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앞둔 부동산 시장

투기 잡으려다 사다리 걷어차나… ‘징벌’이 된 부동산 정책

  • 글 : 이정현 월간조선 기자  joh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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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생활에 대한 벌금”
⊙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아이러니는 피해자가 정책 지지자
⊙ 단순한 ‘시장 조정’이 아닌 “시장 시스템의 근본적 해체”
⊙ 장특공 축소, ‘주거 이동의 정지’로 이어질 수 있어
⊙ “정부는 팔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팔 수가 없는 상황”
⊙ “‘투기 억제’가 아니라 ‘특정한 삶의 방식에 대한 제재’로 받아들여질 우려 있어”
⊙ “전세는 한국 금융 생태계의 일부… 전세 없애면 사회적 신뢰 구조도 붕괴”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 통유리창에 붙어 있는 양도소득세 상담 안내문. 사진=뉴시스
“집이 있는데 왜 못 들어가냐고요?”
 
  2월 초순,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노후 빌라촌. 좁은 골목 사이로 사다리차가 느릿하게 오르내리고, 이삿짐 트럭이 길목을 막고 있다. 10년째 이 동네에서 전세로 살아온 직장인 이모씨의 표정은 포장 상자보다 무겁다.
 
  경기도권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그는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인 ‘유(有)주택자 전세대출 금지’와 ‘비(非)거주 1주택자 중과세’ 방침에 결국 이사를 결심했다.
 
  “회사는 강남이고, 아이들은 이 근처 학교에 다녀요. 경기도 집은 은퇴 후 들어가려 전세 끼고 사둔 건데, 이제는 그 집에서 직접 안 살면 투기꾼이라네요. 보유세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까지 줄어든다니 세금이 너무 무섭습니다.”
 
  이씨의 사연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직장 발령, 자녀 교육, 노부모 부양 같은 현실적인 이유로 자신의 집을 임대하고 다른 지역에서 전월세로 거주하는 ‘생활형 1주택자’는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그들은 그동안 ‘주거 사다리’를 밟는 실(實)수요자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정책의 방향이 바뀌면서 이들의 위치도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그들을 ‘불가피한 선택을 한 실거주자’로 보지 않는다. 정책 문구 속에서 그들은 어느새 ‘교묘한 투기 수요’로 재정의되며, 시장의 변두리로 내몰리고 있다.
 
  집은 있지만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 변해버린 정책과 현실 사이에서 그들의 삶은 지금도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정책 실패, 세금 압박으로 해결?
 
  2월 초,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주말 오전인데도 부동산 중개업소의 전화벨은 쉴 새 없이 울렸다. “이달 안에 팔 수 있을까요?” “세금은 얼마나 나올까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엔 다급함이 묻어났다. “5월 9일 이후에는 어떻게 되느냐”는 문의도 하루에 몇 통씩 걸려온다.
 
  정부가 ‘다(多)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 유예 종료’를 추진하자, 거래 시장은 조용하지만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다. 강남·목동·분당 등 주요 지역에서는 호가를 낮춘 매물이 잇따르고,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마지막 탈출 타이밍’이라는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현장은 이미 ‘유예 종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전명근 바른아파트연구소 소장(부동산학 박사)은 “요즘 전화 대부분이 세금 상담”이라며 “사람들이 ‘그게 진짜 그렇게 되는 거예요?’라며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정부가 검토 중인 중과 유예 종료가 현실화되면 세(稅) 부담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전 소장은 계산기를 두드리며 “양도차익이 10억원일 경우, 지금은 세금이 약 3억원이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폐지와 중과세율이 더해지면 6억원가량을 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동을 단순한 ‘시장 조정’이 아닌 “시장 시스템의 근본적 해체”로 진단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정부의 강경한 세제 기조를 ‘공급 정책 불신’의 결과로 해석했다.
 
  “지난 1·29 공급 대책은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용산·태릉·과천 등 핵심 부지를 지자체와 협의 없이 발표하면서 당일 입장 충돌이 벌어졌죠. 국민 입장에서는 실제 입주로 이어질 계획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공급 신호를 주지 못하니, 정부가 세제라는 ‘압박 카드’로 수요를 누르고 있는 셈입니다.”
 
  신 교수는 시장 불안의 근본 원인이 단순한 세율 인상이 아니라 정부 메시지의 강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정부가 양도세 중과, 보유세 강화 등 강력한 신호를 연일 내놓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공급 정책 실패의 방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그는 특히 주요 공급 부지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했다. “용산·태릉·과천 세 곳이 전체 계획 물량의 절반 가까운 3만 호를 차지하지만, 추진 일정이 불투명합니다. 지자체 협의도 없이 발표가 이뤄져 국민은 ‘이 계획이 실제 입주로 이어질까’ 의문을 갖게 됩니다.”
 
 
  이제 ‘1주택 비거주자’ 겨냥
 
2025년 12월 10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28명 부동산 재산분석 결과발표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의 기조는 명확하다.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어야 하며,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 보유는 곧 투기라는 논리다. 과거 다주택자를 ‘공공의 적’으로 규정해 시장에서 퇴출시켰다면, 이번엔 1주택자 중 ‘비거주자’가 정책의 조준선에 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 전문가는 이번 흐름을 “소득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생활에 대한 벌금”이라고 표현했다. 지방 발령으로 집을 비워둔 직장인이나 결혼 전 원룸에 거주하며 미리 집을 마련한 청년들까지 제도권 안에서는 모두 ‘잠재적 투기 수요’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신보연 교수는 이러한 접근이 주거 이동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거 사다리를 따라 어렵게 한강벨트에 진입한 은퇴 고령자들에게까지 ‘좋은 곳에 살면 안 된다, 하급지로 내려가라’는 신호를 주는 것은 개인의 합리적 선택을 억누르는 발상입니다.”
 
  이런 정책 기조는 과거의 연장선에 있다. 4~5년 전 정부가 다주택자를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자, 일부는 파산하거나 급매로 집을 내놨다. 그러나 그 여파로 민간 전월세 공급이 줄며 시장의 한 축이 무너졌다. 그럼에도 효과가 제한적이자, 정부의 시선은 이제 1주택 비거주자로 옮겨가고 있다.
 
  앞선 세무 전문가는 “다주택자를 겨냥할 때는 ‘부자 증세(增稅)’ 프레임이 통했지만, 지금은 서울에 집 한 채 가진 평범한 직장인까지 타격권에 들어간다”며 “이제는 ‘투기 억제’가 아니라 ‘특정한 삶의 방식에 대한 제재’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가격 폭락’?
 
  논란은 ‘비거주 아파트 보유세’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연 7% 안팎의 세율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시장은 즉각 술렁였다. 공식화된 사안은 아니지만, 그만큼 분위기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신 교수는 이 조치가 시장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 이동, 자녀 교육, 가족 부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본인 집에서 살지 못하는 이들에게 징벌적 세율을 매기면, 국가는 개인의 선택에 과도하게 개입하게 됩니다. 이는 시장의 효율성과 자율성을 동시에 떨어뜨립니다.”
 
  그는 “비거주 아파트는 전세 공급의 한 축”이라며 “거주를 강제하면 전세 물량이 줄고, 매물이 잠기면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고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금 압박이 실제 매물 증가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현장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막상 팔고 싶어도 쉽지 않다. 서울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실거주 목적이 아닌 거래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전명근 소장은 “전세나 월세 세입자가 있으면 임차인 동의 없이는 매매가 불가능하다”며 “계약이 만료돼야 비로소 집을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만 원을 줄 테니 나가달라 해도 ‘그 돈으론 안 된다’며 버티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는 팔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팔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급매 쏟아진다’ ‘가격 폭락’이라는 최근 일부 보도와 달리 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서울 마포 34평 아파트가 27억원인데, 지금도 26억~29억원에 거래되고 있고, 몇억씩 떨어지는 물건은 거의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있다. “애초에 매물이 적으니까 가격이 급락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전 소장은 “5월 이전 일시적으로 매물이 늘 가능성은 있지만, 전체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거래가 크게 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팔면 다시 못 들어온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축은 두 갈래다. 하나는 다주택자, 다른 하나는 ‘한 채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 중심에는 고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축소 방안이 있다.
 
  정부는 현행 장특공 제도가 오히려 투기를 자극했다고 본다. “10억원을 벌어도 세금은 1억원만 낸다. 이게 공정한가?”라는 문제의식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장특공 축소’와 ‘유주택자 전세대출 금지’라는 카드를 동시에 꺼낼 준비를 하고 있다. 명분은 ‘갭투자 근절’이지만, 시장의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전세 공급망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보연 교수는 장특공 축소 논의가 ‘주거 이동의 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10년 이상 거주·보유 시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없애면 소유자 입장에서는 매각 동기가 사라집니다. 집을 팔 이유가 없어지고, 상급지로 이동할 길도 막히게 되죠.”
 
  부동산 자산 컨설팅 회사 씨앤밸류파트너스의 최원준 대표(부동산학 박사)는 헌법적 관점에서 문제를 짚었다.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 이전의 자유에는 단순한 이동뿐 아니라 ‘재산 가치의 합리적 보존’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지금은 집을 한 번 팔면 같은 지역에 다시 들어올 수 없을 만큼 세금 부담이 커졌습니다. 세금이 사실상 이동의 자유를 가로막는 셈입니다.”
 
  실제 강북 재건축 단지나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도 “지금 팔면 다시 못 들어온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신 교수는 이러한 흐름을 “주택 정책이 개인의 선택권을 하급지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1가구 1주택자까지 주거 사다리를 거꾸로 타게 만드는 건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세금은 더 이상 단순한 경제 정책의 수단이 아니다. 이제는 사람들의 이주 경로를 결정짓는 구조적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
 
 
  전세의 종말
 
  정부의 새 부동산 규제는 세제나 대출을 넘어 주거 시스템의 뼈대를 흔들고 있다. 전세대출 전면 제한과 ‘전세금 관리제’ 도입 논의는 한국 특유의 전세 구조가 사실상 종말 국면에 들어섰음을 예고한다. 현장의 불안은 이렇다. “전세금이 국가 관리 계좌로 들어가면, 예금 이자도 회전율도 사라집니다. 결국 임대인은 월세 외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씨앤밸류파트너스 최원준 대표(부동산학 박사)는 계산기를 두드리며 설명했다. “전세금 10억원의 이자율을 연 3.5%로 잡으면, 월세로 환산 시 약 290만원입니다. 결국 전세는 사라지고 사실상 월세 체제로 전환될 겁니다.”
 
  정부는 임대소득의 투명화를 통한 세수 확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서민 주거비 부담 급등을 우려한다. 이미 수도권 가구의 월세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최 대표는 “전세는 단순한 임대 형태가 아니라 한국 금융 생태계의 일부였습니다. 전세를 없애면 시장만 흔드는 게 아니라 사회적 신뢰 구조도 붕괴됩니다”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정책 신호가 나오자 현장은 즉각 반응하고 있다. 세금 폭탄과 대출 중단을 피하려는 집주인들이 실거주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시장에 공급되던 양질의 아파트 전세 물량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신보연 교수는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갭투자 억제책’을 넘어 “한국 고유의 주택 금융 시스템 해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사실상 전세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는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는 전세 제도 자체의 붕괴일 수 있습니다.”
 
  그는 또 조세 전가의 문제를 경고했다. “비거주 아파트에 징벌적 보유세를 부과하면, 소유주는 그 부담을 월세 인상으로 돌립니다. 아파트 전세는 사라지고, 선호도가 낮은 빌라 월세만 늘어나는 ‘주거 하향 평준화’가 현실화될 겁니다.”
 
  실제 서울 마포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25평 아파트 한 채 주인이 실거주를 선택하면, 전세 하나가 시장에서 사라집니다. 대신 그 주인이 살던 빌라나 오피스텔 월세가 나오죠. 이게 등가 교환입니까? 전세는 없어지고, 빌라 월세만 쌓이고 있습니다.”
 
  아파트 수요는 본질적으로 가족 단위의 삶을 전제로 한다. 교육, 안전, 주차 같은 기본 생활 여건은 빌라로 대체할 수 없다. 전세의 급감은 전세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밀려난 세입자들은 더 좁고 먼 곳으로 옮기거나 생활비를 줄여 버티는 악순환으로 내몰리고 있다.
 
  시장은 이미 긴장 상태에 들어섰다. 5월을 전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복원과 1주택자 거주 요건 강화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면서, 시장은 정부 발표만을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있다.
 
  불확실성은 혼란을 키우고 있다. 정부가 ‘유주택자 전세대출 전면 금지’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전명근 소장은 “지금은 규제 지역이면 대출이 불가능하고, 비규제 지역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책이 수시로 바뀌니 판단이 어렵다”며 “세금보다 무서운 것은 이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나온 매물의 상당수가 공포 매물”
 
서울 용산구 부동산 중개 사무실 통유리창에 붙어 있는 매물 소개 전단들. 사진=뉴시스

  과거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이전 정부가 양도세를 급격히 인상하자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했고, 거래가 끊긴 시장에서 드물게 발생한 신고가 거래가 전체 가격 흐름을 왜곡했다. 당시 매도자들은 “차라리 안 팔겠다”는 심리로 버텼다.
 
  그러나 현 정부의 기조는 훨씬 단호하다. 대통령이 부동산을 ‘망국병(亡國病)’이라 지칭하며 투기 억제를 선언한 뒤, 세제와 대출 규제가 동시에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도덕의 문제가 아니다. 대출이 막히면 현금 자산가들이 급매를 흡수하고, 결국 ‘부(富)의 재편’이 일어난다. 무주택자는 하락을 기다리며 관망하지만, 전월세가 동반 상승하면 불만의 화살은 정부로 향하게 된다.
 
  다만 5월 전에 매물을 정리하려는 분위기도 분명하다. 최근 고가 아파트 매물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불안이 통계로 드러나고 있다. 최원준 대표는 “시장에 나온 매물의 상당수가 공포 매물”이라며 “양도세 부담은 물론, 동시에 불어날 보유세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계산기를 꺼내 들었다. “지금 시가의 65~70% 수준인 공시지가를 95%까지 끌어올리면, 단순히 세금이 25% 오르는 게 아닙니다. 과세표준 구간이 바뀌어 재산세와 종부세가 최대 두 배까지 뛸 수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공시지가의 상향 반영을 현실화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 대표는 “7월은 건축물분 재산세, 9월은 토지분 재산세 부과 시기입니다. 일정은 바뀌지 않습니다. 결국 세금을 내느냐 집을 내놓느냐의 선택만 남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신보연 교수는 이런 흐름을 “정부의 강경 메시지가 시장 심리에 직접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과거에는 ‘정권이 바뀌면 풀리겠지’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정권 교체가 안 되면 10년을 버텨야 한다’는 분위기예요. 지금이 결단의 시점입니다.”
 
 
  피해는 결국 서민들에게 돌아와
 
  다만 그는 “강한 메시지로 단기적 매물이 늘더라도 공급 확대 없는 수요 억제는 결국 역효과를 낳는다”며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있을 겁니다. 양도세 중과는 예정대로 시행하되, 보유세 인상 속도는 조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전망했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아이러니는 피해자가 정책 지지자라는 점이다. 요즈음 집값 상승으로 자산이 불어난 이들은 세금 부담을 이유로 정부를 비판한다.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는다”는 구호에 환호하지만, 정작 그 대가는 자신들에게 돌아온다. 전월세 상승뿐 아니라, 집값마저 오히려 오를 수 있다.
 

  세금이 임계점을 넘으면 집주인은 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한다. 보유세 인상은 전세금 인상이나 월세 전환으로 이어지고, 결국 정책의 청구서는 가장 취약한 계층의 월세 고지서에 찍힌다. ‘공정’을 내세운 정책이 오히려 불평등을 키우는 역설을 만든다.
 
  신보연 교수는 해법으로 ‘민관 투트랙 공급체계’를 제시했다. “이제 수요자들은 양보다 질을 중시합니다. 대단지, 역세권, 직주 근접 아파트처럼 생활 편의성이 높은 주거를 원하죠. 정부 주도의 한시적 공급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해 연간 5만 가구 이상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무도 사고팔지 않는 시장’
 
  그렇다면 이 일련의 세제 강화는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최원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세제 개혁이 아니라 ‘시스템 리셋’입니다.” 그는 정부의 목표를 부동산을 자산 축적의 수단이 아닌 실거주 중심의 공공재(公共材)로 재편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투자를 배제하고 실수요자만 남긴다는 구조, 듣기엔 그럴듯하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의 유동성을 말려버립니다. 거래가 멈추면 결국 ‘아무도 사고팔지 않는 시장’이 만들어집니다.”
 
  최 대표는 “정부는 세입자 보호와 실거주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시스템 전체를 새로 짜려는 움직임”이라며 “투자용 주거의 존재 자체를 지우려는 신호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조세 전가의 구조적 위험도 짚었다. “세율을 높이면 시장은 반드시 반응합니다. 보유세는 명목상 소유자에게 부과되지만, 임대차 시장이 비탄력적이면 그 부담은 결국 임차인, 즉 세입자에게 돌아갑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규제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공급과 주거 선택의 자유다. 맞벌이를 위해 부모 근처에 전세로 살며 본인 집을 임대한 가정을 투기꾼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민생의 해법이 될 수 없다. 정부는 전월세 불안 해소를 위한 ‘안정 대책’을 준비 중이라지만, 규제가 규제를 낳는 방식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집 한 채를 지키며 가족의 안녕을 바라는 평범한 시민들이 징벌의 대상이 된 지금, ‘공정’이라는 이름의 부동산 정책은 그들의 삶에 깊은 균열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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