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간담회 진행자 이름도 ‘기밀’인 삼천당제약

  • 글 : 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yamko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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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자의) 신분을 밝히기 어렵습니다. ‘관계자’로만 표기해 주시면….”
 
  지난 4월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는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회사 대표 대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전략을 설명한 A씨는 끝내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 대부분이 그를 석상제 디오스파마 대표로 알고 있었지만, 그는 “신분을 밝혀 달라”는 요구를 외면했다. 전인석 대표 역시 A씨에게 마이크를 넘긴 뒤 별다른 인사도 없이 자리를 떴다. 질의응답이 끝나자마자였다. 기자들 사이에서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 이유다.
 

  이날 간담회는 한때 ‘황제주’로 불리던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회사를 믿고 투자한 주주들 역시 이 자리를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많은 정보를 공개하면 특허를 빼앗길 수 있다”며 질문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그렇다면 왜 과거 협력사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핵심 파이프라인을 설명하게 했을까? 회사의 입장을 대신 전할 인물로 외부 인사를 세워 놓고, 정작 “사진도 쓰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삼천당제약은 간담회 이후 “저희가 처음으로 간담회를 개최해서 미숙한 점이 많았다”고 사과했지만, 대표 대신 나선 인물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시장에서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것은 ‘첫 간담회’라는 콩깍지를 쓰고 보더라도 긍정적이지 않다.
 

  결국 이날 간담회는 ‘비밀 유지’를 내세운 채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설명에 머물렀다. 답답함만 남긴 자리였다. 최근 불거진 논란 역시 시장과의 소통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간담회는 그 한계를 되짚어 보게 한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삼천당제약이어서 더 아쉽다. 지금 코스닥에 필요한 것은 외부 지원이 아니라, 시장과의 신뢰 회복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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