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페어노믹스’는 복지와 경제를 대립하는 개념으로 볼 게 아니라, 양자를 융합시키자는 것
⊙ 일자리행정과 복지행정 통합해야
⊙ 사회복지사업의 효율성 제고 위해 경영기법 적극 도입해야
徐相穆
⊙ 66세. 美앰허스트대 경제학과 졸업.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
⊙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同부원장, 13~15대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 역임. 現 경기복지미래재단 이사장.
⊙ 저서: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시장을 이길 정부는 없다》
《공짜 점심은 없다-서상목의 경제이야기》등.
⊙ 일자리행정과 복지행정 통합해야
⊙ 사회복지사업의 효율성 제고 위해 경영기법 적극 도입해야
徐相穆
⊙ 66세. 美앰허스트대 경제학과 졸업.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
⊙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同부원장, 13~15대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 역임. 現 경기복지미래재단 이사장.
⊙ 저서: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시장을 이길 정부는 없다》
《공짜 점심은 없다-서상목의 경제이야기》등.

- 호주에서는 각종 복지 및 일자리 업무를 연계해서 다루는 ‘센터링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12·19 대선에서 새로 출범한 정부는 복지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되었는데, 복지와 경제의 융합인 웰페어노믹스(welfarenomics)는 경제활력을 유지하면서 급증하는 복지수요에 대처하는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와 복지는 동전의 양면
21세기는 여러 전문분야가 접목되어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융합의 시대’이다. 기계공학에 전자공학을 접목시켜 만들어진 메카트로닉스(mechatronics)는 첨단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생물학에 컴퓨터공학을 접목시킨 생명공학은 생명체의 신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비법이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사회복지는 경제발전과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전되었기 때문에 복지와 경제는 사실상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한 영국이 19세기 후반 심각한 불황에 직면하여 실업과 도시빈곤 문제를 안게 되면서 민간 차원의 활발한 사회복지사업 전개로 현대적 의미의 사회복지활동이 시작되었다. 또한 1870년경 독일에서 시작한 강력한 사회주의 운동에 대처하기 위해 비스마르크는 세계 최초로 사회보험제도를 실시하였고, 미국에서는 1929년 대공황으로 대두된 대량실업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루스벨트 행정부가 ‘사회보장법’을 제정하고 대규모 일자리사업인 뉴딜정책을 추진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 경제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면서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전체에서 현대적 의미의 복지국가가 발전하였다. 그러나 1970년 이후 선진국들의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노령화의 급진전으로 복지 지출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복지국가 모델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수정작업이 시작되었다. 그 내용과 정도는 국가마다 조금씩 상이하지만, 개혁의 공통된 방향은 복지제도를 보다 합리적으로 수정하고 복지혜택의 수준을 조금씩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반면 IT기술의 발달과 세계화는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는데, 경제에서 수출의 비중이 매우 큰 한국에서 양극화 심화의 정도가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존의 신(新)자유주의적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수정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으나, 유럽의 경제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종전 복지국가 모델로의 선회 역시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은 경제성장과 양극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웰페어노믹스는 ①정부의 국가전략 수립 기능을 강화하고 ②공유가치 창출 경영으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며 ③시민사회의 활성화로 공생발전의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함께 성장하는 자본주의’를 구현시켜 보자는 의지이다. 동시에 웰페어노믹스는 ①일자리가 최선의 복지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일자리 복지 기반을 보다 확고히 하고 ②복지 분야에서도 기업가 정신의 함양을 통해 혁신복지를 구현하며 ③각종 경영기법을 복지 분야에 적용하여 복지경영 전통을 확립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를 만들어보자는 시도이기도 하다. |
웰페어노믹스는 복지와 경제의 융합
복지국가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복지는 대다수 선진국에서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이 되었고, 특히 1980년 이후 영국과 미국에서 정부 개입의 최소화를 주장하는 신자유주의가 보수의 가치관으로 정착되면서 복지정책을 둘러싼 이념논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한국에서도 1997년 외환위기 수습 과정에서 IMF가 주도한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 조치들이 그대로 추진됨으로써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을 둘러싼 보수와 진보 간 이념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웰페어노믹스는 경제와 복지 정책에 관한 이념적 논쟁을 지양하고, 보다 현실적이며 실용적 차원에서 경제와 복지의 장점을 활용하고 이를 융합함으로써 경제와 복지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자는 취지인 것이다. 웰페어노믹스는 기존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모델과 복지국가 모델을 각각 세 가지 측면에서 수정하여 이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것이기도 하다.
新자유주의 개혁이 한국적 相生발전체계 무너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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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9년 대공황으로 실직자가 급증하자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규모 일자리사업인 뉴딜정책을 실시했다. |
정부 주도 시장경제에서는 정부의 개입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그리고 금융기관과 금융수요자 간 상생(相生)발전 체계가 나름 작동되었으나, 자유시장경제로의 전환이 시도되면서 대기업의 경영이 성장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전환되었고, 금융기관 역시 신용대출보다는 담보 위주의 소극적 운영을 강조하면서 한국경제가 저성장과 양극화의 함정에 빠져들게 되었다(김선빈의 《상생의 경제학》 참조). 기업들의 비용절감 위주의 경영은 비정규직의 확대로 이어졌고, 금융기관의 보수적 운영은 서민과 영세상공인에 대한 대출활동의 위축을 가져왔으며, 그리고 대기업의 근로자들은 강한 노조를 바탕으로 높은 임금 및 근로조건 체계를 고수함으로써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더욱 증가하였다. 이는 금융시장이 성숙되지 못하고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높은 상황에서 자유시장경제로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한국자본주의의 상생발전 체계를 무너뜨린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 산하 위원회 과감히 통폐합해야
한국경제가 저성장과 양극화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 고유의 시장경제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데, 그 방향은 자유시장 경제체제와 정부주도 경제체제의 혼합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국가전략의 수립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되, 그 집행 과정에서는 자유시장경제의 원칙과 수단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른바 ‘한강의 기적’은 경제개발 수립과정을 통해 시대상황에 적합한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착실히 집행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경제개발계획의 수립이 중단되면서 경제와 복지 부문에서 국가 차원의 전략이 제대로 만들어지지도 못했고, 만들어진 정책마저도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대표적 사례가 노무현 정부의 ‘비전 2030’과 이명박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다. 비전 2030은 그 내용이 비교적 합리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합의를 얻지 못해 제대로 집행되지도 못했다. 그 결과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인기영합적 복지시책들의 남발이다. 일자리 정책 역시 정부 차원의 많은 대책회의에도 불구하고,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설경기의 정상화와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는 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1990년대 중반부터 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확고한 국가전략을 세우고 이를 집행한 정보화 부문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한국을 세계적 IT강국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따라서 청와대의 국가전략 수립기능과 기획재정부의 정책 조정기능을 강화할 것을 건의한다. 이를 위해 혼선만 초래하고 있는 청와대 산하의 각종 위원회들을 과감히 통폐합하고, 헌법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상설화하고 부설 사무국을 설치하여 경제와 복지 분야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전담케 해야 한다. 이와 아울러 일자리창출, 사회복지 등 여러 부처가 관련되고 막대한 정부재정이 소요되는 국가전략은 기획재정부가 정책조정과 집행을 총괄하는 관행을 새롭게 확립할 것을 건의한다.
현재의 동반성장론은 정부 주도 전통의 산물
‘기업의 유일한 임무는 이윤을 올려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프리드먼(Friedman)의 신자유주의적 기업관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자유시장경제의 본거지인 미국에서도 근본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전략전문가인 포터(Porter)는 기업활동이 환경파괴 등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으로 인식되면서 자본주의 체제가 위기에 봉착하였음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업이 가치창출 목표를 단기적 수익극대화 차원을 넘어 장기적 시각에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포터의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 개념은 미국에서 이미 많은 글로벌기업이 실천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이에 관한 심포지엄이 개최되는 등 재계와 언론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많은 기업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차원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이보다는 CSV가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그 이유는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전개하는 CSV가 기업이 강점이 없는 분야에서 전개하는 CSR보다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CSR은 기업의 이윤을 사회적 목적으로 배분하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나, CSV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여 혁신과 성장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CSV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의 많은 노력이 있으나, 이는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근거하는 CSV와는 달리 대기업에 대한 규제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동반성장정책이다. 정부는 2010년부터 동반성장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는데, 동반성장위원회의 첫 번째 작품은 ‘중소기업 적합품목’을 지정하여 이 분야에서 대기업의 철수, 사업축소, 확장자제, 진입제한 등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동반성장지수를 작성하여 발표하면서 대기업을 ‘우수’, ‘양호’, ‘보통’ 그리고 ‘개선’의 네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동반성장위원회의 이러한 활동은 우선 활동범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관계에 국한되어 있고, 중소기업 적합품목의 지정 등 반(反)시장적 규제조치에 의존하며, 대기업 견제와 중소기업 보호라는 제로섬 성격이 강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결국 동반성장정책은 과거 정부 주도 시장경제 전통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동반성장위원회의 활동영역을 기존의 중소기업 보호 차원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넓히고, 추진방법은 반시장적 규제보다는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며, 기존의 기업활동을 억제하기보다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새로운 기업활동을 촉진하는 플러스섬(plus-sum) 형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직접적인 시민사회 지원은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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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빅 소사이어티 캐피털을 조성했다. |
공생발전을 강조하는 이론들이 시장경제와 상치되는 개념이라고 인지하는 경향이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시장경제의 기본철학은 자유주의이며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제행위를 통해 시장 참가자 모두의 이익이 증대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장경제는 생태학의 상리공생 원칙과 거의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이익 추구에 의한 거래가 궁극적으로 경제 전체의 효율을 극대화시킨다는 시장경제원리는 이기적 유전자의 활동이 생물의 생존과 진화를 보장하면서 자연생태계의 균형과 발전을 이룬다는 진화론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경제에서의 거래 당사자는 네트워크의 구성원인 노드(node)와 같은 개념이며, 네트워크 참여자가 많을수록 네트워크의 가치가 높아지듯 세계화로 시장의 범위가 넓어지고 참여자의 수가 확대될수록 시장경제의 가치는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시장경제가 공생발전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공생발전 자체를 존재 이유로 삼는 시민사회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선진국들의 공통된 경험이다. 역사적으로 자본주의와 복지국가의 진화를 선도한 영국에서 최근 정권의 이념적 차이와 관계없이 시민사회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7년 집권한 블레어(Blair) 사회당 정부가 ‘제3섹터’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2010년 집권한 캐머런(Cameron) 보수당 정부 역시 ‘큰 사회’를 표방하면서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사회금융시장의 발전을 선도할 자본금 6억 파운드 규모의 빅 소사이어티 캐피털(Big Society Capital)을 설립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시민사회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김대중 정부는 NGO에 대한 재정지원을 시작하였고, 노무현 정부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종합적 지원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최근 이명박 정부도 협동조합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협동조합기본법’을 제정하였다. 그러나 이제까지 한국에서의 시민사회 지원은 정부의 직접적 개입과 재정적 지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시민사회의 정부의존성을 높이고 활동의 자율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직접적 지원을 사회금융의 활성화 등을 통해 간접적 지원의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복지전달체계 확립해야
일자리복지의 이론적 기반은 1997년 기든스(Giddens)에 의해 마련되었으며, 블레어 사회당 정부가 워크페어(workfare) 사업을 추진하면서 구체화되었다. 외환위기 직후 집권한 김대중 정부는 ‘제3의 길’이 경제위기 와중에서 복지를 개선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생활보호사업’을 ‘기초생활보장사업’으로 전환하고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의 구직노력을 의무화함으로써 한국에서 최초로 워크페어 개념을 복지사업에 적용하였다. 그러나 기초생활보장의 자활성공률이 2011년 현재 10% 수준에 그침으로써, 일자리복지의 기본취지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우선 일자리를 얻어 기초생활보장에서 제외되면 많은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수급자 본인의 자활에 대한 열정이 낮을 수밖에 없으며, 복지행정과 일자리행정의 이원화로 인해 일자리복지 정책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일자리복지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개혁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복지 수혜자의 자활 의지를 높이기 위해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근로장려세제’의 대상을 기초생활보호 수급자에게도 확대하고, 지원내용도 상향 조정하여 추가적인 소득활동에 대한 인센티브를 크게 강화하는 것이다. 또한 일자리복지의 구현을 위해 일본, 유럽 선진국에서와 같이 일자리행정과 복지행정을 우선 통합해야 한다. 통합부서의 비대화를 막기 위해 보건복지부의 보건기능은 환경부로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일자리행정과 복지행정의 통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수요자에게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달체계를 전국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에서는 ‘작은 정부’ 이념에 매몰되어 제대로 된 복지전달 체계가 만들어지지 못함으로써 각종 복지혜택의 중복지원 문제와 복지사각지대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는 등 복지사업 추진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최근 각종 복지서비스 사업의 증가추세를 감안할 때 하루속히 제대로 된 복지전달 체계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 방안으로 현재 경기도에서 시행되고 있는 민관협력의 맞춤형 복지전달 체계인 ‘무한돌봄센터’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면서, 여기에 일자리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복지와 일자리를 통합해 맞춤형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호주의 ‘센터링크(Centerlink)’ 모델을 한국 현실에 맞게 변형시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사회혁신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어 혁신복지를 구현한다
자본주의가 기술혁신과 이의 산업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과 진화의 길을 걸었듯이, 복지국가 역시 사회보험제도의 도입, 일자리복지 사업의 추진, 사회적 기업 및 사회적 금융의 도입 등으로 새로운 발전과 진화의 길을 가고 있다. 특히, 사회서비스, 보건, 교육 등의 사회 분야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보고(寶庫)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의 혁신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사회발전은 물론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디지털 혁명의 산실인 실리콘밸리가 만들어지기까지는 ①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벤처기업가 ②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벤처캐피털, 그리고 ③실패를 경험으로 인정해 주고 동업자 간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지는 열린 기업문화 등의 혁신생태계가 존재하였듯이, ‘사회혁신의 실리콘밸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①사회혁신을 주도하는 사회적 기업가 또는 혁신가 ②이들의 활동을 재정적 그리고 경영적으로 도와주는 중간기구 또는 사회적 금융기관, 그리고 ③사회혁신이 장려되고 사회혁신의 기회가 많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열린 사회분위기 등이 조성되어야 한다.
일찍이 슘페터(Schumpeter)는 혁신을 ‘창조적 파괴’라고 묘사하면서 혁신의 주체를 기업가로 지목하였는데, 사회혁신 과정에서도 리더가 필요한바 이들이 바로 사회적 기업가 또는 사회적 혁신가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손으로 빈곤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한 유누스(Yunus), 사회적 기업가를 육성하는 아쇼카 재단을 창설한 드레이턴(Drayton) 등이 이 시대의 사회혁신을 주도하는 혁신가라고 할 수 있으며, 한국에도 동네사랑방 같은 병원을 운영하는 안성의료생협, 재사용 문화를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가게, 새로운 놀이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리단, 그리고 중증장애인 아동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키워주는 위캔, 오리농법으로 환경농업을 이끌어가는 홍동문당마을 등이 사회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에서 사회적 기업은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만들어진 이후 양적으로 크게 성장을 하였으나, 개선의 여지 역시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사회적 기업의 초점이 현재의 일자리 창출에서 본래의 기능인 사회혁신에 주어져야 하는바,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기준부터 현행의 인건비 보조 중심에서 사회적 성과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또한 사회적 기업가의 양성을 위해 아쇼카 재단과 같은 전문기관의 설립이 필요하고, 미국에서와 같이 주요 경영대학원이 사회적 기업가 양성과정을 설치·운영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정부가 사회적 기업을 직접 지정하고 지정된 기업에 대해 인건비를 보조하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재정 및 경영지원을 할 수 있는 중간조직을 활성화하여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도 경쟁원리와 기업가 정신이 존중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영국과 같이 국가 차원의 도매 사회금융기관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금융시장을 육성함으로써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를 간접적으로 지원·육성하는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할 것이다.
각종 경영기법의 적용으로 복지경영 전통을 확립한다
한국에서도 사회복지사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미 다양한 형태의 경영노하우가 시도되고 있으나, 복지경영의 구현을 위해서는 이를 더욱 개선·발전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1999년부터 3년마다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경영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평가결과가 대상기관의 경영개선에 크게 반영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는바, 경영평가와 더불어 경영컨설팅을 활성화하고 기존의 경영평가제도를 인증제도로 전환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서비스 부문에서 경쟁을 통한 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해 2007년부터 전자바우처 사업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이 제도의 도입으로 복지서비스 수혜자의 선택권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지만 낮은 서비스 단가 책정으로 서비스의 질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단가가 현실화되어야 하고, 이용자가 총액한도 범위 내에서 다양한 가격의 서비스를 선택하는 방향으로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복지경영 전통이 사회복지 분야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복지경영 개념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이를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 모두에게 각종 교육을 통해 주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경기복지재단이 서울대와 공동으로 복지경영CEO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교육내용을 보다 다양화하여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대내외 경제적 여건이 악화되고 있고 복지의 확대에 대한 국민적 욕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사회복지의 공생정신과 시장경제의 경쟁원리를 융합하는 웰페어노믹스는 복지와 경제가 양립할 수 있는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