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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인터뷰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기성의 입장에서 권력에 휩싸여 있으면 정치도 교회도 후퇴”

글 : 이근미  객원기자  www.root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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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절반이 지지했어도 당선되면 전체의 대통령… 정치인들이 아량을 갖고 대통령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야”
⊙ “윤석열 대통령, 칼빈의 캐피털리즘에서 자본주의가 나오고 경제가 발전했다는 걸 아시는 분”
⊙ “지난 5년간 알게 모르게 침묵한 면이 있어… 경각심을 갖고 사회 정의에 대한 목소리 내야”
⊙ “첫째 아이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부터는 500만원의 출산장려금 지급 중”
⊙ “主思派는 한국기독교·대한민국의 正體性과 정반대”

李永勳
1954년생. 연세대 신학과,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신학석사, 미국 템플대 대학원 종교철학 석사 및 박사 /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 사단법인 굿피플 인터내셔널 이사장, CGI 총재, 한국교회총연합 상임회장,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 이사장 / 저서 《십자가 순복음 신앙의 뿌리》 《영적 성장의 길》 《믿음의 기적》 《작은 예수의 영성》 《오직 성령으로》 외 다수
  교인 숫자로 세계 최대 규모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2대 담임 이영훈(李永勳·68) 목사가 어느덧 담임 목회 14년을 맞았다. 이 목사는 올해를 목회 원년(元年)으로 삼고 초대(初代)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로 달려왔다. 2008년 취임 때 “원로 목사님 살아 생전에는 부목사라는 각오로 목회하겠다”고 했던 이영훈 목사는 지난해 세계 기독교계 거목이었던 조용기(趙鏞基) 목사가 세상을 떠나기까지 작은 사무실을 사용하며 조용한 행보를 해왔다. 이제야 조용기 목사가 생전에 사용하던 큰 사무실로 옮기고 공간을 개조하면서 초심을 다지고 있다.
 
  이영훈 목사는 4대째 기독교를 믿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장로교에 다니며 새벽예배만 가까운 순복음교회로 나갔던 할아버지가 “젊은 목사가 성령 충만하고 설교를 아주 잘한다. 이제부터 그 교회로 출석하자”고 하여 온 가족이 순복음 교인이 되었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이영훈 목사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이웃에 사는 조용기 목사를 찾아갔다. 조용기 목사의 권유로 연세대학교 신학과에 진학했고 연세대 신학대학원을 마친 뒤 교회의 지원으로 미국 유학을 떠나 템플대학교에서 종교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순복음교회 2대 목사
 
지난해 세상을 떠난 조용기 목사를 영적 지도자이자 영적 아버지로 모신 이영훈 목사는 여러 대형교회와 달리 원로목사와 화합하는 가운데 교회를 부흥시켰다.
  이영훈 목사는 미국 워싱턴순복음교회와 나성(LA)순복음교회, 일본 동경순복음교회에서 목회했으며 귀국 후 국제신학연구원장을 맡아 조용기 목사의 신학적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데 기여했다. 해외에서까지 승계 문제에 관심을 갖는 가운데 이영훈 목사는 운영위원회와 당회, 전 교인 투표라는 세 차례의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해 2008년 2대 담임목사에 올랐다.
 
  일부 대형교회가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하거나 여러 갈등으로 시끄러운 것과 달리 이영훈 목사는 조용기 목사와 화합하며 교회를 잘 이끌어 단숨에 교계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다. 2018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마틴 루서 킹 목사의 50주기 추모예배에서 헌사했으며, 이스라엘 독립 70주년 기념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연설했다. 미국의 대표적 기독 사립대인 오럴로버츠대학교 2022학년도 졸업식 예배에서 한국인 첫 설교자로 나선 데 이어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7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해법과 국정 운영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기독교 지도자를 초대한 자리에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와 함께 자리했다.
 
  ― 14년 동안 교회를 맡아왔는데 그간 어떤 발전이 있었습니까.
 
  “제가 2대 목사로 부임한 지 2년 만인 2010년에 서울 시내 지교회 20개를 독립시켰습니다. 조용기 목사님이 계획하신 일을 제가 실행한 것이지요. 그 여파로 당시 75만 명이었던 등록교인이 45만 명으로 줄었는데 12년 만에 57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조 목사님이 이룬 바탕에서 시대적 상황에 맞는 옷을 입고 새 출발 한다는 각오로 달렸습니다.”
 
 
  교회 1만여 곳 문 닫아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집단으로 교회를 꼽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매일 코로나19 환자 숫자가 집계되는가 하면 1만2000명 수용이 가능한 대성전에 99명만 입장이 허용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이영훈 목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중국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는데 우한에 신천지 중국본부가 있었어요. 중국 입국을 막지 않아 우한의 조선족 중국인들이 대구 신천지 집회에 참석하면서 코로나19가 퍼졌어요. 이단인 신천지에 교회라는 이름을 붙여 보도하면서 정통 교회까지 희생된 거죠. 여의도순복음교회발 코로나19 환자가 88명까지 집계됐어요.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이 생중계될 때 CBS 기자가 ‘교회 내에서 발생했나’라는 질문을 했어요. 전부 외부에서 감염되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우리 교회 이름을 단 집계가 사라졌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0월 말 현재 예배 인원이 85%가량 회복되었지만, 60~70% 회복에 그친 교회가 많고 1만여 교회가 문을 닫았다는 통계도 있다고 전했다.
 

  ― 국가에서 부당한 대우를 하는데도 기독교에서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많이 항의했지만 보도가 잘 안 된 겁니다. 설교 때도 강력하게 얘기했습니다. 정부가 잘못할 때 교회가 바른 소리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신천지 때문에 파묻힌 부분이 있고, 일부 교회에서 감염자가 많이 나오면서 여론이 좋지 않았던 면도 있습니다.”
 
  어려움을 겪었지만 코로나19가 변화라는 과제를 깨닫게 한 면도 있다고 한다.
 
  “교회에 오지 않는 30~40%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 새로 등록한 분들의 리스트를 보니 자발적으로 찾아온 젊은이들이 많았어요. 불안함과 공허함을 느끼면 신앙을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기독교가 연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강하게 만들 것인가, 이게 숙제입니다.”
 
 
  “청년들을 품어야”
 
세계 170개국에서 6억5000만 명이 가입한 오순절교단이 개최한 ‘제26차 세계오순절대회’에서 ‘다음 세대의 부흥’에 대해 설교하는 이영훈 목사.
  온라인 예배와 젊은 세대 유입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얼마 전 강단 뒷벽에 대형 스크린을 달고, 강단 왼쪽에만 있던 파이프오르간을 오른쪽에도 설치했다.
 
  “우리 교회 성전은 1973년 7월에 완공한 오래된 건물입니다. 20여 년 전에 삼익악기 회장이었던 이효익 장로님이 1103개의 파이프를 장착한 오르간을 기증했는데 이번에 여러 장로님이 헌신하여 파이프를 두 배 반 정도 늘렸어요. 강단 뒷벽에 스크린을 설치하는 건 전 세계적 교회 트렌드예요. 그동안 교회도 정치도 장년 위주로 운영되어 젊은 세대에게 꼰대 소리를 들었어요. 기성의 입장에서 권력에 휩싸여 있으면 정치도 교회도 후퇴하게 됩니다. 젊은이들을 놓치면 미래가 없어요.”
 
  ― 청년 신자가 늘었다고 했는데 요즘 청년들은 아예 종교에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
 
  “현실적인 문제에 여러 어려움이 겹치다 보니 종교를 갖지 않는 게 편하다고 말하는 상황입니다. 인생의 사명과 건강한 가치관을 심어주고 전방위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메타버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총동원해 청년들이 뛰어놀며 예배드릴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고 있습니다. 예배 형식과 복장도 바꾸고 그야말로 BTS 공연을 교회에서 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걸 바꿔나가야죠. 교회 공동체 안에서 멘토링 시스템을 운영하여 청년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의 근원적인 해답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있음을 알리면서 그들을 품어야 합니다.”
 
 
  출산장려금 지급으로 영아 출생 3배 늘어
 
  ― 국가적으로 낮은 출산율이 문제 되고 있는데 기독교에서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요.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감소를 보며 심각함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정치권과 사회 각계각층에 호소하고 한국 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며 기도해왔습니다. 우리 교회는 2012년부터 출산장려금을 지원하며 저출산 문제 해결에 앞장서 왔습니다. 그 덕분인지 우리 교회 영아부(3세 이하)는 10년 사이에 인원이 세 배 이상 늘었어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첫째 아이는 100만원, 둘째는 200만원, 셋째부터는 5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유럽에는 18세까지 국가가 모든 걸 책임지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한 아이당 매달 700~800달러를 주는 나라들도 있어요. 우리나라도 결혼하면 집을 한 채씩 주고 한 아이당 매달 60만~70만원을 지급하여 부모들이 아이를 낳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합니다. 일단 우리 교회의 경우, 6세 이하 아이들에게 매달 10만원씩을 지급하려고 합니다. 지금 인원 파악을 하고 있어요. 출산장려금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서입니다.”
 
  이영훈 목사는 낙태(落胎)와 미혼모(未婚母)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에 우리나라에서 약 26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는데 낙태로 죽은 태아가 신생아의 세 배 이상 된다고 합니다. 출산 장려뿐만 아니라 낙태 문제와 미혼모 문제에 대한 교회의 역할을 고민하며 생명 존중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순절교단, 가톨릭교회 다음으로 규모 커
 
파주평화누리공원에 2만여 명이 모여 ‘한반도와 다음 세대 부흥을 위한 DMZ 기도대성회’를 하는 동안 세계 각국에서 236만 명이 유튜브로 함께했다.
  지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제26차 세계오순절대회가 열렸다. 오순절교단에 속한 교인은 세계 170개국 6억5000만 명으로 로마가톨릭교회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3년마다 전 세계 각지의 오순절교단 목회자들과 교회 리더들이 오순절 신앙의 사명과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모이는 축제와 같은 행사입니다. 대회 마지막 날 경기도 파주 평화누리공원에서 ‘한반도와 다음 세대 부흥을 위한 DMZ 기도대성회’를 열었습니다. 2만 명 이상이 모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장면을 유튜브로 전 세계에 생중계했는데 온라인으로 236만 명이 참여하여 한국의 분단 현실과 핵전쟁을 막기 위해 한반도에 평화가 임해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했습니다.”
 
  ‘다음 세대의 부흥’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계오순절대회에서는 세계 교회의 관심인 ‘코로나19 이후 교회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했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절망감과 허탈감을 술과 마약 등으로 채우려는 사람들에게 참된 꿈과 희망, 도전을 주기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지켜야 할 점, 바꿔야 할 점, 나아가야 할 점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성장 비결을 세계에 전하는 CGI(국제교회성장연구원)에서는 25개국의 이사 41명이 활동하고 있다. 600회 넘는 세미나에 120만 명의 외국 목사가 참여했다.
  ― 지난 10월에 CGI(국제교회성장연구원) 총재가 되셨는데 CGI는 어떤 단체인가요.
 
  “1976년에 조용기 목사님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교회 성장 비결을 나누고 전 세계 교회 성장을 돕기 위하여 설립한 기구입니다. 각국의 유명 목사님들이 물망에 올랐으나 만장일치로 제가 총재에 추대되었습니다. 감사한 일이고 열심히 해야지요. 2년에 한 번 CGI대회를 한국과 세계 각국에서 번갈아 개최하는데 현재 25개국 41명의 이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CGI 관련 콘퍼런스를 600회 넘게 개최하는 가운데 전 세계 120만 명 이상이 참여했습니다. 저의 역할은 한국 교회를 넘어 세계 교회가 건강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돕고 헌신하는 것입니다.”
 
  ― 요즘 K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K교회의 위상은 어떤지요.
 
  “한국 교회는 현재 세계 교회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한국 목회자인 조용기 목사님 덕분입니다. 매년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성령운동과 교회 성장 전략을 배우기 위해 우리 교회를 방문합니다. 한국 교회의 구역 조직뿐만 아니라 밥을 먹지 않고 기도하는 금식기도와 소리 내서 기도하는 통성기도가 세계 교회에 많이 알려졌습니다. 이번 세계오순절대회 때도 외국인들이 한국의 방식을 따라 ‘주여, 주여, 주여’를 외친 뒤 기도했습니다. 코로나19 전에 많은 외국인이 우리 교회를 방문했고, 1986년부터 매년 여름이면 대만,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등 10개국에서 수천 명의 목회자와 성도가 우리 교회를 방문해 3박 4일간 아시아성도방한성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사고 유가족 위해 10억원 성금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매년 1000억원이 넘는 교회 재정 가운데 3분의 1을 이웃사랑에 사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힘든 교인들에게 2021년 연말에 106억원, 올 8월에 50억원, 총 156억원을 지급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통받는 우리 교인들 가운데 영세 소상공인, 홀어르신 등 취약계층과 다자녀가정, 한부모가정, 탈북자 가족,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 대학생까지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100만원과 5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경제적으로 힘들었는데 감사하다, 채무를 갚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감사 인사를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 교인 외에도 서울역과 돈의동 쪽방촌에 사는 800여 가구에 50만원씩 총 4억원을 지원했고, 전국 미자립교회 2000여 곳에도 50만원씩 후원했습니다.”
 
  ― 해외도 지원하고 있는지요.
 
  “선교사님과 우리 교회 NGO 굿피플을 통해 매년 73억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굿피플은 그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 여러 나라에 31곳의 학교를 세우고 병원과 보건소 17개를 개소했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현재 63개국에 673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그동안 해외에 16개의 신학교를 개설해 원주민 선교사 1543명을 배출, 현지인을 통한 선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재난이 있을 때마다 빠짐없이 성금을 내왔다. 울진·삼척 산불 이재민 돕기, 우크라이나 교회 지원에 이어 이번 이태원 사고에도 유가족을 위해 10억원의 성금을 전했다.
 
 
  1978년부터 소득세 자진 납세
 
  교회 납세(納稅) 문제가 불거졌을 때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978년부터 목회자와 직원들이 자진하여 소득세를 납부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었다.
 
  “개신교단에서 종교인 과세에 대해 수긍하고 있지만 6만여 한국 교회 중 80% 이상이 자립이 힘든 상태입니다.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은데 과세(課稅) 당국의 이해와 검토가 필요합니다. 종교 과세는 강제성을 띠기보다 미국처럼 자발적으로 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미국은 목회자 본인이 원할 경우 세금을 안 낼 수 있지만 대신 은퇴 후 연금을 포기해야 합니다.”
 
  ― 예전에는 구국기도회가 많았는데 요즘은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못 했어요. 코로나19 직전에 광화문에서 구국기도회를 열었는데 전광훈 목사님이 이끄는 태극기부대와 구별이 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어요. 전광훈 목사님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어디나 열성적인 극우파는 있기 마련입니다. 전 목사님이 아니어도 또 그런 분이 나올 수 있습니다. 베드로가 칼로 대제사장 종의 귀를 베자 예수님은 ‘칼을 칼집에 넣으라’고 하셨어요. 예수님은 평화주의자이고 기독교는 평화의 종교입니다. 기독교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칠 경우 본질적인 부분에 소홀할 수 있습니다. 사회가 염려할 정도까지 나가는 건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앞으로 필요할 때 기독교인들이 모여 나라를 위해 기도할 겁니다.”
 
 
  “현재 한교총이 기독교계 대표”
 
이영훈 목사는 미국의 대표적 기독 사립대인 오럴로버츠대학교 2022학년도 졸업식 예배에 한국인 첫 설교자로 나선 데 이어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 1세대 목사님들의 은퇴로 2세대들이 전면에 나선 이후 교회의 단합이 안 되고 사회를 향한 목소리도 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형교회 세습 목사들의 은둔도 약화의 원인으로 보입니다.
 
  “잘하는 것은 박수를 쳐야 하지만 성경적 가치관에서 잘못된 건 잘못이라고 말하는, 정의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코로나19도 있었지만 지난 5년간 알게 모르게 침묵한 면이 있습니다. 앞으로 경각심을 갖고 사랑 실천과 함께 사회 정의에 대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목회자의 자녀여도 적합한 자격을 갖추었고 교인들이 지지하면 후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빌리 그레이엄, 오럴 로버츠, 로버츠 슐러 같은 저명한 목회자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교회를 물려받았으나 그에 대한 지적은 없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세습이 비난받는 이유는 일부 대형교회가 힘과 재물을 갖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한국은 개교회(個敎會)주의가 발전했지만 세습 목회자들이 열린 시야와 태도로 한국 교회와 소통하고, 교회의 연합을 위해 물적·인적·영적 자원을 공유하는 마음으로 사역하면 지지를 받을 겁니다.”
 
  ― 한기총이 유명무실해지면서 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관이 어디인지 아리송합니다.
 
  “한국 교회가 교권 다툼, 분열, 갈등으로 인해 갈라지고 염려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 한국 교회는 하나의 대표기관을 통해 대(對)사회적 소통과 책임을 감당하기보다 개교회 차원으로 움직인 게 사실입니다. 한국 교회의 연합이 커다란 숙제로 남았습니다.
 
  현재 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관은 제가 상임회장으로 섬기고 있는 한교총(한국교회총연합)입니다. 300개 교단 가운데 22개 교단의 교인 숫자가 전체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22개 교단만이 교육부가 인가한 신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교총은 이 22개 교단을 중심으로 모인 단체입니다. 현직 교단장이 공동대표를 맡음으로써 한국 교회를 실질적으로 하나 되게 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주사파와 차별금지법 절대 반대”
 
  ― 기독교 내에 좌경화(左傾化)된 세력이 많고, 교회에 주사파(主思派)도 침투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좌경화된 사람들이 침투하여 세력을 키운 건 사실입니다. 주사파는 한국 기독교의 정체성(正體性)과 정반대이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도 정반대입니다. 주체사상은 김일성을 인간이 아닌 영원한 영적인 우상(偶像)으로 세워서 그를 따르는 사상입니다. 세계종교연감에 2500만의 신도를 가진 ‘주체이즘’이 등재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77년간 주체사상이라는 종교가 북한을 이끌고 있습니다. 주체사상이 우리 사회에 침투하는 건 대단히 위험합니다. 한국 교회의 80%는 보수적인데 보수적인 교회에는 절대 주체사상이 침투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흔드는 주사파가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교회가 힘써야지요.”
 
  ―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교회가 차별금지법을 반대합니다. 이미 우리나라 헌법에 그들에 대한 인권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소수자를 대변하기 위한 법을 만들면 5000만 명이 차별받게 됩니다. 5000년 역사 속에 흐르는 보수성과 유교적 전통, 기독교 전통에 따르면 ‘인간은 남녀로 존재하면서 상호작용을 통해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것’이 근본입니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한국 교회가 목숨 걸고 끝까지 지켜낼 것입니다.”
 
 
  “이제는 ‘팀 미니스트리’ 지향”
 
제26차 세계오순절대회에 참석한 각국의 대표들이 자국의 국기를 들고 대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세계오순절대회는 3년마다 열리는 오순절교단의 최대 축제이다.
  ― 우리 사회에서 존경이 사라졌습니다. 요즘 종교계에도 존경받는 인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가진 분들,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목사님들이 계셨다면 이제는 팀 미니스트리(Team Ministry)를 지향합니다. 누구 한 사람을 부각시키기보다 함께 목회하는 시대입니다. 또 하나, 리더가 공격을 받다 보니 인물이 나오기 힘듭니다.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남의 험담을 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습니다. 이스라엘 대사를 비롯해 여러 유대인을 만나봤는데 절대 남을 비판하지 않더군요.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배워야 합니다. 선거 때도 상대에 대해 칭찬하고 ‘저 사람보다 내가 이런 점이 좀 더 나으니 나를 뽑아달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서로 흠집 내기만 하니 선거가 끝나도 상처가 아물지 않는 겁니다.”
 
  ― 얼마 전 《국민일보》 보도를 보니 다른 종교에 비해 기독교의 호감도가 현저히 낮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기대치가 높아서 그렇다고 봅니다. 개화기 때 기독교가 정치·의료·교육·문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니 실망한 분들이 낮은 점수를 주셨겠지요. 좀 더 잘하라는 사회적 채찍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났으니 철저하고 통렬하게 자기반성을 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어 ‘소외되고 헐벗고 가난한 사람을 섬기는 기독교, 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기독교, 통일을 위한 실천방안 마련에 힘을 기울이는 기독교’가 되어야 합니다.”
 
  ―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등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을 강화시키면서 동시에 북한과의 관계를 잘 풀어나가길 희망합니다. 최근에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을 만났는데 ‘러시아·중국·일본이 한국만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이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권력구조가 재편될 정도’라고 하더군요. 우리가 잘 유지해나가려면 우선 경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 앞으로 경제가 더 어려워질 거라고 하는데 어떻게 버텨야 할까요.
 
  “사회가 정신혁명을 해야 합니다.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긍정에너지를 모아 열정으로 사회를 바꿔나가야 합니다. 손에 든 돌을 내려놓고 서로 배우고 격려하고 같이 성장해나가도록 해야지요. 기독교에서 그런 캠페인을 벌여나가 개화기 때처럼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각합니다.
 
  “베트남에 갈 때마다 무섭게 성장하는 게 피부로 느껴집니다. 아침 7시에 출근해 저녁 8시까지 하루 13시간씩 일하면서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갈등과 다툼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으니 정말 걱정입니다. 정치권을 비롯해 우리 사회가 자기반성을 하면서 새롭게 일어서야 합니다. 정치권의 편 가르기로 심각해진 사회 갈등이 속히 치유되길 기대합니다. 보수와 진보가 격돌하고 있는데 보수는 바꿔야 할 것까지 안 바꾸는 게 문제고, 진보는 개혁하지 않아야 할 것까지 바꾸려는 게 문제입니다. 보수와 진보가 조화를 이루어 바꿀 건 바꾸고 지킬 건 지켜나가야 갈등이 사라질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집중 공격받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고 한다.
 
  “일단 대통령을 세웠으면 여야(與野) 구분 없이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밀어드려야 합니다. 그런데 초반부터 사소한 것까지 다 걸고넘어졌습니다. 대통령을 세워놓고 흠집 내기 하는 나라는 없어요. 국민의 절반이 지지했어도 당선되면 전체의 대통령입니다. 정치인들이 아량을 갖고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여야가 협력하여 훌륭한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아름다운 선례를 남기기 바랍니다.”
 
 
  “기독교에서 자유민주주의 개념 시작”
 
  이영훈 목사는 “대통령이 임기를 끝내고 감옥 가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개탄했다.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넣는 걸 다른 나라에서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만델라는 27년간 감옥에 있다가 나와 대통령이 된 후 진실과화해위원회를 만들어 죄를 밝힌 뒤 다 사면했습니다. 죄는 밝히되 대사면을 하면 보복이 없어요. 지금 같은 풍토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힘들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동서, 좌우, 남녀 등 온갖 편 가르기 프레임을 깨고 국민 대통합에 성공하는 지도자가 되길 기원합니다. 평행선으로 가다가 정권 바뀌어서 또 평행선으로 가면 안 됩니다.”
 
  ―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을 때 무슨 부탁을 하셨나요.
 
  “국정 운영에 있어서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존중해달라는 말씀을 드렸어요. 편 가르기가 없고 평등한 기독교에서 자유민주주의 개념이 시작되었으니 그 말에 모든 게 함축되어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칼빈(칼뱅) 사상을 굉장히 중시하는 분입니다. 칼빈의 캐피털리즘에서 자본주의가 나오고 경제가 발전했다는 걸 아시는 분이어서 기독교 가치관을 강조한 겁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이재용 삼성 회장이 감옥에 있을 때 책을 보냈던 이영훈 목사가 최근 이 회장과의 회동에서 무슨 말을 나누었는지 궁금했다.
 
  “삼성에서 한국 젊은이들을 위해 기여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전국 대학생들에게 등록금 반값 지원을 10년만 해보시라’고 권했어요. 가진 사람들이 많이 내놓으면 불만이 해소될 텐데, 좀 과감하게 청년들을 위한 대책을 펼치면 역사에 남는 리더가 될 거라고 말했어요. 삼성은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특히 일본이 가장 부러워하는 기업입니다. ‘한국은 나라에 기여하는 사람을 정권의 입맛에 따라 감옥에 넣었다 풀어줬다 한다’고 외신들이 보도한 일도 있어요.”
 
  ― 이태원 사고로 국민들의 마음이 많이 힘듭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새해가 밝아올 텐데 어떤 마음으로 맞아야 할까요.
 
  “갑자기 뜻하지 않은 불행을 당한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코로나19 위기가 끝나가고 있지만, 정치·경제·사회적으로는 어려운 현실이 좀 더 계속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적 문제 중의 하나는 편향적이고 극단적인 사고방식 속에서 자신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SNS로 인해 확증 편향이 가속화되고 심화되고 있습니다. 심각한 불안에 빠져 있던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고 하시자 제자들이 마음의 평강을 얻고 위대한 일을 해냈습니다. 고난은 새로운 기회입니다. 지금의 어려움은 우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신앙적 가치 회복을 통해 절망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버리지 말고 두려움을 극복해나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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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ungen    (2022-12-02) 찬성 : 0   반대 : 1
이영훈 목사님을 응원합니다.,화이팅!!!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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