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화제

현대기아차의 ‘가치 서비스’ 현장

자동차 고치는 동안 스크린 골프 즐길 수 있다

  •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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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콘셉트를 적용한 기아차 대치점.
“여기가 카센터 맞나요?”
 
  문을 열자 고급스러운 조명등과 첨단 스크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퀴퀴한 냄새와 기름때 밴 장갑을 낀 정비사들을 예상했다면 한참 잘못 짚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현대차 남부서비스센터’의 모습이다.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는 시작에 불과하다. 한쪽에 마련된 헬스케어실에는 7대의 안마기계와 체지방 측정기가 있다. 자동차를 정비할 때 무료하게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던 고객들을 위한 현대기아차의 배려다. 또 다른 방에는 스크린 골프존이 있어 내방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여성전용 휴게실과 아이 놀이방까지 마련돼 있는 영락없는 백화점 휴게실의 축소판이다. 이쯤 되면 자동차 정비가 끝났다고 해도,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고 싶을 정도다.
 
 
  자동차만 파는 곳에서 자동차도 파는 곳으로 변신 중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매장과 서비스센터가 달라지고 있다.
 
  글로 표현하자면 ‘자동차만 파는 곳’에서 ‘자동차도 파는 곳’으로, ‘자동차를 정비하는 곳’에서 ‘자동차도 정비하는 곳’으로 변신 중이다. 현대차의 남부서비스센터는 이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사무실 외관을 바꿨고, 전문 서비스 매니저 등 기존의 자동차 업계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센터를 총괄하는 운영지원팀, 차의 내부 문제점을 수리하는 승상용정비팀, 사고 차량을 판금·도장하는 판금도장팀, 고객지원팀 등 전문가 217명이 매일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하루에 고치는 자동차가 평균 300여 대다.
 
  남부서비스센터는 지난 1월부터 고객이 차량을 수리하기 위해 자동차를 입고하면, 전문 서비스 매니저가 1대1 맞춤으로 정비 입고에서부터 출고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 내 자동차가 어떻게 수리되고 있는지, 어느 위치에 있는지 등 작업 내용은 대형 모니터와 태플릿PC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간 동안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에서 마사지를 받거나, 스크린 골프를 즐기면 된다.
 
  박영봉 남부서비스센터장은 “고객들의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만큼 서비스 환경도 그에 맞게 개선하고자 했다”며 “남부서비스센터는 철저하게 고객 중심이고, 서비스를 기다리는 동안 다양한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현대차의 이런 변신은 ‘가치있는 서비스(valuable service)’를 고객에게 제공하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과거 자동차 업계가 성능이 탁월한 자동차 생산에 몰두했다면, 이제는 품질을 넘어서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자동차 업계 트렌드여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순히 서비스를 넘어서 고객에게 값어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미술관과의 만남
 
자동차 매장과 커피숍이 공존하는 현대차 여의도점.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전시판매장에는 한동안 미술 큐레이터가 상주했다. ‘자동차 판매장에 웬 큐레이터?’라는 생각이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전시장 안에 그림이 가득했다. 대치동 지점에는 동서양 전통 건축물을 이용한 회화로 유명한 정진용 작가의 작품 13점이 걸려 있었다. 기존의 자동차 전시장이 소형에서 대형까지 기아차의 자동차들과 이를 소개하려는 영업사원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참신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딱딱한 전시장 이미지에서 벗어나 색다른 전시장을 운영하는 것도 고객들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해 구성을 바꿨다”며 “방문하는 고객 누구에게나 전문 큐레이터가 전시 작품을 설명해 주고, 또 관심 있는 차량에 대한 영업사원의 설명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기아차는 이처럼 미술품을 벽면에 건 전시장의 이름을 ‘K라운지’라고 붙였다.
 
  현대차에도 ‘H 아트 갤러리’가 있다. 강남구의 대치 지점을 시작으로 현재 유성, 광주, 동대구, 부산 동래 지점 등에서 문화와 스포츠 등을 주제로 한 이색 테마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일종의 ‘숍인숍(shop in ship)’, 서로 다른 업종의 거점 안에 다른 하나가 공존하는 방식의 공간 마케팅이다.
 
 
  자동차 매장에서 커피빈 커피를
 
  그런가 하면 현대차의 여의도 자동차 판매 대리점에는 커피 냄새가 솔솔 풍긴다. 이곳에서는 커피 전문 브랜드인 ‘커피빈’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현대차 에스프레소 1호점’이다. 현대차가 내세운 이색 테마지점 중 한 곳인데 유럽의 노천카페에서 모티브를 얻어 전시장의 디자인과 조명을 모두 바꿨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이 ‘현대차와 커피빈’ 공동 마케팅 협의식에 직접 나섰다.
 
  김 사장은 “영업점은 더 이상 자동차만을 판매하는 단순한 비즈니스 공간이 아니다”며 “자동차와 고객, 새로운 경험이 공존하는 이색 복합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서 이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고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쇼룸은 이제 단순히 차를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정신적 위안과 일상의 휴식을 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들은 갤러리에서 예술품을 감상하듯 신차를 감상하고, 깊은 향의 커피를 마시면서 신차 구매상담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홈투홈(Home to Home)’ 서비스도 고객들에게 인기다. 현대차가 지난 1월부터 업계 최초로 실시하고 있는 서비스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정비요원이 직접 찾아가 차량을 가져오는 ‘픽업 서비스(pick up service)’, 차량 수리완료 후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가져다주는 ‘딜리버리 서비스(delivery service)’로 구성된 고객 맞춤형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시행 6개월 만에 2만여 명이 이용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하루 전에 서비스를 예약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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