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SPORTS, SAFE’가 키워드
차분하게, 정정당당하게, 꼼꼼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라
⊙ 여성은 아이가 있으면 불리하고 아이가 많을수록, 아들이 있으면 더 어려워져
⊙ 자녀가 중심이 되면 재혼가정은 깨진다
⊙ 재혼 부부들은 이전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저질렀던 실수를 반복 하는 경우가 많아
⊙ 남성은 개원의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종, 여자는 교사가 가장 인기 직종
⊙ 호텔에서 열리는 전체 결혼식 중 10% 정도는 재혼 결혼식
차분하게, 정정당당하게, 꼼꼼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라
⊙ 여성은 아이가 있으면 불리하고 아이가 많을수록, 아들이 있으면 더 어려워져
⊙ 자녀가 중심이 되면 재혼가정은 깨진다
⊙ 재혼 부부들은 이전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저질렀던 실수를 반복 하는 경우가 많아
⊙ 남성은 개원의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종, 여자는 교사가 가장 인기 직종
⊙ 호텔에서 열리는 전체 결혼식 중 10% 정도는 재혼 결혼식
10년 전 혼인 통계와 비교하면 1998년 남녀 모두 초혼인 커플의 비중은 84%였지만 2008년에는 76.1%에 불과하다. 최근 결혼하는 네 쌍 중 한 쌍은 남녀 중 한 명 이상이 재혼커플이라는 것.
그렇다면 날이 갈수록 이혼과 재혼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이혼 건수는 1998년 11만6300건에서 2008년 11만7000건으로 10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총 혼인 수에서 재혼이 차지하는 비율이 1998년 16%에서 2008년 24.9%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혼하면 독신으로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재혼을 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는 의미다.
재혼한 사람들은 재혼을 ‘숨겨야 할 일’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다.
이혼가구 108만
“전 ‘마일리지’가 있잖아요.”
개그우먼 이경실(43)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말이다. 여기서 마일리지란 ‘이혼과 재혼 경험’을 뜻한다. 이혼과 재혼 경험을 공식석상에서 웃음 코드로 만들어낸 것이다.
가수 이선희, 개그우먼 이경실, 탤런트 김승우와 이승신, 가수 김진표, 개그맨 김한석. 이들의 공통점은 재혼 후 방송에서 더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혼 남녀나 싱글맘(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번 갔다 오신 분’이라는 멘트도 흔히 들을 수 있다. 이혼과 재혼을 쉬쉬하며 감추던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다.
재혼 컨설팅업체 ‘행복출발 더원’의 李定培(이정배·40)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의 이혼가구는 108만, 死別(사별)한 가구는 180만 정도로 추정되며 향후 20년 동안 이혼가구가 200만으로, 사별가구가 190만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재혼정보회사는 다시 가정을 꾸리고 배우자를 찾게 해주는 서비스로, 사회적으로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재혼 희망자들도 증가 추세라고 한다. ‘더원’의 조사 결과 경기가 급랭하기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회원 가입 문의가 급증해 지난 1월과 2월 가입자 수가 각각 지난해 12월 대비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한 달간 사이트 방문자 수도 지난해 12월보다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신규 가입한 회원 중에는 남성이 45%, 여성이 55%로 여성 회원의 신규 가입이 많았고, 연령대별로는 40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결혼정보 컨설팅 회사인 ‘듀오’도 지난해 말까지 전체 듀오 회원 중 재혼 회원율이 11%였으나 올해 2월 14%로 약간 늘었다.
재혼 희망자가 느는 이유는 불황 장기화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심리적 이유 때문으로 분석됐다. 咸仁姬(함인희·60)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족의 기능 중 하나는 경제적 효율성”이라며 “부부가 함께 일하면 경제적 위험 부담을 나눌 수 있고, 자녀 부양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함 교수는 또 “역사적으로 봐도 전쟁 등으로 사회가 불안할 때 심리적 안정을 위해 가족 공동체 구성 욕구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경기 어려워지면 재혼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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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방법원 482호 협의이혼실 앞 복도에서 이혼하려는 부부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전문가들은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해 결혼에 성공하는 비율은 재혼자가 초혼자에 비해 많다고 지적한다. 초혼의 경우 소개팅, 동아리, 맞선 등 만날 방법이 다양하지만 재혼은 그런 식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려워 재혼을 결심한 사람 대부분이 결혼정보업체를 찾는다는 것이다.
재혼을 고려하는 사람들 사이에 성사율이 높기로 입소문난 결혼정보회사 ‘가연’을 찾아 재혼 담당 커플매니저 金榮美(김영미·39), 盧愛淑(노애숙·45), 金海淑(김해숙·45)씨 등 세 명과 대담을 가졌다.
―재혼하려는 사람들이 결혼정보회사를 많이 이용합니까.
“(김영미)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으면 신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안 서고, 요즘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신세지기 싫어하는 성향이 있어서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하는 것 같아요.”
―이성을 소개받으려면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노애숙) 결혼정보회사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신원조회가 기본적으로 이뤄집니다. 본인이 서류를 가져올 경우 위조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동의서를 받고 회사에서 신원조회용 서류를 떼 옵니다. 가족등록부와 혼인관계기록부, 주민등록등본, 재직증명서와 사업자등록 등을 통해 개인의 프로필이 작성됩니다. 회원에 가입되면 개인별 커플매니저가 배정되고 담임제를 통해 연결이 될 때까지 관리해 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자녀문제’가 가장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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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정보회사‘가연’의 재혼 담당 커플매니저 김영미, 노애숙, 김해숙(왼쪽부터)씨가 재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은 재혼에 성공하려면 "욕심은 물론, 전 배우자와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
“(김해숙) 물론이죠. 초혼 회원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한 번의 실패 경험이 있으니까요. 초혼처럼 나이, 경제력, 성격, 집안 등에 더해서 전 배우자와의 이혼사유, 자녀 수, 향후 출산 여부 등등을 더 따질 수밖에 없어요.”
―요즘 회원 가입을 위해 찾는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김해숙) 여성 상담자의 나이가 점차 줄고 있어요. 20대 후반의 미혼 여성이 ‘상대가 재혼이어도 괜찮으니 경제력만 좋으면 된다’고 요청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며칠 전만 해도 명문대를 졸업해 좋은 직장에 다니는 31세 미혼 여성이 재력 있는 남성을 찾아 달라며 왔더군요.”
―그런 분들은 재혼 남성에게 인기가 많겠군요.
“(노애숙) 젊은 초혼 여성은 성사될 확률이 높습니다. 재력이 있는 재혼 남성은 자녀가 없는 여성을 원하기 때문에 초혼이나 자녀가 없는 여성은 미팅의 기회가 많이 주어집니다.”
―아이가 없을수록, 젊을수록 인기인가요.
“(김영미) 물론입니다. 특히 여성은 아이가 있으면 더 불리하고, 아이가 많을수록, 아들이 있으면 더 어려워져요. ”
―어떤 사례가 재혼에 성공하기 쉬운가요.
“(김해숙) 40세 이상 재혼남의 경우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경제력이 갖춰진 경우가 많아 실제로 매칭이 잘되는 편입니다. 이런 분들은 경제력보다는 나이, 외모를 따집니다. 여성의 나이는 건강한 출산과 직결되니 실제로는 외모보다 나이가 더 중요시되는 것 같아요.”
―초혼 희망자도 키가 너무 작거나 조건이 보잘것없으면 결혼정보회사에 가입 못 한다던데, 재혼도 그런가요.
“(노애숙) 남성이든 여성이든 직업이 없으면 정보회사에 가입은 어려워요. 자영업을 하든 프리랜서를 하든 직업이 있어야 합니다. 재혼일수록 서로에게 경제적·심리적 의지를 하려고 하거든요. 그리고 여성의 경우 출산이 가능한 연령까지 회원으로 받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재혼의 경우 자녀문제가 가장 심각할 것 같은데요.
“(김영미) 대부분 자녀문제가 재혼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녀에게 아빠나 엄마를 만들어 주기 위해 재혼하고 싶다는 분이 많아요. 그런 분들에겐 ‘자녀가 중심이 되면 재혼가정은 깨진다’고 조언합니다. 부부가 서로에 대한 사랑이 확실하고 계속 사이가 좋으면 아이들은 따라오게 돼 있어요. 자녀를 위해 재혼한다는 분들을 보면 계속 자녀문제로 싸우더라고요. 자녀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전 배우자와 비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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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정보회사가 마련한 재혼희망자를 위한 파티에 회원들이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김영미) 재혼하려는 분은 대부분 상대방이 ‘자신을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래선 재혼하기 힘들어요. 욕심을 버리고 역지사지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이 내 아이에게 좋은 엄마(아빠)가 돼 주길 바라면 나도 상대방의 아이에게 좋은 아빠(엄마)가 될 수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노애숙)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전 배우자와의 비교’라고 생각합니다. 재혼하는 분들은 이전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저질렀던 실수를 똑같이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 결혼에서 실패했다면, 이번 결혼에서는 내가 베풀고 양보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커플매니저들을 만나본 결과 최근 이혼이 늘면서 젊은 재혼 희망자들이 늘고 있는 동시에 남성의 경제력과 여성의 나이 및 외모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듯했다. 재혼자들은 어떤 상대를 찾을까. 필자가 만났던 20여 명의 커플매니저들은 대부분 “남자는 재력(능력), 여자는 외모와 나이”라고 했다.
‘더원’의 吳美敬(오미경) 팀장은 “30대는 외적인 느낌과 이미지, 40대는 안정성과 경제력, 50대는 편한 대화상대를 찾는 등 나이별로 찾는 상대의 조건이 다르다”며 “대체로 여자는 남성의 경제력을 보고 남성은 여성의 외모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작년 ‘더원’에서 재혼희망자 500명(남성 246명·여성 25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이상적 배우자상(복수응답)’에 대한 설문조사를 분석해 보면 재혼상대 고려사항 중 ‘성격’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2위부터는 남·여의 응답이 조금씩 엇갈렸다. 남성은 성격(65.0%) 다음으로 건강(40.2%), 외모(30.5%) 순으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가정환경(23.6%), 취미(21.5%), 연령(19.9%)이었다. 여성은 재혼상대를 볼 때 성격(70.9%)에 이어 경제력(61.8%)을 따지겠다고 한 응답이 많았다. 이 밖에 가정환경(23.6%), 건강(21.7%), 학력(18.9%), 직업(16.9%)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남성은 전문직, 여성은 교사가 인기
‘재혼하고 싶은 상대의 직업(복수응답)’에 대해서는 남성 41.1%와 여성 43.3%가 사업가와 자영업자를 으뜸으로 꼽았다. 이는 경기의 영향을 받더라도 조기퇴직 우려가 덜한 직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 재혼 배우자 선호 직업으로 남성은 일반사무직(35.0%), 교사(31.7%), 디자이너(29.7%), 의사·약사(24.4%) 등을 꼽았다. 여성은 의사·약사(41.3%), 공무원·公社(공사) 직원(39.0%), 금융직(24.8%) 등을 선택했다.
‘가연’의 커플매니저 김해숙씨는 “남성의 경우 개원의나 사무실을 차린 변호사 같은 안정성 있는 전문직종이, 여자는 교사가 가장 인기 직종”이라고 말했다.
“남성 전문직이 가장 선호도가 높지만 흔하지 않으니까 대기업이나 연구소 연구원, 공사 직원이 현실적으로 가장 인기 직종입니다. 또 여성분들은 남성의 ‘비전’을 많이 생각해요. 앞으로 몇십 년을 함께 살아가야 하니까요. 물론 초혼의 경우에도 이런 생각이 많지만 재혼자들은 다시는 이혼하지 않고 반드시 잘 살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 비전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것 같아요. 여성은 교사가 가장 인기 직종입니다. 재혼남성은 맞벌이를 선호하지만 경제력보다는 가사나 육아에 활용할 수 있는 여유시간이 있는지를 더 중요시해요.”
‘더원’의 廉芝瑄(염지선) 커플매니저는 29세의 초혼 여성 회원이 40세의 재혼 남성과 결혼하게 된 사례를 소개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편하게 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어 재력을 갖춘 상대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요. 만혼이나 재혼을 권했는데 아이가 2명 있는 재혼 남성과 현재 데이트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전화가 왔는데 상견례 날짜를 잡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성공적인 재혼을 위해 커플매니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재혼에 대한 환상으로 자신의 욕심만 채우려 하지 말고, 전 배우자와 상대를 비교하면 안되며, 적어도 세 번은 만나 마음을 조금씩 열어 보라고 조언했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재혼전문 吳潤京(오윤경) 팀장은 “결혼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가끔 재혼에 대해 환상을 갖고 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재혼정보회사에 반복 가입하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경우가 발생하죠. 환상을 깨뜨리고 현실감을 찾아야 좋은 만남의 기회를 놓치지 않게 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커플매니저들은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로 ‘전 배우자와의 비교’를 꼽았다. 가연 김영미 커플매니저는 한 남성회원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소개시켜 줄 여성분에 대한 소개를 하면, 일일이 전 배우자와 비교를 하고 선입견을 갖는 겁니다. 한 여성분의 출신교를 묻더니 전 배우자와 같은 학교를 나왔다며 그 학교 출신들은 사치스럽고 건방지다고 하고, 다른 여성분이 독서가 취미라고 하자 전 배우자도 독서가 취미였는데 독서를 좋아하는 여자는 잘난 척하고 남자를 무시한다는 거예요. 일일이 이런 식이니 제대로 만남이 성사될 리가 없죠.”
洪秀喜(홍수희) 해피(결혼정보업체) 결혼문화연구소 소장은 재혼의 전제조건으로 ‘SLOW(차분하게), SPORTS(정정당당하게), SAFE(꼼꼼하고 신중하게)’를 제시했다.
“한 번 실패한 후에 이성을 만난다면 서두르지 말아야 하고 꼼꼼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더불어 ‘스포츠맨십’이라는 덕목을 조언하고 싶어요. 이미 결혼생활을 경험했던 사람들인 만큼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대한 매너를 지키고, 상대의 말에 귀를 열고 자신도 적절한 수준에서 ‘탁구를 치듯이’ 대화를 공평하게 주고받는 태도가 필요해요.”
재혼시장에서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사진, 프로필을 보고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매칭을 신청하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결혼정보업체 선우 오윤경 팀장은 “홈페이지의 라인 매칭 서비스를 통해 19년 동안 2만여 명의 결혼을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회원들의 프로필을 자신이 원하는 조건, 연령, 가정환경지수, 소득지수, 직업지수, 학력지수, 거주지, 종교, 신장 등으로 검색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발견하면 아이템(1회 5만원, 미혼은 3만원)을 사용해 프러포즈를 보낼 수 있다. 셀프매칭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어야 프러포즈를 할 수 있고, 상대가 프러포즈를 수락하면 상호 연락처가 교환되어 직접 연락 후 만남을 가질 수 있다.
호텔 결혼식 중 10%는 재혼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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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에서 열리는 결혼식의 10% 정도는 재혼 결혼식이라고 한다. |
온라인 미팅의 경우 해외 수요도 많다. 오 팀장은 “한국 여성도 해외의 배우자를 찾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미국 남성도 한국 여성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은 이메일 교환이나 화상 채팅으로 국제적인 만남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선우에서는 뉴욕과 LA에 있는 센터의 시장조사를 통해 해외 쪽 재혼시장이 넓다고 판단했다. 온라인을 통해 사진과 프로필을 보고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프러포즈를 해서 한 사람당 상대를 3명까지 만나볼 수 있는 ‘미주 韓人(한인) 재혼남녀 온라인 매칭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비용은 60달러이고 올해 처음으로 지난 3월 24일부터 신청자를 받기 시작했다.
원하던 배우자감을 만난 재혼커플은 또 한 번의 결혼식을 올린다. 특히 30~40대 초반의 재혼커플은 초혼 때와 다르지 않은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만 하고 살거나, 레스토랑이나 절 등에서 한복을 입고 친지들만 초청해 간소하게 결혼식을 올리던 10여 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강남의 특급호텔인 R호텔의 홍보담당자는 “호텔에서 열리는 전체 결혼식 중 10% 정도는 재혼 결혼식”이라고 귀띔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신부는 결혼컨설팅 업체를 찾는 경우가 많다. 남녀 모두 직장을 갖고 있다면 직접 결혼식장이나 웨딩촬영 및 드레스, 신혼여행지 등을 알아보러 다니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재혼은 초혼과 다르게 준비해야 할 점도 많다. 30대 중반 이후의 재혼 신부들은 20~30대 초반의 신부들과 선호하는 결혼식장이나 드레스, 메이크업숍 등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
그래서 재혼컨설팅 전문업체도 등장했다. 재혼컨설팅 업체 ‘소중한 결혼식’의 이현주 실장은 “재혼식의 경우 가족과 가까운 친지들만 초청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맞는 장소와 드레스, 메이크업을 추천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추천한 결혼식장은 강남구 신사동의 영동호텔, 압구정동의 팝그린호텔, 청담동의 리베라호텔 등이다. 이들 호텔은 규모가 크지 않고 호텔의 우아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비용은 특급호텔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재혼 경험자의 조언이 큰 힘 돼
재혼 예비부부의 경우 경제력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경우가 많아 “가격이 좀 더 높아도 좋으니 사람이 많지 않고 여유로운 곳을 찾아 달라”는 주문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하우스 웨딩(집에서 잔치하듯 치르는 소규모 결혼식)’ 장소가 재혼 결혼식 장소로 인기다. 100~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삼성동의 ‘더 베일리 하우스’나 평창동의 ‘아트브라이덜’은 재혼 결혼자들이 한 번씩은 고려해 보는 장소다.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의 ‘프라디아’, 종로 ‘탑클라우드’, 청담동 ‘본뽀스또’ 등 분위기가 독특한 레스토랑도 많이 찾는다.
특히 ‘더 베일리 하우스’는 가수 김종진과 탤런트 이승신 부부가 각각 한 번씩의 결혼실패를 겪고 재혼하면서 잘 알려진 곳이라 재혼 예비부부들이 많이 문의한다. 축구선수 송종국도 재혼 결혼식을 이곳에서 올렸다. 그러나 ‘재혼 명소’로 알려지다 보니 오히려 이런 곳을 피하는 재혼 부부도 있다.
재혼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은 姓(성)이 다른 자녀문제는 물론, 이후 벌어지는 상속과 부양 등의 경제적·법적 문제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한 50대 남성의 ‘재혼 성공기’를 들어봤다.
대기업 간부 박○○씨는 전 부인과 사별한 3년 후인 지난해 8월 현재의 아내와 재혼했다. 재혼 당시 박씨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아들 둘, 부인은 초등학생 딸이 하나 있는 상태였다. 박씨의 설명이다.
“아내가 지병으로 떠나고 2년여 혼자 지냈는데, 재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살아갈 날이 20년이 넘는데, 그동안 외로움이나 허전함에 시달리기도 싫었고, 이제 웬만한 직위에 오르고 나니 부부동반으로 모일 일도 많은데 계속 혼자 다니려니 주변의 시선도 힘들더군요. 또 이혼과 재혼이 워낙 흔해 남의 눈치를 볼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경험자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재혼을 결심한 후 재혼한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이혼하고 40대 초반에 재혼한 친구인데, 향후 재산과 자녀문제는 확실히 하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가능하면 전 남편과 사별한 여성, 아들이 없는 여성이 낫다고 조언해 줬습니다. 친구의 조언대로 주변에 사별한 여성분 있으면 소개해 줄 수 있느냐며 믿을 만한 몇 분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거래처 분이 친척이라며 소개해 준 사람이 지금의 아내죠.”
박씨는 아내를 소개받아 몇 번 만난 후 성격이 좋고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자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현재 내 재산은 부동산 등을 합쳐 ○○원 정도이고, 내가 죽으면 재산을 두 아들에게 35%씩 줄 예정이다. 30%는 당신과 딸에게 줄 수 있다. 업무가 바빠 다정한 남편 역할을 해 주기는 어렵지만,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해 줄 테니 내조자로서의 역할을 다해 줄 수 있겠느냐.”
아내 역시 “좋다, 대신 딸이 장성한 아들들과 함께 사는 건 신경 쓰이니 딸을 당분간 외국으로 유학 보내 달라”고 말했다.
박씨에게 “현재 결혼생활에 만족하느냐”고 물으니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혼 안하고 혼자 사는 것보다는 100배쯤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재혼 성공의 키워드는 여성, 즉 ‘새엄마’가 쥐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재혼가정에서 ‘繼母(계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결혼정보업체 웨디안의 孫淑(손숙·65) 대표는 ‘행복한 재혼생활을 위한 계모 십계명’(박스 참조)을 만들었다. 손 대표는 “계모라 하면 동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못된 엄마를 떠올리지만 이혼과 재혼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세태에서 계모는 화목한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 핵심인물”이라고 말했다.
30여 명을 만난 후 재혼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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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재혼정보회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방송인 김미화가 '가장 성공적으로 재혼한 연예인' 1위로 뽑혔다. 김미화와 남편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 윤승호 교수. |
“이혼한 후 5년 동안 혼자 지냈어요. 전 남편의 무관심에 너무 상처를 받았고, 이혼 후에는 외도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습니다. 무조건 혼자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자살 시도를 한 적도 있었어요. 세상 모든 사람이 저의 존재에 대해 잊어 주기를 바랐어요. 부모님께 죄송해서 3~4년 동안은 찾아뵙지도 못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때에도 삶을 지탱하기 위해 회사는 꾸준히 다녔다. 평소 밝고 사교성 있는 성격으로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우울증은 조금씩 치료됐다. 그러나 ‘이혼녀’라는 딱지는 쉽게 떼어지지 않았다. 신씨에게 다가왔던 회사의 남성 직원들도 그가 이혼녀라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조금씩 그를 멀리했다. 어떤 사람은 ‘나는 괜찮은데 부모님이 싫어하실 것 같다’며 관계를 정리했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순간은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었다. 가족과 연인끼리 보내는 주말이나 저녁 시간이면 외로웠다. 그때 문득 재혼에 대한 생각을 했다.
신씨는 재혼정보회사에 가입한 후 1년 동안 30여 명의 사람을 만났다. 회사에서 여는 와인 파티에도 참석했다. 마음에 든 사람이 있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상대 남자의 자식들이 안쓰러워 연민의 정으로 결혼하려 했던 적도 있었다. 결국 커플매니저의 추천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결혼식은 조촐하게 치러졌다. 친척과 가까운 친구들만 불러 호텔에서 약혼식처럼 진행했다. 웨딩드레스를 입기가 쑥스러워 한복을 입고, 주례 절차도 생략하여 10~15분 만에 결혼식을 마쳤다. 예물이나 예단도 마련하지 않았다. 신씨는 예전의 결혼생활이 다시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남편이 아내에게, 아내가 남편에게 어떻게 대해야 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 많이 배웠습니다. 서로 과거를 알고 있기 때문인지 지금 남편과는 전 결혼생활에 대해서도 거리낌없이 얘기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편의 전 부인이 전화를 종종 했었는데 이제 그 사람도 재혼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새로운 행복의 출발, 재혼
그는 결혼에서는 서로 간의 사랑이 가장 중요하지만 재혼의 경우엔 경제적인 안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재혼을 했다가 또 이혼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혼사유는 ‘아기를 키우기 힘들다’는 것이었지만 제가 판단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어요. 재혼까지 했는데 전의 삶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끼게 되면 그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죠. 성격이 우선이지만 재혼은 조건적인 부분도 맞아야 합니다.”
재혼업체 관계자들과 재혼자들을 만나면서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 번 선택을 잘못했다고 해서 계속 불행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새로운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할까. 혼인을 앞두고 사람을 조건으로 판단하는 세태에는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한 번의 실패를 겪은 사람이라면 신중할 수밖에 없을 터다.
취재 중 만난 한 커플매니저는 “주변의 시선이나 자녀문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재혼을 선뜻 결심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재혼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많이 달라진 만큼 적극적으로 재혼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계모 십계명
1. 처음부터 훈육하려 들지 말라.
훈육은 아버지한테 맡기고 사랑을 베푸는 부모 역할만 하라. 훈육은 상호간에 신뢰가 쌓인 후 해도 늦지 않다. 아이들의 저항감을 줄이는 것이 먼저다.
2. 성급히 ‘엄마’라고 부르도록 강요하지 말라.
아이는 계모를 사랑하는 것은 곧 생모를 배반하는 행위라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엄마’라는 호칭을 사용하도록 하면 그것이 아이에게는 견딜 수 없는 충성을 요구하는 것이 된다. 호칭은 아이가 편한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라. 시간이 약이다.
3. 아이에게 때 이른 사랑을 기대하지 말라.
아이는 계모에게 공손하게 행동할 수는 있어도 사랑을 줄 수는 없다. 사랑은 시간이 필요하다.
4. 소외감 느끼거나 질투하지 말라.
배우자와의 친밀한 시간은 아이들로 인해 방해받게 된다. 그리고 배우자는 그런 아이들을 두둔한다. 이 과정 속에서 계모는 소외감을 느끼고 질투하게 된다. 우선은 아이에게 한 발짝 양보하라. 배우자보다는 아이의 마음에 먼저 침투해야 한다.
5. 아이와 감정 소통을 하라.
아이의 감정에 실제적으로 귀를 기울여라. 아이가 느끼는 것을 같이 느끼고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물어보아라.
6. 아이가 생모를 찾는다고 상처받지 말라.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다. 부모의 이혼에 대해 화가 났거나 슬픔을 경험했다.
아이는 상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원래 상태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다.
7. 생모와 예의 바른 관계를 유지하라.
생모와 직접적인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아이들이 메시지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되며, 어느 편에 서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8. 배우자와 의견 일치가 되도록 하라.
아이에게 훈육하면서 배우자와 말이 서로 다를 경우 아이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적개심이 생길 수 있다.
9. 가정에서 性(성)적인 표현을 극소화하라.
아이는 아직 부부 사이의 애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부부 사이의 애정을 단지 성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볼 수 있으며, 이는 다른 의붓 형제에 대한 성적인 유혹을 통제하는 데 방해가 된다.
10. 같이 있는 시간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하라.
아이와 어른 모두 처음에는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일이 생소하게 느껴진다. 서먹하고 불편하다는 경험을 가지게 되면 이후의 만남을 꺼리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