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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50억 벌어 교수직도 던진 최성락 투자법》 낸 최성락 전 동양미래대 교수

2100만 개로 공급량 한정된 비트코인… 개당 1억원 넘을 것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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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순익 3년 연속 평균 20% 상승한 종목에 투자하라
⊙ 돈 벌어 직장을 그만두면 행복할까? 또 다른 어제의 연속일 뿐

최성락
1969년생.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同 대학원 행정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 경영학 박사 / 前 동양미래대 경영학과 교수, 現 JR경제연구소 소장
사진=조선DB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거다. 돈을 많이 벌면, 일을 그만둬야지. 대체로는 상상에서 그친다. ‘돈을 많이 벌면’이라는 가정 자체가 성립이 잘 안 돼서다. 설령 운 좋게 일확천금을 얻는다 해도, 막상 사표를 던지기는 어렵다. 미련 탓이든, 괜한 사명감 때문이든, 뭐든. 최성락 전 동양미래대 교수는 달랐다. 과감했다. 먹고살 만큼 벌었다고 ‘쿨하게’ 교수직을 던질 만큼. 2014년 구입한 비트코인이 불씨를 댕겼다.
 
  ― 문과 교수가 어떻게 비트코인을 그리 일찍 알았습니까.
 
  “문과니 아무래도 책으로 접했습니다. 2013년 《넥스트 머니 비트코인》 《비트코인 쉽게 배우기》를 읽고 사야겠다고 마음먹고, 이듬해인 2014년 초 비트코인 20개를 샀습니다.”
 
  당시 평단가는 57만원. 학교에 사표를 낸 지난해 8월 31일 비트코인 종가는 5523만원. 투자금 1140만원이 7년 뒤 10억9320만원이 된 셈이다. 수익률로 따지면 9589%다.
 

  ―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근거는 뭡니까.
 
  “시장 가격은 수요에 의해 결정되죠. 금, 다이아몬드, 석유 등과 다르게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2100만 개로 고정돼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는 약 80억 명이고요. 비트코인을 1개라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전 세계에 2100만 명 이상만 되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고, 반드시 그 이상의 수요가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 그 말은 찾는 사람이 없으면 언제든 ‘0’이 될 수도 있다는 건데요.
 
  “아무도 비트코인을 찾지 않으면 ‘0’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비트코인은 따로 용도가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죠. 용도가 있는 상품, 예를 들어 휴대폰이라면 스마트폰이 나온 뒤 아무도 피처폰을 찾지 않겠죠. 비트코인은 보유하는 그 자체가 가치입니다. 희소성에 따른 소장가치인 거죠. 채굴 초기 비트코인을 대거 보유한 이들이 아직도 팔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2100만 개로 한정돼 있다지만, 사실 그 수는 훨씬 적기도 합니다. 과거 제대로 된 코인 거래소가 없을 때 비트코인을 보유한 이들 중에는 58자리의 암호를 잊어버린 이들도 많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세미나에 가면 기념품으로 비트코인을 나눠주곤 했는데, 대부분은 귀찮아서 그냥 버리기도 했죠. 그런 비트코인이 약 600만 개는 될 거라 추산합니다.”
 
 
  비트코인은 미술품 같은 것
 
최 전 교수는 비트코인이 1억원 이상도 갈 수 있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8000만원에 육박한 비트코인 가격. 사진=조선DB
  ― 얼마 전 JP모건은 비트코인을 영화 〈말타의 매〉에 비유한 보고서를 냈더군요. 결국 허상이라는 게 요지죠.
 
  “비트코인 가격은 그 가치를 아는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움직입니다. 가치가 없다? 안 사면 됩니다. 안 사는 이들은 어차피 비트코인 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무엇보다 이 세상에는 ‘비트코인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JP모건이건, 혹은 제아무리 블록체인 기술자라고 해도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다만 오를 거라, 혹은 내릴 거라 여기는 사람만 있는 거죠.”
 
  요컨대 미술품 같은 것이라고 했다.
 
  “천경자 화백의 그림을 예로 들면, 작품 하나에 수억원을 호가하죠. 국내 5000만 인구 중 천 화백을 모르는 사람이 4000만 명 이상으로 압도적이라고 해도, 이들은 어차피 작품의 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결국 그 그림을 사겠다는 소수의 사람이 가치를 결정하는 거죠.”
 
  ―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투자처가 계속 생겨도 비트코인 수요가 꾸준할까요.
 
  “NFT는 개념이 전혀 다른 투자처라 차치하고, NFT 결제가 가능한 이더리움과 비교를 해보면 이런 겁니다. 이더리움이 매일 메고 다니는 중저가 브랜드의 실용적인 가방이라면, 비트코인은 에르메스 신상 백인 거예요. 에르메스를 사는 사람들은 그 백의 원가가 얼마고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지 않아요. 그냥 사는 겁니다. 실용성은 떨어지지만 내가 이걸 보유하고 있다라는 자체가 가치가 되는 거죠. 예를 들어 벤츠를 탄다면 설명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잖아요. 이때 벤츠를 ‘지위재(地位財)’라고 합니다. 물론 비트코인은 아직 사회적으로 완전히 지위재로 인정은 못 받았지만 점점 그 위치를 지니게 될 거라 보는 거고요.”
 
  ― 그래서 얼마까지 간다고 보고 있습니까.
 
  3월 8일 기준 1비트코인은 약 4800만원이다.
 
  “2014년 비트코인을 살 때부터 ‘개당 1000만원은 무조건 넘고 1억까지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17년 무렵 비트코인이 대중에게 알려진 이후 주변에 그렇게 말했더니 다들 말도 안 된다고 했어요. 지금은? 더 이상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죠. 1억원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거라 봅니다.”
 
  ― 어디에 근거한 계산인가요.
 
  “당시엔 2013년 한국 GDP(국내총생산) 1조370억 달러를 기준으로 산출해본 겁니다.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만약 비트코인이 국내에서 화폐로 사용된다면 1비트코인이 얼마가 될까’라는 가정을 세워본 거죠. 1조370억 달러를 비트코인 개수 2100만 개로 나누면 1개가 5만 달러(약 5954만원)가 넘어야 합니다. 2013년 한국의 통화량(1886조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개당 8980만원이 나왔죠. 만약 미국에서 사용된다면, 미국의 GDP가 21.42조 달러니, 나누기 2100만 개를 하면 102만 달러, 즉 개당 10억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왔고요. 다시 말해 전 세계 80억 인구 중 3억 명만 비트코인을 사용해도 개당 10억원까지 갈 수 있다는 거죠.”
 
 
  4년 반감기마다 가격 폭등
 
  ― 어디까지나 가정 아닙니까.
 
  “그렇죠. 다만 확실한 건 반감기(半減期) 때마다 꾸준히 가격 상승이 있어왔다는 겁니다. 비트코인을 보유하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사실이죠.”
 
  ― 반감기?
 
  “2009년 비트코인이 처음 생길 때 10분에 약 50개가 생산되도록 설계됐습니다. 하루 약 7200개, 1년에 약 262만8000개가 공급되죠. 그런데 비트코인에는 반감기가 있어요. 4년마다 생산량이 반으로 줍니다. 2012년 처음 반감기에 도달했고, 2016년부터는 1년에 약 65만7000개가 공급됐습니다. 2020년부터는 1년에 32만8500개, 2024년부터는 16만4250개, 이런 식으로 2140년이 되면 2099만9999개가 되고 생산이 종료됩니다.”
 
  ― 4년 주기로 가격이 올랐고, 오른다는 거군요.
 
  “반감기가 됐다고 다음 날 바로 오르진 않고 일정 기간 이내 상승이 이뤄졌습니다. 2012년 첫 반감기 때 15만원이던 것이 100만원을 넘었고, 두 번째 반감기인 2016년은 이듬해 상승을 끌어냈죠. 2017년 1월 100만원이던 것이 그해 12월 2000만원이 됐습니다. 세 번째 반감기(2020년) 때 역시 2021년 1월 1000만원을 웃돌던 가격이 그해 5월 5000만원까지 올랐고요.”
 
  ― 말한 대로라면 2024년 때 또 오르겠군요.
 
  “어느 정도 시간차를 둔 것으로 봤을 때 2025년경부터 가격 상승이 이뤄질 거라 봅니다. 그땐 1억원을 넘을 수도 있겠죠.”
 
  ― 그러니까 지금도 사기에 늦지 않았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만 판단은 스스로 하는 거죠. 주변 사람들에게 몇 년 전부터 같은 얘기를 했지만 아무도 따라 사지는 않더군요. 확신이 없으면 안 사는 거예요.”
 
  비트코인뿐만이 아니다. 2014년 자산배분 차원에서 시작한 주식투자 덕도 톡톡히 봤다. 그때 사놓은 넷플릭스의 경우 현재까지 주가가 10배 이상 올랐다. 다년간 보유한 종목 중 주가가 몇 배씩 오른 기업을 분석해봤더니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한다. 모두 매출과 순익이 최근 3년간 매년 20% 이상 올랐다는 것. 이후 이 공통점에 부합하는 종목들을 추가로 매수하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짰다.
 
  “그렇다고 두 가지 기준만 보면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의 약 70%는 주가가 오르고, 나머지 30%는 주가 변동이 없어요. 주가가 3~5년간 우상향(右上向)하고 있는지도 꼭 봐야 합니다.”
 
 
  꾸준히 우상향하는 종목… “미국 주식이 답”
 
최성락 전 동양미래대 교수는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50억 벌어 교수직도 던진 최성락 투자법》을 출간했다. 사진=페이퍼로드
  최 전 교수는 “현재 보유 중인 넷플릭스,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블록(스퀘어) 등이 이 세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이라면서 “국내 주식 중에서는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을 찾기 힘들어 미국 주식 위주로 투자한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50억 벌어 교수직도 던진 최성락 투자법》을 출간했다.
 
  ― 전쟁·긴축 공포로 주식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에 빠져 있는데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이번 약세장으로 자산 비율에 변동이 있긴 합니다만 자산 시장에는 항상 등락이 있는 법이죠. 혼돈이라고 했는데, 따지고 보면 ‘폭락’한 수준도 아니에요. 올 들어 나스닥의 경우 13~15% 정도 떨어졌을 뿐이거든요. 전쟁이 났다고 구글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요. 긴 안목에서 보면 큰일도 아닙니다.”
 
  ― ‘공포에 매수’를 하며 하락장을 즐기고 있나 봅니다.
 
  “즐기는 경지까지는 아니고요, 속상하기는 하죠. 여유자금이 없어서 추가 매수도 못 하고 있고요. 다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주가는 기본적으로 알 수 없는 거니까요. 투자 기준을 세웠으니 부합하면 진득이 들고 간다,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 그러고 보니 비트코인, 주식 모두 가격이 상승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인데요, 부동산 월세, 배당주 등 고정수입을 위한 현금 흐름도 구축해놨습니까.
 
  “50억 자산 중 30억원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이고 나머지 20억은 비트코인 반, 주식 반인데요, 초기에는 현금 흐름에 초점을 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고 했는데 녹록지 않더군요. 예를 들어 부동산 월세가 월 소득을 대체할 수 있으려면 부동산 가격만 100억원 정도가 돼야 하더라고요. 게다가 현 부동산 정책 아래서는 세금 등 골치 아픈 일이 많으니까 주식에 집중하자 싶었어요. 그렇게 배당주를 살펴봤더니 생각보다 일정하게 배당이 보장되는 종목이 잘 없더군요. 상속세를 내야 하면 배당을 많이 주다가 상속세를 다 내고 나면 배당을 줄이는 식이었죠.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을 냈습니다. 현재까지는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이 더 크기도 하고요.”
 
 
  정교수 코앞에 두고 사표
 
  박사 학위가 두 개(경영학·행정학)인 그는 지난 2007년 전임 교수가 됐다. 사표를 낸 건 지난해인데, 남들이 보면 ‘아깝다’할 만한 시기다. 정년이 보장되는 정교수 승진이 가능한 부교수 마지막 연차 때였다. 승진 서류도, 부교수 재임용 서류도 내보지 않고 학교를 나왔다.
 
  ― 교수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집안의 반대는 없었나요.
 
  “제가 누누이 ‘돈을 벌면 그만둘 것’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에 만류는 없었어요.”
 
  ― 적성에 무지하게 안 맞는 일이었나 봅니다.
 
  “교수의 업무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연구와 교육. 전자는 논문을 쓰고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는 것이고, 후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거죠. 저 같은 경우 전자의 활동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어요. 학과장까지 역임했으니 교내 평가도 그리 나쁘진 않았습니다. 다만 한 가지 ‘이건 좀 안 맞는다’고 생각한 건 ‘학생 지도’였어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거죠. 처음 강단에 섰을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교육부 지침상 대학 평가 기준에 학생과의 면담기록 등이 지표로 들어가면서 점차 아이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해야 하는 일이 많이 생겼습니다. 중·고등학생이면 모르겠지만 대학생이라면 자율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요컨대 ‘취직을 해야 한다’는 말을 점점 강하게 해야 했던 겁니다.”
 

  그는 학교를 나온 후 지난해 말 개인 연구소를 차렸다. 자유롭게 경영·경제 연구를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보유 중인 비트코인 20개 중 4개를 현금화했다.
 
  ― 개인의 선택을 존중합니다만 물질만능주의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교수마저 돈 벌었다고 강단을 떠나는 사회라니요.
 
  “혹자는 그럼 인재 양성은 누가 하느냐고 하던데, 그 역할을 꼭 강단 위에서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에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며 학문 발전에 기여하면 그 연구 결과가 후학 양성에 이바지할 수도 있는 거죠. 얼마 전 차린 연구소에서 관련 연구는 지속할 생각입니다.”
 
  ― 교수 타이틀이 없어진 데 따른 아쉬움이나 지난 선택에 후회는 없나요.
 
  “그만둘 때 가장 아깝다고 생각한 게 ‘교수’라는 타이틀이긴 해요. 그렇다고 후회하느냐고 묻는다면 전혀요. 아무래도 십수 년 해온 일이니, 사표 낼 당시에는 여파가 있었어요. ‘그만둬야지’ 생각하는 것과 진짜 실행하는 것은 차이가 있더군요. 그런데 금세 아무렇지 않았어요. 남녀 사이를 예로 들면, 헤어진 다음에 미련이 남아 계속 떠오르는 경우가 있고 칼같이 잊히는 케이스가 있잖아요. 저한테 교수직은 이별 후 단 한 번도 떠오르지 않는 전 여친 같은 거더군요.”
 
 
  ‘하루 24시간을 때워야 한다’
 
  요즘 하루 일과는 이렇다. 아침에 일어나 연구소로 나간다. 틈틈이 책을 읽고 글도 쓴다. 일과가 끝나면 운동도 꾸준히 한다. 웨이트와 걷기 위주다. 가끔 자전거를 타고, 골프도 친다.
 
  ― 그래서 요즘 더 행복합니까.
 
  “행복의 정도는 솔직히 똑같습니다. 학교 가는 것 빼고는 생활도 비슷해요. 평소 하던 글쓰기와 책 읽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더군요. 운동하는 시간은 늘어났고요.”
 
  ― 그만둬봐야 또 다른 어제의 연속이군요.
 
  그는 “‘하루 24시간을 어떻게든 때워야 한다’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아무런 계획 없이 돈을 벌었다고 무작정 그만두면 하루하루가 고역일 수 있다”고 했다.
 
  “직장을 그만두면 인간관계가 대부분 끊깁니다.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 되지 않느냐, 하는데 삼시 세 끼를 몇 날 며칠 함께 해보면 막상 가족들이 싫어합니다. 가족과 여행을 간다? 길어봐야 한 달이죠. 친구를 만나서 놀면 되지 않느냐. 한창 일할 나이라 나 말고는 다 출근을 합니다. 결국 혼자 시간을 보낼 계획을 짜야 합니다. 취미 생활을 하면 되지 않느냐. 그것도 하루 1~2시간이면 충분하죠. 하루 10시간씩 취미생활을 하면 그건 또 다른 업무가 돼버리고요.”
 
  ― 일을 그만둔 후 얻은 수확은 뭡니까.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됐다는 점이에요. 흔히 말하죠.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시간과 돈이 없다’고요. 저는 그게 악기였습니다. 돈과 시간만 있으면 반드시 악기를 배우겠다고 항상 생각했어요. 막상 그럴 환경이 되니 그 생각이 일절 안 들더군요. 진심이 아니었던 거예요. 논문을 쓰는 것도 그렇습니다. 학교에 있을 때는 그걸 좋아서 하는 줄 알았습니다. 곧잘 썼고 주변 평가도 괜찮았고요. 그런데 안 써도 되는 상황이 되니, 절대로 안 써집니다. 사실은 싫어했던 거예요.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좋아한다고 착각하면서 살았겠죠.”
 
 
  벤츠를 사놓고 안 타는 이유
 
  한편 책 읽기와 글쓰기는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실제로 독서광 수준이기도 하다. 매일 한두 권씩을 읽을 정도다. 여기엔 만화책도 포함이다. 그는 “올해 들어 《장송의 프리렌(葬送のフリ-レン)》을 가장 재밌게 봤다”면서 “웹툰 중에서는 〈내과 박원장〉과 〈쇼미더럭키짱〉을 추천한다”고 했다.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이던 그는 만화 제목을 이야기하며 처음으로 환하게 웃었다.
 
  글도 많이 쓴다. 베스트셀러가 된 적은 없지만, 여태까지 총 1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대표적으로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벤츠를 샀다》 《나는 카지노에서 투자를 배웠다》가 있다. 모두 경험담을 녹여낸 경제서다. 조만간 독서법에 관한 책도 출간 예정이다. 앞으로도 책은 계속 낼 생각이다.
 
  ― 오늘 인터뷰 이후 일정은 뭡니까.
 
  “일단 집에 가서 밥을 좀 먹고 운동을 할 생각입니다. 아직 1300보밖에 못 걸었거든요.”
 
  그러면서 지하철역으로 걸어갈 채비를 했다.
 
  ― 벤츠는 어떡하고 지하철을 타고 다닙니까.
 
  “운전할 때는 책을 못 읽으니까요. 결국 매일 지하철을 타게 되더군요.”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벤츠를 샀다》에서 최 전 교수는 소유욕을 ‘탄트라’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불교에서는 욕망의 절제보다 욕망의 해소를 더 상위의 단계로 보는데, 탄트라는 욕망이 발생했을 때 이를 충족시킴으로써 그 굴레를 벗어나는 방법이다. 그는 무심하게 “벤츠는 짐 옮길 일이 있을 때나 가끔 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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