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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斷想] 쌀값에 자유를 許하라

권혁철    kwonhc@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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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 TV와 신문을 통해 항상 듣는 소리가 있다. ‘피서지 바가지 요금’과 관련된 것으로 내용도 항상 같다. 평소의 몇 배를 받느니, 파렴치한 장사꾼이라는 등 비난을 하고 난 다음에는 “절대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훈계조의 멘트로 끝을 맺는다. 매년 계속되는 질타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바가지 요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바가지 요금’과 관련해 학생들에게 두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진 두 장의 배경은 모두 해운대 해수욕장이다. 틀린 점이 있다면 하나는 여름의 해운대이고 다른 하나는 겨울의 해운대를 찍은 것이다. 여름 해운대 해수욕장 사진에는 울긋불긋한 파라솔들이 줄지어 늘어선 가운데 수십만 인파가 개미떼처럼 몰려 있다. 겨울 해운대 해수욕장 사진에는 텅 빈 모래사장 옆으로 자전거를 탄 아저씨가 한가하게 지나가고 있다.
 
  두 개의 사진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질문을 한다. “똑같은 해운대 해수욕장인데, 왜 여름과 겨울에 가격차이가 심하게 나는 걸까?” “겨울 해운대 해수욕장에 갔을 때 웃돈 얹어달라는 사람이 있을까?”
 
  수요와 공급, 그에 따른 가격의 형성, ‘바가지 요금’에 대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이렇듯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격의 형성이다. 그런데 종종 그것을 잊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현상이 또 다른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농민들이 쌀값이 떨어진다고 아우성치고, 차라리 수확을 안 하는 것이 낫다고 논을 갈아엎는 시위를 벌이자, 정부가 이에 화답하고 나섰다. 쌀 수매를 크게 늘리는 한편 쌀 소비를 촉진시키는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또한 매년 반복되는 레퍼토리다.
 
  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쌀 소비는 매년 감소하고 쌀값은 내려간다. 쌀값이 떨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쌀이 남아돌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의도적으로 가격이 내려가지 않도록 개입하게 되면 쌀은 계속해서 남고, 가격은 지속적인 하향 압력을 받게 된다. 농민이 시위하고 정부가 이에 응답하는 한 이 현상은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이다.
 
  고장 난 녹음기처럼 매년 되풀이되는 짓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 듣기 좋은 노래도 한두 번이라고 했다. 대책도 간단하다. 쌀 가격이 자유롭게 오르고 내릴 자유를 허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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