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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斷想] 샤워실의 바보

권혁철    kwonhc@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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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수와 온수가 나오는 수도꼭지를 틀어 샤워를 하려는 바보가 처음 물을 트니 찬물이 나왔다. 대체로 처음 물을 틀면 찬물이 나오고 조금 기다리면 온수가 섞이면서 따뜻한 물이 나온다. 그런데 바보는 찬물이 나오니까 바로 뜨거운 물이 나오는 쪽으로 수도꼭지를 홱 돌린다. 그러자 이번에는 뜨거운 물이 쏟아져 나온다. 깜짝 놀란 바보는 이번에는 수도꼭지를 찬물 쪽으로 홱 돌린다. 찬물이 나오자 이번에는 또 뜨거운 물이 나오는 쪽으로….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이 정부의 무능과 어설픈 경제정책을 꼬집기 위해 만든 ‘샤워실의 바보’라는 우화다.
 
  예를 들어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 회복되기 시작해도 그것을 감지하고 정책을 펴서 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時差(시차)가 존재한다. 그런데 경기가 침체됐다고 보는 정부는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펴고 경기는 과열된다. 이제 경기과열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과열이라고 보는 정부는 대대적인 경기안정책을 펴 극심한 경기침체로 빠진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稅制(세제)개편안도 이 우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를 내세우며 출범한 現(현) 정부는 지난해 대대적인 減稅(감세)정책을 내놓았다. 대규모 감세를 통해 기업의 투자활력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소비활동을 촉진시켜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생각이었다. 다행히도 우리 경제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도 극심한 곤란을 겪지 않고 상대적으로 잘 헤쳐나가는 중이다.
 
  문제는 약 30조원에 달하는 稅收(세수)결함이다. 감세를 통해 세수가 줄어들면 그 다음 나타날 당연한 문제는 재정건전성의 악화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출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경제 위기를 이유로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재정지출이 한계에 달하고 국가채무가 누적되자, 정부는 增稅(증세)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기업과 국민들에게 감면해 주기로 했던 세금을 다시 걷겠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법인세와 소득세의 감면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찬물이 나온다고 뜨거운 물 쪽으로 수도꼭지를 급하게 돌리는 모습이다.
 
  물론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다시 증세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감세와 함께 필요한 것은 정부의 지출 규모를 축소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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