자 디자인센터·삼성경제연구소 자문

-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2020년 1월 7일 화요일 테슬라 상하이공장에서 첫 번째 테슬라 모델 3 차량 인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세계 최고 수준의 R&D 투자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생산성 증가율도 둔화되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를 제외하면 새로운 세계적 기업이 없다. 수십 년간 공들인 R&D 투자의 성과가 예전만 못하다.
그런데 바로 그 한국에서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25년 6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케데헌)〉가 공개되었다. 가상의 K-팝 걸그룹 HUNTR/X가 악마 사냥꾼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다. 91일 만에 약 3억 2500만 뷰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 영화가 되었다. 주제곡 ‘골든(Golden)’은 빌보드 핫100에서 8주간 1위를 차지했고 빌보드 글로벌200에서는 무려 18주간 1위 자리를 지켰다. 비록 한국에서 제작된 작품은 아니지만, K-팝이라는 한국발 문화 장르가 스트리밍만으로 빌보드 정상에 오른 최초의 사례다. 골든글로브 최우수 오리지널송과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고, 그래미에서 올해의 노래를 포함해서 5개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APT.’는 빌보드 핫100 3위까지 올랐고 35주 동안 연속으로 차트에 머물렀다. 그리고 빌보드 글로벌200에서는 14주 동안 1위에 머무르는 기염을 토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마찬가지다. 2021년 공개 28일 만에 1억 1100만 가구가 시청했고, 2024년 시즌2는 첫 4일 만에 6800만 뷰를 기록했다. K-드라마, K-팝, K-영화가 전 세계 문화 시장을 휩쓸고 있다.
알고리듬의 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K-컬처의 세계적 성공 뒤에는 알고리듬이 있다.왜 그럴까? 물론 콘텐츠 자체가 훌륭하다. 하지만 훌륭한 콘텐츠는 예전에도 있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까지 세계경제를 지탱해 온 근본이 생성형 AI 시대로 넘어가면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나는 생각한다.
핵심은 알고리듬이다. ‘골든’이 빌보드를 정복한 것은 단순히 노래만의 힘이 아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스포티파이의 추천 알고리듬이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이 콘텐츠를 끊임없이 노출시켰다. 한번 들으면, 알고리듬은 당신의 취향을 파악하고 비슷한 K-팝을, 관련 영상을, 커버와 팬캠을 추천한다. 들으면 들을수록 추천이 정교해지고, 추천이 정교해질수록 더 오래 머문다.
당신이 〈케데헌〉을 시청하는 동안, 넷플릭스는 당신이 언제 멈추고, 어떤 장면을 되감고, 어떤 노래에서 반복 재생하는지 모두 기록한다. 그리고 당신이 영화를 다 본 뒤, 당신의 취향에 맞춘 한국 콘텐츠를, 음악 애니메이션을, K-팝 다큐멘터리를 추천한다. 당신이 영화를 ‘다시’ 볼 때도, 알고리듬은 그 주변 맥락을 바꾼다. 새로 올라온 비하인드 영상, 출연진 인터뷰, 팬 반응 영상. 같은 영화인데, 당신이 경험하는 전체 맥락이 달라진다.
여기서 전통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경제학 교과서에는 ‘한계효용 체감(遞減)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피자 첫 조각은 맛있지만 다섯 번째 조각은 부담스럽다. 같은 재화를 계속 소비하면 추가적인 만족은 줄어든다. 이것이 수요곡선이 우하향(右下向)하는 이유이고, 시장 균형이 존재하는 이유다. 모든 경제학 이론은 바로 이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위에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에서는 이 법칙이 작동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질리지 않는다. 오히려 쓸수록 더 빠져든다. 왜 그런가?
이것이 생성형 AI 시대 경제를 읽는 핵심이다. 알고리듬이 매 순간 맥락을 바꾸기 때문에, 당신이 경험하는 것은 매번 조금씩 다른 것이다. ‘한계효용 체감 법칙’은 동질적인 재화(財貨)를 전제한다. 피자 첫 조각과 다섯 번째 조각이 ‘같은 피자’일 때 성립한다. 하지만 당신이 어제 본 넷플릭스와 오늘 보는 넷플릭스는 ‘같은 넷플릭스’가 아니다. 매번 다른 경험, 매번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한 미디어 현상이 아니다. 여기에 혁신과 경제 성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숨어 있다.
1세대: 솔로와 자본 축적의 논리
1956년, MIT의 로버트 솔로(Robert Solow)가 후일 그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안겨 주는 성장 이론을 발표했다. 핵심은 단순했다. “경제 성장은 자본, 노동, 기술로 결정된다. 저축률을 높이고, 투자를 늘리고, 선진국 기술을 도입하라.” 한국의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이론적 기반이 바로 이것이었다. 저축을 장려하고, 그 자금으로 공장을 짓고, 일본과 미국에서 기술을 들여왔다. ‘한강의 기적’은 솔로 모형의 교과서적 실현이었다.
하지만 솔로 모형에는 한계가 있다. 수확 체감(diminishing returns)의 법칙이다. 자본을 계속 투입하면, 추가적인 한 단위가 가져오는 산출 증가분은 점점 줄어든다. 공장이 10개일 때 11번째 공장을 지으면 생산량이 크게 늘 수 있다. 공장이 100개일 때 101번째 공장을 지으면 거의 안 늘 수 있다. 솔로 자신도 이를 알았기에 장기 성장의 핵심은 ‘기술 진보’라고 했다. 문제는 그의 모형에서 기술 진보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모형 바깥에서 주어진다는 점이다. 이 이론은 왜 기술이 발전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추격 성장기에는 이 이론으로 충분했다. 선진국 기술을 가져오면 됐으니까. 그러나 한국이 기술 선진국이 되기 시작하면서 솔로의 모형은 그 유용 가치가 끝났다.
2세대: 애로와 로머, 지식경제의 등장
1962년, 케네스 애로(Kenneth Arrow)가 중요한 관찰을 했다. 지식은 일반 재화와 다르다. 내가 사과를 먹으면 당신은 못 먹지만, 내가 아이디어를 쓴다고 당신이 못 쓰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전문용어로 지식은 비경합재(non–rival good)라고 부른다. 이 이론으로 애로는 197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이 통찰을 바탕으로 폴 로머(Paul Romer)가 1990년 ‘내생적 성장’ 이론을 완성했다. 지식이 축적되면 자본의 수확 체감을 상쇄할 수 있다. R&D 투자→지식 생산→생산성 향상→R&D 투자 여력 확대. 선순환(善循環)이다. 로머는 솔로가 해결하지 못한 ‘기술 발전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줬고, 이 공적으로 2018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는다. 그리고 그가 제시한 기술 개발의 청사진은 바로 R&D 투자와 인적(人的) 자원의 개발이었다.
한국의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은 이 논리를 따른 결과다. ‘R&D 투자를 늘리라. 특허를 많이 내라. 연구소를 육성하라.’ 대덕연구단지, KAIST, 삼성종합기술원–모두 이 프레임워크의 산물이다.
하지만 솔로–애로–로머로 이어지는 전통 경제학의 이론은 본질적으로 ‘공급 측면(supply–side)’의 이론이다. 자본과 지식에 투자를 하면, 더 많이 생산하고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고, 경제는 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요 측면은 어떤가? 여전히 한계효용 체감이 작동한다. 아무리 효율적으로 생산해도 소비자가 “이제 됐어, 더는 필요 없어”라고 하면 끝이다. 한국경제의 성장 원동력이 멈췄다. 아무리 많은 R&D를 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솔로든 로머든, 이 모든 이론에서 혁신의 가치는 ‘생산 시점’에 결정된다.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공장에서 만들고, 시장에 내놓는다. 소비자는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선택’할 뿐이다.
그런데 ‘골든’의 가치는 언제 창출되었는가? 녹음실에서 노래가 완성되었을 때? 아니다. 당신이 스포티파이에서 재생 버튼을 눌렀을 때, 알고리듬이 당신의 플레이 리스트에 이 곡을 끼워 넣었을 때, 그 ‘실행 시점(runtime)’에 가치가 만들어진다.
경제학자들이 국가 수준의 성장을 고민하는 동안, 경영학자들은 비슷한 가정 위에서 기업 수준의 전략을 연구했다.
희소성이 아니라 풍요 속에서 가치가 창출된다
1980년, 하버드의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가 《경쟁전략》을 출간했다. MBA 교육의 바이블이 되었다. 그의 이론은 가치는 희소성에서 나온다는 전통적인 경제학 원리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진입 장벽을 높이고, 가치 사슬(value chain)을 효율화하고,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위치를 점하라고 조언한다.
가치 사슬이란 무엇인가? 원자재 조달에서 시작해 생산, 출하, 마케팅, 판매, 서비스로 이어지는 일련의 활동이다. 각 단계에서 가치가 추가되고, 최종 제품이 완성된다. 일방향의 선형적(linear) 흐름이다. 삼성은 반도체에서, 현대는 자동차에서, 포스코는 철강에서 이 전략을 실현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진입 장벽을 쌓고, 가치 사슬을 효율화했다. 포터의 교과서대로였다.
하지만 포터의 프레임워크도 중요한 가정 위에 서 있다. 산업의 경계가 명확하고, 제품의 의미는 안정적이고, 가치 창출이 선형적이라는 가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모든 것의 출발점에는 희소성이 가치의 원천이라는 경제학적인 가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넷플릭스에서 〈케데헌〉은 희소하지 않다. 누구나 볼 수 있다. 무한(無限) 복제가 가능하다. 그런데 가치가 엄청나다. 왜? 콘텐츠 자체의 희소성이 아니라, 알고리듬이 매 순간 만들어 내는 ‘맞춤화된 경험’에서 가치가 나오기 때문이다. 희소성이 아니라 풍요 속에서 가치가 창출되는 역설이다. 이것이 생성형 AI가 주도하는 디지털 경제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이걸 놓치면 다 놓친다.
생성형 AI: 한계효용 체증의 실험실
생성형 AI의 시대는 이 모든 전제를 극단적으로 뒤집는다.
테슬라를 보자.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테슬라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과 달리 모델 체인지를 거의 하지 않는다. 모델 S는 2012년 출시 이후 외형이 거의 그대로다. 모델 3도 마찬가지다. 토요타나 현대는 3~4년마다 새 모델을 내놓고, ‘신차(新車) 효과’로 판매를 자극한다. 왜 테슬라는 이 검증된 전략을 따르지 않는가?
답은 한계효용 체증(遞增)에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전 세계 500만 대 이상의 테슬라 차량이 매년 500억 마일을 주행한다. 매분 10만 마일의 주행 데이터가 테슬라 서버로 흘러들어 간다. 이 데이터로 자율주행 AI 모델이 학습하고, 개선된 소프트웨어가 무선 업데이트(OTA)로 모든 차량에 배포된다. 당신이 테슬라를 탈수록 시스템은 더 똑똑해진다. 처음 차를 샀을 때보다 1년 뒤, 2년 뒤의 자율주행이 더 낫다.
전통적인 자동차는 출고 순간이 가치의 정점(頂點)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에 식상을 한다. 그래서 신차를 내놓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하지만 테슬라는 다르다. 같은 차인데 사용할수록 경험 가치가 올라간다. 굳이 모델 체인지를 할 이유가 없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신차’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계효용 체증의 증명이다.
생성형 AI도 마찬가지다. 처음 사용할 때보다 100번 사용한 후가 더 유용하다. 대화 기록이 쌓이면서 기계가 나의 선호와 맥락을 더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들을수록 추천이 정확해진다. 아마존은 쓸수록 내 취향을 더 잘 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가? 매번 ‘같은 재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테슬라 FSD의 오늘 버전과 1년 전 버전은 같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생성형 AI의 첫 번째 대답과 100번째 대답도 다르다. 기계가 학습했기 때문에 100번째가 나에게 더 맞춤화되어 있다.
가치가 창출되는 시점도 다르다. 포드의 모델 T는 조립 라인을 떠나는 순간 완성품이었다. 하지만 테슬라는 출고 후에도 계속 진화한다. 생성형 AI의 대답은 내가 질문을 입력하는 그 순간 생성된다. 미리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생산 시점이 아니라 ‘실행 시점’에 가치가 창출된다.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다.
‘디지털 퍼스트’
정리해 보자.
솔로의 성장 이론은 자본 축적으로 성장하는 추격 경제를 설명했다. 한국의 1960~80년대에 적합했다. 애로-로머의 내생적 성장 이론은 R&D 투자와 지식 축적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한국의 1990~2000년대에 적합했다. 포터의 경쟁 전략은 희소한 위치를 점하고 가치 사슬을 효율화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대기업 중심 수출 주도 성장기에 유용했다. 하지만 이 이론들은 공통된 가정을 공유한다. 수확 체감과 한계효용 체감이 작동한다. 혁신은 생산 시점에 일어난다. 가치는 희소성에서 나온다.
K-문화의 글로벌 폭발과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 가정들이 더 이상 보편적이지 않음을 보여 준다. 알고리듬과 결합한 콘텐츠는 풍요 속에서 가치를 만들고, 실행 시점에 맞춤화되며, 사용할수록 효용이 증가할 수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은, 이와 같은 디지털 경제의 원칙은 이제 더 이상 디지털 제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생성형 AI가 로봇의 몸과 다른 제품의 옷을 입고 물리적인 세상으로 들어오면서, 풍요를 핵심으로 하는 디지털의 가치 논리가 희소성을 핵심으로 하는 전통 경제학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나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논리라고 부른다. 단순히 기술이 먼저라는 말이 아니다. 경제적 가치 창출의 근본을 보는 눈을 뒤집어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투자의 양이 아니라 방향
정부는 2025년 8월 22일 ‘역대 최대 규모 R&D 투자’라며 ‘26년도 R&D 배분·조정(안)’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그렇다면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다. 희소성이 아니라 풍요에서 가치가 나온다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고 포착해야 하는가? 생산 시점이 아니라 실행 시점에 가치가 창출된다면, 혁신 전략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한계효용이 체증할 수 있다면, 경제 성장의 논리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다음 달에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제시하려 한다. 실리콘밸리를 지배한 플랫폼 이론도 왜 충분하지 않은지, 그리고 생성형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혁신 프레임워크는 무엇인지를 다룰 것이다.
한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R&D에 투자하고 있다. 문제는 투자의 양(量)이 아니다. 투자의 방향이다. 그리고 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가 ‘혁신’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낡은 지도로는 새로운 영토를 탐험할 수 없다. 우리는 이제 새 지도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