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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임영웅 현상

‘임영웅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아이돌 즐기던 30~40대 여성층이 ‘임영웅 팬덤’ 주도

글 :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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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키에 미남, 트로트라는 한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장르 소화… ‘바른생활’ 이미지
⊙ “글로벌로는 BTS, 국내에서는 임영웅”
⊙ 임영웅, 아이돌 팬덤에서 유입된 이들 통해 막강한 팬덤 갖추며 트로트를 다시 주류로 끌어올려
⊙ 아이돌 팬덤의 문법은 정치 등 사회 전반의 ‘팬덤화’ 현상으로 번져

이문원
《뉴시스이코노미》 편집장, 《미디어워치》 편집장, 국회 한류연구회 자문위원, KBS 시청자위원, KBS2 TV 〈연예가중계〉 자문위원, 제35회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역임 / 저서 《언론의 저주를 깨다》(공저), 《기업가정신》(공저), 《억지와 위선》(공저) 등
지난 4월 8일 가수 임영웅이 시축한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에서는 임영웅 팬들이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뉴시스
  이른바 ‘임영웅 효과’가 이제 출판계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가수 임영웅에 대한 국내 최초의 음악 평론 서적 《우리는 왜 임영웅을 사랑하는가》 얘기다. 4월 14일 출간 즉시 인터넷서점 예스24 4월 3주 차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7위에 오르고 예술 분야에선 1위를 차지했다. 또 교보문고가 집계하는 4월 3주 차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예술 분야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는 왜 임영웅을 사랑하는가》는 임영웅의 음악 세계를 분석한 첫 단행본으로 ‘임영웅 신드롬’에 대한 분석 및 음악전문가 6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임영웅의 인기요소 등을 분석한 서적이다.
 
  한편, 이 같은 ‘임영웅 효과’가 한발 먼저 펼쳐진 곳도 있다. 극장가다. 3월 1일 극장 개봉한 임영웅 콘서트 다큐멘터리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이다.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12월 10일과 11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임영웅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 앙코르 공연 현장을 담았다. 역시 개봉 직전 예매율 차트 1위를 차지했고 최종적으로 24만9548명 관객을 동원, 역대 콘서트 다큐멘터리 흥행기록 4위를 차지했다. 참고로 1~3위는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34만2368명)과 〈브링 더 소울: 더 무비〉(33만8097명), 그리고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31만5012명)다. 세계적 K팝 스타 방탄소년단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특이한 사례지만, 근래 스포츠계에서도 ‘임영웅 효과’가 대서특필(大書特筆)된 바 있다. 4월 8일 열린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과 대구FC 경기에서 임영웅의 시축(始蹴) 및 하프타임 공연이 발표되자 예매 시작 10여 분 만에 서울 월드컵경기장 1, 2층 주요 좌석이 매진되고 하루 만에 3만5000여 장의 입장권이 팔려나간 건이다. 2018년부터 K리그 유료 관중을 별도 집계한 이래 역대 최고 유료 관중 기록은 2019년 서울과 수원 경기의 3만2057명이었다. 이를 임영웅이라는 이름 하나로 불과 하루 만에 경신하고 최종적으로 4만5007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더군다나 해당 경기는 시즌 개막전도, 이렇다 할 특급매치도 아니었다. 이 같은 기록이 쓰이자 축구팬들 사이에선 농담조로 이날을 ‘영웅절’이라 부르기도 하고, 이 별칭을 반영한 언론미디어 기사들도 등장하는 실정이다.
 
 
  〈아임 히어로〉
 
3월 1일 극장 개봉한 임영웅 콘서트 다큐멘터리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사진=조선DB
  여러모로 참 대단한 문화 현상이다. 그리고 이 모든 현상의 중심은 당연히 임영웅의 파죽지세(破竹之勢) 음악 활동, 즉 본업 부문에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2022년, 지난 한 해 동안의 음악 활동만으로도 그 위상을 잘 알 수 있다.
 
  지난해 5월 2일 발매한 첫 정규 앨범 〈아임 히어로〉는 발매 첫 주 동안 110만2012장을 판매하며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발매 첫 주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앨범 발매와 동시에 시작된 첫 단독 콘서트 〈아임 히어로〉는 전국 7대 도시 공연에 앙코르 공연,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시어터 공연까지 총 28회에 걸쳐 약 24만7500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연말에는 멜론뮤직어워드 올해의 앨범상과 베스트 솔로 남자상에 이어 올해의 아티스트상까지 수상하고, M.net 아시안 뮤직 어워즈 남자 가수상, 지니뮤직어워드 올해의 남자 솔로상과 음원 대상, 써클차트 뮤직 어워즈에서도 올해의 남자 솔로 가수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많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임영웅은 4월 28일 기준 아이돌 차트 평점 랭킹에서 무려 109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작년에 한국갤럽이 조사한 ‘2022년을 빛낸 가수’ 30대 이하 부문 5위, 40대 이상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같은 한국갤럽 조사의 ‘2022년을 빛낸 가요’ 40대 이상 부문에선 10위 내에 ‘사랑은 늘 도망가’(1위), ‘이제 나만 믿어요’(4위), ‘우리들의 블루스’(8위) 등 임영웅이 부른 3곡이 한꺼번에 랭크되었다.
 
 
  ‘영웅시대’
 
  현시점 한국 대중음악계는 방탄소년단과 임영웅으로 양분(兩分)된다는 말이 있다. “글로벌로는 방탄소년단이지만 국내에서는 임영웅”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임영웅 신드롬’은 2020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이후 3년여 동안 수많은 언론미디어의 수천 건 기사들을 통해 샅샅이 분석돼온 바 있다. 인기 비결부터 능력치, 관심사, 인성(人性) 부분에 이르기까지 짚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다. 이제 그 분석 및 평론 서적 《우리는 왜 임영웅을 사랑하는가》까지 등장했으니 말 다했다.
 
  그래도 좀 더 얘기해볼 만한 부분은 있다. 이 같은 ‘임영웅 신드롬’의 바탕이 된 ‘영웅시대’라는 이름의 임영웅 팬덤에 대해서다. 물론 그 대단한 열정과 막강한 조직력, 기획력 등에 대해서도 언론미디어상에서 수없이 다뤘지만, 좀 더 파헤쳐볼 만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부분이 ‘가수 임영웅’ 또는 ‘아이콘 임영웅’을 넘어 ‘현상으로서의 임영웅’을 설명하는 데 더 중요한 지점이 될 수도 있다. 일단 ‘영웅시대’ 면면을 자세히 다룬 《시사저널》 2022년 1월 31일 자 칼럼 “임영웅의 팬들은 어떻게 팬덤 문화를 바꿨나”부터 살펴보자.
 
  〈영웅시대의 핵심은 임영웅 공식팬카페(카페지기 신정훈, 물고기뮤직 대표)다. 회원 수가 1월 21일 현재 16만8000여 명이다. 임영웅이 유명해지기 전부터 팬카페가 운영돼왔다. 모든 영웅시대 활동의 방향은 이 공식팬카페를 통해 전달된다. 팬카페에서 분화된 영웅시대 위드 히어로(With Hero)가 가장 큰 영웅시대 조직이다. 전국 조직이다. 서울·경기, 광주·전남, 전북 등 9개 팀을 갖고 있다. 그 밑에 지역별로 ‘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분화한 것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다. 스터디방을 운영하고, 각종 봉사, 기부활동을 보다 긴밀하게 하기 위해 팬카페와 함께 위드 히어로 활동을 하고 있다. 위드 히어로 회원은 4000~5000명 정도다. 이 밖에 봉사활동을 위한 영웅시대 서포터즈, 히어로사랑, 히어로온, 영웅시대 밴드 등 전국에서 수백 개의 소규모 영웅시대가 활동하고 있다.(중략)
 
  영웅시대는 자발적이다. 그리고 조직적이고 열정적이며, 희생적이다. 여느 팬덤과 마찬가지로 자발적인 참여를 한다. 내 가수를 응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공동체에 참여하고, 스스로 활동한다. 그러면서 조직적이다. 각종 온라인 인기투표 등 목표가 생기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회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총공에 참여한다. 하지만 이런 조직적 활동에는 물리적인 동원 등은 전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열정적이기도 하다. 온라인 인기투표를 위한 ‘하트’ 등을 모아야 할 때 밤새워 하트를 모아 투표를 한다. 그것도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표 기간 내내 이런 활동을 반복한다. 각종 기부와 봉사활동에는 희생적이다. 지난 2020년 8월 수재의연금 8억9668만원을 모아 ‘NGO 희망을 파는 사람들’에 기부했다. 11일 만에 1만5922명이 참여해 모금을 한 것이다.〉
 
 
  ‘극성 팬덤’ 논란도
 
  그런데 언론미디어에서 딱히 다루지는 않지만, ‘영웅시대’에 대해 이렇듯 좋은 반응들만 있는 건 아니다. 그 이면(裏面)에 대해서도 사실 말들은 많다. 이런저런 불평도 많고 비판도 적지 않다. 대단한 열정만큼이나 유난한 ‘극성 팬덤’으로도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임영웅을 음원 차트 1위로 만들기 위해 매일매일 스트리밍을 반복하는 통에 음원 사이트 지니뮤직에선 매일 아침 차트 1위부터 15곡이 임영웅 노래들로 도배되는 현상이 무려 2년 넘게 이어졌었다. 이 같은 문제가 시간이 지나도 해소되지 않자 결국 지니뮤직 측에선 특정 가수를 제외하고 차트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새롭게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당연히 지니뮤직만의 상황도 아니다.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등에서도 많건 적건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 차트를 왜곡시키고, 인기 차트 바탕으로 최신 유행음악을 듣고자 하는 일반 음악 청취자들 욕구를 이지러뜨린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 밖에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이나 유튜브 채널 댓글란 등에 ‘영웅시대’로 보이는 이용자들이 몰려와 다른 가수들을 뜬금없이 비판하고 임영웅만을 신격화(神格化)하는 분위기도 심심찮게 연출된다. 또 멜론뮤직어워드나 서울가요대상 등 각종 음악 시상식에도 임영웅 팬들이 가계정을 다수 생성해 임영웅에게 투표하는 행위[인터넷 팬카페에서 가(假)계정 생성 방법을 공유해 사실상의 부정 투표를 독려하는 포스팅 등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가 일어나 적잖은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확실히 문제가 될 법한 일들이다. 흥미로운 건, 이를 바라보는 기존 K팝 팬들 반응은 의외로 ‘놀랍지 않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K팝 아이돌 팬덤들도 많건 적건 이와 비슷한 일들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웅시대’처럼 그 규모가 웬만한 정상급 아이돌 내지 그보다도 큰 수준이라면 이처럼 왜곡된 행각들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임영웅 팬덤은 40~70대 중·노년층, 그중에서도 여성층 중심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앞선 서적 《우리는 왜 임영웅을 사랑하는가》 구매층의 성별과 연령별 분포로 봐도 그렇고, 콘서트 다큐멘터리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예매자 성별과 연령별 분포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포털 사이트에서 ‘임영웅’을 검색한 이들 분포도 이와 진배없다. 그런데 이들이 어떻게 10~30대 중심인 K팝 아이돌 팬덤의 조직 구조와 활동 영역을 그대로 빼닮고, 심지어 지지하는 가수 이미지를 드높이기 위해 각종 자선기부 및 봉사활동을 팬덤 이름으로...
 
   이어지는 기사는 월간조선 6월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은 6월 1일 자 월간조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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