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 후 월 100만원대로 떨어진 후원금… 태국 내 보호센터 4곳 폐쇄 위기
⊙ 탈북 루트 붕괴로 올해 구출 ‘0명’… 복원에 최소 5년 이상 소요
⊙ 민간 활동가 의존 구조가 낳은 비극? 제3국 도착 전까진 ‘손 떼는’ 대한민국
⊙ 수퍼맨 목사, 명예훼손 민사 소송 준비… “재판서 결백 입증할 것”
⊙ 국가의 역할은? “국제기구와 손잡고 중국 전향적 태도 없애야”(최재형 전 의원)
⊙ 탈북 루트 붕괴로 올해 구출 ‘0명’… 복원에 최소 5년 이상 소요
⊙ 민간 활동가 의존 구조가 낳은 비극? 제3국 도착 전까진 ‘손 떼는’ 대한민국
⊙ 수퍼맨 목사, 명예훼손 민사 소송 준비… “재판서 결백 입증할 것”
⊙ 국가의 역할은? “국제기구와 손잡고 중국 전향적 태도 없애야”(최재형 전 의원)

-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수퍼맨 목사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여러 대의 휴대전화 가운데 하나로 동남아 현지에서 구출을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사진=월간조선
태국·베트남·몽골 등 탈북 루트를 직접 개척해 탈북민들의 한국행을 돕는 수퍼맨 목사는 탈북 관련 단체 가운데 가장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0년간 구출한 탈북민만 4500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에는 핵개발 고위 기술자, 인민군 장교, 국가안전보위부 관료, 국군포로 등도 포함돼 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그를 ‘북한의 쉰들러’라고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보도 이후 후원이 끊기면서 연간 100여 명에 달하던 탈북민 구출 활동은 올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 쌓아온 탈북 인프라가 완전히 붕괴 위기라고 우려했다.
리베이트 의혹
수퍼맨 목사는 보도 내용이 사실과 크게 다르다고 주장했다. 탈북민 구출 현장의 특수한 운영 방식과 여러 단체 활동이 뒤섞이면서 실제 상황이 왜곡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탈북민 구출 활동은 일반적인 회계 체계로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탈북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숨긴 적이 없다”며 “자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설명해 왔지만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범죄 의혹으로 단정적으로 해석됐다”고 했다. 또 “보도는 황씨의 일방적인 주장 위주였고, 반론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수퍼맨 목사 측은 보도 이후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당초 손해배상 청구액은 상징적 의미로 1만원만 제기했다. 금전적 보상보다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 조치였다. 이러다 추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2차 조정에서 청구액을 1억원으로 증액했다. 이 과정에서 수기 영수증과 은행 거래 내역, 협약서, 문자 기록 등 관련 자료를 모아 제출했고 보도 내용을 반박하는 책 한 권 분량의 반론문도 함께 냈다.
두 차례 조정이 진행됐지만 끝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현재 수퍼맨 목사는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인터뷰 당시 기자가 남긴 녹취 전문이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라며 “그 자료를 상대측이 보존해 준 셈이니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엇갈리는 평가
보도는 황씨를 ‘최고의 탈북민 브로커’로 소개하며 그의 증언을 주요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탈북 현장에서 황씨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수퍼맨 목사 측은 황씨가 과거 자신 밑에서 일했던 브로커였지만 ‘반복적인 사고’로 신뢰가 깨져 결별했다고 주장한다. 이후 보복성 폭로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2002년 탈북해 2006년부터 브로커 일을 한 A씨는 “브로커 세계에서는 100명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3~4명 정도 단속에 걸리는 수준은 사고로 보지만 그 비율이 20% 이상 반복되면 단순 사고로 여기지 않는다”면서 “탈북민은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이동 중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인신매매나 북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이를 매우 민감하게 다룬다”고 했다.
국군포로 호송 사업을 하다 중국 당국에 체포돼 수감 생활을 했던 한 인사는 “탈북 브로커 세계는 이해관계와 돈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구조”라면서 “함께 일하다가도 돈 문제나 이해관계 때문에 금방 등을 돌리고 배신이 일어나는 일이 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특정 사례만 보다 보면 전체 그림이 왜곡될 수 있고 이 세계를 선악 구도로만 재단하면 본질을 놓친다”고 지적했다.
수퍼맨 목사 라인은 탈북민 구출 과정에서 핵심 축으로 기능해 왔다고 전해진다. 황씨 역시 녹취에서 “2023년 입국자의 80%가 목사님 라인”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이런 만큼 보도의 여파는 컸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건 후원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이미 3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탈북 후원금이 이번 논란 이후 사실상 씨가 말랐다고 한다. 올해 2월 모금액은 100만원대에 그쳤다. 연간 100명 안팎을 유지하던 구출 인원은 현재 연간 1~2명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태국 내 탈북민 보호소 4곳은 운영 중단 위기에 직면했고, 현지 체류 중인 탈북민과 가족 300여 명에 대한 생계 지원도 끊겼다.
재정 고갈은 현지 활동가들의 이탈로 이어진다. 브로커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일을 계속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자연히 남은 루트의 비용은 급등한다. 브로커 A씨는 “탈북민 유입이 가장 많았던 2008~2010년에는 한 달에 300~400명이 한국에 들어오기도 했다”면서 “당시 1인당 120만원 안팎이던 탈북 비용은 중국의 국경 통제 강화로 현재 1300만~1800만원 수준까지 오른 상태인데 후원까지 끊기면서 비용 상승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가동 중인 라인은 세 개 안팎이라고 한다.
“김정은이 가장 기뻐할 것”
강신삼 통일아카데미 대표. 사진=본인강신삼 통일아카데미 대표는 “중국과 북한의 감시가 극심한 상황에서 실제로 루트를 개척하고 사람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능력을 갖춘 활동가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이런 루트와 인적 네트워크가 한 번 무너지면 다시 구축하는 데 최소 5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했다.
탈북민 구출 활동의 상당 부분이 기독교 선교 네트워크를 통해 유지돼 온 만큼, 수퍼맨 목사를 둘러싼 이번 논란이 현장 기반을 더 흔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북한 인권 재단 관계자는 “이번 보도로 ‘목사’와 ‘기독교’ 전체가 무리하게 탈북을 시키다 사고를 낸 것처럼 비쳐 선교계 내부의 동력이 급격히 저하됐다”면서 “이 사실이 중국과 동남아 내 탈북민들에게까지 알려지면서 한국행을 원하던 이들조차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탈북 루트의 붕괴는 곧 탈북민을 민감하게 감시하고 엄벌해 온 북한 정권이 가장 바라던 시나리오”라면서 “민간의 구출 동력이 꺾이고 정보망이 차단된 현재 상황에서 가장 기뻐할 사람은 결국 김정은일 것”이라고 했다.
“브로커 폭리 차단한 인물”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사진=월간조선태국에서 탈북민 은신처를 운영하는 한 목사는 “사선을 넘나드는 위험한 현장을 30년 가까이 직접 지켜온 사람”이라며 “그의 실무적 결단과 헌신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수많은 탈북민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가능했다”고 했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일반 브로커가 돈을 목적으로 움직인다면 수퍼맨 목사의 활동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네트워크 운영에 가깝다”면서 “음지에서 활동해 온 만큼 그간의 공로가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2000년대 초반 인연을 맺은 둘은 2002년 스페인 주재 한국대사관 탈북민 진입 사건을 비롯해 국군포로 구출 등 주요 현장에서 실무 협력을 지속해 왔다.
도 대표는 “당시 국군포로 구출을 둘러싸고 브로커 비용이 급등할 조짐이 있었는데 수퍼맨 목사와 함께 ‘수고비는 인정하되 이 이상은 안 된다’는 기준을 세워 비용을 약 2000만원 수준으로 조정했다”며 “이 구조를 통해 2004년부터 2009년까지 10명 이상의 국군포로를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고 했다.
도 대표는 탈북민 구출 비용 구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탈북민 구출은 원가표를 놓고 움직이는 사업이 아니라 사람을 빼내는 현장”이라며 “모든 비용을 영수증으로 설명하라는 요구 자체가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했다. 탈북민이 이동 중 체포되거나 다른 조직으로 넘어가면 다시 빼내기 위해 현지 브로커나 조직에 추가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데, 금액은 상황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천만원 이상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강제 북송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는 돈을 먼저 보내야 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때 영수증을 요구하는 구조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현지 조직이나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사람을 빼내는 상황에서 공식 증빙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후원자에게 설명하기 위해 여러 비용을 묶어 총액 형태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이 사후적으로 보면 불투명하게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사진=조선DB오랫동안 수퍼맨 목사를 지켜본 강 대표는 “탈북민 구출 활동을 해온 사람들 가운데는 여러 추문이 뒤따르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수퍼맨 목사는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도 여성 문제나 개인 비리 이야기가 거의 없었다”며 “현장에서는 비교적 도덕적으로 청렴하고 탈북민 구출을 진심으로 해온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이번 보도로 그 사역 전체가 타격을 받았고 결국 피해는 실제 도움을 받아야 할 탈북민들에게 돌아갔다”고 했다.
중국 내 구금과 강제북송 위험에 처한 북한 주민들을 지원해온 북한 인권 활동가인 윤리나 휴먼라이츠워치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한 민간 활동 전반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고 했다, 윤 연구원은 북한 내부 소식을 전달받거나 중국 내 억류된 북한 주민의 가족을 연결하고, 활동가들을 잠재적 후원자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수퍼맨 목사와 10년 넘게 협력해 왔다.
그는 “중국 내 북한 주민들이 강제송환금지 원칙에 반해 계속 구금·송환되는 상황에서, 탈북 경로의 가장 위험한 구간은 전적으로 민간 행위자들에게 맡겨져 있다”며 “안전한 경로를 보호하는 일은 반드시 우선 과제로 남아야 하고, 이 사안은 국내적 논쟁을 넘어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탈북 경로를 특정 개인의 운명에 좌우되지 않고 지속 가능하며 회복력 있게 만들 수 있을지 진지하게 논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가의 역할
대한민국 정부는 탈북민이 사선을 넘어 태국 등 안전지대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신병을 인수하지 않는다. 탈북민이 현지에서 “대한민국행” 의사를 공식화한 이후에야 개입하는 구조다. 결국 북송 위협이 상존하는 목숨을 건 통과 구간은 온전히 수퍼맨 목사와 같은 민간 활동가들의 사투에만 맡겨져 있다.
20년 경력의 브로커 B씨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연간 예산이 수백억원에 달하지만, 현행법상 정부 예산은 국내 입국 후의 정착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제3국 내 이동 및 구출 비용 지원은 사실상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비판했다.
탈북민, 재외국민과 동일한 보호 받아야
최재형 전 의원. 사진=조선DB그는 “중국은 탈북민을 난민이 아니라 불법 경제 이주자로 규정하고 난민 심사 없이 북한으로 송환하고 있다”며 “이 경우 정치범으로 취급돼 혹독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국제 난민협약 제33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탈북민의 난민 지위 인정을 위해 유엔난민기구(UNHCR) 등 국제사회와 함께 중국을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탈북민 구출 과정에서 제기되는 자금 집행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전 의원은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탈북민 구출 활동에 종사하는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 들어오고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이 과정에서 자금 모집이나 사용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과의 외교적 문제 때문에 정부가 공개적으로 개입하거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제기되는 자금 문제가 실제 범죄인지, 현장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인지 정부와 수사기관이 정확히 가려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범죄 행위는 엄단하되 수사 과정에서 구출 네트워크가 불필요하게 노출되거나 활동 자체가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탈북민이 정책에 참여해야’
탈북민 구출 네트워크 약화 문제를 두고 북한 인권 정책 전반의 제도적 공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재형 전 의원은 북한인권법 시행 10년이 지나도록 핵심 기구인 북한인권재단이 출범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이사 추천을 거부해 재단 구성을 막고 있는 것은 사실상 직무유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인권보고서가 다시 비공개로 전환된 데 대해서도 그는 “실태를 조사하고도 공개하지 않는다면 보고서를 만드는 의미가 없다”며 “북한 인권 상황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이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을 억제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당국은 국제 여론을 의식할 때 주민 처벌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며 “북한 인권 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탈북민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작 현장 현실을 가장 잘 아는 탈북민들의 목소리가 배제돼 있다”며 “남북하나재단 등 관련 기관에 탈북민들이 직접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탈북민 수 급감은 결국 대한민국에 폐해로 남게 된다고 했다. 그는 “북한 내부 정보망(HUMINT)의 고갈, 통일 역량 및 소프트 파워의 약화, 국제사회에서의 인권 리더십 실추, 안보 비용의 장기적 상승”을 꼽을 수 있다면서 “헌법상 우리 국민인 북한 주민이 사선에서 사지로 내몰리는데도 국가가 이를 방치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인권 발언권은 힘을 잃게 된다. ‘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수퍼맨 목사는 원래 사업가였다. 중국에서 원단 수입업을 하던 그는 1997년 국내 본사가 부도나며 모든 것을 잃었다. 죽으려던 순간에 고난의 행군 시기 중국으로 넘어온 꽃제비들을 보고 ‘내 형편이 저 애들보다는 낫지’ 싶었다. 죽을 각오로 저들을 위해 살아보자 결심했다.
대출을 받아 옌지(延吉), 선양(瀋陽), 다롄(大連) 등에 쪽방을 얻고 탈북민 은신처를 만들었다. 1999년 가을 옌지의 은신처로 풍계리 핵 실험장 터널 공사에 관여한 기술자가 찾아왔다. 중국 밖으로 탈출시켜 줄 수 있냐고 물었다. 본격적인 구출 활동의 시작이었다.
‘자유 향한 마지막 통로’
그때부터 돈이 생기면 구출 활동에 썼다. 이 결과 빚이 쌓였고 2년 반 전까지 월세 30만원짜리 지하방에 살았다고 한다. 건강보험료 1만원을 70개월간 못 낸 적도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8번 체포됐고 3번 수감됐다. 인신매매 위기에 처한 탈북 여성을 구하려다 마피아의 총격을 받아 오른발에 총상을 입기도 했다.
루트를 발굴하는 과정도 험했다. 시베리아 쪽 경로를 뚫으려다 영하 30도 혹한 속에서 폭죽을 들고 표범과 호랑이 흔적 옆을 지나기도 했고 부산에서 스타렉스를 선적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갔다가 포기한 적도 있다고 했다. 몽골에서 체포돼 동남아 경로로 방향을 튼 일도 있었다. 이렇게 태국·베트남·몽골 등 탈북 루트들을 직접 개척해 왔다.
탈북민들은 이 길을 목숨을 걸고 걷는다. 험준한 라오스 산을 넘다 발톱이 빠지고 낙석에 맞아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붙잡혀 북송될 위험도 늘 따라다닌다.
중국에서 10년 넘게 숨어 살다 2024년 탈출했다는 윤모씨는 “중국에서는 매일 밤 누가 문을 두드리러 오는 악몽을 꾸며 살았다”며 “잡히면 북송되고 팔려 가면 다시 도망칠 수도 없는 삶에서 벗어나 여기까지 오게 된 건 결국 수퍼맨 목사 덕분”이라고 했다.
함경북도 온성에서 온 이모씨는 “수퍼맨 목사가 아니었으면 저는 아직도 중국 어딘가에서 이름도 신분도 없이 숨어 살았을 것”이라며 “그는 우리에게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을 수 있게 해준 마지막 통로였다”고 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수퍼맨 목사의 전화기는 여러 차례 울렸다. 이번에는 유방암을 앓는 탈북 여성, 일곱 살과 다섯 살 아이를 둔 가족이 구해달라며 연락해 왔다. 수퍼맨 목사가 직접 관리하는 중국 경유 라인의 구출 인원은 올해 들어 단 한 명도 없다. 2023년 80~90명, 2024년 60~70명을 기록했던 구조 실적은 2025년 급감한 뒤 올해 ‘0명’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