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雲天 前 농림수산식품부장관
⊙ 1954년 전북 고창 출생.
⊙ 이리남성고 졸업, 고려대 농경제과 졸업.
⊙ 참다래유통사업단 대표·(사)한국신지식농업인회회장·한국농업CEO연합회장 역임.
⊙ 새농민상 수상, 대산농촌문화상본상 수상, 철탑산업훈장 수훈.
⊙ 1954년 전북 고창 출생.
⊙ 이리남성고 졸업, 고려대 농경제과 졸업.
⊙ 참다래유통사업단 대표·(사)한국신지식농업인회회장·한국농업CEO연합회장 역임.
⊙ 새농민상 수상, 대산농촌문화상본상 수상, 철탑산업훈장 수훈.

-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을 진열해 놓은 모습.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은 몸에 좋은 웰빙음식이다. 天日鹽(천일염)을 기반으로 하는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젓갈 등은 발효과정을 통해 몸에 좋은 각종 유산균을 생성, 음식을 살아있는 미생물체로 만든다. 그 때문에 비만과 성인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대안으로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상품을 다양화하고 다각적인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 나간다면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은 세계인의 웰빙을 책임지는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천일염, 흙 속의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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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한국 천일염이 게랑드 소금과 비교해 품질에서 손색이 없다고 한다. 사진은 태안군 근흥면 낭금염전에서 한 인부가 소금을 쓸어 모으고 있는 장면. |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소금이 몸에 해롭다고 한다. 그 또한 맞는 말이다. 소금은 몸에 해롭다. 그러나 이때의 소금은 나트륨이나 염소를 화학반응시켜 만든 화학염, 정제염을 말한다.
천일염은 그렇지 않다. 갯벌에서 地水火風(지수화풍)에 의해 생산되는 천일염은 70~80종의 미량원소를 함유하고 있는 미네랄의 寶庫(보고)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기초식품이다. 그러니 화학염이나 정제염을 먹지 말고 천일염을 먹어야 한다. 물과 소금을 가려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의 의미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천일염 생산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이 넓게 형성되어 있어 세계 3대 갯벌로 불리고 있다. 그런 만큼 이곳에서 생산되는 천일염 또한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세계적 명품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천일염 산업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게랑드 소금이 kg당 6만~9만원에 판매되는 데 반해 전남 신안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1000~2000원에 팔린다. 품질은 손색이 없는데 가격은 60분의 1에 불과하다.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천일염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산업화 상품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63년 염관리법을 제정하면서 정부는 천일염을 화학염과 같이 광물로 분류해 산업자원부에서 관리했다. 천혜의 기초식품 천일염을 암석 유리와 같은 광물로 취급한 것이다. 그러니 상품 개발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마케팅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그 결과 경쟁력이 떨어지고, 경쟁력이 떨어지니 정부는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나섰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던 필자는 농식품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기초식품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해 천일염을 농식품부로 이관시켰다. 45년 동안 광물로 천대받던 천일염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것이었다.
두바이 7성호텔에서도 한국산 천일염 사용
필자는 또 천일염을 기반으로 하는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젓갈을 한국의 5대식품으로 선정하고 글로벌 음식으로 육성하기 위한 韓食(한식)세계화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 방송에서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천일염을 새롭게 조명했고, 국민들의 인식과 관심도 크게 달라졌다. 두바이의 7성호텔에서 게랑드 소금 대신 전남 신안 신의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을 사용키로 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그에 힘입어 폐장일로에 있던 염전 가격이 두 배로 치솟는 등 생산 분야에도 활력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천일염 산업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세계적 품질을 자랑하는 만큼 상품화와 마케팅에 전력하면 엄청난 도약을 이룰 수 있다. 현재 1000억원 규모의 국내시장을 1조원, 10조원 시장으로 키울 수 있다.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 천일염은 이제 흙 속의 진주가 아니다. 흙을 털고 나와 영롱한 빛을 발하는 다이아몬드가 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사회문제가 있다. 비만과 성인병이 그것이다. 미국의 경우 국민의 60~70%가 비만지수를 갖고 있다. 성인병을 앓고 있는 국민이 전체의 30%를 넘는다. 국가 재정이 의료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 유럽 각국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매한가지다. 비만과 성인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음식 때문이다. 육류 중심의 인스턴트 식품이 주를 이루는 서양음식은 열량과 칼로리만 짧은 시간에 다량으로 공급한다. 육류는 또 짧은 시간에 빨리 소화되고 빨리 썩는 특징이 있다. 찌꺼기가 몸속에 축적되기 쉽다. 그 때문에 몸이 비대해지고 고혈압 당뇨 같은 성인병에 쉽게 노출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서양 각국은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에 주목하고 있다. 웰빙식품이자 다이어트식품인 한식에서 비만과 성인병을 극복할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한식을 영양 균형을 갖춘 모범식으로 소개했다. 세계적인 건강잡지 <헬스>는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음식으로 선정했다. 된장 고추장에 대한 관심 또한 이에 못지않다.
전통 발효식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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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을 보관하고 있는 장독대. |
몇 년 전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가 동남아 등지로 확산될 때 유독 한국만이 예외였다. 발효음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원인을 분석한 일부 과학자들의 결론이었다. 전통발효식품의 우수성이 의학적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농식품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나는 한식세계화 사업을 시작했다. 천일염을 기반으로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젓갈 등을 한국의 5대식품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정책지원을 통해 세계인이 함께 먹는 글로벌 음식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구체적인 실행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그 도중에 발생한 촛불정국의 책임을 지고 나는 중도에 물러났지만 한식세계화 사업은 차질없이 추진됐다.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한 국제 한식 심포지엄이 수차례 개최됐고, 한식의 우수성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이 연이어 제작·방영됐다. 10월에 열린 코리아푸드엑스포에서 한식세계화 사업이 대내외에 공식 선포됐고, 한식 메뉴의 표준화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식세계화재단의 설립도 추진되고 있다.
비옥한 토양과 사계절이 뚜렷한 천혜의 조건에서 생산되는 우리 농산물을, 세계 최고 품질의 천일염으로 숙성시켜 만드는 전통발효식품.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상품을 다양화하고, 한식당 모델을 개발해 보급하고, 문화적 고찰을 병행해 문화관광자원으로 개발한다면 우리는 물론 세계인의 건강을 책임질 웰빙산업이자, 미래의 한국을 먹여살릴 성장산업이 될 것이다.
地水火風의 선물, 약초
병원에서도 포기한 불치의 병을 민간요법으로 치료해 완치한 사례를 우리는 언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한다. 그때마다 우리는 기적이니 불가사의니 하면서 전통의술에 경의를 표하곤 한다.
그 놀라운 의술의 이면에 우리의 약초가 있다. 심산유곡에서 자라는 때묻지 않은 약초. 그것이 때로는 그 어떤 명약보다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땅을 파서 나온 물을 그냥 먹어도 될 정도로 토양이 우수하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조건으로 인해 약초의 약성 또한 뛰어나다. 약초의 종류와 기능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전통의술 명인이 많은 것도 이처럼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약초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약초를 제대로 연구하고 개발하면 세계 제일의 약초부국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정반대다. 한방에서 쓰는 약재의 많은 부분을 오히려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약초 개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뒷받침은 고사하고 많은 부분이 오히려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실제로 병원에서도 포기해 하늘만 쳐다보는 환자를 살려내고도 의료법의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이 땅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약초大國(대국), 약초富國(부국)은 한낱 허울 좋은 꿈에 불과하다.
중국에서는 師承(사승·스승에게 학문, 기예 등을 배워서 이어 받음)제도를 두어 이러한 분들을 국가가 심사해 국보급으로 인정하고 육성한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 것에 대한 부단한 연구와 노력으로 일가를 이룬 분들에 대한 존경과 대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금수강산을 활용, 약성이 뛰어난 우리의 약초를 세계적인 것으로 육성하는 약초부국 또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성장산업이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