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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
  1. 2012년 10월호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질병 확인’을 넘어 ‘질병 예측’까지

글 : 金泰完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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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처음 받는다면 어떤 질병 요인을 가졌는지 알기 어렵다. 그럴 경우 포괄적인 검진 프로그램을 택하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듬해부터 집중해서 진행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 유전진단 검사를 통한 신개념 가족 건강관리 선보여
⊙ 일반적으로 암과 성인병 정밀검진은 40대부터… 가족력 있다면 30대
⊙ VIP 고객들에게 특화된 맞춤 검사를 제공하는 ‘마리안 프로그램’도 호평
⊙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선정한 ‘위, 대장, 간암 수술’ 1등급 획득
가족단위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는 건강검진의 초점을 ‘개인’을 넘어 ‘가족’까지 확장시키고 있다.
  세상의 단단한 모서리에 부딪혀 살아가다 문득 상처 난 자기 내부를 들여다보는 공간이 있다. 줄지어 선 나무들을 눈으로 좇을 때처럼 잠시 경쟁에서 벗어나 자신의 낡은 ‘연장들’을 의사에게 꺼내는 곳이다.
 
  그 짧은 시간에, 장기(臟器)들이 멈칫거렸던 순간을 떠올리며, 바퀴들이 철로에 부딪치는 소리 같은 심장 박동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이다. 그리고 굳은 몸을 풀며 건강하게 살겠노라 다짐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센터장 김영균 교수)는 그런 곳이다. 잠깐 나 자신에게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곳, 그런 우리 눈에 비켜서 있던 나쁜 습관의 결과를 응시하게 한다. 지친 정신과 상처 난 몸이 서로를 생각하게 하는 공간이라고 할까?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이하 평생건진센터)는 국내 최초의 건강검진 전문센터로 1980년 5월 문을 열었다. 전신(前身)인 강남성모병원 개원과 함께다. 2009년 3월 이름(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 바뀌었고 어느덧 국내 ‘빅(big) 5’ 병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는 의사 27명을 포함해 130여 명의 전문인력이 포진해 있다. 연간 2만5000여 명이 건강검진을 받는데, 개인고객이 1만여 명, 기업고객이 1만5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검사장비도 새로 들여놨다. 국내 최고 수준의 건강검진센터라는 자부심에 걸맞게 자체적으로 구비하고 있는 64채널 듀얼 챔버 컴퓨터단층촬영(CT)은 장기를 입체적으로 촬영하고 3D로 검사결과를 확인, 작은 병변(病變)도 찾아낼 수 있다. 지루한 검사시간을 기존 30분에서 15분 정도로 대폭 줄일 수 있는 최신 버전의 CT 장비다.
 
  또한 1.5 테슬라(Tesla)급 자기공명영상진단(MRI) 및 양전자단층촬영(PET)과 CT의 장점을 하나로 합친 PET-CT 역시 구비했다. 특히 안구광학단층촬영기(OCT)는 시신경 및 망막의 단층을 촬영하여 망막질환, 녹내장 등 중요 안과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눈(目) CT’다.
 
서울성모병원은…

 
서울성모병원 로비. 지상 22층, 지하 6층, 병상 수 1320개로 단일 병원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1980년 5월 문을 연 서울성모병원(옛 강남성모병원)은 지상 22층, 지하 6층, 병상 수 1320개로 단일 병원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일일 평균 외래 이용객이 7000여 명, 병상 가동률은 95% 이상이다. 2010년 국제적인 진료 수준을 입증하는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인증을, 세계 최고 임상시험 인증기구(AAHRPP)로부터 환자 안전과 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의료기관 및 의학 연구기관으로 인증받았다.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선정한 ‘위, 대장, 간암 수술’에서 1등급을, ‘급성심근경색, 제왕절개분만’에 대한 의료 질 평가에서도 1등급 판정을 받았다. 또 ‘2012년 고객감동경영대상’(한국경제신문 주최)도 수상했다. 올해 신장이식 2000건(국내 최초), 간 이식 600건을 달성했다.

 
  遺傳力을 잡는 유전질환 SET 프로그램
 
  병원은 고장 난 몸의 나침반을 적나라하게 수리하는 곳이다. 벌거벗기듯 몸속 실체(實體)를 낱낱이 드러낸다. 요령으로 비켜갈 수 없다. 필요한 ‘대가’를 치르고, 건강을 이전상태로 돌려놓았을 때의 충일감을 느낄 수 있는 곳도 병원이다.
 
  그런데 낡고 오래 누적되어 온 상처는 금방 회복되지 않는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을 오래도록 견뎌야 한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진센터는 다른 병원과 달리 ‘평생’과 ‘증진’이란 두 단어에 주목한다. 일회성 건강검진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를 한다는 의미다.
 
  가톨릭 의대 내과 교수인 정해억(丁海億) 센터 기획위원장은 “평생 건강을 유지하려면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의 건강점검이 중요하다”며 “가족은 유전적 특징과 생활을 공유하기 때문에 유전력과 식습관 개선 등이 전제되어야 진정한 건강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암, 치매, 고혈압, 당뇨 같은 질병은 개인에게 미치는 유전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가족 구성원이나 조상 중에 그런 질병을 앓았다면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신의 몸속 어딘가에 병의 흔적(痕迹)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족력이 있으면 해당 질환에 대한 위험률이 2~5배 더 높다.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명신 교수는 “유전 요인이 질환(疾患)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은 거꾸로 말해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는 특정 유전적 변이가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정해억 평생건강증진센터 기획위원장.

  정해억 기획위원장은 “가족력이 특히 두드러지는 질환은 암·당뇨·심혈관계 질환”이라며 “가족력이 있는 환자라면 건강검진 시 문진표 작성단계부터 미리 언급해야 한다. 향후 주기적인 검진과정에서도 예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전검사를 통해 변이된 유전자를 발견했다면, 아직 해당 질병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해도 미리 조심할 수 있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건강검진으로 확인된 본인의 변이(變移) 유전자는 자녀에게도 함께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본인이 특정 유전질환을 갖고 있다 해도 자녀의 유전자검사 결과가 안전하다면 유전력에 굳이 예민해할 필요가 없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진센터는 유전인자를 통해 특정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을 판단하는 ‘유전질환 SE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세포와 분자유전 전문의의 안내에 따라 6대암(위암, 대장암, 소장암, 뇌종양, 피부암, 난소암)과 심혈관질환, 심장 긴 간격 증후군, 대사성 질환, 갑상선암, 알츠하이머병 등의 유전인자를 정밀 분석한다. 정해억 기획위원장은 “일어나지 않은 질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유전질환 검사와, 초기 단계의 질병을 확인하는 건강검진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며 “이 두 가지 방법을 함께 시행하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 평생건진센터는 오는 10월 4일과 5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2서울국제시니어엑스포’에 참가해 유전질환 검사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경동맥초음파, 심박변이도 검사(HRV, 심장박동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하여 스트레스에 대한 인체의 자율신경을 확인)와 가속도맥파(APG) 등을 서울성모병원 부스에서 선착순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평생건진센터 홍보 담당자는 “유전진단 검사는 일견 막연하게 느껴지는 ‘가족력’이라는 단어를 ‘유전력’으로 확인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유전질환들을 유전자 레벨에서 검사, 확인하는 ‘유전진단 검사’를 현장에서 교수급 의료진과 무료 상담할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조기 검진으로 찾은 가족 건강
 
건강검진을 마친 뒤 판독결과를 상담하고 있다.

  지난 2008년 8월 전직 공무원인 윤헌구(尹憲求·70)씨는 당시 50대였던 처남의 췌장암 말기 판정 소식을 듣게 된다. 안타깝게도 처남은 5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놀란 자녀들이 그에게 건강검진을 권했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진센터를 찾았다.
 
  “15년 만에 받는 검진에서 큰 병이 나올까 겁이 났죠. 술, 담배를 참 좋아했거든요.”
 
  검진에서 대장 용종이 발견되었고, 바로 제거수술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그에게 “제거한 용종에서 암세포가 나왔다. 가래로 막을 곳을 호미로 막아 다행”이라는 덕담을 건넸다.
 
  2010년 10월 두 번째 검진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전립선암이 발견되었다. 가족들은 모두 경악했고 그 역시 놀랐다.
 
  “하지만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며 위로했어요. 건강검진이 저를 두 번이나 살렸습니다. 건강검진은 꼭 해야 합니다.”
 
  그는 “노인 분들은 2년마다 한 번은 꼭 해야 한다. 앞으로도 저는 아내와 함께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겠다”고 말한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박세영(朴世英·31)씨는 2010년 여름, 결혼을 앞두고 예비신랑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다. “연애할 때는 별다른 걱정이 없었지만, 막상 결혼을 앞두니 우리 부부의 건강, 임신 가능성 등을 미리 확인해 보고 싶었다”고 한다.
 
  박씨는 며칠 동안 건강검진 사이트를 뒤적이면서 건강검진 패키지를 꼼꼼히 조사했다. 서울성모병원에 예비부부 건강검진 패키지도 있고, 호르몬 검사 등 검사항목이 다양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 병원을 택했다고 한다.
 
  “검사결과지를 받던 날, 다행히 걱정할 만한 이상은 없었습니다. 대신 서로의 결과지를 비교하면서 앞으로의 식생활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에 관하여 많은 계획을 세웠어요. 서로에 대한 막연한 불신을 없애고 건강한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 예비부부의 건강검진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건강검진, ‘결혼 준비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을 넘어 ‘가족’으로, ‘프리미엄 검진’까지
 
  사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진센터는 건강검진의 초점을 ‘개인’을 넘어 ‘가족’까지 확장시키고 있다. 지금까지의 건강검진 대상은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아무래도 서비스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 병원은 건강의 둘레를 ‘가족’이라는 큰 카테고리로 묶었다.
 
  가족은 유전적 가족력부터 음식을 비롯한 생활환경, 성격, 습관까지 공유(共有)한다. 기쁘면 같이 웃고 슬프면 같이 우는 정서적 동반자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비슷한 위험인자와 어스레한 질병까지 엉켜 있다.
 
  정해억 위원장은 “공통 위험인자 제거 차원에서 건강관리를 가족단위로 하는 것이 관리비용이나 예방효과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서울성모병원은 부부 및 효도검진 등 2인 가족 패키지와 3인 이상 가족 패키지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가족’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 건강을 관리하는 건강검진센터가 과거에는 없었다고 한다. 그는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가족끼리 서로 관심을 갖고 건강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만한 예방 시스템은 없다”고 강조한다.
 
  검진방식은 이렇다. 먼저 가족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분석하고 양쪽 조상에 대한 가계도를 그려 지금의 가족 구성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질환을 파악한다. 그다음 가족 구성원에게 가장 적합한 건진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평생건강증진센터 김영균(金均) 센터장은 “일률적인 건강검진에선 자신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항목이 들어갈 수 있다. 반면 가족력을 고려한 검진 프로그램을 택하면 고위험군 질병은 집중적으로 검사하고, 대신 불필요한 검사는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건강검진’을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화된 맞춤 검사가 VIP 고객들에게 제공된다. ‘마리안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최상의 건강진단 프로그램이다. 서울성모병원의 상징인 ‘성모 마리아’의 이름을 붙인 만큼 자부심이 크다.
 
  최고급 VIP 건강검진 서비스는 병원 21층 VIP 병실을 이용해 숙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곳에서는 남산타워, 한강, 63빌딩이 한눈에 들어온다. VIP 병동은 국내 최대, 최고가의 VIP 병실(87평)을 비롯해 특실, 1인실로 구성돼 있다. 병실, 가족실, 응접실, 대회의실, 소회의실, 전용엘리베이터까지 갖추고 있다. 검진이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체계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뒷받침한다. 건강검진 결과를 건강군(群), 건강위험군, 질환군으로 세분화하고 음주, 수면, 운동, 영양 등 7가지 생활습관을 개인별로 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지침을 제공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에는 의사, 코디네이터, 운동전문가, 영양전문가 등 건강검진에 특화된 전문가 집단이 동시에 참여한다.
 
암 환자 의료비는?
 
연간 암환자 치료비 509만여원 달해

 
  국내 암 환자의 개인부담 의료비용은 월 42만4700원에 이른다고 한다(건강보험 가입자, 2006년 기준). 이를 연(年) 단위로 환산하면 매년 509만6400원이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영영 경제활동이 불가능할 수 있다. 암이 40대에 발생했다고 할 때, 40대 봉급자의 평균 연봉이 4186만원(남성 평균 5060만원)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가족들의 간병 및 정신적인 손실 등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질병의 조기 발견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조기 발견의 길은 지속적인 건강검진밖에 답이 없다.

 
  40대 초반부터 주기적인 검진 필요
 
  건강검진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건강검진은 몇 세부터 받는 것이 가장 좋을까.
 
  정해억 위원장은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0대 초반부터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는 것이 통념”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구 10만명당 암환자 비율을 예로 들며 “30대는 20대보다 3배가량 높고, 40대는 30대보다 2배가량 높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가족력이 있거나 남보다 건강이 나빠졌다고 느낀다면, 검진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 정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암 정밀검진은 40대부터, 심뇌혈관질환을 포함한 성인병 정밀검진은 가족력이 있다면 30대부터, 가족력이 없으면 40대부터 필요하다. 또 우울증과 치매 등의 정신건강 정밀검사는 60대 이후부터 추천하고 싶다”고 말한다.
 
  흔히 예약이 어렵다는 핑계로 건강검진센터를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이 병원, 지난해에는 저 병원, 내년은 그때 가 봐야 안다. 이러고서는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어렵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진센터는 체계적인 ‘재방문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올해의 건강검진 항목과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검진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다음 검진 시 필요한 검사항목을 알려준다.
 
  또 이번 검진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다음 검진 시 생략해도 괜찮은 검사항목, 이번에 문제 소견이 발견되어 다음 검진 때 반드시 필요한 추적검사까지 꼼꼼히 챙겨 준다.
 
  서울성모병원 부원장인 김영균 센터장은 “건강검진을 처음 받는다면 어떤 질병 요인을 가졌는지 알기 어렵다. 그럴 경우 포괄적인 검진 프로그램을 택하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듬해부터 집중해서 진행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최초 연도는 전반적인 확인을, 이후에는 필요한 검사 위주로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지속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 온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겠지만, 처음 건강검진을 받는 이라면 최초 연도에는 어느 정도의 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받고 나서 건강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 버릴 수 있고 후회도 적다.
 
  김 센터장은 “최초 건강검진을 통해 유소견이 발견된다면, 다음해부터는 상담의사, 간호사와 상의해 조금 경량화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되 유소견 부위는 추적검사를 포함해 지속적인 관리와 확인을 이어 가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정해억 위원장은 “건강검진 역시 장기적으로 한 곳을 이용하는 것이 본인의 건강 변화를 확인하기에 좋다”며 “성모병원 평생건진센터는 검사별 5년간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서울성모병원의 기본 검진 프로그램의 이름은 ‘베이직 B’다. 이 프로그램은 대개의 검진 프로그램과 대동소이하다. 신체 전반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기초검사(신체계측, 혈압, 소변·대변 검사 등), 혈액검사, 호흡기검사, 심혈관검사, 소화기검사, 전립선과 부인과 검사 등을 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30분가량 걸린다.
 
  정해억 위원장은 “기본 검진과 정밀 검진의 차이는 커버리지(Coverage)보다는 정밀도(Accuracy)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일례로 갑상선의 기본 검진은 혈액검사 형태로 진행하지만, 정밀 검진은 기본 혈액검사에 더하여, 갑상선초음파를 통해 영상까지 이중 확인, 정확성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40대 이상 남성이라면 심혈관, 전립선 검사 꼭 필요
 
  그렇다면, 매년 검사해야 할 항목과 받지 않아도 되는 항목은 무엇일까.
 
  서울성모병원 평생건진센터는 30~40대 초반에 받아야 할 기본 검진항목으로 이학적 검사(혈압, 체중 등)와 함께 심전도, 흉부 X-선, 위 내시경, 복부 초음파 등을 추천한다. 다만 여성의 경우에는 유방 X-선, 부인과 검진을 추가한다.
 
  특히 남성은 50대를 전후해 전립선비대증을 비롯한 전립선 관련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해억 위원장은 “소변을 볼 때 어려움을 겪거나 잔뇨감을 느낀다면 전립선 초음파를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여기다 40~50대 남성은 직장에서 ‘남느냐, 떠나느냐’ 하는 생존의 위협을 느끼며 치열한 경쟁을 치른다. 새로 구운 커피콩 향을 맡고 싶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그래서인지, 여성보다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정 위원장은 “40대 중반을 전후에 남성은 신체적 이유뿐 아니라 사회적 활동에 따라 여성보다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며 “본인의 생활습관이나 가족력 등을 바탕으로 전문가와 검사항목을 결정하라”고 권한다.
 
  여기 술·담배를 모두 하고 야근이 잦은 40대 후반 남성이 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점점 몸이 붓고 때로 기분이 푹 가라앉을 때도 있다. 이런 남성에게는 어떤 검사가 필요할까.
 
  정해억 위원장은 “술, 담배는 심혈관계 질환, 비만, 폐암, 소화기 질환 등을 야기하며 성 기능에도 일부 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야근은 암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며 심혈관계, 호흡기, 소화기, 내분비, 전립선초음파 검사 등을 추천한다.
 
  서울성모병원 프로그램 중에서 암 정밀이나 남성정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딱이다. ‘암 정밀’은 갑상선, 폐, 소화기(위/대장), 전립선, 방광, 혈액암 등의 전반적인 암을 확인하기에 적절한 프로그램이다. 또한 복부골반 CT를 통해 흡연, 음주 등으로 인한 복부 지방의 확인도 가능하며, 신장 기능까지 검사하고 있다. 기본 프로그램인 ‘베이직 B’에 더하여 갑상선초음파, 전립선초음파, 수면대장내시경, 저선량 폐 CT, 복부골반 CT 등이 주요 검사로 추가된다.
 
  ‘남성정밀’은 기본 프로그램인 ‘베이직 B’에다 흡연자들을 위한 저선량 폐 CT와 객담검사, 음주에 의한 심혈관계 질환의 확인과 관련된 관상동맥 3D CT, 중년 남성에게 필요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검사, 전립선초음파, 갑상선초음파가 검사항목에 포함된다.
 
 
  40대 직장 여성이라면 여성호르몬 점검이 필요
 
서울성모병원의 최고급 VIP 건강검진 서비스는 병원 21층 VIP 병실을 이용한다. 남산타워, 한강, 63빌딩이 한눈에 들어온다.

  반면, 여성의 경우라면 유방과 난소, 자궁에 대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만약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30대 이후부터 주기적인 검사를, 그렇지 않다면 40대부터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자궁과 난소초음파는 일반적으로 50대부터 검사를 해도 무방하다.
 
  만약 아이 둘을 낳고 몸무게가 60kg 초반인 40대 직장 여성이 있다면 어떤 검사를 받으면 좋을까. 정 위원장은 “40대가 되면 골다공증이 진행될 수 있고 여성호르몬 점검도 필요하다. 갑상선 결절을 비롯해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몸무게가 60kg을 넘는다면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검사도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성모병원 프로그램 중에서 ‘여성정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어떨까. 여성정밀은 기본 프로그램인 ‘베이직 B’에 더하여 빈혈검사, 유방초음파, 갑상선초음파, 여성호르몬 등을 포함한 40대 가족력이 없는 일반적인 여성들에게 최적화한 검사다.
 
  만약 건강검진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어떻게 할까. 정해억 위원장은 “연간 계획을 세워 접근하라”고 권한다.
 
  사실, 건강검진 기관별로 다양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이 출시되고 있다. 건강검진에 들어갈 비용이 부담된다면, 한 해는 소화기, 한 해는 폐, 한 해는 심장과 같은 테마로 돌아가면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는 ‘건강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기본적인 검사에 소화기, 폐, 심장 부분의 일부 계통 검사를 특화한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다.⊙
 







평생건강증진센터 앞 라운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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