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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박강수 서울시 마포구청장

“(분리수거 제대로 하면) 소각, 매립 분량이 최대 87%까지 줄어”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verho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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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康洙
1959년생.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졸업 / 건국대학교 도시재생연구소 도시정책연구위원, 대한장애인사격연맹 회장,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 제20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조직본부 조직총괄본부장, 시사포커스·시사포커스TV 대표 역임. 現 서울 마포구청장 / 《스물아홉 살의 CEO》 《시민의 우산이 되어》 저술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지난해 10월 11일 쓰레기 더미를 손으로 헤집었다. 마포구에서 실제로 배출된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마포구청 광장에 모아놓고 내용물을 분석했다. 소각장 문제의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일종의 현장 검증이었다.
 
  지난 1월 11일 박강수 마포구청장을 마포구청에서 만났다. 마포구는 지난 12년간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구청장부터 국회의원(노웅래·정청래)까지 모두 민주당이었다. 그러다 지난 총선에서 박강수 구청장이 당선되며 국민의힘이 다시 깃발을 꽂았다.
 
  마포구는 지금 소각장 문제로 시끄럽다. 이 문제는 지난해 8월 서울시가 1000t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광역자원회수시설)을 2026년까지 추가로 설치하기로 하면서 최종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현 소각장 부지를 선정하면서 불거졌다. 2026년까지 기존 시설 옆에 새 시설을 건설한 후 기존 시설은 2035년까지 철거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소각장을 감내해온 마포구민들은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상암동과 지리적으로 붙어 있는 경기도 고양시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7일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생활폐기물을 전처리(분쇄, 선별)하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마포구청
  박 구청장은 “소각장 설치를 백지화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구청 광장에서 구민들과 함께 지역에서 5일간 배출된 종량제 봉투를 직접 뜯고 분류하는 성상분석을 해봤습니다. 아파트와 주택, 상가에서 배출한 20ℓ 종량제봉투 표본 총 190개를 분석해보니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가 64%나 나왔어요. 분리 배출 홍보를 잘 하면 쓰레기가 줄어든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지난해 11월, 81가구가 거주하는 한 아파트단지를 선정했어요. 일주일간 배출하는 생활쓰레기 양을 조사해보니, 가구당 평균 23.8ℓ로 총 1935ℓ가 배출됐어요. 그런 후 열흘간 주민들에게 분리 배출을 홍보했습니다.”
 
  ― 그랬더니 어떻게 됐나요.
 
  “쓰레기 배출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총 840ℓ가 배출됐어요. 이전과 비교하면 57%인 1095ℓ가 줄어든 겁니다. 이후 또다시 검증을 해봤습니다. 지역에서 배출된 종량제봉투를 실어와 생활쓰레기 전처리시설을 거치게 했어요. 그랬더니 소각, 매립할 분량이 최대 87%까지 줄어든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생활쓰레기 전처리시설은 재활용할 수 있는 금속, 비닐, 플라스틱 등을 쓰레기에서 분리해내는 자원순환시설을 말한다.
 
  “소각장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분리배출을 더욱 홍보하고, 생활폐기물을 철저히 전처리하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인 감량이 가능하다는 걸 세 차례에 걸쳐 검증한 겁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오세훈 시장을 직접 만나 서울시 생활폐기물 처리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려 합니다.”
 
 
  하루 800건 민원이 50건으로 줄어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매일 아침 민원 처리 상황을 점검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사진=마포구청
  마포구에는 3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산다. 웬만한 지방 도시보다 규모가 큰 자치단체다. 주민들의 민원도 많다. 박 구청장은 매일 아침 업무를 시작하면 주민 민원부터 챙긴다고 한다. 효과적인 민원 처리를 위해 민원통합시스템을 구축했다.
 
  “민원 해결이 구 행정의 절반입니다. 이전에는 주민 민원이 구 홈페이지, 새올 행정시스템, 응답소(서울시 120), 방문 및 전화민원 등 창구별로 따로 관리되고 있었어요. 이걸 한 군데로 모아서 한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신속하게 처리되도록 제가 직접 처리 현황을 챙깁니다. 그러다 보니 고질적인 민원들이 줄었어요. 취임 초기엔 하루 700~800건 들어오던 민원이 지금은 하루 50여 건 들어옵니다. 시스템 구축에 예산 3000만원이 편성되어 있던 걸, 구청이 자체적으로 제작해서 예산을 아꼈어요.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하겠다고 관심을 갖고 찾아옵니다.”
 
  박 구청장은 의회 의원이나 보좌관 등 직업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1988년 언론사를 설립해 30년 넘게 운영하다 뒤늦게 정치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대선에선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했고 대통령 인수위에도 참여했다.
 
  마포구 구청장실 벽에는 모니터가 걸려 있다. 37개 공약사업 추진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업별 소요예산, 담당부서와 담당자, 이행률이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다른 자치단체장 집무실에선 본 적 없는 낯선 풍경이다. 기업의 업무 스타일을 공무원 사회에 도입한 듯했다. 공약사업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숙식 가능 경로당’ 사업이다.
 
  “‘다봄하우스’는 어르신들이 숙식을 할 수 있는 경로당입니다. 지자체 중 저희가 최초일 겁니다. 한 층에 열 분가량이 머무르실 수 있는 식으로, 일단 한 군데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입니다. 개선할 점을 찾아 보완해 구에서 관리하는 건물에 유휴 공간이 발생할 경우 그 자리에서 운영하는 방식으로 계획 중입니다.”
 
  임산부를 위한 시설도 준비 중이다. ‘햇빛센터’다.
 
  “저출산은 마포만의 문제가 아닌 나라 전체의 문제입니다. 마포구는 출산 준비부터 산후조리, 태어난 아이의 건강관리를 한 장소에서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햇빛센터’를 건립해 운영할 예정이에요. 보건소 내 모자건강센터를 포함한 한 층 전체를 햇빛센터로 리모델링할 계획입니다. 리모델링 공사비 2억9000만원을 시에서 지원(특별조정교부금)받았고 예정대로라면 올해 7월쯤 정식 개관합니다.”
 
 
  전국 최초 ‘숙식 가능 경로당’
 
  중점사업 두 번째는 마포 관광 활성화다. 마포구는 한강변에 면해 있는데다, 경의선숲길,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같은 볼거리들이 꽤 있다. 무엇보다 전국구 관광지인 ‘홍대 앞 거리’가 있다. 박 구청장은 마포 주요 관광지를 연계하는 ‘마포순환열차버스’를 운행하고, 홍대 거리에 ‘레드로드(Red Road)’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마포순환열차버스는 열차처럼 꾸며진 소형버스를 활용해 마포의 주요 관광지를 연계하는 관광순환버스예요. 서울 노면전차 종착지였던 마포종점을 출발해 한강변을 따라 홍대(문화예술 관광특구), 경의선숲길, 용강 음식문화거리, 마포새빛문화숲, 절두산 순교성지, 망원시장,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등을 연결하는 노선을 구상 중입니다. 타당성 분석을 한 다음 인프라가 구축되면 올해 하반기에 시범운영한다는 목표입니다.”
 

  올해 3월 마포에 특이한 도서관이 문을 연다. 호텔 안에 있는 도서관, 정확히는 호텔 건물 1층에 있는 도서관이다. 최근 마포대교 북단 인근에 문을 연 호텔나루의 1층이다.
 
  “호텔이 신축하면서 1층 공간을 기부채납했습니다. 여기를 메타버스 영상·전자도서관과 스터디카페형 학습공간으로 꾸미고 있어요. 유연한 공간 활용을 위해 도서관이 문을 닫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지역 주민을 위한 스터디카페로 운영합니다.”
 
  지난해의 마지막 날 마포구청에서 일하는 1500여 명의 직원들은 각자 롤케이크를 손에 들고 귀가했다. 박 구청장이 업무추진비를 아낀 돈으로 구입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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