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인물

미국의 관심 속에 석방된 손현보 목사

“교회는 종교 활동만? 그럼 민노총·전교조는 왜 정치 관여하나?”

  •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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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스 부통령 등 손현보 목사 구속을 ‘종교의 자유’ 침해로 보고 지속적으로 관심 표명
⊙ “정교분리는 ‘종교는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국가 권력이 종교에 간여하지 말라’는 것”
⊙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했더니 ‘이재명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고 했다고 해”
⊙ “구약의 선지자들도 잘못 저지른 통치자 질타”
⊙ “제 손자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우리의 자유 지켜내야”

孫炫補
1962년생. 고신대 신학과·고려신학대학원(M.Div) 졸업 / 세계로교회 담임목사 / 저서 《열두 번의 음성과 열세 번의 환상》 《목사님! 전도가 너무 쉬워요》 《한국판 전도 폭발》 《믿지 않을 수 없는 예수》
석방된 후인 2월 1일 첫 주일예배에서 설교하는 손현보 목사. 사진=세계로교회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월 23일 워싱턴 DC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회담했을 때 작년 9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손현보(孫炫補·64)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 사건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밴스 부통령은 “미국 내 일부 인사들이 손현보 목사 사건을 종교의 자유 침해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상황을 물었다. 김 총리는 “한국은 교회와 국가를 엄격히 분리하고 있으며, 동시에 최근 통일교 수사도 종교적 차원이 아닌 정교의 불법 유착 측면에서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면서 “오해와 긴장을 피하기 위해 사건을 잘 관리하겠다”라고 대답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1월 30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손현보 목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날 석방된 손 목사는 교도소 앞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구약성경》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여호와여, 나와 다투는 자와 다투시고 나와 싸우는 자와 싸우소서.”(시편 35장 1절)
 
  손현보 목사는 사실상 지난 1월 내내 ‘뉴스의 인물’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나 7대 종단 종교 지도자 청와대 오찬에서 ‘개신교의 정치 개입’ ‘정교분리(政敎分離)’ 문제가 거론됐을 때도, 이는 다분히 손 목사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2월 3일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에서 손현보 목사를 만났다.
 
 
  “기도원에 가서 기도도 하는데…”
 
  ― 건강은 어떤지요. 저희 독자 중에도 걱정하신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많은 분께서 걱정해 주신 덕분에 괜찮습니다.”
 
  ― 독방에 수감되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독방이라는 게 면적이 얼마나 됩니까.
 
  “두 군데 있었는데, 첫 번째는 한 평, 두 번째는 1.5평 정도 될까요.”
 
  ― 그럼 몸을 움직일 공간도 없겠네요.
 
  “첫 번째 방은 폭이 80cm밖에 안 돼서 옆에 책이나 물건을 두면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두 번째 방은 책 같은 걸 두고 누우면 딱 맞을 정도였습니다.”
 
  ― 그런 데 있을수록 몸을 좀 움직여줘야 한다고 하던데, 갑갑했겠습니다.
 
  “기도원에 가서 기도도 하는데요. 또 중세(中世) 수도사들은 좁은 방에서 몇 년씩 기도를 했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 감사해서 막 울기도 했어요. 제 마음이 편하니까 몸이 조금 고달프기는 해도 충분히 즐기면서 지냈죠.”
 
  순간 나치에 저항했던 한스 디트리히 본 회퍼(1906~1945년) 목사의 말이 떠올랐다.
 
  “그리스도인은 풀 죽은 비관론자가 아니라, 이 세상 한가운데서 기쁘고 쾌활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지금이라도 잡아넣으면 들어가면 그만”
 
1월 30일 석방된 손현보 목사는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항소 의사를 밝혔다. 사진=조선DB

  ― 집행유예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결국 유죄(有罪) 판결을 받은 건데요.
 
  “당연히 항소(抗訴)할 겁니다.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끝까지 다 해볼 생각입니다.”
 
  ― 집행유예 기간 중인데 이렇게 인터뷰해도 괜찮겠습니까.
 
  “저는 판사 앞에서 최후 진술할 때도 ‘판사는 판사의 양심에 따라 법 절차에 따라서 하라. 내가 법에 저촉(抵觸)되는 행위를 했다면, 나는 내 종교적인 양심에 따라서 대가(代價)를 다 지불하겠다’라고 말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이라도 잡아넣으면 들어가면 그만이죠. 걱정할 게 뭐가 있습니까?”
 
  여기서 손현보 목사가 집행유예로 석방된 1월 30일 자 《조선일보》 보도(인터넷판)에 나타난 손 목사의 혐의와 유죄 이유를 보자.
 
  〈손 목사는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보수 진영 정승윤 후보와 교회에서 대담하는 영상을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출정식 예배’를 열고 “우리의 교육을 김석준 같은 사람이 맡으면 되겠습니까”라고 발언한 혐의도 있다. 대선을 앞둔 지난해 5~6월 세계로교회에서 열린 기도회와 예배에서 마이크를 이용해 당시 김문수 후보의 당선과 이재명 후보의 낙선을 도모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담임목사로 있는 교회의 성인 신도 수는 3500명에 달한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11만 명이 넘고 조회 수는 수백에서 수만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다수의 잠재적 유권자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면서 “또 통상적으로 교회의 담임목사가 예배 중에 신도들에게 성경 등의 교리를 설교하는 과정에서 행할 수 있는 수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양형에 대해선 “이 사건은 피고인이 교육감과 대통령 선거의 선거운동 기간 전부터 선거일 직전까지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예배 및 설교 활동의 기회를 이용해 수차례 부정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 동종 범죄로 이미 형사처벌을 받았으면서도 과거와 동일한 방법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압수수색 등을 통해 이 사건 범행이 수사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갔다”고 했다.〉

 
 
  ‘전체주의로 가는 길목’
 
  ― 판사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유죄 판결을 한 것이 수긍이 됩니까.
 
  “저는 지금까지 부산시장이나 교육감 선거를 할 때마다, 누구든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누구를 찍어라, 찍지 말라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의 정책이 뭐냐, 또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런 것을 물었을 뿐입니다. 그걸 가지고 지금까지는 한 번도 고발이 없었습니다. 그걸 고발하고, 판사가 인정한 것은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시장이나 교육감에 출마한 사람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유권자가 알아보는 것은 너무나도 마땅한 일 아닙니까? 그걸 법적으로 제재(制裁)를 한다고 하는 것은 전체주의로 가는 길목이라고 봐야죠.”
 
  ― 이전에도 늘 하던 수준의 인터뷰였다는 거죠?
 
  “예. ‘누구를 찍어라’ 하는 것은 할 수도 없는 일이고, 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분이 빨간 신발을 신고 나왔기에 ‘혹시 국민의힘 나타내려고 빨간 신발을 신고 나왔느냐?’라고 했지만, 그런 조크도 못 합니까?”
 

  ― 판사가 판사로서의 양심에 따르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나요.
 
  “이런 일로 영장(令狀)을 발부하고, 구속하고, 유죄 판결을 했다는 것은, 지금 우리나라 사법부가 얼마나 비루하게 됐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속적부심(拘束適否審)을 할 때 판사가 저를 이완용(李完用)에 비유하더군요. 그걸 보면서 ‘저 사람이 지금 역사 의식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판사가 법 절차에 따라서 결정하면 되는 것이지, 그런 훈계를 할 필요도 없거니와, 저를 이완용과 비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 과거 법조계에서는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요즘 판사는 정치적인 신념으로 말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 보수단체들과의 인연
 
손현보 목사의 구속, 수감은 미국 최대의 기독교 복음주의 방송인 CBN 등에서도 관심 있게 보도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 석방됐을 때 기자회견을 담은 유튜브를 보니, ‘감옥 생활은 군대 시절과 비교하면 호텔 같았다’는 말씀도 했더군요. 군(軍) 복무는 어디서 했습니까.
 
  “1983년에 경기도 파주에 있는 701특공연대로 갔습니다. 창설 부대였는데 실미도 특수부대와 거의 비슷하게 엄청나게 고생을 했죠.”
 
  ― 작년에 암살당한 보수주의 운동가 찰리 커크, 밴스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미국 측 요인들이 계속 목사님 문제에 관심을 가졌는데, 혹시 그쪽과 무슨 특별한 파이프 라인이라도 갖고 있습니까.
 
  “그런 건 아니지만, 찰리 커크가 설립한 ‘터닝포인트USA’나 미국 CPAC(보수주의행동위원회) 분들과 알고 지냈습니다. 찰리 커크가 암살당한 후 트럼프 대통령, 밴스 부통령 등이 참석한 추모 예배에서 설교했던 람코메이 목사가 저희 교회에 와서 설교한 적도 있습니다. 저의 작은 아들이 작년 10월 CPAC에 연사로 초청되어 이례적으로 세 차례 연설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3만5000여 명이 모인 ‘터닝포인트USA’ 행사에 초청을 받아 연설했습니다. 이후에도 미국 백악관이나 국무부 관계자들이 계속 제 문제에 관심을 보였고, 제 아들들과 만났습니다.”
 
  ― 미국 정부 최상층부에서 그렇게 대단한 관심을 기울인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CPAC는 종교 단체가 아니라, 공화당의 보수적 인사들이 모이는 모임이잖아요? 이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어요.”
 
  ― 그게 무엇입니까.
 
  “‘미국은 한국을 일본으로부터 해방시키고, 6·25 때도 구해주었다. 우리는 한국이 자유민주주의를 꽃피운 가장 모범적인 나라라고 생각해 왔는데, 우리가 자유를 위해서 희생했던 그 나라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의 자유와 인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는 것입니다.”
 
  ― 그렇겠지요.
 
  “그분들은 목사가 설교 시간에 자신의 양심에 따라 말한 것 때문에 구속된 것은 너무 충격적이라고 말합니다. 그것도 노스 코리아(North Korea)도 아니고 사우스 코리아(South Korea)에서 말입니다. 그런 생각들이 여러 통로로 트럼프 대통령이나 밴스 부통령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재명·김민석, 정교분리를 거꾸로 이해”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월 23일 김민석 총리와의 만남에서 손현보 목사 문제를 거론했다. 사진=국무총리실

  ― 밴스 부통령이 목사님 문제를 거론하자, 김민석 총리는 ‘그 사안은 종교 탄압이나 신앙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선거법 위반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라며 ‘한국은 미국보다 정교분리(政敎分離)가 더 엄격하게 적용되는 나라’라고 주장했다더군요.
 
  “이재명 대통령이나 김민석 총리가 말하는 정교분리는 ‘종교는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는 건데, 그들은 ‘정교분리’를 완전히 거꾸로 이해하고 있어요.”
 
  ― 왜 그렇습니까.
 
  “정교분리는 ‘종교는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국가 권력은 종교에 간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는 ‘의회는 종교를 세우거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금지하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미국인들이 원래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한 사람들이잖아요? 영국이나 유럽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권력이나 특정한 종교가 다른 종교를 핍박하거나 양심을 억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에 그렇게 수정헌법 제1조에 못을 박은 것입니다. 웨인 그루뎀 교수의 《성경과 정치》라는 책을 보면, 토머스 제퍼슨도 ‘수정헌법 제1조는 국가 권력이 교회가 하는 고유한 사역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합니다.”
 
  ―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정교분리를 ‘종교는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는 걸로 이해하게 되었을까요.
 
  “교회를 중심으로 해서 3·1운동이 일어났잖아요? 그러자 일제(日帝)가 ‘교회가 왜 독립운동을 하느냐? 목사가 왜 정치적인 발언을 하느냐? 정교분리이니, 너희는 너희가 믿는 것이나 믿고 우리가 뭘 하든 관여하지 말아라’라고 했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나 김민석 총리는 일제가 했던 논리를 지금 그대로 가져와서 그런 소릴 하는 것입니다.”
 
 
  “목사가 독재 비판하는 건 마땅한 일”
 
  ― 이 대통령이나 김 총리의 논리가 일제의 논리라니, 재미있네요.
 
  “정교분리의 원칙을 거꾸로 해석해서, 차별금지법을 만든다든지 교회의 진리에 반대되는 일을 하는 것을 비판한다고 해서 국가 권력이 제재를 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또 교회는 무엇보다도 신앙의 자유, 천부인권(天賦人權)을 강조하는 단체잖아요? 누가 독재를 하고, 국민을 압제한다면 목사가 나서서 비판하는 것은 너무나 마땅한 일이죠.”
 
  ― 그렇지요.
 
  “정교분리의 원칙이 뭔지 알 만한 사람들이 거꾸로 된 정교분리의 원칙을 내세워 교회를 핍박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입니다. 사실 교수나 학생들이 다 일어나서 비판한다면, 목사까지 나설 필요가 없겠지요.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말을 안 하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라도 더 해야 하는 거지요. 교회는 종교 활동만 하라는 논리대로라면, 민노총은 노동 단체인데 노동만 해야지 왜 정치에 관여합니까? 전교조는 학교 일만 해야지 왜 정치에 관여합니까?”
 
  ― 맞는 말씀이네요.
 
  “그리고 대통령 선거 때 특정 지역에서는 나보다 훨씬 더 심하게 이쪽을 공격한 목사들이 수없이 많았어요. 한 사람도 잡혀가지 않았잖아요? 모든 면에서 볼 때 불합리하고 전체주의 국가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거죠.”
 
 
  코로나19 계기로 정치적 발언 시작
 
  ― 원래 정치 문제에 대해서 발언을 많이 했습니까.
 
  “제가 처음 이 교회에 왔을 때는 이삼십 명 모이는 작은 시골 교회였어요. 지금도 이곳 인구가 100명밖에 안 됩니다. 그런 곳에서 오직 복음을 전파하고, 이웃을 돕는 선한 일을 하는 데만 애써 왔어요. 그러다 보니 교회 본당을 다섯 번을 지으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코로나19가 왔는데, 교회는 5명, 9명, 19명만 예배를 드리라는 거예요.”
 
  ― 그랬었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루에 수백만 명이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버스도 운행되고, 마트·백화점·음식점, 심지어 공연장도 문을 여는데, 교회만 5명, 19명이라니?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과학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았어요. 우리 교회 예배당에 5500명이 들어가는데, 50명 들어가는 작은 교회나 수천 명 들어가는 교회나 5명이라니요? 5명이면 설교자, 카메라맨 등 방송실 운영도 할 수 없는 숫자였어요.”
 
  ― 그래도 서울의 대형 교회들도 다 따랐지요.
 
  “저는 방역 수칙에 따라 2m 간격으로 1030명이 예배를 드리게 했습니다. 방역 수칙을 지키면, 허락을 해줘야 하는데, 그러질 않더군요. 같은 부산에 있는 삼광사 52주년 기념식에는 국회의원, 교육감, 구청장 등 1500명이 참석했어요. 하지만 거기는 제재를 안 가했잖아요?”
 
  ― 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개신교는 자유에 관한 것에 대한 의식이 있어서 자기들(좌파 정권)에 대적(對敵)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개신교를 압박해 입을 막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反)교회 세력들 사이에서 코로나19를 핑계로 개신교 인구를 10% 이하로 줄이자는 얘기가 나왔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이번에도 종교 단체 해산 법안이 나왔잖아요? 이거는 나치 시대와 다를 바가 없고, 독재 체제·전체주의 체제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 저도 코로나19 당시 정부와 언론이 유독 개신교회에 대해 난리 치는 걸 보면서, 좌파 정권의 개신교 길들이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교회가 폐쇄되자 우리는 한겨울 찬바람을 맞으면서 교회 잔디밭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도 그날 나온 공무원은 엄벌에 처하겠다고 하더군요. 누군가에 의해 의도된 것이 아니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교계를 비롯해 여론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처럼 야외에서 예배를 보겠다고 하는 교회가 많아지자, 결국 정부는 예배당 면적에 따라 30%까지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방역 수칙을 바꾸었습니다.”
 
  ― 결국 이겼군요.
 
  “하지만 지금도 코로나19 때 방역법 위반에 대한 재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건이 넘는 재판에 병합되기는 했지만, 우리 교회 것만 4개, 다른 교회와 연대한 재판 등 7개 정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손현보 목사의 롤모델들
 
 
리처드 범브란트 목사.
― 교회 신자 중에서 목사님의 정치적 발언을 불편해하는 분은 없습니까.
 
  “저희 교회는 어린아이들도 어른들과 같이 예배를 드립니다. 어릴 때부터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어떻게 우리의 신념과 종교의 가치를 지켜갈 것인가 하는 것들을 수없이 교육하고 토론합니다. 제가 저희 교회의 담임목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가치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감옥에 5개월 동안 가 있었어도 교회가 1%도 흔들리지 않았어요. 스스로 판단해서 제가 하는 설교가 맞지 않아 떠나가는 사람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회에서 문제는 없습니다.”
 
  세계로교회에는 목사실이 따로 없다. 기자와의 인터뷰는 ‘새 가족 만남실’에서 진행됐다.
 
  ― 담임목사로서 특권을 누리지 않으니 약점 잡힐 일이 없고, 약점 잡힐 일이 없으니 이런 일을 당해도 당당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약점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국가가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삼권분립이 되어 있다고 하는데, 지금 그걸 믿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 적극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는 데 있어서 혹시 롤모델로 삼은 분이 있습니까.
 
  “루마니아의 리처드 범브란트(Richard Wurmbrand·1909~ 2001년) 목사님, 우리나라의 주기철(朱基徹·1897~1944년) 목사님, 한상동(韓尙東·1901~1976년) 목사님, 주남선(朱南皐·1888~1951년) 목사님 같은 분들이 있습니다.”
 
  ― 그분들은 어떤 분들입니까.
 
  “범브란트 목사님은 나치하에서 투옥됐었고, 공산정권 치하에서도 14년간 투옥되어 고난을 받았던 분입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잘 아시겠지만, 신사참배에 반대하다가 순교(殉敎)한 분이죠. 한상동 목사님은 신사참배를 거부해 투옥됐었고, 우리 고신(고려신학) 교단을 설립하신 분이지요. 주남선 목사님도 신사참배를 거부해 투옥됐던 분인데 6·25 때 공산군에게 붙잡혀 구타당한 후유증으로 돌아가신 분입니다.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목사가 되기로 작정하고 그분들에 대한 전기를 읽으면서 ‘나도 이렇게 살아야겠구나’라고 결심했었습니다. 이번에 감옥에 있으면서 그분들에 대한 책을 다시 구해서 읽어보니, 참 감회가 새롭더군요.”
 
 
  이재명 정부의 종교압박
 
지난 1월 12일 이재명 대통령과 7대 종단 지도자들의 만남에서는 사이비 종교에 대한 제재 문제가 거론됐다.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12일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종교 지도자들이 “통일교와 신천지 등 사이비 이단 종교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 정교 유착을 넘어 시민들의 삶에 큰 피해를 주는 행태에 대해 엄정하게 다뤄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자,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너무 오래 방치해 폐해가 매우 크다”며 공감의 뜻을 표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국가와 국민에 해악을 미치는 종교 단체의 해산은 국민들도 동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조직적으로 종교적 신념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엄정하게 제재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법률도 보완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교분리 원칙이 깨지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종교의 정치 개입은) 국민한테 총구를 겨냥하는 반란 행위”라는 극언까지 했다. 이 대통령은 신천지와 통일교의 ‘정치 개입’을 언급하며 “개신교는 대놓고 조직적으로 하지는 않았는데, 최근에는 아예 대놓고 조직적으로 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는 설교 시간에 ‘이재명 죽여라’ ‘이재명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고 반복적으로 설교한 교회도 있다”고 주장했다. (설교 시간에 ‘이재명 죽여라’ ‘이재명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고 설교한 목사가 손현보 목사라는 말이 돌았다.)
 
  이에 호응해 김민석 국무총리는 1월 13일 “사이비 이단은 척결해야 할 사회악”이라며 “통일교, 신천지 등에 대해 철저히 합동 수사하라” “모든 부처가 사이비 이단의 폐해를 근절할 방안을 모색하라”라고 지시했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은 민법상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사유에 ‘정교분리 원칙 위반’ 등을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일명 ‘종교단체해산법안’ ‘통일교·신천지방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 이재명 정부가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빌미로 여러 가지 제재를 거론하는 것은 살계경후(殺鷄儆猴·닭을 죽여 원숭이를 훈계한다)라는 말처럼, 개신교단 특히 목사님 같은 분들을 겁주자는 것 아닐까요.
 
  “저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개신교를 압박해서 개신교만 입을 닫으면, 지금 우리나라에 정권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낼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 그런데도 개신교 지도자라는 분들도 청와대에 가서 정권에 코드를 맞추는 발언을 한 건 아쉽습니다.
 
  “평소 보수 개신교와는 대립각에 서 있으면서, 소위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이죠.”
 
  ― ‘이재명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고 설교한 적이 있습니까.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고는 했습니다. 역대 정권 가운데 이렇게 여야 합의도 없이 악법(惡法)들을 통과시키고, 야당을 완전히 무시하고, 사법부를 겁박하고, 대법원장에게 모욕을 주면서 물러가라고 하고, 판사가 판결도 하기 전에 ‘그런 판결을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라고 한 정권이 있었습니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같았으면 그런 일을 절대로 안 했을 것이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또한 죽어도 안 했을 것입니다.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의 후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봤으면, 이 정권 사람들의 뺨을 때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 제목을 패러디해서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했더니, 주어를 목적어로 바꾸어서 제가 ‘이재명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고 설교했다고 하네요.”
 
 
  “구약 시대 선지자들, 잘못 저지른 통치자 질타”
 
손현보 목사는 12·3 계엄 이후 탄핵 국면에서 세이브코리아 운동을 주도했다. 사진=조선DB

  ― 목사님이 작년 1월에 말씀한 유튜브를 보니 그때 이미 ‘우리 사회가 전체주의 사회의 초입으로 가고 있다’는 경고를 했더군요.
 
  “그래서 제가 본의 아니게 선지자(先知者)가 되었습니다. 제가 설교했던 것들 중에서 안 된 게 어디 있습니까?”
 
  ― 《성경》을 보면 ‘너는 그들로 하여금 통치자들과 권세 잡은 자들에게 복종하며 순종하며’(디도서 3장 1절) 등 통치자들에 대한 순종을 강조하는 대목들이 있는데, 그런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사도들이 그렇게 말한 것은, 관리들이 선하고 우리에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때문에 진리 문제가 아니면 순종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구약 시대의 선지자들은 잘못을 저지른 통치자들을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지금은 국민이 자신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자신의 의사로 뽑고, 법적으로 모든 국민이 말할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잖아요? 어떤 정권이 잘못하면, 당연히 그걸 지적할 수 있는 거죠.”
 
  ― 이런 시대에 의지가 될 만한 성경 구절이라든지 혹은 성경 속 인물이 있을까요.
 
  “《성경》에서 지속적으로 말하는 것이 악인(惡人)은 결국 망한다는 것입니다. 히틀러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제가 감옥에서 나와 기자회견을 할 때 말한 것처럼, 아무리 꽃을 꺾고 짓밟아도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게 5년이 될 지 10년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권이 악하게 나가면 나갈수록 그 시기는 앞당겨질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확실히 믿는 것은 시편 35편 1절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나와 다투는 자와 다투시고 나와 싸우는 자와 싸워주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해 주신다면.
 
  “감옥이 왜 감옥입니까? 국가에서 세끼 밥 다 주고 재워주지만, 감옥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유에 대한 개념이 없으면, 그 자유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미국이 자유에 대해서 저렇게 강력하게 민감하게 발언하는 것은, 미국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세웠고, 자유 때문에 남북전쟁이라는 내전(內戰)을 치렀고, 자유 때문에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참전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6·25 전쟁에도 그래서 참전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자유를 거저 얻었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간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유는 한번 잃어버리고 나면 되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국민이 바르게 깨어서, 자유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유를 꼭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손자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 베네수엘라나 이란의 경우를 보면, 한번 잘못된 체제가 들어서면 바꾸는 게 정말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이란의 팔레비가 독재를 했다고는 하지만,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천국과 지옥이잖아요? 우리나라가 지금 잘산다고 하지만, 언제 베네수엘라처럼 될지 누가 압니까? 캄보디아의 폴 포트 정권 같은 게 들어서서 자기 백성들을 다 잡아 죽이는 일이 오늘날에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 맞습니다.
 
  “우리 지식인, 종교인, 국민이 겁이 나서 말 한마디 못 하다가, 우리가 한 번 잘못한 선택을 해서 자유를 잃어버리게 된다면, 사랑스러운 내 아들, 손자·손녀들이 마두로 같은 체제, 쿠바 같은 체제에서 살게 된다면, 통곡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오늘 우리는 우리의 손자·손녀들에게 억압을 물려주느냐 자유를 물려주느냐 하는 기로(岐路)에 서 있습니다. 저는 지금 제 손자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우리의 자유를 지켜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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