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특집] 긴급제언 - IMF 외환위기 타개한 金龍煥 前 비상경제대책위원장

“高성장에 대한 환상 당장 버려라”

  • : 김연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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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대상국의 실물경제 하락으로 외환위기보다 더 힘든 상황 올 수도

金龍煥
⊙ 1932년 충남 보령 출생.
⊙ 공주고·서울대 법대 졸업. 美 뉴저지주 페어리디킨슨대 명예경제학 박사.
⊙ 재무부 이재국장, 상공부·재무부 차관,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재무부 장관,
    13·14·16대 국회의원, 민자당 정책의장, 자민련 부총재, 비상경제대책위원회 대표위원,
    한국외채협상단 수석대표 등 역임.
⊙ 상훈: <청조근정훈장> <자유중국수교훈장>.

정리 : 金南成 月刊朝鮮 기자
지난 10월 9일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까지 치솟았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900원대를 돌파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400선이 무너져, 주가와 환율이 같은 수치를 보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 국민들은 속절없이 무너지는 증시와 외환시장을 지켜보면서,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떠올리며 진저리를 쳤다.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시장과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환율 상승폭과 주가 하락폭이 더욱 컸다. 外信(외신)들은 이를 근거로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비교하며, ‘한국의 제2 외환위기說(설)’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1997년 당시보다 27배가 많은 2400억 달러다. 제2의 외환위기는 없다”며 외환위기설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위기는 누구도 처음 겪는 일이라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IMF 외환위기를 타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金龍煥(김용환ㆍ66) 前(전) 비상경제대책위원장을 만나 현 경제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1997년 12월 외환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만든 비상경제대책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후에 초대 금융감독위원장을 맡았던 李憲宰(이헌재)씨는 비대위에서 실무기획단장으로 일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용환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를 맡겼던 건, 그가 국가적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1974년 제1차 오일쇼크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이었다. 1차 오일 쇼크 당시 대한민국은 부도직전까지 갔다. 위기를 맞아 김 전 위원장은 ‘1·14 대통령 긴급경제조치’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했고, 재무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겨 긴급경제조치의 이행과정을 마무리했다.
 
  김용환 전 위원장은 인터뷰가 시작되자 꼼꼼하게 작성한 답변서를 필자에게 건넸다. 김 전 위원장은 답변서 서두에 다음과 같이 적어놓았다.
 
  “위기는 두려움 자체와 그에 대한 과민반응에 있다. 먼저 차분하게 대처해 나가자.”
 
  그는 인터뷰 내내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펄쩍펄쩍 뛰지 말고, 차분하고 지혜롭게 위기를 대처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조심스러워”
 
   ─1997년과 달리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많고, 은행과 기업의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단단해졌습니다. 그런데도 주식이 급락하고 환율이 1998년 수준으로 뛰어올랐습니다.
 
  “1997년의 상황보다 다소 나은 점은 외환보유고 부분입니다. 당시는 외환이 바닥이 나서,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죠. 지금은 정부가 발표한 것에 따르면, 약 2400억 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약 1600억 달러가 1년 미만의 단기 외채에 관계돼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800억 달러 정도는 메워 갈 수 있는 여유가 있겠죠.
 
  지난 10여년간 기업과 은행의 구조 개혁을 통해, 재무구조와 경쟁력이 비교적 건실해진 것도 차이점이에요. 하지만 정부와 기업의 대응 여하에 따라,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는 순식간에 날아갈 수 있습니다. 정부는 800억 달러를 온전히 보전하면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일각에서 姜萬洙(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금융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李明博(이명박) 정부가 현 위기 사태를 잘 대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강만수 장관 개인을 경질하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문제는 경제에 대한 리더십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세 번 외환위기를 겪었습니다. 첫 번째가 1974년의 1차 오일쇼크. 두 번째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번이 세 번째예요. 지난 두 번의 위기 때는 정부가 비교적 위기 상황을 진솔하게 받아들였고, 국민들에게 협조와 이해를 구했습니다.
 
  또 경제부총리라는 제도적인 장치나, 재경부에 그에 버금가는 권한이 집중돼서 일사천리로 일을 했어요. 뒤에서 이들을 뒷받침하고 독려하는 대통령의 개혁의지가 있었습니다. 특히 1997년 위기 때는, IMF라는 마지막 방파제가 있었죠. 그래서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정부 정책에 동참해 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과연 두 번의 외환위기 때처럼 잘 대응하고 있나’하는 의문이 듭니다.”
 
  ―어떤 점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주요 수출시장 모두가 급속히 위축될 겁니다. 대응 여하에 따라 국제수지 악화는 물론 실물경제의 급속한 위축으로, 과거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려운 국면으로 진전될 우려가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高(고)성장이 가능하다는 집념을 버리지 않는 것 같고, 임기응변식으로 사태를 피해 가려고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이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12인 비상경제대책위’의 김용환(맨 오른쪽) 자민련 부총재와 임창열 경제부총리, 유종하 외무부장관(김용환 왼편으로)이 1997년 12월 25일 밤 국회의원회관에서 외환위기 극복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1997년 위기는 ‘저축과 절제’ 잃었기 때문”
 
  ―우리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지만, 고성장에 대한 끈을 놓치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정부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몇 차례 자신감 섞인 얘기를 할 수는 있지요. 하지만 현실이 뻔한데, 과장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믿을 것 같습니까? 우리나라는 고성장을 해야 하지만 경제는 순서와 단계가 있는 겁니다. 지금은 고성장 운운할 때가 아니에요.”
 
  ―일각에서는 폐지됐던 경제부총리제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저는 부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의 체질을 변화시킬 때는 제도를 변경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외환위기에서 더 나아가 국외, 국내의 실물경제 위축을 어떻게 감당하느냐’에 정책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여기에 집중하지 않고, ‘100대 경제 정책’이니 하는 얘기를 하는 건 문제가 있어요. 경제부총리를 부활해서 이런 부분을 잡아줘야 합니다.”
 
  ―1997년 외환위기가 일시적인 외환 유동성 부족 때문이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朴正熙(박정희)식 경제 모델의 파탄이었다고 보십니까.
 
  “당시 외환위기는 김영삼 정부의 허장성세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OECD에 가입하고 나서, 마치 선진국이 된 것처럼 거들먹거리지 않았습니까. 대기업은 과도하게 돈을 빌려 무분별하게 투자했고, 김영삼 정부는 선진국이 됐다는 자만심에 빠져 기업의 과도한 채무를 용인했어요. 외국 언론에서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고 비웃었습니다. 박정희식 경제 모델, 개발연대의 핵심은 ‘저축과 절제’ ‘잘살아 보자’는 국민적 합의였어요. 1997년 외환위기는 이런 박정희식 경제 모델의 정신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사태 때, 비상경제대책위원회(비대위)가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비대위는 300억 달러에 달하는 단기 대외채무의 기한 조정에 가장 신경을 썼습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IMF에 ‘일부 대외채무를 깎아 달라’고 요청할지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머리카락 일부를 자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일명 ‘헤어 컷(hair cut)’이라고 하는데요. 제가 그걸 막았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였어요. 첫째, 헤어 컷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 부도 선언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부도 선언을 피하면서 사태를 수습해 나가자고 했습니다. 둘째, 채무국들에 이자 정도는 감면해 달라고 할 수 있지만, 원금을 못 갚겠다고 하면 신용도가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저는 김 대통령에게 ‘만약 우리가 잘못하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외화를 빌려올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제가 끝까지 반대해서 270억 달러의 기한 조정을 하고 이자를 깎았습니다.”
 
 
  IMF보다 더 IMF처럼 행동하자
 
1998년 1월 3일 서울역앞 대우센터 로비에서 열린 ‘나라경제 살리기 위한 금모으기 운동’에 반지와 목걸이, 장신구 등을 가지고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역할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김대중 대통령은 親(친)노동 좌파 성향의 정치인입니다. 그런 그가 ‘시장경제의 틀 속에서 경제를 개방하고 개혁하겠다’ ‘구조조정에 관한 이행조건을 성실하게 실천하겠다’고 미국과 IMF 등 국제금융 사회에 설득을 하러 다녔습니다. 김 대통령이 주위의 우려를 깨고, 국제금융 사회를 설득하고 실행하는 데 온 힘을 다했고, 이게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합니다.”
 
  그는 “당시 비대위의 모토가 ‘beyond the IMF’였다”고 한다. ‘IMF보다 더 IMF처럼 행동하자’는 뜻이었다는 것이다.
 
  ―이번 전세계 금융위기를 미국식 자본주의의 종말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자본주의도 약점이 있습니다. 특히 미국식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첫째, 절제와 저축이라는 미덕이 소홀했던 점입니다. 미국의 경제 교과서를 보면, ‘저축(savings)’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가 없어요. 일단 쓰고 나서, 부족한 돈은 외국에 미국 국채를 팔아서 채워 넣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은 수십년 간 쌍둥이 적자(재정적자, 무역적자)를 기록했어요. 특히 미국 재정적자는 전세계 국가의 재정적자의 4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과거에 미국인들을 만날 때마다 ‘너희들이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쓰니까 경제가 감당을 못 하는 거다’라고 말했어요. 이게 문제의 핵심이죠. ”
 
  ―이번 금융위기가 시장개방, 시장지상주의 때문에 비롯됐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한미 FTA 등 자유무역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와 자유주의 경제질서의 혜택을 가장 크게 받은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지난 개발연대의 두 축이 개방정책과 수출 주도형 공업정책이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시장경제와 자유주의 경제질서 덕분이었어요.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시장경제도 약점이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反(반)시장주의를 주장하는 건 맞지 않아요. 反(반)시장주의가 어떻게 몰락했는지를 우리가 똑똑히 목격하지 않았습니까?”
 
 
  쓰나미가 올 때는 슬그머니 피해야
 
  ―미국의 경제 침체, 세계적인 수요 감소가 몰고 올 ‘쓰나미’에 한국경제는 어떤 방파제를 쌓아야 하겠습니까.
 
  “방파제를 쌓을 것이 아니라 쓰나미가 밀려 올 때는 슬그머니 피해야 합니다. 세계 경제가 지난 10여년간 호황국면을 지나 조정기에 들어섰습니다. 따라서 경제정책의 기조를 살얼음판을 걷는 것같이 축소 균형에 의한 경제 체질 강화로 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기업·국민, 특히 노동 분야의 고통 분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경기부양책보다 긴축정책을 펴야 합니까.
 
  “그렇죠. 현재 우리 수출 대상국들의 실물경제가 침체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출을 못 하면 먹고 살 수가 없잖아요? 따라서 정부는 이에 대한 확고한 대책을 세우는 동시에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예산의 절감 등 정부가 허리띠를 먼저 졸라매야 합니다”.
 
  ―미국처럼 감세 정책을 펴야 할까요.
 
  “제가 말하는 감세는, 법인세나 중소 상공업인들에 대한 감세를 의미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상속세 완화 등을 운운하는데 지금은 그럴 시점이 아닙니다. 저도 종합부동산세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종부세는 조세 보복적 차원에서 만들어진, 순수성을 결여한 조세항목이라 궁극적으로는 없애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기영합적으로 종부세 등의 감세를 주장하는 건, 국민정서상 맞지 않아요.”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부 장관이 미국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현재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11 년 전 아시아 국가들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루빈의 의도를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현재 IMF, 미국, EU 등에서 적극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과거 IMF는 우리가 금리를 낮추려고 해도 고금리 기조를 유지시켰고, 축소 균형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우리 외환위기 때는 엄청난 고통 분담을 요구했으면서, 지금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단 말입니다. IMF든 미국이든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우리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수출국 사정은 좋지 않은데, 우리 기업에 투자를 강조하다 보면 지금 가지고 있는 800억 달러가 언제 날아갈지 모릅니다.”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한다고 해서, 국제적인 흐름을 무시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물론 그렇지요. 李成太(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10월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예상 밖으로 금리를 낮췄어요(5.25%→5.00%). 미국의 금통위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유럽중앙은행 등 대다수 국가가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있잖습니까.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에는 금리인하 협조 요구도 안 했는데도 지혜롭고 재빠르게 대처한 겁니다.”
 
 
  허리띠 졸라매되 저소득층 지원책 필요
 
  ―체질 강화를 위해 기업과 은행이 어떻게 대처했으면 합니까.
 
  “서두르지 말고, 과잉반응 안 하고 차분하게 대응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 투명성, 부채비율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정부와 공기업의 개혁, 재정 건전성을 견지하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허리띠를 졸라매면, 국민들이 다시 IMF 때처럼 힘들어지겠군요.
 
  “IMF처럼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미리 허리띠를 졸라매야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고통을 받게 되는 저소득층, 영세 상인들에 대해 지원을 강화하고, 사회안전망을 확대해야 합니다. 졸라맨 허리띠의 여분을 가지고 저소득층이 고통 받지 않도록 지원하는 데 정부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 미국식 글로벌 스탠더드에 끌려갈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금융시장의 개방과 글로벌 스탠더드의 수용은 자본주의 세계경제질서에 편입된 우리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긴 안목으로 볼 때, 올바른 방향이었다고 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외자에 대해 선별 없이 대응한 것, 경직적 금산분리원칙, 이에 맞물려 일어난 국내자본에 대한 역차별 등은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거품이 꺼져서 금융기관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금융기관이 방만하게 부동산 담보대출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방만하게 대출 영업을 해놓고 나서, 문제가 생기면 정부에 공적 자금을 투입해 달라는 것은 ‘모럴 해저드’입니다. 그 책임은 금융기관이 져야 합니다.”
 
  ―지난 5년간 외국인 직접투자가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유입된 외자 가운데, 극단적으로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본 외에 정말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외국인 직접투자 액수는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환영할 만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지 않은 이유는, 우리의 전투적인 노동조합 탓이 커요. 여기에 외국인 투자에 대한 反(반)국민 정서까지 가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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