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조선왕조 518년 동안 영의정으로 재직했던 이는 총 209명이라고 한다. 조선 시대에 ‘재상(宰相)’이라고 하면 영의정 외에 좌의정과 우의정이 더 있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고 불리던 영의정은 명예직에 가까웠고, 실권을 행사한 것은 좌의정이었다. 우의정은 좌의정으로 가는 코스였다.
이 책은 그 많은 조선 시대 재상 가운데 특기할 만한 23인을 통해 조선 500년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그들 중에는 황희, 신숙주, 한명회, 류성룡, 이항복, 이덕형 등 야사(野史)나 사극(史劇) 등을 통해 그 이름이 대중에게 익숙한 이들도 많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애정을 갖고 주목하는 이들은 따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태종을 도와 신흥 조선의 기틀을 닦은 조준과 하륜, 허약한 임금이 잇달아 나오고 훈구파에서 사림파로 권력이 넘어가던 시기에 위기를 잘 관리했던 이준경, 선조에서 인조에 이르는 난세에 백성들의 의지처가 됐던 이원익, 병자호란의 와중에 나라를 구하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최명길, 대동법을 실시해 민생을 구제한 김육 등이 그들이다. 모두 명분이나 당파에 매이지 않고, 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실용의 정치를 펼쳤던 인물들이다. 임금을 잘못 만나 평생 쌓아온 명성과 업적을 날려버린 노사신·어세겸 등 ‘실패한 재상’들도 다룬다.
책의 앞머리에 실린 ‘재상을 논한다’라는 글은 이 책에서 소개한 조선 시대 재상들을 선정하고 평가하는 저자의 기준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재상학 혹은 정승학을 통해 우리는 미래의 바람직한 정치인을 길러내는 하나의 길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공부가 되면서도 술술 읽힌다. 2023~2024년 《월간조선》에 연재했던 글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은 그 많은 조선 시대 재상 가운데 특기할 만한 23인을 통해 조선 500년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그들 중에는 황희, 신숙주, 한명회, 류성룡, 이항복, 이덕형 등 야사(野史)나 사극(史劇) 등을 통해 그 이름이 대중에게 익숙한 이들도 많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애정을 갖고 주목하는 이들은 따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태종을 도와 신흥 조선의 기틀을 닦은 조준과 하륜, 허약한 임금이 잇달아 나오고 훈구파에서 사림파로 권력이 넘어가던 시기에 위기를 잘 관리했던 이준경, 선조에서 인조에 이르는 난세에 백성들의 의지처가 됐던 이원익, 병자호란의 와중에 나라를 구하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최명길, 대동법을 실시해 민생을 구제한 김육 등이 그들이다. 모두 명분이나 당파에 매이지 않고, 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실용의 정치를 펼쳤던 인물들이다. 임금을 잘못 만나 평생 쌓아온 명성과 업적을 날려버린 노사신·어세겸 등 ‘실패한 재상’들도 다룬다.
책의 앞머리에 실린 ‘재상을 논한다’라는 글은 이 책에서 소개한 조선 시대 재상들을 선정하고 평가하는 저자의 기준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재상학 혹은 정승학을 통해 우리는 미래의 바람직한 정치인을 길러내는 하나의 길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공부가 되면서도 술술 읽힌다. 2023~2024년 《월간조선》에 연재했던 글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