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 한 권의 책

전쟁일기 (올가 그레벤니크 글·그림 | 이야기장수 펴냄)

두 아이의 엄마인 그림책 작가가 그려낸 우크라이나 전쟁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아이들이 잠든 후 남편과 아내는 오랜만에 늦은 저녁을 먹으며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새로 구입한 아파트 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상상과 함께 아이들이 즐겁게 학원 생활을 해나가는 것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그렇게 그들은 배부르고 행복한 채로 잠이 들었다.
 
  그러고 새벽 5시. 두 사람은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처음에는 폭죽 소리인 줄 알았는데, 사방이 폭격을 당하고 있었다. 엄마는 놀라서 깨어난 아이들의 팔에 이름, 생년월일과 연락처를 적어주었다.
 
  우크라이나의 히르키우(하리코프)에 살고 있던 그림책 작가인 올가 그레벤니크의 이야기다. 한국의 30대 워킹맘과 별로 다를 것 없던 그의 삶은 2월 24일 이후 송두리째 바뀌었다. 마트에서는 현금 없이는 아무것도 살 수 없고, 폭격음이 들리면 황급히 지하 대피소로 달려 내려가야 했다. 전쟁이 일어난 지 9일 만에 그는 결국 ‘내 아이들을 위해’ 피란길에 오른다. 엄마와 집을 두고서…. 남자여서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 없는 남편은 르비우(리보프)에서 헤어졌다. 폴란드 바르샤바로 피란을 갔던 올가와 두 자녀는 현재 불가리아에서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 불안한 상황 속에서 그려낸 연필화들이 전쟁의 긴박감과 난민의 상실감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바르샤바에서 기차표 예약을 도와준 러시아 여인이 지인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걸 보면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건 옳지 않아. 사람은 ‘민족 소속’이 아닌데. 어제 난 그녀의 얼굴에서 ‘수호천사’를 보았다.”
 
  130여 페이지 남짓한 작은 책이지만 전쟁과 평화, 야만과 문명의 차이는 그다지 멀지 않다는 것을 깨우쳐주는 묵직한 책이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302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북스토어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