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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포커스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

‘용산 공천 자제’ ‘한동훈 조기 등판’ 등 거론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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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배 원인은, 원칙 없는 공천과 구청장 선거를 대선급으로 키운 점
⊙ 민주당, ‘사법 리스크’ 계속되면서 ‘이재명 피로도’ 높아져 꼭 유리한 상황 아냐
10월 12일 오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나온 뒤 긴급 소집된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안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조선DB
  국민의힘이 지난 10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17.15%p라는 큰 차이로 패배했다. 국민의힘은 패배 후 김기현 대표를 제외하고 당 지도부의 임명직 당직자들이 총사퇴했고 인적 쇄신과 체제 정비에 나섰다. 참패 이유에 대한 분석과 함께 수도권 의원 당직(黨職) 전진 배치와 총선준비단 조기 출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울 강서구가 원래 보수 정당에 유리하지 않은 지역이긴 하지만 과거 이신범(15대), 구상찬(18대), 김성태(18·19대) 등 보수 정당 국회의원이 여러 명 당선된 바 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김태우 후보가 승리한 지역이다. 또 올해 상반기까지 여론조사기관들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전국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 오차범위 이내인 경우가 다수 있을 정도로 양당의 지지율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여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힘 있는 여당이 지역을 발전시키겠다’고 한 공약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무엇보다 공천이 문제
 
국민의힘은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선거운동에 나섰다. 사진=조선DB
  그런데도 여당이 두 자릿수 차이로 패배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후보 문제, 두 번째는 당의 전략 문제다. 즉 원칙이 사라진 ‘용산 공천’과 당이 기초단체장 선거를 대선급으로 키웠다는 점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다. 후보로 나선 김태우 전 구청장은 이유야 어찌 됐든 유죄 판결로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자당(自黨)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때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국민의힘 당규도 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사면복권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김태우 후보를 공천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은 구청장 선거를 대선급, 즉 ‘윤석열 대(對) 이재명’ 구도로 만들어 당력(黨力)을 집중했다. 당은 김태우 후보가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은 만큼 ‘대통령의 후보’인 것처럼 언급했다. 승리하면 국정 운영의 동력을 얻을 수 있겠지만 패배하면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다.
 
  또 보궐선거 직전 정치적인 상황은 결코 여당에 유리하지 않았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까지 장관급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태여서 정부를 향한 민심이 곱지 않았다.
 

  선거운동의 문제점도 있었다. 당 지도부와 중진급이 총출동하면서 선거운동 현장에 청년 정치인이나 새로운 유세 방식이 등장하지 않았고, 젊은 부동층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패배의 원인과 문제점을 알면서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두 원인 모두 사실상 용산(대통령실)에서 출발했고, 누구든 용산을 향해 지적할 경우 차기 총선 공천에 불리한 결과를 마주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 지도부 사퇴와 인적쇄신으로 ‘용산 핫라인’이 어느 정도 정리되긴 했지만 과연 공천이 용산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용산 대통령실의 충격도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보궐선거 이후 논평 등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패배가 총선에는 藥 될 수도
 
  다만 국민의힘에는 이번 패배가 차기 총선의 약(藥)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적지 않다. 공정한 인재 영입과 공천 심사, 스타플레이어 발굴, 뼈를 깎는 모습 보이기, 민생에 집중하며 획기적인 민생 정책 내놓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가 총선 전 코로나19 지원금 등 선심성 예산을 뿌리며 민심에 호소한 사례도 꼭 바람직하다고 볼 수만은 없지만 참고할 만하다. 한동훈 법무장관의 조기 등판,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포기, ‘용산 공천’ 자제 선언 등 구체적이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 상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상대인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이 더 나쁠 수도 있다. 이재명 대표가 구속을 피하긴 했지만 계속 재판에 나가야 하는 ‘사법리스크’는 계속되고 있다. 친명계에 반발하는 세력이 늘어나면서 내홍(內訌)이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들과 정치평론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전국적인 인구고령화와 부동산가격 상승 등으로 특히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 서울을 중심으로 보수 정당이 과거에 비해서는 조금 유리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정당 지지율이 뜻하는 것일 뿐, 총선은 인물을 선택하는 선거다. 국민의힘은 20대, 21대 총선 전 비교적 유리한 판세였지만 두 번 다 심각한 공천파동으로 판세를 스스로 뒤집었다. 반대로 말하면 공천만 잘 하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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