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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더불어민주당 분열 보여주는 다섯 가지 징조

“혁신위원회가 갈라 치기 나서”(비명계 이원욱 의원) 총체적 난국, 심리적 분당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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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경 혁신위, 혁신은커녕 당내 분열만 남기고 떠나
⊙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유죄판결 나올 가능성 있다는데…
⊙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임박, 사퇴설과 불출마설 실체는
⊙ 친문재인 의원들 결집 나선다… 혁신위 강하게 비판하기도
⊙ 이낙연 전 대표 공개 행보 나서, 이낙연계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오른쪽)은 3차에 걸쳐 당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당내 분열만 가중시켰다. 사진=조선DB
  원내 제1정당(168석)인 더불어민주당의 내홍(內訌)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 8일 친(親)이재명계(이하 친명계) 안민석 의원이 언급한 ‘심리적 분당(分黨) 상태’로, 안 의원의 표현에 따르면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고 같은 하늘 아래 있지만 도저히 상종할 수 없는 그런 세력으로 적대시하는 상태”다.
 
  8월 중순 현재 민주당의 분열이 가속화되는 위험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혁신위원회 후폭풍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결과 ▲이재명 리스크로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친문 세력 결집 ▲이낙연 전 대표 본격 활동 역시 내부 결집에 반(反)하는 요소다.
 
 
  혁신위원회 후폭풍
 
  민주당이 총선 전 당내 정비를 위해 출범시킨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혁신은커녕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6월 20일 출범한 혁신위는 3차에 걸쳐 혁신안을 내놓고 8월 10일 해산했다. 예정 종료 시점보다 2주가량 빨랐다.
 
  세 차례의 혁신안은 한 번도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1차 혁신안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서약하고 이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방탄(防彈)국회’ 논란이 민주당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친명계를 중심으로 현역 의원들이 반발에 나섰고, 결국 ‘정당한 조건하의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으로 결의하는 데 그쳐 반쪽짜리 혁신으로 남았다. 2차 혁신안에는 꼼수탈당 방지책, 체포동의안 기명 표결, 상시감찰 및 특별감찰 시스템 등의 내용이 담겼지만 당내 갈등과 논란만 계속되면서 수용이나 결의 과정은 아예 진행되지 못했다.
 
  갈등에 쐐기를 박은 것은 마지막 혁신안인 3차 혁신안이다. 핵심 내용은 당 지도부 선출 방식에서 대의원 투표를 폐지하는 것이다. 혁신위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은 권리당원 1인 1표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선출한다는 안을 내놓았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다.
 

  대의원이란 중앙당 및 시도당 당직자 및 운영위원, 각 지역구 지역위원장과 주요 당직자 등 대부분 실제로 당무에 관여하는 당원들이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이 지역 대의원을 추천할 수 있다. 혁신위 입장은, 대의원은 의원과 지역위원장 등 조직에 의해 표심이 좌우될 수 있는 만큼 당원들에게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일반 권리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가 전부가 될 경우 당내 의견보다는 특정 정치인 팬덤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른바 개딸(이재명 강성 지지층)들의 결집으로 투표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친문, 이낙연계를 비롯해 비명계(비이재명계)가 “민주주의와 정당의 근간을 흔들고 팬덤만 키운다”며 일제히 강력 반발하는 중이다.
 
  혁신위는 또 다선(多選) 의원 불출마 종용으로도 구설수에 올랐다. 김은경 위원장은 “수차례 의원직을 역임하시고 의회직과 당직을 두루 맡으시면서 정치 발전에 헌신하신 분들 중에서 이제는 후진을 위해 용퇴를 결단하실 분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나서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박지원 전 국정원장, 천정배 전 의원 등이 포함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용퇴해주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다선 의원들이 반발에 나선 것은 물론, 민주당에 리스크를 가져온 의원들이 대부분 초선이라는 점도 논란거리가 됐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의 다선 의원 용퇴에 대해 “갈라 치기의 전형”이라며 “선출직만 4번이신 분이 지금의 당대표 이재명 대표다. 그런데 혁신 대상에서는 피해 갔다”고 이 대표의 용퇴를 촉구했다.
 
  당 지도부는 혁신안을 8월 16일 정책의원총회, 28~29일 의원 워크숍 등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혁신위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데다 의원들의 반발이 심해지면서 혁신안을 수용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유죄판결 나올까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기소된 무소속 윤관석(왼쪽) 의원과 이성만 의원. 윤 의원은 구속, 이 의원은 불구속 상태다. 사진=조선DB
  2021년 4월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대표 후보 당선을 위해 윤관석 의원 등이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도 수사가 계속되면서 민주당을 바짝 긴장하게 하고 있다. 검찰은 돈봉투 살포 혐의를 받는 윤관석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구속한 데 이어 구속기간을 한 차례 연장했다. 윤 의원은 이성만 의원과 함께 송영길 후보 당선을 위한 정치자금 마련을 지시하고 캠프 관계자들로부터 6000만원을 받아 현역 의원들에게 직접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의원 19명의 명단이 언론에 보도됐지만 해당 의원들은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법적 대응을 예고한 의원도 있지만 검찰은 이들이 돈봉투를 받은 정황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에서는 돈봉투 사건 관계자들이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보통 뇌물수수 등의 경우 물증이 부족한 만큼 자백과 정황증거가 판단 기준이 될 수밖에 없고, 그만큼 밝혀내기도 어렵다. 최진녕 변호사는 “윤관석 의원은 구속, 이성만 의원은 불구속된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두 의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윤 의원만 구속됐다. 최 변호사의 얘기다.
 
  “같은 혐의하에서 이 의원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불구속됐고 윤 의원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됐다. 같은 의원, 같은 당, 같은 혐의에서 왜 이런 결론이 나왔을까. 법조계에서는 이 의원이 일부 자백을 하고 수사에 협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증거 인멸의 우려는 없다고 본다.”
 
  검찰이 자신 있게 돈봉투를 받은 의원 명단을 작성한 것도 일부 자백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연루된 인물들이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민주당은 정치적, 도덕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의 계파가 다양한 만큼 계파와 상관없이 당 전체를 뒤흔들게 된다.
 
 
  이재명 리스크, 불출마 여부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에 꾸준히 이어져오는 악재다. 최근 이재명 대표의 사퇴설과 불출마설이 정가를 휩쓸었다. 한 정치평론가가 “10월께 이재명 대표가 사퇴하고 수십 명의 의원이 김두관 의원을 당대표로 내세울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다. 근거는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와 관련해 8월 말~9월께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최근 이 대표에게 불리한 쪽으로 진술을 바꾸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재명 10월 사퇴설’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술자리에서 나온 얘기”라며 폄하했고 김두관 의원이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화에 나서며 논란은 진정된 듯했다. 그러나 그 후 이재명 12월 사퇴설과 불출마설까지 나오고 있다.
 

  12월 사퇴설은 당헌·당규 때문이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4년 8월 28일까지인데, 임기가 8개월 이상 남은 상태(2023년 12월 28일)에서 당대표가 사퇴하면 전당대회를 열고 2년 임기의 새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오는 12월 28일 이후 이 대표가 사퇴하면 전당대회가 아닌 중앙위원회에서 잔여 임기를 맡을 당대표를 선출한다. 당내에서 “이재명 체제로 총선을 이기기 어렵다”는 주장과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표 체제가 계속되기만을 오매불망 바라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만큼 이 대표 사퇴설은 끊임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재명 대표의 총선 불출마설도 힘을 얻고 있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가 선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공식적으로는 이 대표의 사퇴설과 불출마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언론특보인 김현정 평택을 당협위원장은 이 대표 사퇴설과 불출마설에 대해 “단 한 번도 들은 적 없다”며 “여권에서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흘리는 얘기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친문의 움직임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 1주년을 맞은 지난 5월 10일 이재명 당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을 찾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여러 이유로 친이재명계가 비교적 잠잠한 가운데 친문재인계는 결집력을 높이고 있다. 8월 25일에는 문재인 정부 출신 의원들이 경남 양산으로 내려가 문 전 대통령과 만찬을 갖는다. 이번 만찬은 문재인 정부 출신 초·재선 의원 모임인 초금회가 평산책방 방문 겸 추진하는 자리로 김한규, 김영배, 윤건영, 최강욱 의원 등이 참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치 현안과 내년 4월 총선 대비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한편 김은경 혁신위원회와 민주당 내부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친문 의원 연구모임 ‘민주주의 4.0’은 김은경 혁신안에 대해 혹평했다. 민주주의 4.0은 전해철 의원을 필두로 60명이 넘는 의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친문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민주주의 4.0은 혁신위가 3차 혁신안을 내놓고 사실상 해산한 다음 날인 8월 11일 성명서를 내고 “돈봉투 의혹과 코인 논란 등으로 추락한 당 이미지를 쇄신하고 신뢰를 회복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일을 해야 했다”면서 “오히려 혁신위는 부적절한 설화와 논란으로 민주당을 국민과 멀어지게 만들고 당내 혼란과 갈등을 부추겼다”고 냉혹한 평가를 내놓았다. 이어 혁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혁신위가 위기 극복이 아닌 당내 갈등만을 양산했고, 신뢰와 권위를 상실한 상태에서 발표한 혁신안을 민주당의 혁신안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낙연계는 지금
 
  친문 세력이 결집하는 가운데 또 다른 계파의 중심인 이낙연 전 당대표도 공개 행보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오는 8월 25일 부산시의회에서 자신의 구상을 정리한 저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에 대해 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 강연회는 민주당 소속 부산시·구의원들이 주축이 된 모임 ‘포럼 바다로’가 주최하는 것으로, 강연회에는 이낙연계 정치인들도 모일 예정이다.
 
  이낙연계는 김은경 혁신위를 비판하며 이 대표 중심의 혁신위 때문에 민주당이 더 위기에 빠졌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은 혁신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현재 민주당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윤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유지를 전제로 하면 아무것도 혁신을 할 수 없다”며 “혁신위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돈봉투 사건, 팬덤정치, 방탄정당, 민주주의의 후퇴 때문 아니었나. 이런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대책을 내놓은 게 없다”고 비판했다. 신경민 전 의원은 “혁신위가 곧 터지게 될 폭탄을 놓고 사라져 버려 엄청난 충격을 줬고, 감당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며 “곧 있을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당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낙연계는 좌장 격인 설훈 의원이 전 보좌관의 군사기밀 유출 혐의 건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본격적인 결집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설 의원의 전 보좌관은 설 의원이 국방위원회 소속임을 이용해 북한의 대남군사정보 수집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고 방첩당국의 내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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