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내로남불 끝판왕’의 죽음

  •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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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미국이 감행한 참수(斬首) 작전으로 제거된 이란의 정군(政軍) 지도부 이름 중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정치고문으로 이란혁명수비대 해군사령관, 이란군 해군사령관, 혁명수비대부장관, 국방·군수부장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을 지낸 이란 정권의 핵심 인사 중 하나였다.
 
  이슬람 신정(神政)체제를 옹위하는 혁명수비대 출신인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샴카니는 이란 내 대표적인 강경파 중 하나였다. 죽기 두 주 전인 2월 13일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이란의 미사일 능력은 국방 교리의 핵심이자 억지력의 일부”라면서 미국과의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었다.
 
  하지만 기자가 샴카니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그의 화려한 군 경력 때문이 아니었다. 그의 ‘내로남불’ 때문이었다.
 

  작년 10월 말, 샴카니는 2024년 4월 있었던 그의 딸 결혼식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구설에 휘말렸다. 이란 최고급 호텔에서 호화롭게 치러진 이 결혼식에서, 샴카니의 손을 잡고 등장한 신부는 어깨가 드러나고 가슴이 파인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신부의 어머니도 등과 옆구리가 노출된 드레스를 입었다. 샴카니는 2022년 ‘히잡시위’ 당시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으로 강경 진압을 주도한 인물이었다. 가히 ‘내로남불 끝판왕’이라고 할 만했다. 그리고 이런 내로남불은 우리에게도 낯선 풍경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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