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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斷想] 한국은행 독립성 흔들리나?

권혁철    kwonhc@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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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시장경제의 뼈대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발터 오이켄은 자신이 천명한 7대 근본원칙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으로 통화(通貨)의 안정을 꼽았다.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통화의 안정성이 훼손되면 시민사회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찍이 레닌이 “시민사회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통화시스템을 교란시키면 된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광복 후 우리나라에서 남로당에 의한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이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통화가치의 안정은 이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위조지폐범은 중형(重刑)에 처한다.
 
  통화가치의 안정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바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다. 중앙은행의 의사결정은 정치적인 입김을 철저히 배제한 채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권을 차지한 자들의 입맛에 따라 정책결정이 이루어지고, 이는 곧 국민경제 전체로 볼 때 엄청난 혼란과 후유증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번에 정부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적극적으로 참석하여 ‘열석(列席)발언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행의 독립성 여부가 논란에 흽싸이고 있다.
 
  금통위는 한국은행의 정책결정기구로서 통화정책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열석발언권’이란 한국은행법 제91조에 따라 기획재정부 차관이 금통위 회의에서 금통위 위원들과 나란히 앉아 발언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단, 의결권은 없다.
 
  정부가 금통위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것은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정부와 한국은행 간의 출구(出口)전략을 둘러싼 의견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명박(李明博) 대통령과 윤증현(尹增鉉) 기획재정부장관은 금리(金利)를 인상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을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열석발언권 적극 행사 발언은 결국 정부가 앞으로 한국은행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기획재정부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한 정권이 흔들기에는 너무나 중차대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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