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는 대부분 교육청 소유로 남아 관리 대상이 될 뿐, 사실상 아무도 찾지 않는 공간이다.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이사장 허성우는 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공간’을 정책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제안서를 펴냈다.
저자는 경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시사평론가와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을 거쳐 현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정책 전문가다. 취임 후 1년간 전국 교육 현장을 직접 다니며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마주했다. 아이들은 줄어들고 학교는 비어 가는데, 문을 닫은 이후의 학교 이야기는 좀처럼 이어지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장면에서 출발한다.
허성우의 진단은 이렇다. 인구 구조가 바뀌고 공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주거 문제는 더 이상 새로 짓는 방식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주거용으로 계획된 공간뿐 아니라 주거로 전환될 수 있는 공간까지 검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폐교 활용은 토지 수용이나 대규모 보상 없이도 정책 설계가 가능하고, 민간 개발에 비해 정책 개입의 정당성도 높다.
태양광 발전도 다르지 않다. 폐교 공간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은 단순한 입지 변경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정책에서 ‘누가 운영 주체가 되는가’라는 질문과 닿아 있다. 외부 사업자가 운영을 전담하면 기존 발전소 유치 갈등과 다를 바 없다. 반면 지자체·교육청·마을공동체가 함께 운영과 관리에 참여하는 구조라면 정책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다. 폐교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은 외부 자산이 아니라 지역의 공공 인프라가 된다.
개발 중심의 기존 접근이 환경 훼손과 사회적 갈등을 반복해 온 데 비해, 폐교 활용 역발상은 비록 완벽하지 않더라도 ‘가장 덜 위험한 선택지’일 수 있다. 무엇보다 폐교는 이미 공공이 소유한 소중한 자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