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뉴스

창립 50주년 맞은 ‘용접 재료’ 외길 회사, 고려용접봉

급성장하는 K-防産의 숨은 조력자

  •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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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2 전차 용접 재료 완전 국산화 성공… 잠수함용 용접 재료 개발 중
⊙ “국가 발전에 필요한 기간산업 키운다”(홍종열 창업주)
⊙ 工期 단축하는 ‘KSS 공법’, 건설 新기술로 지정
사진=고려용접봉
2022년 11월 17일, 고려용접봉이 ‘9% 니켈강용 국산 용접 재료’ 제품 시연회를 열었다. 솔루션 파트너사인 포스코와 함께 용접 재료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지 1년 만이었다. 고객사들은 국산 용접 재료가 가져올 미래를 경청했다.
 
  ‘용접 재료 국산화’라는 것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은 관심이 없겠지만, 이것이 갖는 의미는 간단치 않다.
 
고려용접봉은 고객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2022년 11월, ‘육상 LNG 저장탱크용 9% Ni강’ 용접 시연회를 열었다. 사진=고려용접봉
  이번에 고려용접봉이 국산화에 성공한 용접 재료는 ‘육상 LNG 저장탱크’에 사용된다. 육상 LNG 저장탱크는 내진(耐震) 특 A등급을 갖춘 모델로 설계된다. 저장탱크의 강재(鋼材)와 용접부가 기존보다 강도가 높고 질기면서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인성(靭性·재료의 질김)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영하 165도의 LNG를 담아두는 내조탱크에는 극저온 환경을 견뎌내는 ‘9% 니켈강’과 고가(高價)의 ‘니켈계 용접 재료’가 사용된다. ‘극저온용 9% 니켈강’의 경우는 1990년대 초에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국내외 LNG 프로젝트에 공급 중이다. 하지만 ‘니켈계 용접 재료’는 높은 인성과 작업 효율성 등의 문제로 인해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에 포스코와 고려용접봉이 공동개발협약을 맺었고, 2021년에 ‘9% 니켈강용 국산 용접 재료’ 공동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고 1년 뒤인 이날, 고객들 앞에서 제품 시연회를 연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제품은 가스공사의 품질 기준, 해외 건설설계사의 시험 항목을 모두 만족시켰다. 고려용접봉의 기술 개발로, 앞으로 고객사들은 외국산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용접 재료를 공급받게 됐다. 고려용접봉과 포스코는 앞으로 ‘9% 니켈 강재’와 ‘용접 재료’를 패키지화해서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용접 분야 글로벌 회사
 
  고려용접봉이 어떤 회사야? KISWEL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본 거 같은데?
 
  대다수의 사람은 고려용접봉이라는 회사를 생소하게 여기고, 또 고려용접봉의 영문 명칭이 KISWEL이라는 것을 모른다. 서울시 중구 퇴계로 본사의 맨 꼭대기 층에 ‘KISWEL’이라는 간판이 ‘코끼리’ 형상과 함께 크게 노출돼 있기 때문에 오며 가며 본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고려용접봉(KISWEL)은 용접 재료 분야의 외길을 걸어온 회사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서울 본사를 비롯해 2개의 생산단지와 첨단 연구소, 미국·중국·말레이시아 등지에 현지 공장을 두고 있다. 미국·일본·중국·베트남·말레이시아에 현지 법인이 있고, 태국·인도네시아·룩셈부르크·멕시코·두바이에 브랜치를 둔 글로벌 기업이다. 회사의 역사와 존재감에 비하면, 그간 이 회사는 일반인들에게 너무 알려지지 않았다. 고(故) 홍종열 고려제강그룹 명예회장이 창업주이며, 장남 홍호정 코스테크 회장, 차남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삼남 홍민철 고려용접봉 회장 겸 삼화스틸 회장, 사남 홍봉철 에스와이에스리테일(구 전자랜드) 회장이 현재 각각 회사를 이끌고 있다.
 
 
  K2 전차 용접 재료 100% 국산화
 
2022년 12월 6일 폴란드 그디니아항에서 열린 K-2전차 및 K-9 자주포 인수식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사진=AP/뉴시스
  회사는 최근 들어 부쩍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방산 분야에서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고려용접봉은 2020년,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과 ‘국방용접소재 국산화 공동개발 MOU’를 체결하고 연구개발을 이어온 끝에 약 40년 가까이 수입에 의존해 사용하는 ‘K2 전차’의 용접 재료를 완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방산 분야에서 고려용접봉의 소재 국산화 성과는 항공 부문으로까지 이어진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항공 소재 국산화 사업은 ‘항공소재개발연합’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데, KAI를 포함해 고려용접봉·KCC·한스코 등 37개 업체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항공용 소재는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도와 내구성, 내열성 등의 특성을 갖추고 있어 레이더, 엔진, 스텔스 기술 등과 함께 기술 이전이 제한되는 핵심 기술로 분류된다.
 
  국내 항공용 소재 시장 규모는 1조1200억원 정도다. 이 시장은 매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고려용접봉의 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하면 공급의 안정을 통해 원가경쟁력은 물론 생산일정 단축·운송비 절감 등 수출경쟁력 제고가 가능하다.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에 내재한 경제효과 및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한국은 최근 폴란드와 약 20조원 규모의 방산 계약 진행으로 한국 방산의 위상을 높이게 됐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용접 소재는 방산 국산화에 성공한 고려용접봉이 담당하게 됐다. 2022년 6월,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때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방산 협력을 논의한 지 두 달 만에 이룬 쾌거다. 이번에 수주한 방산계약은 1차 수출액만 10조원으로, 앞으로 10여 년간 3차에 걸친 총 수출액을 모두 합하면 약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폴란드에 수출되는 국산 무기는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총 3종류다.
 
 
  땅 위에서 하늘, 바다까지 고려용접봉 기술로
 
고려용접봉이 생산하는 용접 재료 제품들. 사진=고려용접봉
  ‘K-방산’이 성공을 거둔 데는 직접 생산을 담당하는 현대로템의 공이 크지만, 숨은 조력자로서 일익을 담당한 고려용접봉의 노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가 말한 바로는 전차의 경우는 공격력뿐 아니라 방어력에서 상대의 공격을 얼마나 버텨내느냐가 중요하다. ‘K시리즈’ 전차의 경우는 적군의 소형 미사일 공격도 버텨낼 수 있을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전차, 장갑차 등 기갑 전투차량 생산에 쓰이는 용접 재료가 엄청난 충격을 견디기 위해 갖춰야 하는 고도 기술을 고려용접봉이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K시리즈’ 전차에 쓰이는 제품은 고려용접봉에서 생산하는 ‘ZH-100D’ ‘T-100D’ ‘K-11018M’ 3종이다. 수입품이었던 것을 이번 기회에 국산재로 대체함으로써 국익(國益) 증진,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깊은 바닷속에서도 K-방산이 부상(浮上)을 준비 중이다. 잠수함용 용접 재료 개발이 국책 과제로 뽑혀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고려용접봉 김용철 중앙연구소장의 설명이다.
 
  “KISWEL 연구진과 관련 선두 기업이 함께 용접 재료 국산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잠수함 압력 선체는 잠항을 할 때 수심(水深)의 외부 압력을 견디면서 승조원이 작전을 수행하고 거주를 하는 안전 공간입니다. 이런 잠수함은 일반 전함과 달리 작전 중에 잠항과 부상을 반복해야 합니다.”
 
  ― 고도의 기술력이 필수지요.
 
  “극한 조건 때문에 수시로 변하는 압력을 받으면서 압력 선체 용접부에 피로(疲勞) 균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압력 선체에 발생하는 작은 결함은 잠수함과 승조원의 생존을 좌우하기 때문에 피로설계 기술은 잠수함 성능 유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필수 기술입니다. 저희가 국내 잠수함은 물론 수출 잠수함까지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건조해 우리의 기술로 잠수함 경쟁력을 인정받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용접 재료를 국산화하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50년 가까이 용접 외길만 걸어온 회사 입장에서 용접 재료를 국산화하는 것은 책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용접 재료는 방산 산업의 기틀이 되는 기본입니다. 잠수함 외에 항공 소재 국산화 사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KAI가 추진하는 ‘항공소재개발연합’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고려용접봉은 지상에서부터 해양, 항공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방산솔루션 파트너로 자리를 굳건히 할 겁니다.”
 
 
  ‘세계 최고의 철로써 사회 발전에 공헌’
 
고 홍종열 창업주가 1973년 고려용접봉주식회사를 설립하며 용접 재료 전문회사가 탄생했다. 사진=고려용접봉
  금속 산업은 일반 소비자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다. 하지만 우리 삶과 밀접하다. 건물·도로·교량 등 기반 시설뿐 아니라 비행기, 선박, 기차, 자동차 등 사람들이 생활하는 거의 모든 분야에 빠짐없이 관여하는 것이 ‘용접’이다. 고려용접봉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안전하게 이어주는 우리나라 산업의 뿌리 기술 기업’과 같은 회사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회사는 산업과 기술이 전무(全無)했던 시기에 탄생했다. 2019년도에 타계한 창업주 고 홍종열 고려용접봉그룹 명예회장은 1945년 ‘고려상사’를 창업하고 석유류와 각종 선구류, 수산물 등을 취급하며 사세(社勢)를 키웠다. 혼란한 해방 정국과 6·25전쟁을 거치며 홍종열 명예회장은 소비재보다 국가 발전에 꼭 필요한 기간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1955년부터 와이어로프의 국산화에 도전해 1961년 1월에 ‘고려제강소’를 만들었다. ‘철로써 세계 최고가 되고 세계 최고의 철로써 사회 발전에 공헌하겠다’는 신념에 따라 이후 경제 부흥과 국방 산업, 자원 개발에 이바지할 수 있는 특수 가선(架線) 분야 개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69년 고려제강주식회사 용접봉 사업부로 시작해 1973년 고려용접봉주식회사로 분리, 설립하며 용접 재료 전문 기업으로 출범하기에 이른다. 고려제강의 생산제품별 전문화 계획에 따라 용접봉 부문은 1973년 7월에 부산시 부산진구 부안동으로 생산 설비를 옮기고 별도 법인체로 분리 독립한다. ‘고려용접봉주식회사’의 역사가 시작된 순간이다.
 
  고려용접봉주식회사는 1974년 1월에 서브머지드 아크(Submerged Arc) 용접봉 와이어(Wire) 제조 설비를 설치하며 공장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했고, 그해 4월에 일본해사협회 인증, 이듬해 7월과 9월에 노르웨이선급협회 인증, 미국 용접협회 인증을 취득했다. 1977년 7월에 설비 확장과 함께 부산시 북구 학장동으로 회사를 이전했다. 설립 당시 800t이었던 월 생산 능력은 불과 4년 만에 1600t으로 성장했다. 그해 8월에 독일선급협회 인증, 12월에는 MAG용접종 Solid Wire 제조 설비를 설치했다. 이듬해 6월에는 일본특수전극주식회사(TOKUDEN)와 기술제휴를 맺고 시설 확장 및 특수봉 공장을 신설, 10월부터 특수 용접 재료까지 생산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JIS 표시 허가 획득
 
  이후 회사는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1980년 1월부터 고려용접봉주식회사는 부산공장과 양산공장 2개 공장 체제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스테인리스강용 용접 재료에 대한 한국선급협회, 노르웨이선급협회, 미국용접협회 등 각국 선급협회 인증, 1982년과 1984년에 걸쳐 부산공장과 양산공장 모두 국내 최초 JIS(일본공업규격) 표시 허가를 획득하며 해외시장 판매 확대 기반을 착실히 다졌다.
 
  회사는 창업한 지 40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1985년에 수출 500만 불 탑을 받았고, 1987년 2월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과학기술처의 인가를 받아 용접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고품질의 용접제품 개발 기반을 마련하고 용접 재료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공업진흥청으로부터 용접업계 최초로 ‘품질관리 1등급’ 업체로 지정받는다. 8월에는 확장 신설된 창원공장을 준공해 양산공장을 이곳으로 이전하고 그해 11월에는 수출 1000만 불 탑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고려용접봉 관계자의 얘기다.
 
  “1980년 이후 사세가 확장됐습니다. 1995년에 세계적인 품질인증 시스템인 ISO 9002 인증을 획득하면서 글로벌 수준의 품질관리 능력을 인정받았고, 1996년에는 용접봉 업계 최초로 50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습니다.”
 
  ―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도 이 시기였죠.
 
  “1997년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KISWEL SDN.BHD.)을 가동해 해외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에 암스테르담에 유럽시장 판매 확대의 거점인 유럽지사를 설립하고, 주력 상품 13개 아이템이 독일의 품질 마크를 획득했습니다.”
 
 
  2006년 미국 현지 제조공장 설립
 
고려용접봉은 1988년 11월, 수출 1000만불탑을 받았다. 사진=고려용접봉
  회사는 1999년 1월, 국제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영문 이름을 ‘고려용접봉’에서 ‘KISWEL LTD.’로 바꿨다. 2월에는 중국 상하이 지사, 11월에는 미국 현지법인(KISWEL USA INC.)을 설립해 해외 진출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6년에는 회사의 숙원 사업이었던 미국 현지 제조공장을 만들어 자동화된 FCW 생산 설비를 갖춤으로써 본격적으로 선진국 제품과 겨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중동 지역 영업 거점인 두바이 지사(2007년 2월), 방콕 지사(2009년 7월), 호찌민 지사(2009년 8월)를 각각 설립했다.
 
  고려용접봉은 양적(量的) 성장에만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설비를 갖춘 R&D 센터를 만들어 기술력 확보에 나섰다. 그 결과 독일 LRQA로부터 QS 9000 및 ISO 14001 인증(1999년 9월), 6개 아이템에 대해 이탈리아 RINA 선급 인증(2000년 6월)을 획득했다.
 
  ‘용접 재료 전문회사’로 위상을 공고히 하며 2002년 들어서는 연간 10만 t의 생산 능력을 자랑했다. 고려용접봉은 매출의 7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국내 대표 수출 기업임을 인정받아, 이해에 홍민철 회장이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고 홍종열 명예회장의 삼남으로 고려제강 뉴욕지사장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홍 회장은 198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현재 고려용접봉 회장 겸 삼화스틸 회장을 맡고 있다.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했다. 고려용접봉 관계자는 “극심한 경기 침체로 판매가 부진했지만 ‘토요타 생산방식’이라는 혁신 활동을 도입해 전사적(全社的) 역량을 모아 효율을 높여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조선, 건설에서 일상적으로 사용”
 
  창립 50주년을 맞은 고려용접봉은 기초 사업이 미약한 시기에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대한민국 용접 재료 산업의 발전을 주도했다. 또 공정 및 설립 자동화를 조기 정착하고, 글로벌 품질인증 체제를 통한 품질 제일을 추구해왔다. 고려용접봉은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각 분야의 기업들과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해 기술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최고층 빌딩, 세계 최초 2만 TEU급 컨테이너선, 국내 최초 방탄강 용접 재료 국산화 실현과 세계 최초 사장-현수교 방식 하이브리드 대교, 국내 최초 LNG 연료 추진 상선, 광산용 초대형 굴삭기 등 다변화하는 산업 현장에서 고객들과 함께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고려용접봉 김영락 마케팅본부장의 얘기다.
 
  “우리가 생산하는 각종 용접 소재는 자동차·중장비·조선해양·건설 플랜트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업·전문 연구기관과의 공동 개발, 국내외 용접학회 지원을 통한 기초 기술 개발 장려, 국제전시회 참가 및 후원 등 용접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공생을 추구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고려용접봉은 2019년, 포스코와 함께 북미 최대의 금속가공·용접기술 전시회인 북미 국제가공용접전시회(FABTECH 2019)에 참가했다. 전시회에서 양사는 자동차, 에너지, 해양 등 6개 분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자동차용 초고강도 도금 강판의 용접부 기공 결함 방지 및 슬래그 줄이기 용접 기술인 포스젯(PosZETTM)을 현장에서 시연해 호평을 받았다. 2020년 5월에는 ‘산업별 특화 강재 용접 재료 개발 고도화를 위한 공동연구, 기술협력 협약식’을 열고 2020년부터 3년간 공동연구를 수행해 자동차, 고망간강, 조선·해양 플랜트 등 산업군별 고기능 용접 재료 개발 및 국산화를 추진했다.
 
  포스코 기술연구원 주세돈 원장(부사장)의 설명이다.
 
  “자동차, 조선·해양 플랜트 등 각 산업에서 요구하는 강재 및 용접부 성능은 다양합니다. 친환경차용 초고강도 도금강판, LNG 저장탱크 극저온용 고망간강, 피팅용 고강도강, 저장탱크용 대입열강 등은 각 산업 현장에서 기본적인 용접성을 갖춰야 합니다. 양사는 산업별 강재 특성에 맞는 국산 제품을 개발해 고가의 수입품 용접 재료를 대체함으로써 중소부품사의 원가 절감을 돕는 등 상생협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耐震에 탁월한 공법
 
건설 신기술로 지정된 고려열연이 개발한 ‘KSS 공법’. 사진=고려용접봉
  최근에는 국내 용접 산업의 우수성을 알리고 용접 관련 업계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용접의 날’이 만들어졌다. 2021년 처음 시행된 제1회 용접의 날 행사에서 고려용접봉의 최희암 부회장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2022년 두 번째로 시행된 제2회 용접의 날 행사에서는 동반성장위원회 표창장을 받았다.
 
  앞서는 고려용접봉의 자회사 고려열연(주)이 개발한 ‘KSS 공법’이 2020년 건설 신기술로 지정(제889호)돼 업계내에서 화제가 됐다. 정식 명칭은 ‘횡보강용 나선형 띠철근 공법(Korea heat treatment Seismic Spiral·이하 KSS 공법)’인데 기존의 공법과 차원이 다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고려열연 유태흥 책임의 말이다.
 
  “국내 건설업은 인건비 상승, 코로나19로 인한 근로자의 부족,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의 삼중고를 겪고 있어 건설 현장에서 공기(工期)를 단축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기술이 요구됐습니다. KSS 공법은 공장 가공으로 띠 철근과 보조 띠 철근이 일체로 제작돼 별도의 보조 띠 철근이 배근되지 않아 기존 공법 대비 50% 이상 공사시간 단축이 가능하고, 공장 가공 및 시공의 단순화에 따른 노무비 감소로 공사원가 절감이 가능합니다. 기둥의 횡구속 효과 증진으로 우수한 연성적인 거동을 확보할 수 있어 내진에 탁월한 공법입니다.”
 
  업계 측 설명에 따르면 기존의 보조 띠 철근을 사용하는 경우, 주철근과의 상호 간섭으로 인해 철근 배근의 과밀화 현상, 콘크리트 충진성 불량으로 품질 확보 문제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고려열연이 이번에 개발한 ‘KSS 공법’은 나선형 띠 철근의 콘크리트 횡구속 효과에 대한 장점과 기존 보조 띠 철근을 적용해 시공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KSS 공법은 일체형으로 제작돼 기존 공법의 90° 갈고리의 풀림을 사전에 방지하고 나선 철근의 장점을 도입해, 기존의 띠 철근에 비해 안정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KSS 공법의 이러한 장점으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뿐만 아니라 PC(Precast Concrete) 구조에도 활용성이 높아 기술의 적용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0년 기업을 꿈꾸며
 
  고려용접봉의 철학은 ‘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하자(Back to Basics)’이다. ‘소비재보다 국가 발전에 필요한 기간산업을 키우고 싶다’는 창업주 홍종열 명예회장의 철학을 이어받아, 회사의 사명(使命)은 국가경쟁력 제고를 통한 국익 증진이라고 밝히고 있다. 자원·인프라, 전력·에너지, 방산·철도차량 등 정부 공공조달시장을 중심으로 강재 특성에 맞는 국산 제품을 개발해 국익에 이바지함을 개발의 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있다.
 
  회사가 최근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공생(共生) 가치 창출을 위한 파트너십 기반의 협업 추진이다. 류철우 해외사업 총괄본부장의 말이다.
 
  “기업의 성과와 생존은 그 기업이 속한 비즈니스 생태계 안에 있는 다양한 조직과의 성공적인 협력에 크게 좌우됩니다. 이는 기업 성과가 해당 산업의 매력도와 개별 기업의 내부 역량에만 좌우되던 과거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죠. 고려용접봉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될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 국제경쟁력을 높임과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키워갈 계획입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과다한 경쟁을 통한 소모전에서 벗어나 업계 모두가 힘을 모아 동반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고려용접봉이 지난 50여 년간 쌓아온 기술력으로 앞으로 100년을 넘어 지속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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