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군, 전작권 전환 역량 부족… 가장 큰 문제는 통신”
⊙ “한중 관계에선 침묵보다는 분명한 태도가 효과적”
⊙ “트럼프-김정은, 서로에게 신경 쓸 여유 없어”
⊙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유럽에 퍼져 있어”
⊙ “우크라이나의 지휘·작전 체계의 유연성, 예비전력의 실질적 활용 배워야”
⊙ “상비 예비전력 확보가 국방개혁의 가장 우선순위 돼야”
⊙ “북한은 러-우 전쟁으로 전쟁 경험 쌓고 군 현대화 진행중… 한국 위협할 것”
⊙ “한국 공군 최신예 스텔스 F-35기, 공군기지 한 곳에 모두 배치… 유사시 일본 등에 분산 배치해야”
洪圭德
1957년생.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美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국제정치학 박사 /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국방부 국방개혁실장, 駐 헝가리 대사 역임. 現 국가보안학회 회장, 숙명여대 석좌교수
⊙ “한중 관계에선 침묵보다는 분명한 태도가 효과적”
⊙ “트럼프-김정은, 서로에게 신경 쓸 여유 없어”
⊙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유럽에 퍼져 있어”
⊙ “우크라이나의 지휘·작전 체계의 유연성, 예비전력의 실질적 활용 배워야”
⊙ “상비 예비전력 확보가 국방개혁의 가장 우선순위 돼야”
⊙ “북한은 러-우 전쟁으로 전쟁 경험 쌓고 군 현대화 진행중… 한국 위협할 것”
⊙ “한국 공군 최신예 스텔스 F-35기, 공군기지 한 곳에 모두 배치… 유사시 일본 등에 분산 배치해야”
洪圭德
1957년생.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美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국제정치학 박사 /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국방부 국방개혁실장, 駐 헝가리 대사 역임. 現 국가보안학회 회장, 숙명여대 석좌교수

- 사진=조준우
이 같은 국제정세 혼란의 원인은 무엇이며, 대한민국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외교안보 전문가인 홍규덕 숙명여대 석좌교수를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전, 미국-이란 전쟁, 미중 패권 경쟁 시대의 한국의 선택 등에 대해 물었다. 국제정치학자인 홍규덕 교수는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국방·안보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이명박 정부에서 민간인 최초로 국방부 국방개혁실장(1급)을 맡아 국방개혁을 이끌었다. 또 최초의 여대 학군단인 숙명여대 ROTC 창설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23년에는 주(駐) 헝가리 대사로 임명되어 3년간 유럽 안보의 최전방인 부다페스트에서 안보 현실을 체감했다. 교수이면서 국방부, 외교부 현장에서 활동한 특별한 케이스다.
트럼프의 한국에 대한 인식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전 세계가 좌불안석(坐不安席) 분위기입니다. 한국도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미 관계에 많은 일이 있었죠.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 전문성이 있는 게 아니고 미국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입장은 아니었다 보니 전문가들은 한미 관계에 대한 걱정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다행히 양국 정상이 서로에 대해 빠르게 파악했죠. 물론 간간이 불협화음이 있습니다.”
― 미국이 불만을 표출할 듯하면 이재명 정부는 다급히 움직입니다.
“네.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국무총리, 장관이 급히 미국으로 뛰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 대미(對美) 관계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은 긍정적이지 않습니까.
“불협화음을 막기 위해 먼저 뛰어가는 것 자체는 좋다고 봐요. 그러나 이런 급한 행동에 앞서 미국을 어떻게 상대할지, 변화하는 국제질서에서 미국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를 관찰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비전을 우선 그려야 합니다.”
―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동맹과 같은 전통적인 우호 관계로 바라보지는 않습니다. 또 한국은 국제 무대에서 차지하는 역할 비중도 크지 않다고 보고 있어 트럼프 체제에서는 주요 이슈에서 한국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한일 관계 중요”
지난 1월 14일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나라현의 대표 문화유적지인 호류지에서 열린 친교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홍 교수는 ‘거래에 기반한 이익 추구형 지도자’ 트럼프에 대해 “오히려 상대하기 쉽다”고 했다.
“트럼프라는 캐릭터가 한국에는 유리합니다. ‘MASGA(한미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처럼 원하는 내용(유형의 이익)이 무엇인지 분명하잖아요. 한국으로선 대응하기 훨씬 수월합니다. 다행히 우리가 미국에 줄 수 있는 것(반도체, 조선 등)이 있다는 점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또 “이럴 때일수록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8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으로 가기 전에 도쿄를 들른 것이 신(神)의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도 도쿄를 거쳐서 왔다는 것에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고, 미국이 생각하는 한미일 3자 관계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조정하는 데 아주 좋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향후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 이 대통령이 어떻게 협력할지도 중요합니다.”
“미-북 모두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북한 김정은을 만났다. 사진=뉴시스/AP―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을 만날까요? 1기 정부에선 대북 협상에 대한 의지가 강했습니다.
“지금은 미중·미일 관계, 이란 전쟁 등 주요 현안이 더 시급하고 중요합니다. 북한이라는 이슈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에겐 당장 시급하지 않아요.”
― 북한의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는 겁니까?
“(미국과 북한 모두)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2019년 하노이에서 미북이 만났지만, 협상이 결렬됐죠. 트럼프는 ‘하노이 노딜(no deal)’의 원인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영변 핵시설 이외에 우라늄 농축 시설로 의심받는 강선(평양 외곽) 등에 대한 추가 핵시설을 포기하거나 사찰을 허용하겠다고 하면 트럼프가 대북 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식으로 북한에 응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자신에게 무엇을 줄 수 있고, 자신은 또 무엇을 얻어 낼 수 있는지 명백히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가장 큰 걱정거리죠.”
― 북한도 만남에 조급해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부를 결속시켜야 하는 처지입니다. 남북한 간 적대적 두 국가론, 김주애로의 권력 이양(후계 문제) 등에 집중하고 있죠.”
― 김정은은 왜 딸 주애를 띄우고 있는 건가요?
“1984년생인 김정은이 김주애(13세 추정)를 공개적으로 앞세우는 이유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후계 체제를 미리 준비하는 게 아닐지 생각합니다. 갑작스러운 유고(有故)가 발생해 혼란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하는 거죠.”
― 실제 유고 가능성이 있습니까?
“김정은의 건강 상태를 외부에서 알 순 없습니다만 체중이 140kg에 육박해 건강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홍규덕 교수는 과거 북한이 대미 협상을 통해 체제 유지에 필요한 외부 지원을 끌어냈지만, 러시아에 전투 병력을 파병한 이후에는 북한의 대외 의존도가 달라졌다고 했다.
“(파병 대가인) 러시아의 대북 지원으로 북한에는 상당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은 내부 결속을 통해 정권·체제 연장을 위한 확고한 틀을 잡은 뒤에 대미 협상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북한도 지금은 주민으로부터의 지지 기반 확보 등 체제 안정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죠. 먹고사는 문제에 관심을 두는 점은 이전 지도자들과 다릅니다.”
― 이 대통령의 북한 무인기 침투 사과, 정동영 장관의 두 국가론,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등에 대해 북한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외 관계 개선보다는 내부 안정이 시급하다는 방증입니다. 김주애 후계 구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주민 생활 여건 개선을 벌이고 있습니다. 승계 과정에서 나올 불만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죠.”
“일본, 동북아 안보에서 역할 커질 것”
홍 교수는 동북아 안보 지형에서 남북 관계와 북핵의 비중은 줄고 일본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일본이 동북아 안보에서 역할이 커질 것이고, 오는 6월부터는 분명하게 역할이 나타날 겁니다. 앞서 일본 정계(政界)가 개편됐고, 여기에 방위비를 GDP 대비 기존 1%에서 2%로 올릴 계획입니다.”
― 어떤 방식으로 일본이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까?
“미중 패권 경쟁 시대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규모에 맞는 역할을 찾아 나갈 겁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면 한미일 3국에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 이재명 대통령이 당초 일본에는 우호적이지 않았는데요.
“그럼에도 (이 대통령) 취임 후 양국 정상이 세 번이나 만났죠. 전임 정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기시다 총리의 만남이 14번이나 있었습니다.”
― 일본은 이재명 정부가 한국의 보수 정권과는 결이 다르기에 부담스럽지 않겠습니까.
“일본은 기본적으로 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부응해 현 정부도 새로운 국제질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임 정부에서 쌓은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한일이 협력하면 공동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 주 헝가리 대사를 지냈습니다. 유럽이 바라보는 한국은 어떻습니까?
“얼마 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방한했습니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는 글도 썼죠. 유럽에서 바라보는 한국은 예전과는 달라요. 세계질서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중심 국가로 보고 있죠.”
― 한국이 내세우는 이른바 ‘중견국 외교’는 허상이 아닌지요.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어요. 우리의 역할과 비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저는 한국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강한 군사력입니다.”
― 유럽에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간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전임 정부에서 나토(NATO)와 협력을 많이 했습니다. 유럽에서 볼 때 ‘IP4(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가 차지하는 국제적 역할이 줄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홍 교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후 2022년 6월 나토·EU 특사단의 일원으로 유럽에 갔다. 유럽 국가들은 한국이 미국·일본뿐만 아니라 유럽도 방문한 점을 놀라워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를 방문하기도 했다.
“李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불참 아쉬워”
옌스 스톨텐베르그(앞쪽)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2024년 6월 12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가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조선DB2023년 1월 홍규덕 교수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헝가리에 대사로 부임했다. 헝가리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난민도 상당했다. 그는 한국이 이른바 위상에 맞는 기여를 하기 위해 국제이주기구(IOM), 유엔난민기구(UNHCR) 등 국제기구를 통해 인도적 기여를 50만 달러 이상씩 했다고 설명했다.
“인도적 기여에 한국과 일본이 가장 많은 부담을 하는 나라에 속했습니다. 유럽의 작은 나라 대부분은 이 점을 높이 샀습니다. 덕분에 저도 공여국 대표 자격으로 연설했습니다.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죠.”
― 이재명 정부의 대(對) 유럽 정책은 어떻게 봅니까?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가 열렸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죠. 아쉽습니다.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역량을 널리 알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국격(國格)에 맞게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노력은 한국에는 귀중한 자산입니다.”
― 윤석열 정부는 러시아에 지나치게 거리를 둔 채 우크라이나를 도왔는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죠.
“유럽 대사들을 만나 보면 이재명 정부의 생각이 어떤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공식 입장 발표는 없지만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러시아와의 관계를 다시 잘 마련할 기회를 잡는 것은 좋습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를 소홀히 다루면 그간 유럽과 우리가 함께 공유했던 부분들이 소홀해질 수 있죠.”
“유럽, 여성 징병제 이야기까지 나와”
― 유럽 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체감(體感)은 어느 정도인가요?
“러시아, 특히 푸틴에 대한 반발, 안보 위협을 체감합니다. 러시아는 덴마크에까지 드론(무인기)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성 징병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덴마크는 이미 확정(2026년 시행)했고, 발트 3국(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에서도 논의 중입니다.”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뜻입니까?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이게 지금 유럽에 퍼져 있죠.”
― 그간 유럽은 안보에 소홀하지 않았습니까.
“유럽 사람들 자신도 그간 자신들의 역할이 많이 부족했다는 반성을 꽤 하고 있습니다.”
홍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한국이 유럽에 대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며 방산(防産) 수출을 위해선 나라별 특성 이해가 필수라고 했다.
“과거 유럽 내 일본의 영향력이 컸으나 최근 한국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강화됐습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 과정을 계기로 슬로베니아 등지에 4개 재외 공관을 신설했는데 이는 지난 40년간 전례 없는 성과입니다. 일각에서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것보다 국가별 다양성을 고려한 적극적 외교 의지의 표출입니다. 공관 규모와 관계없이 이러한 외교 자산 확대를 깎아내리지 말고 지속적인 관계 진전의 발판으로 삼아야 합니다.”
― 한국이 나토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나토 가입 16개 국가는 나토 전담 대사를 따로 두고 있어요. 우리는 EU 대사가 나토를 겸임하는 구조예요. 이 때문에 나토 내부 사정을 모릅니다. 나토 전담 대사직을 신설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입니다. 특히 방산 수출을 위해선 꼭 필요합니다.”
―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여전히 유럽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미국이 나토를 탈퇴하면 중국과 러시아는 (기뻐서) 표정 관리가 안 될 겁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되리라 전망합니까?
“햇수로 5년째인데 여기까지 올 줄 몰랐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전투력, 국민 저항, 혁신, 전쟁 경험은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러시아 외 유럽에서 전쟁 경험이 있는 나라는 이제 우크라이나밖에 없죠.”
― 푸틴 사후에도 러시아의 유라시아주의가 계속되리라고 보는지요.
“유라시아주의는 러시아의 정체성(正體性)이자 국내 사정을 뒷받침하는 동력이 됐습니다. 러시아를 슈퍼파워라고 말할 순 없지만, 지속적으로 자기 영향력을 행사하며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봅니다.”
“10년 사이 예비전력 예산 반토막”
2026년 3월 19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에서 한 훈련병이 연습용 표적 드론을 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우크라이나가 미국-이란 전쟁을 계기로 이른바 방산 틈새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동을 다녀왔습니다. 바레인과 10년짜리 방위 협정을 맺고 왔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습니다. 우크라이나가 가진 방공 무기, 드론, 대(對)드론 체계를 제공하고 기술을 제휴하는 방식입니다. 자국의 장점을 가장 잘 부각한 외교라고 생각합니다.”
― 한국도 우크라이나를 배워야 하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배울 게 많아요. 바로 전쟁 경험이죠. 특히나 예비전력 운용은 눈여겨봐야 합니다. 제가 10여 년 전에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으로 군 구조개혁을 추진했었습니다. 당시 예비전력(예비군 운용 등) 예산이 전체 국방 예산의 1%도 안 되는 0.6% 수준이었습니다.”
― 지금은 늘어나지 않았을까요.
“지난 3월 26일 국방대에서 예비전력 심포지엄이 있어서 갔다가 자료를 봤더니 지금은 0.3%(약 2300억원)가 됐습니다. 반토막이 난 거죠. 창피한 겁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배워야 할 점
예비군 훈련 모습. 현재 예비 전력 예산은 전체 국방비의 0.3%에 불과하다. 사진=조선DB― 한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참고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현대전은 전장(戰場)이 우주와 사이버 영역까지 확대된 다(多)영역 작전(MDO) 체제로 변화했으나 우리 군은 여전히 지상전 중심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지휘 및 작전 체계의 유연성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정규군 지휘 구조가 무력화된 상황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이 중심이 되어 전황을 보고하고 잔여 병력을 재그룹화하여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 또한 중앙 지휘 구조가 무너졌을 경우를 대비해 지자체와 산업 인력이 연계된 민·군 협력 재편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둘째, 예비전력의 실질적 활용입니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서는 정규군을 대신해 예비전력이 주축이 되어 싸우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지역 내 잔여 병력과 산업 인력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전투 수행 능력을 재구성하는 체계는 지상전 중심인 우리 군의 예비군 운용 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홍규덕 교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민간인 최초의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으로 국방개혁의 틀을 짠 주인공이다.
― 한국도 나름의 국방 혁신을 추진해 오지 않았습니까.
“국방부가 올해 대통령에게 국방개혁 초안을 보고한다기에 들어 보니 1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입니다. 우크라이나의 교훈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군만으로는 전쟁을 할 수 없다는 게 뼈아픈 현실입니다. 군과 민간 분야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새로운 시대에 벌어질 전쟁에는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해요.”
― 혁신적인 사고의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 정규군도 무너질 수 있다는 가정을 해야 합니다. 상비 예비전력의 확보는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총력전 개념이 필요합니다. 평화가 중요하지만 싸울 수 있는 방식과, 사회가 어떻게 위기에 대응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게 국방개혁의 요체입니다. 유럽도 예비전력에 큰 관심을 두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가장 큰 교훈은 정규군만으로, 과거의 전쟁 방식에 의존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토머스 릭(Thomas Rick)의 베스트셀러인 《장군들(Generals)》라는 책을 보면 미국이 2차대전 이후 아프간 전쟁까지 수많은 실패를 겪은 이유는 과거의 방식대로 전쟁에 임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우리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동시다발로 전선이 따로 없는 현대전과 미래전에 대해 우리는 과거의 전쟁 패턴과 작전계획, 훈련과 교육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필요성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런 변화를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산업 동원에 대한 준비 너무 취약”
― 지금까지의 국방개혁 논의에서 부족한 점을 지적한다면요.
“산업 동원에 대한 준비가 너무나 취약합니다. 가능한 부분만 논의하다 보니 20년째 제자리입니다. 기업이나 산업계가 이 문제를 고민하도록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군이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미국은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가 국방혁신 총책임을 지는 DIU(Defense Innovation Unit·국방혁신단)를 담당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은 미래사령부가 있습니다. 첨단 기업과 공과대학이 발달한 텍사스 대학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육사령부가 그 역할을 하지만, 미국의 미래사는 산학연의 연계를 주도하고 미래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 현 정부도 국방개혁을 지속하려 합니다.
“2005년에 시작해 20년을 목표로 진행됐습니다. 지속한다는 점은 고맙지만 혁신(innovation)이 없으면 결국 요식행위가 됩니다.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대통령이 서명하면 그걸로 임무가 끝나는 일정을 반복해 왔습니다. 가장 중요한 지휘구조 개혁은 다들 피해 왔습니다. 현재의 합참이 미래전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나, 아무나 답하기 어렵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현 정부는 과감히 관행의 벽을 타파하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합니다.”
― 제대로 되지 않은 데는 구조적인 이유도 있겠지요.
“국방개혁 기본계획을 작성해 대통령께 보고하는 일에 그간 모든 노력을 소진해 왔습니다. 계획이 얼마나 실천됐는지는 다음 정부의 몫이 되고, 그사이 관계자들은 다 다른 부서로 떠나거나 전역하다 보니 책임지는 사람이 없게 됩니다.”
“트럼프가 과신했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 어느 나라가 전쟁에서 이길 것으로 봅니까?
“장담하기 어렵습니다만 쉽게 해결되진 않을 겁니다. 푸틴이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포기할 것 같지도 않고요. 거꾸로 6·25전쟁이 어떻게 휴전했는지 보십시오. 당시 소련에서 스탈린에게 종전을 건의했지만, 스탈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어요. 결국 스탈린이 죽고 두 달 뒤에 6·25전쟁도 끝났죠.”
― 세계 각지에서 전쟁과 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2026년이 2차대전 이후 가장 많은 전쟁이 일어나는 해입니다. 36개 국가에서 61건의 무력 충돌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주요 강대국이 직접 충돌하지 않는 한 3차대전으로 갈 일은 없겠습니다만, 국제질서 혼란, 물가 상승 등으로 삶은 점점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 미국-이란 전쟁은 어떻게 될까요?
“트럼프가 과신(過信)했다고 생각해요. 지지율이 안 좋은 상태에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더니 지지도가 올랐죠. 이번 이란 전쟁도 아마 앞선 사례와 유사한 효과, ‘임피리얼 프레지던시(Imperial Presidency·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자 했지만, 선택을 잘못 한 겁니다.”
“미국, ‘파월 독트린’ 지키지 않아 고전”
― 트럼프는 자기 트위터에 호르무즈 해협을 열라고 욕설까지 적었습니다.
“위신의 추락입니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그런 사람은 없지 않았나요?”
― 왜 미국은 고전하고 있는 겁니까?
“파월 독트린(Powell Doctrine)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죠. 베트남전의 실패를 반성하며 정립된 미군의 전통적인 군사 전략입니다. ▲압도적 군사력 ▲명확한 목표 ▲명확한 탈출 전략이 핵심입니다. 명분 없는 소모전을 차단하고 군의 승리와 정당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개념입니다. (이란 전쟁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의 공화당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 이란이 주변국을 공격하며 인질로 삼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빨리 현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한두 달 내에 전쟁이 종식됐으면 좋겠지만, 전쟁이 끝나도 가스전(田)이나 담수(淡水) 저장고와 같은 기반시설은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쟁점은 이란과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의 체면을 어느 정도로 세워 주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지상전을 벌여 승리하겠다는 환상은 아예 갖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장기전은 이란에 유리하다는 의미입니까?
“장기전은 이란의 승리는 아니어도 미국의 승리도 절대로 아닙니다. 2021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며 소총을 든 미군 지휘관이 카불 공항에서 수송기에 마지막 순서로 오르는 장면을 잊지 못합니다. 지상전을 시작하면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됩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남는 게 무엇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미 트럼프는 ‘트럼프식 승리’를 충분히 가져갔다고 봅니다.”
― 미국이 이란 지도부를 상대로 이른바 참수작전에는 성공했습니다. 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곳을 타격할 수 있겠어요? 이란보다 더 깊은 곳에 핵무기와 핵물질을 숨겨 놓았을 텐데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북한이 이란보다 더 독할 겁니다.”
― 북한으로선 두려울 게 없다는 뜻인가요?
“북한도 나름대로 걱정하고는 있겠지요. 하지만 마두로나 하메네이에게 적용한 사례를 김정은에게도 적용할지에 대해선 의문입니다. 참수작전 이후 벌어질 후폭풍도 고려해야겠죠.”
“우리도 전략적 유연성 발휘해야”
2025년 11월 여주 남한강 일대에서 한국군과 미군이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부교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한 북한이 군 현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서 경험을 쌓는다는 점입니다. 파병 초기에는 북한제 탄도미사일 KN-23·25의 성능이 형편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량을 거치며 성능이 개선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한에 ‘결정적인’ 기술은 전수하지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모방 능력이 뛰어나지 않습니까. 언젠가는 습득해 결국 남한을 위협하는 데 활용할 겁니다.”
―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적의 능력이 발전할수록 우리의 대응 수단도 발전해야 합니다. 우리 공군이 보유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가 전부 공군기지 한 곳에 배치돼 있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정밀 타격하면 유사시에는 전투기가 출격도 못 합니다.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것은 이럴 때 발휘해야 합니다. 필요하면 우리 전투기가 주일미군 기지에서 이착륙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합니다. 흔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데, 우리도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중국, 통합작전능력 떨어져”
― 미중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는지요.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가 밝힌 ‘세력전이(轉移)이론(Power Transition Theory)’이 지난 500년간 신흥 강국이 기존 패권국에 도전했던 16개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이 중 12개가 전쟁으로 끝났어요. 2008년부터 이 세력전이이론에 근거해 미중 충돌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초기만 해도 미국에선 중국이 미국을 앞설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의 제조업 역량 등은 미국을 앞서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도덕적 우위,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죠.”
― 실제 맞붙으면 누가 승리하겠습니까?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외형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통합작전능력은 미국에 비해 떨어지죠. 일부에서는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을 이야기하는데, 중국은 당분간 미국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군사력을 갖추진 못하리라 전망합니다.”
― 한중 관계는 어떻게 해 나가야 할까요?
“윤석열 정부에서도 중국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큰 숙제였습니다. 중국과 관계를 부드럽게 해야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관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이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한국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해도 침묵해 왔죠. 하지만 그런 방법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 침묵이 효과가 없다고 판단한 후에는 적극적으로 발언하기 시작했죠.
“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에서는 토의 끝에 좀 더 적극적으로 중국을 상대로 발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에서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횟수와 강도가 많이 낮아졌죠. 이른바 ‘선제적 순응(Anticipatory Compliance)’은 도움이 안 됐어요.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건전한 한중 관계에 도움이 됐죠.”
― 이른바 미중 패권 경쟁 시대에 한국이 연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는 ‘선형(線形)방어’ 전략에 따라 6·25 때부터 항상 적이 북쪽에서 내려온다는 점만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남서부 쪽에서 새로운 위협이 올 수 있습니다. 이에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합니다. 다카이치 총리도 대만 사태가 벌어지면 일본은 개입하겠다고 밝혔죠. 국내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으면서도 한편에서는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여성 징병제엔 사회적 합의 앞서야”
홍규덕 전 주 헝가리 대사는 헝가리 정부로부터 양국 관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십자대훈장을 받았다. 사진=홍규덕 제공― 당장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우리 정부는 서해나 대만 해협 문제에 연루되고 싶지 않겠지만, 연루되지 않을 수도 없고 또 바라는 대로 이뤄지지도 않을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작전 환경이 바뀌었습니다. 과거에 계획했던 방식은 통하지 않습니다. 대만 해협 문제는 우리 작전계획에도 다 들어가야 해요. 대만 사태시 한국군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비 태세도 국방개혁의 목표가 돼야 합니다.”
― 국방개혁도 필요하지만 당장 인구구조 변화로 병력 수급도 쉽지 않습니다.
“헝가리 대사로 나가기 전에 국방부에서 프로젝트를 하나 했습니다. 2040년 군 구조 변화에 관한 내용이었죠. 현재 50만 명 수준인 병력이 2040년이면 38만 명도 채우기 어렵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 결론은 AI, 드론으로 대신한다는 내용 아닙니까.
“기계화, AI, 드론봇 등으로 병력 감축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걸 안 하는 나라가 있나요? 답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 그렇다면 해답은 여성 징병제인가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유럽에서 여성 징병제는 여성계가 앞장서고 있습니다. 우리 군이 여성 징병제를 먼저 꺼내기보다는, 여성이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더 많이 맡는 방법에 대한 여론부터 조성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여성(간부 입대)을 군에서 좀 더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물론 성별 특성상 전투력에는 제한이 있으니 비전투 보직에 활용해야 하죠.”
“핵무기 실제 사용 가능성 염두에 둬야”
― 북핵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가장 우선적인 목표는 체제 보전입니다. 이와 함께 핵무기가 단순 위협 수단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용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 북핵에 맞서기 위해 한국도 자위적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당장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보다는 ‘핵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열어 두고 재래식 무기나 첨단 과학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비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봅니다. 지금 당장 핵무장을 선언하면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많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유사시 핵무기를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도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른바 확장 억제, 핵우산은 실제 일이 벌어져야만 작동 여부를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습니까?
“절체절명의 순간에 미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으면 어떡하나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미국과의 협상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합니다. 한편에서는 재래식 전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우리 나름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재명 정부에서 핵추진잠수함(SSN)이 논의된 게 아닙니까? 이전에는 SSN을 갖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전작권 전환
― 한국이 SSN을 실제로 건조할 수 있다고 봅니까?
“SSN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여건이 조성된 것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실제 건조와 실전 배치까지 가는 길은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기회는 왔고, 공개적으로 추진할 방법이 있기 때문에 노력은 해봐야 합니다. 10~20년 사이에 미국의 정치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과거에 한국이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와 중량을 늘릴 때도 처음에는 미국에 먹히질 않았지만 어느 순간 사거리·중량 제한을 해제하지 않았습니까? SSN도 일단 물꼬를 텄기 때문에 기회를 계속 살려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 이재명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재추진합니다.
“제가 국방부에 있을 당시(2009~ 13년)에도 전작권 전환(한국군 단독 행사)에 대한 말이 있었습니다. ‘2015 플랜’이었는데, ‘전략전환계획(SSA)’이라고 72가지를 검증해야 했습니다. 72가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어느 순간 흐지부지됐죠. 그러다가 다시 이 대통령이 ‘이번에는 무조건 전환한다’고 하네요.”
― 당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샤프 한미연합사령관과 그 후임 서먼 사령관은 제가 국방개혁 진행 상황 보고를 드리러 가면 양국간 통신 문제를 가장 걱정했습니다. 전쟁시 실시간 통신 여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게 정기적으로 강조했던 게 바로 통신이었습니다. 전시(戰時)가 아닐 때는 통신에 아무 문제가 없지만, 유사시에는 백령도까지만 나가도 우리 군은 통신에 문제가 생긴다고 했습니다.”
― 지금도 한국군이 전작권을 단독 행사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요.
“그렇습니다.”
“軍이 회복할 수 있도록 격려 보내야”
2009년 1월 홍규덕 교수가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촌으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학생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홍 교수는 민간과 군, 보훈을 잇는 역할도 계속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계엄으로 인해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군의 사기가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일부 지휘관들이 계엄에 연루되는 바람에 조직이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모두 군 안보를 책임지는 집단이라는 점을 바탕으로 우리 군이 회복할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를 보내야 합니다.
또 한편으로 이는 예고된 사건과도 같습니다. 그동안 군의 전문성을 너무 믿고 있었습니다. 계엄과 같은 문제가 생길 소지가 충분히 존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군과 민간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할지를 고민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제도적 보완과 교육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