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장 선거 당시 공동선대본부장 구속… 정진상, 검찰과 관련해서는 김만배만 한 사람이 없다고 해 대장동 사업 추진에 대해 약속”
⊙ “김만배가 정진상 만나 대장동 사업권 담판 지어”
⊙ 검찰, “김만배, 대법관에게 부탁해 이재명 관련 두 건의 판결 뒤집었다”는 진술 확보
⊙ 권순일 전 대법관 화천대유 연봉계약서 입수… 1년간 2억4000만원
⊙ “성남 정 실장 등 오늘 술 드시구 막 2차 마무리했어요”(유흥주점 관계자가 정영학 회계사에게)
⊙ “성남 실세들 마쟈? 니눈에? 유본, 정실장, 김위원”(남욱) “확실해”(유흥주점 관계자)
⊙ ‘2차비’의 의미 묻는 검사 질문에 “잠자리” 답변
⊙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됐으면 남욱 변호사 등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웠을 것”(법조 출입 기자 및 관계자)
⊙ “김만배가 정진상 만나 대장동 사업권 담판 지어”
⊙ 검찰, “김만배, 대법관에게 부탁해 이재명 관련 두 건의 판결 뒤집었다”는 진술 확보
⊙ 권순일 전 대법관 화천대유 연봉계약서 입수… 1년간 2억4000만원
⊙ “성남 정 실장 등 오늘 술 드시구 막 2차 마무리했어요”(유흥주점 관계자가 정영학 회계사에게)
⊙ “성남 실세들 마쟈? 니눈에? 유본, 정실장, 김위원”(남욱) “확실해”(유흥주점 관계자)
⊙ ‘2차비’의 의미 묻는 검사 질문에 “잠자리” 답변
⊙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됐으면 남욱 변호사 등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웠을 것”(법조 출입 기자 및 관계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검찰이 대장동 핵심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로부터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
기자가 취재한 바로는 정영학 회계사는 2021년 11월 19일 검찰 조사에서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구속),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구속),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네 사람이 의형제를 맺은 사실이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정진상이 김만배와 친해지려 한 것은 검찰과 관련해서는 김만배만 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정진상이 김만배에게 대장동 사업 추진에 대해 약속을 하고 시기까지 2015년 전반기까지 끝내겠다고 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 회계사는 이어 “4명(김만배, 정진상, 김용, 유동규)이 의형제를 맺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김만배의 파워를 실감했다”며 “김만배가 정진상과 만나 담판(자신들이 사업자로 선정돼야 한다)을 지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이재명 캠프의 공동선거대책본부위원장을 지낸 A씨가 이른바 ‘후보 매수 시도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는데 정진상 전 실장은 김만배씨가 검찰 등 법조계에 손을 쓰지 않아 구속을 면치 못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법조계에 줄을 대기 위해 김만배씨에게 대장동 사업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A씨는 2015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았다.
“정진상이 먼저 의형제 맺자고 해”
정 회계사와 검사의 문답을 자세히 살펴보자.
〈검사: 2014년 6월 29일 자 정영학 녹취서에 따르면 6월 28일 김만배가 정진상, 김용, 유동규 이렇게 넷이서 만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만배가 이 시기에 모임을 추진한 경위는 무엇인가요.
정영학: 대장동 구역 지정이 2014년 5월 30일에 되어 대장동 개발사업 진행이 목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존 사업자가 예금보험공사 조사 등으로 소문이 나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등 약간 지지부진해서 김만배가 유동규 갖고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정진상을 직접 만난 것입니다. 대장동 사업은 김만배, 남욱 등 저희 팀이 사업자로 선정돼야 한다는 것을 정진상과 만나 담판을 지은 것입니다.
검사: 2014년 6월 29일 자 녹취서를 보면, 정진상이 먼저 김만배, 유동규, 김용 이렇게 넷이 의형제를 먼저 맺자고 얘기했다고 되어 있는데, 맞나요.
정영학: 네, 그렇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김만배의 파워를 실감했습니다.
검사: 2014년 6월 29일 전화통화에서 언급된 A는 누구인가요.
정영학: 이재명 시장 선거 당시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A씨가 당시 이재명 시장의 선거와 관련한 문제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구속되었습니다. 이때 정진상이 김만배와 친해지려 한 것이, 김만배가 손을 안 쓰니 A가 구속된 것이라고 생각했고, 검찰과 관련해서는 김만배만 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진상이 김만배에게 대장동 사업 추진에 대해 약속을 하고 시기까지 2015년 전반기까지 끝내겠다고 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2014년 6월 29일 자 정영학 녹취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욱: 어제께 그 저 정 실장(정진상 전 실장)
정영학: 예
남욱: 정진상
정영학: 예
남욱 김용, 유동규 김만배 이렇게 모여 갖고
정영학: 네분 이서?
남욱: 네분이 모여서 일단은 의형제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정 실장이 얘기해서 그러자 했고, 큰 형님(감만배)이시니까. (중략) 태년(김태년 의원)이한테 얘기해서 했는데 잘 안돼서 여기까지 왔다. 니(정진상) 생각은 어떠냐. 그랬더니. 전반기에 다 정리해서 끝내야지요. 형님. 무슨 말씀인지 알고 있습니다.
정영학: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남욱: 그래서 아마 A가 구속되는 것도 만배형이 손을 안 대고 내비두셨던 이유가 있을 거에요.〉
“권순일에게 부탁”
이런 진술을 확보했음에도 문재인 정권 검찰은 김만배씨를 통한 법원·검찰 등 사법기관 로비 여부에 대한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결과적이지만 법조계에 힘을 쓰기 위해 정진상 전 실장 등 이재명 대표 측이 김만배씨에게 대장동 사업권을 줬다는 정 회계사의 진술이 맞는다면, 이 대표 측의 결정은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대장동 비리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대법관에게 부탁해 두 건의 판결을 뒤집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기 때문이다.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는 2021년 10월 검찰에서 “김만배씨가 ‘내가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성남 제1공단 공원화 무효 소송 등 두 건을 대법원에서 뒤집었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검찰에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권순일(당시 대법관)에게 부탁해 뒤집힐 수 있도록 역할을 했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
판결이 뒤집힌 두 건의 사건은 모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 있는 사건이다. 선거법 위반 사건과 성남 제1공단 공원화 무효 소송 판결이다. 두 사건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면서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고, 대장동 사업 걸림돌도 제거됐다. 사실이라면 사법부가 무너질 심각한 국기 문란이다.
특히 선거법 위반 사건은 이 대표의 정치 생명과 직결된 것이었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 토론에서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허위사실 공표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면서 지난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다. ‘TV토론에선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선례를 만든 판결이었다. 당시 대법관 중 가장 선임이던 권순일 전 대법관은 유무죄 의견이 5대 5로 갈린 상황에서 무죄 의견을 내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권 전 대법관이 무죄 논리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권순일의 화천대유 연봉계약서
김만배씨는 2019년 7월~2020년 8월 ‘권순일 대법관실’이라고 출입 명부에 기록하고 대법원을 8차례 방문했는데, 여기에 이 대표 사건이 대법원에 회부되기 일주일 전(2020년 6월 9일), 회부 다음 날(6월 16일), 파기환송 선고 다음 날(7월 17일)도 포함됐다.
이후 권 전 대법관은 퇴임 뒤인 2020년 11월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취업해 총 1억5000만원을 고문료로 받다가 ‘대장동 의혹’이 터지자 그만뒀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사건의 핵심 김만배씨가 소유한 부동산 투기 회사다. 분양 특혜를 통해 5000여억원의 이익을 얻었고, 그 상당액이 인허가를 위한 불법 로비 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심을 받는다. 김씨와의 특별한 인연이 아니라면 대법관 출신이 들어갈 만한 회사가 아니란 지적이다.
기자는 이 연봉계약서를 입수했다. 계약서를 보면 권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에서 2020년 11월 1일부터 2021년 10월 31일까지 1년간 일하면서 2억4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유죄판결이 대법원에서 결과가 뒤집힌 것에 대한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사법부 붕괴 사건”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진작에 (이 대표가) 경기지사를 그만하고 피선거권이 없어졌어야 하는데 재판 거래를 했다면 크게 처벌받아야 할 사법부 붕괴 사건”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입장을 표명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진상 전 실장이 김만배씨의 법조계 영향력을 확인하기 전까지 소위 이재명 측근 3인방(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대장동 사업자들 사이에는 철저한 갑을 관계가 존재했다.
측근 3인방의 성매매 의혹 포착
측근 3인방은 대장동 사업가들 돈으로 고급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셨는데, 이 과정에서 성매매 의혹이 포착되기도 했다. 2013년도의 일이라 성매매처벌법의 공소시효인 5년이 지난 상황인 만큼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 날 것이다.
이들이 성매매를 했을 것으로 의심받는 날 중 하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일이었다.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됐을 경우, 권력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자리에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이재명 대표는 현재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 1위를 기록하는 정치인이다. 물론 야권의 유력 주자는 이 대표 혼자나 다름없고, 여권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 다수라 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치면 결과는 달라지지만 어쨌든 다수 대결 구도로 봤을 땐 그렇다. 측근 3인방의 ‘범죄’는 이 대표의 용인술(用人術)에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사안이다. 앞서 이 대표는 “측근은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공언한 바 있다.
기자는 ‘3인방’이 2013년 강남의 한 고급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난 뒤 성매매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본을 입수했다. ‘3인방’은 성매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비용을 포함, 몇백만원이나 하는 술값을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에게 떠넘겼다. 대장동 사업자들은 계산만 한 것이다. 그들 사이엔 철저한 ‘갑을 관계’가 존재했다. 대장동 사업자들은 3인방의 ‘지갑’ 노릇을 한 셈이다. 이들이 지갑 노릇을 한 이유는 자명하다. ‘3인방’의 컨트롤타워, 소위 ‘그분’을 보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3인방이 술을 마셨다는 2013년 9월 12일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일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개발 주체다. 대장동 사업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 업체와 공동으로 특수 목적 법인 ‘성남의뜰’을 설립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되지 않았다면 대장동 사업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설립일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들이 대장동 사업자들의 돈으로 술을 마시고,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공소시효를 떠나 보통 일이 아니다. 남욱 변호사는 2022년 11월 25일 대장동 공판에서 “성남도개공 설립은 이재명(당시 성남시장)이 주도했다”고 했다. 특히 이날 술자리를 주목하는 이유다.
“(이재명) 시장 측근들이 확실해”
2013년 9월 13일 고급 유흥주점 관계자는 전날(9월 12일) ‘3인방’이 다녀갔다며 남욱 변호사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대 150, 아가씨 ○○(이름) 100, ○○ 60, ○○ 60, 연주 10, 밴드 30, 합계 410만원.〉
문자 메시지를 받은 남 변호사는 아가씨 1명의 비용이 다른 사람과 달리 100만원인 것을 보고 “2차비 포함?”이라고 유흥주점 관계자에게 물었다.
이에 주점 관계자는 이렇게 답한다.
“그냥 난 2차 보내 준거 아니구, 식사하러 보낸 거야. 우리는 모르는 거야 ㅋ”
그러자 남 변호사가 묻는다.
“성남 실세들 마쟈? 니눈에? 유본, 정실장, 김위원”
주점 관계자의 답문이다.
“맞어 ㅋ 시장 측근들이 확실해”
유흥주점 관계자는 그들이 노는 방을 들락날락하면서 3인방이 이재명 대표의 측근이란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3인방이 술을 마시면서 자신들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가깝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검찰에도 그대로 진술했다. 2022년 9월 22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영상녹화실에서 조사를 받은 남 변호사는 이와 관련한 검찰의 질문에 이렇게 진술한다. 다음은 검사와 남 변호사의 문답이다.
〈검사: 당시 피의자(남욱)가 술자리에 포함되어 있었는가요?
남욱: 저는 없었습니다.
검사: 피의자가 포함되어 있지도 않은 유흥주점 비용을 왜 주점 관계자는 피의자에게 청구하였는가요?
남욱: 유동규 본부장이 호스트가 되어 마신 술자리였기 때문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검사: ‘정영학 녹취록’(2013년 8월 30일 자)을 보면 피의자는 유동규에게 “형, 여기 와서 술 드세요”라고 말했다고 했는데, 유동규가 그 말을 듣고 정진상, 김용을 데리고 왔던 것이었는가요?
남욱: 그랬던 것으로 추측합니다.
검사: “2차비 포함?”이란 문자 메시지에서 2차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남욱: 잠자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남 변호사의 진술로 봤을 때 3인방 중 1명은 성매매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남욱 변호사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소위 잠자리가 되는 술집에 가본 적이 없다. 그 유흥주점도 2차가 없는 곳인데 가격이 달라 혹시나 해서 물어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다음 문답이다.
〈검사: 피의자는 유흥주점 관계자에게 “성남실세들 마쟈? 니눈에? 유본, 정실장, 김위원”이라고 하자, 관계자는 “맞어 ㅋ 시장 측근들이 확실해”라고 답을 한 사실이 있는지요.
남욱: 예, 그렇습니다.
검사: ‘유본’은 유동규, ‘정실장’은 정진상, ‘김위원’은 김용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남욱: 그랬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성남 정 실장’은 정진상 의미
2013년 10월 28일 유흥주점 관계자는 정영학 회계사에게 술값 계산을 요구하며 이런 내용을 문자로 보냈다.
“오늘 술 드시구 막 2차 마무리했어요. 기자 2명, 성남 정 실장, 한분은 모르겠어요. 남 사장님 술값 결제 승인 부탁드립니다^^”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검사가 “‘오늘 술 드시고 막 2차 마무리했어요’에서 2차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묻자 “잠자리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했다.
〈검사: 당시 술자리에 참석했습니까.
남욱: 저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검사: 성남 정실장은 ‘정진상’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남욱: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사: 유흥주점 관계자는 왜 정진상 등이 즐긴 유흥비를 왜 피의자(남욱) 명의로 달아둔 뒤, 정영학에게 결제해 달라며 문자 메시지를 보냈던 것인가요?
남욱: 당시 저희가 공동의 사업비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에 정영학 회계사님한테 문자가 갔던 것 같습니다.〉
정진상 전 실장이 성매매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문자 내용이다. 당시도 술값이 400만원 가까이 나왔다. 이 술자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실장이 유동규 전 본부장을 대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 전 실장도 중간 다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대장동 사업가들과 거래를 했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장동 사건을 잘 아는 관계자는 “정 전 실장이 대장동 사업자들 돈으로 기자 등에게 성접대를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유동규, 처음에는 부인
2022년 9월 22일 검찰은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자신을 포함한 3인방의 성매매 의혹에 대해 캐물었다.
〈검사: 2차는 성매매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유동규: 잘 모르겠습니다.
검사: 정진상, 김용과 함께 유흥주점에 간 적이 있습니까?
유동규: 같이 간 적은 없습니다.
검사: 정진상, 김용 중 유흥업소에서 성매매를 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유동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연루된 상태여서인지 앞뒤가 맞지 않는 답을 한다. 정진상 전 실장, 김용 전 부원장과 유흥주점에 함께 간 적이 없다고 하면서도 ‘성매매’ 여부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함께 유흥주점에 간 적이 없는데, 어떻게 성매매 여부가 기억나지 않나. 성매매 자체가 없었다고 답하는 게 상식적이다. 실제 이후 형제 같은 사이라고 믿었던 이들의 배신 때문일까. 유 전 본부장은 검찰에 사실을 털어놨다고 한다.
언론에도 “정진상이 나하고 술을 100번, 1000번을 마셨다”며 “(정진상이) 술값 한 번 낸 적이 없다. 그것만 해도 얼마일까”라고 주장했다.(2022년 10월 21일 《한국일보》 인터뷰)
검찰에서 거짓 진술을 한 지 한 달째 되는 날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대장동 사업자들의 빗나간 예측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9월 29일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직전 마지막 통화에서 이 대표 측이 ‘네가 다 해먹으려고 했나 봐’라며 발뺌하는 말을 듣고 “당시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혔다”고 최근 주변에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압수수색 직전에 정진상 전 실장, 김용 전 부원장 등 이 대표 측근들과 통화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 측근들이 대장동 사업에서 김씨와 직접 소통하며 자신을 ‘패싱’했던 사실을 수사 과정 중에서 알게 돼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그래도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김용, 정진상과 셋이서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헌신했기에 끝까지 안고 가려 했었다”는 취지의 말도 주변에 했다고 한다.
참고로 술값 영수증을 문자로 받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는 이들이 속칭 ‘2차’까지 갈 줄은 몰랐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듯 ‘2차’가 없는 술집이었던 데다 행여 있다고 하더라도 성남 실세들이 자신들에게 책잡힐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장동 사업자들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 대표 측근 3인방의 성매매 의혹을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인 고급 유흥업소 관계자의 술값 문자 메시지는 정영학 회계사가 캡처해 검찰에 제출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비리 릴레이 계속되는 이유
대장동 사건을 보면 양파껍질 까듯이 까도 까도 끊임없는 비리 릴레이가 연속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문재인 정부 대장동 수사팀이 대부분의 죄를 특정인에게만 전가하는 듯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 등의 진술만 신뢰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만배씨의 경우 운동권 출신으로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길 바라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김씨의 검찰 진술, ‘정영학 녹취록’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화영 전 의원과의 인연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답한다.
“이화영은 성균관대학교 81학번, 저는 성균관대학교 84학번입니다. 대학에 다닐 때 저와 학생운동을 같이해서 그때부터 서로 친했습니다.”
김씨의 범죄수익 275억원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한성 화천대유 대표(이화영 전 의원 보좌관 출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이한성도 성균관대 출신으로 학생운동을 하던 선배인데,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 저와 친분이 생겼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씨가 《한겨레》 《한국일보》 《중앙일보》 기자 등과 돈거래를 한 것을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규정했다.
실제 2020년 3월 24일, 2020년 10월 26일 자 ‘정영학 녹취록’을 보면 김씨는 “이재명은 대통령 되지” “미스터 리가 이게 돼”라고 정 회계사에게 이야기한다. 김씨는 2020년 3월 24일 “영학이, 나중에 이재명 님 청와대 가면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 검사에게 한 김씨의 진술이 ‘거짓’ 또는 ‘편파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 예로 김씨는 검사가 “남욱으로부터 받은 12억원 중 8.3억원을 유동규에게 건네주었지요?”라고 묻자 “실제로 준 사실은 없다”고 답한다.
“제가 정영학이 들으라고 정자동 노래방에서 유동규에게 돈을 주었다고 말한 사실은 있는데, 실제로 준 사실은 없습니다.”(2021년 12월 3일 조사)
그런데 김씨는 나중에 “남욱 변호사에게 받은 12억5000만원 중 4억원을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건넸다”고 진술을 바꿨다. 김씨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에 불법 선거 자금을 건넨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이는 유 전 본부장도 인정했다.
김씨는 구치소 수감 중에도 변호인 접견을 통해 측근인 이한성 화천대유 대표, 최우향 이사와 수시로 범죄수익 은닉 방법을 논의했다.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이한성씨와 최우향씨 공소장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검찰이 2021년 9월 대장동 사업 수사에 본격 착수한 이후부터 화천대유나 천화동인 1호 자산에 대한 범죄수익 환수 조치에 대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2021년 11월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된 김씨는 대화 내용이 녹음되지 않고 서류 열람과 필기가 가능한 변호인 접견을 이용해 이씨 등에게 범죄수익 은닉을 지시했다. 김씨는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 구속기소, 수사팀 변경, 추징보전 청구 등 수사 상황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이씨 등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남욱, “428억원 주인은 이재명 측”
그럴 때마다 이씨 등은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지시를 이행했다. 김씨가 ‘돈’을 지키기 위해 거짓으로 특정 인물을 보호하는 듯한 진술을 하다가 들키고 나서야 실토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반대로 남욱 변호사는 초기 검찰 수사 때부터 김만배씨가 소유한 천화동인 1호의 지분 중 24.5%(700억원·세후 428억원)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이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가까운 만큼 428억원의 주인은 이재명 측이란 얘기였다. 또 김씨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에 돈을 전달했다고도 진술했다. 그러나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문재인 정부의 대장동 수사팀은 이런 내용을 자세히 파헤치지 않았다. 불법 대선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 전 원장의 경우 구속되기 직전까지 단 한 번의 조사도 받지 않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됐으면 남욱 변호사 등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웠을 것”이라고 했다.⊙
기자가 취재한 바로는 정영학 회계사는 2021년 11월 19일 검찰 조사에서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구속),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구속),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네 사람이 의형제를 맺은 사실이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정진상이 김만배와 친해지려 한 것은 검찰과 관련해서는 김만배만 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정진상이 김만배에게 대장동 사업 추진에 대해 약속을 하고 시기까지 2015년 전반기까지 끝내겠다고 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 회계사는 이어 “4명(김만배, 정진상, 김용, 유동규)이 의형제를 맺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김만배의 파워를 실감했다”며 “김만배가 정진상과 만나 담판(자신들이 사업자로 선정돼야 한다)을 지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이재명 캠프의 공동선거대책본부위원장을 지낸 A씨가 이른바 ‘후보 매수 시도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는데 정진상 전 실장은 김만배씨가 검찰 등 법조계에 손을 쓰지 않아 구속을 면치 못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법조계에 줄을 대기 위해 김만배씨에게 대장동 사업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A씨는 2015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았다.
“정진상이 먼저 의형제 맺자고 해”
정 회계사와 검사의 문답을 자세히 살펴보자.
〈검사: 2014년 6월 29일 자 정영학 녹취서에 따르면 6월 28일 김만배가 정진상, 김용, 유동규 이렇게 넷이서 만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만배가 이 시기에 모임을 추진한 경위는 무엇인가요.
정영학: 대장동 구역 지정이 2014년 5월 30일에 되어 대장동 개발사업 진행이 목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존 사업자가 예금보험공사 조사 등으로 소문이 나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등 약간 지지부진해서 김만배가 유동규 갖고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정진상을 직접 만난 것입니다. 대장동 사업은 김만배, 남욱 등 저희 팀이 사업자로 선정돼야 한다는 것을 정진상과 만나 담판을 지은 것입니다.
검사: 2014년 6월 29일 자 녹취서를 보면, 정진상이 먼저 김만배, 유동규, 김용 이렇게 넷이 의형제를 먼저 맺자고 얘기했다고 되어 있는데, 맞나요.
정영학: 네, 그렇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김만배의 파워를 실감했습니다.
검사: 2014년 6월 29일 전화통화에서 언급된 A는 누구인가요.
정영학: 이재명 시장 선거 당시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A씨가 당시 이재명 시장의 선거와 관련한 문제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구속되었습니다. 이때 정진상이 김만배와 친해지려 한 것이, 김만배가 손을 안 쓰니 A가 구속된 것이라고 생각했고, 검찰과 관련해서는 김만배만 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진상이 김만배에게 대장동 사업 추진에 대해 약속을 하고 시기까지 2015년 전반기까지 끝내겠다고 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2014년 6월 29일 자 정영학 녹취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욱: 어제께 그 저 정 실장(정진상 전 실장)
정영학: 예
남욱: 정진상
정영학: 예
남욱 김용, 유동규 김만배 이렇게 모여 갖고
정영학: 네분 이서?
남욱: 네분이 모여서 일단은 의형제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정 실장이 얘기해서 그러자 했고, 큰 형님(감만배)이시니까. (중략) 태년(김태년 의원)이한테 얘기해서 했는데 잘 안돼서 여기까지 왔다. 니(정진상) 생각은 어떠냐. 그랬더니. 전반기에 다 정리해서 끝내야지요. 형님. 무슨 말씀인지 알고 있습니다.
정영학: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남욱: 그래서 아마 A가 구속되는 것도 만배형이 손을 안 대고 내비두셨던 이유가 있을 거에요.〉
“권순일에게 부탁”
이런 진술을 확보했음에도 문재인 정권 검찰은 김만배씨를 통한 법원·검찰 등 사법기관 로비 여부에 대한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결과적이지만 법조계에 힘을 쓰기 위해 정진상 전 실장 등 이재명 대표 측이 김만배씨에게 대장동 사업권을 줬다는 정 회계사의 진술이 맞는다면, 이 대표 측의 결정은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대장동 비리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대법관에게 부탁해 두 건의 판결을 뒤집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기 때문이다.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는 2021년 10월 검찰에서 “김만배씨가 ‘내가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성남 제1공단 공원화 무효 소송 등 두 건을 대법원에서 뒤집었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검찰에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권순일(당시 대법관)에게 부탁해 뒤집힐 수 있도록 역할을 했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
판결이 뒤집힌 두 건의 사건은 모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 있는 사건이다. 선거법 위반 사건과 성남 제1공단 공원화 무효 소송 판결이다. 두 사건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면서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고, 대장동 사업 걸림돌도 제거됐다. 사실이라면 사법부가 무너질 심각한 국기 문란이다.
특히 선거법 위반 사건은 이 대표의 정치 생명과 직결된 것이었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 토론에서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허위사실 공표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면서 지난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다. ‘TV토론에선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선례를 만든 판결이었다. 당시 대법관 중 가장 선임이던 권순일 전 대법관은 유무죄 의견이 5대 5로 갈린 상황에서 무죄 의견을 내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권 전 대법관이 무죄 논리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권순일의 화천대유 연봉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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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입수한 권순일 전 대법관의 화천대유 연봉계약서. 사진=월간조선 |
이후 권 전 대법관은 퇴임 뒤인 2020년 11월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취업해 총 1억5000만원을 고문료로 받다가 ‘대장동 의혹’이 터지자 그만뒀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사건의 핵심 김만배씨가 소유한 부동산 투기 회사다. 분양 특혜를 통해 5000여억원의 이익을 얻었고, 그 상당액이 인허가를 위한 불법 로비 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심을 받는다. 김씨와의 특별한 인연이 아니라면 대법관 출신이 들어갈 만한 회사가 아니란 지적이다.
기자는 이 연봉계약서를 입수했다. 계약서를 보면 권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에서 2020년 11월 1일부터 2021년 10월 31일까지 1년간 일하면서 2억4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유죄판결이 대법원에서 결과가 뒤집힌 것에 대한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사법부 붕괴 사건”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진작에 (이 대표가) 경기지사를 그만하고 피선거권이 없어졌어야 하는데 재판 거래를 했다면 크게 처벌받아야 할 사법부 붕괴 사건”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입장을 표명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진상 전 실장이 김만배씨의 법조계 영향력을 확인하기 전까지 소위 이재명 측근 3인방(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대장동 사업자들 사이에는 철저한 갑을 관계가 존재했다.
측근 3인방은 대장동 사업가들 돈으로 고급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셨는데, 이 과정에서 성매매 의혹이 포착되기도 했다. 2013년도의 일이라 성매매처벌법의 공소시효인 5년이 지난 상황인 만큼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 날 것이다.
이들이 성매매를 했을 것으로 의심받는 날 중 하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일이었다.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됐을 경우, 권력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자리에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이재명 대표는 현재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 1위를 기록하는 정치인이다. 물론 야권의 유력 주자는 이 대표 혼자나 다름없고, 여권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 다수라 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치면 결과는 달라지지만 어쨌든 다수 대결 구도로 봤을 땐 그렇다. 측근 3인방의 ‘범죄’는 이 대표의 용인술(用人術)에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사안이다. 앞서 이 대표는 “측근은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공언한 바 있다.
기자는 ‘3인방’이 2013년 강남의 한 고급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난 뒤 성매매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본을 입수했다. ‘3인방’은 성매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비용을 포함, 몇백만원이나 하는 술값을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에게 떠넘겼다. 대장동 사업자들은 계산만 한 것이다. 그들 사이엔 철저한 ‘갑을 관계’가 존재했다. 대장동 사업자들은 3인방의 ‘지갑’ 노릇을 한 셈이다. 이들이 지갑 노릇을 한 이유는 자명하다. ‘3인방’의 컨트롤타워, 소위 ‘그분’을 보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3인방이 술을 마셨다는 2013년 9월 12일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일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개발 주체다. 대장동 사업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 업체와 공동으로 특수 목적 법인 ‘성남의뜰’을 설립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되지 않았다면 대장동 사업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설립일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들이 대장동 사업자들의 돈으로 술을 마시고,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공소시효를 떠나 보통 일이 아니다. 남욱 변호사는 2022년 11월 25일 대장동 공판에서 “성남도개공 설립은 이재명(당시 성남시장)이 주도했다”고 했다. 특히 이날 술자리를 주목하는 이유다.
“(이재명) 시장 측근들이 확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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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9월 13일 고급 유흥주점 관계자는 전날(9월 12일) ‘3인방’이 다녀갔다며 남욱 변호사에게 문자를 보냈다. 남 변호사는 아가씨 1명의 비용이 다른 사람과 달리 100만원인 것을 보고 “2차비 포함?”이라고 물었다. 사진=월간조선 |
〈‘주대 150, 아가씨 ○○(이름) 100, ○○ 60, ○○ 60, 연주 10, 밴드 30, 합계 410만원.〉
문자 메시지를 받은 남 변호사는 아가씨 1명의 비용이 다른 사람과 달리 100만원인 것을 보고 “2차비 포함?”이라고 유흥주점 관계자에게 물었다.
이에 주점 관계자는 이렇게 답한다.
“그냥 난 2차 보내 준거 아니구, 식사하러 보낸 거야. 우리는 모르는 거야 ㅋ”
그러자 남 변호사가 묻는다.
“성남 실세들 마쟈? 니눈에? 유본, 정실장, 김위원”
주점 관계자의 답문이다.
“맞어 ㅋ 시장 측근들이 확실해”
유흥주점 관계자는 그들이 노는 방을 들락날락하면서 3인방이 이재명 대표의 측근이란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3인방이 술을 마시면서 자신들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가깝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검찰에도 그대로 진술했다. 2022년 9월 22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영상녹화실에서 조사를 받은 남 변호사는 이와 관련한 검찰의 질문에 이렇게 진술한다. 다음은 검사와 남 변호사의 문답이다.
〈검사: 당시 피의자(남욱)가 술자리에 포함되어 있었는가요?
남욱: 저는 없었습니다.
검사: 피의자가 포함되어 있지도 않은 유흥주점 비용을 왜 주점 관계자는 피의자에게 청구하였는가요?
남욱: 유동규 본부장이 호스트가 되어 마신 술자리였기 때문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검사: ‘정영학 녹취록’(2013년 8월 30일 자)을 보면 피의자는 유동규에게 “형, 여기 와서 술 드세요”라고 말했다고 했는데, 유동규가 그 말을 듣고 정진상, 김용을 데리고 왔던 것이었는가요?
남욱: 그랬던 것으로 추측합니다.
검사: “2차비 포함?”이란 문자 메시지에서 2차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남욱: 잠자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남 변호사의 진술로 봤을 때 3인방 중 1명은 성매매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남욱 변호사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소위 잠자리가 되는 술집에 가본 적이 없다. 그 유흥주점도 2차가 없는 곳인데 가격이 달라 혹시나 해서 물어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다음 문답이다.
〈검사: 피의자는 유흥주점 관계자에게 “성남실세들 마쟈? 니눈에? 유본, 정실장, 김위원”이라고 하자, 관계자는 “맞어 ㅋ 시장 측근들이 확실해”라고 답을 한 사실이 있는지요.
남욱: 예, 그렇습니다.
검사: ‘유본’은 유동규, ‘정실장’은 정진상, ‘김위원’은 김용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남욱: 그랬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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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8일 유흥주점 관계자는 정영학 회계사에게 술값 계산을 요구하며 “오늘 술 드시구 막 2차 마무리했어요. 기자 2명, 성남 정 실장, 한분은 모르겠어요. 남 사장님 술값 결제 승인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남욱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검사가 “오늘 술 드시고 막 2차 마무리했어요”에서 ‘2차’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묻자 “잠자리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했다. 사진=월간조선 |
“오늘 술 드시구 막 2차 마무리했어요. 기자 2명, 성남 정 실장, 한분은 모르겠어요. 남 사장님 술값 결제 승인 부탁드립니다^^”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검사가 “‘오늘 술 드시고 막 2차 마무리했어요’에서 2차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묻자 “잠자리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했다.
〈검사: 당시 술자리에 참석했습니까.
남욱: 저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검사: 성남 정실장은 ‘정진상’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남욱: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사: 유흥주점 관계자는 왜 정진상 등이 즐긴 유흥비를 왜 피의자(남욱) 명의로 달아둔 뒤, 정영학에게 결제해 달라며 문자 메시지를 보냈던 것인가요?
남욱: 당시 저희가 공동의 사업비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에 정영학 회계사님한테 문자가 갔던 것 같습니다.〉
정진상 전 실장이 성매매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문자 내용이다. 당시도 술값이 400만원 가까이 나왔다. 이 술자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실장이 유동규 전 본부장을 대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 전 실장도 중간 다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대장동 사업가들과 거래를 했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장동 사건을 잘 아는 관계자는 “정 전 실장이 대장동 사업자들 돈으로 기자 등에게 성접대를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유동규, 처음에는 부인
2022년 9월 22일 검찰은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자신을 포함한 3인방의 성매매 의혹에 대해 캐물었다.
〈검사: 2차는 성매매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유동규: 잘 모르겠습니다.
검사: 정진상, 김용과 함께 유흥주점에 간 적이 있습니까?
유동규: 같이 간 적은 없습니다.
검사: 정진상, 김용 중 유흥업소에서 성매매를 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유동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연루된 상태여서인지 앞뒤가 맞지 않는 답을 한다. 정진상 전 실장, 김용 전 부원장과 유흥주점에 함께 간 적이 없다고 하면서도 ‘성매매’ 여부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함께 유흥주점에 간 적이 없는데, 어떻게 성매매 여부가 기억나지 않나. 성매매 자체가 없었다고 답하는 게 상식적이다. 실제 이후 형제 같은 사이라고 믿었던 이들의 배신 때문일까. 유 전 본부장은 검찰에 사실을 털어놨다고 한다.
언론에도 “정진상이 나하고 술을 100번, 1000번을 마셨다”며 “(정진상이) 술값 한 번 낸 적이 없다. 그것만 해도 얼마일까”라고 주장했다.(2022년 10월 21일 《한국일보》 인터뷰)
검찰에서 거짓 진술을 한 지 한 달째 되는 날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대장동 사업자들의 빗나간 예측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9월 29일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직전 마지막 통화에서 이 대표 측이 ‘네가 다 해먹으려고 했나 봐’라며 발뺌하는 말을 듣고 “당시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혔다”고 최근 주변에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압수수색 직전에 정진상 전 실장, 김용 전 부원장 등 이 대표 측근들과 통화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 측근들이 대장동 사업에서 김씨와 직접 소통하며 자신을 ‘패싱’했던 사실을 수사 과정 중에서 알게 돼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그래도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김용, 정진상과 셋이서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헌신했기에 끝까지 안고 가려 했었다”는 취지의 말도 주변에 했다고 한다.
참고로 술값 영수증을 문자로 받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는 이들이 속칭 ‘2차’까지 갈 줄은 몰랐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듯 ‘2차’가 없는 술집이었던 데다 행여 있다고 하더라도 성남 실세들이 자신들에게 책잡힐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장동 사업자들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 대표 측근 3인방의 성매매 의혹을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인 고급 유흥업소 관계자의 술값 문자 메시지는 정영학 회계사가 캡처해 검찰에 제출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비리 릴레이 계속되는 이유
대장동 사건을 보면 양파껍질 까듯이 까도 까도 끊임없는 비리 릴레이가 연속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문재인 정부 대장동 수사팀이 대부분의 죄를 특정인에게만 전가하는 듯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 등의 진술만 신뢰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만배씨의 경우 운동권 출신으로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길 바라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김씨의 검찰 진술, ‘정영학 녹취록’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화영 전 의원과의 인연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답한다.
“이화영은 성균관대학교 81학번, 저는 성균관대학교 84학번입니다. 대학에 다닐 때 저와 학생운동을 같이해서 그때부터 서로 친했습니다.”
김씨의 범죄수익 275억원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한성 화천대유 대표(이화영 전 의원 보좌관 출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이한성도 성균관대 출신으로 학생운동을 하던 선배인데,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 저와 친분이 생겼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씨가 《한겨레》 《한국일보》 《중앙일보》 기자 등과 돈거래를 한 것을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규정했다.
실제 2020년 3월 24일, 2020년 10월 26일 자 ‘정영학 녹취록’을 보면 김씨는 “이재명은 대통령 되지” “미스터 리가 이게 돼”라고 정 회계사에게 이야기한다. 김씨는 2020년 3월 24일 “영학이, 나중에 이재명 님 청와대 가면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 검사에게 한 김씨의 진술이 ‘거짓’ 또는 ‘편파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 예로 김씨는 검사가 “남욱으로부터 받은 12억원 중 8.3억원을 유동규에게 건네주었지요?”라고 묻자 “실제로 준 사실은 없다”고 답한다.
“제가 정영학이 들으라고 정자동 노래방에서 유동규에게 돈을 주었다고 말한 사실은 있는데, 실제로 준 사실은 없습니다.”(2021년 12월 3일 조사)
그런데 김씨는 나중에 “남욱 변호사에게 받은 12억5000만원 중 4억원을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건넸다”고 진술을 바꿨다. 김씨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에 불법 선거 자금을 건넨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이는 유 전 본부장도 인정했다.
김씨는 구치소 수감 중에도 변호인 접견을 통해 측근인 이한성 화천대유 대표, 최우향 이사와 수시로 범죄수익 은닉 방법을 논의했다.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이한성씨와 최우향씨 공소장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검찰이 2021년 9월 대장동 사업 수사에 본격 착수한 이후부터 화천대유나 천화동인 1호 자산에 대한 범죄수익 환수 조치에 대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2021년 11월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된 김씨는 대화 내용이 녹음되지 않고 서류 열람과 필기가 가능한 변호인 접견을 이용해 이씨 등에게 범죄수익 은닉을 지시했다. 김씨는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 구속기소, 수사팀 변경, 추징보전 청구 등 수사 상황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이씨 등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남욱, “428억원 주인은 이재명 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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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시개발공사 전경. 사진=조선DB |
반대로 남욱 변호사는 초기 검찰 수사 때부터 김만배씨가 소유한 천화동인 1호의 지분 중 24.5%(700억원·세후 428억원)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이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가까운 만큼 428억원의 주인은 이재명 측이란 얘기였다. 또 김씨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에 돈을 전달했다고도 진술했다. 그러나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문재인 정부의 대장동 수사팀은 이런 내용을 자세히 파헤치지 않았다. 불법 대선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 전 원장의 경우 구속되기 직전까지 단 한 번의 조사도 받지 않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됐으면 남욱 변호사 등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웠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