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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추적] 社長 죽인 경찰과 언론의 합작 誤報 -「쓰레기 만두」는 없었다

자투리도, 단무지도, 만두소도, 만두도 위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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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도,
「쓰레기 단무지」도,
「쓰레기 만두소」도,
「쓰레기 만두」도 없었다


[3大 의혹 규명]
● 으뜸농산은 단무지 자투리를 쓰레기로 버렸나?
으뜸농산: 『으뜸식품에 넘겨주는 단무지 자투리를 우리는 「식품 원료」로 관리했고, 위생검사를 받았다. 경찰은 처음부터 단무지 자투리를 「쓰레기」로 단정했다』
● 으뜸식품은 더러운 물을 사용해 무말랭이를 만들었나?
으뜸식품은 제조허가를 받아서 무말랭이를 제조, 세 차례 행정기관에 적발됐지만 水質과 관련된 적은 없음. 경찰이 실시한 수질조사 결과에서 46개 항목 중 「탁도」만 기준치 초과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은 누가 만들었나?
경찰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라고 왜곡한 것을 언론이 「쓰레기 단무지」 「쓰레기 만두」라고 과장했다


<月刊朝鮮 특별취재반>
金演光 月刊朝鮮 부장직무대행
金瑩周 月刊朝鮮 인턴기자
朴素韻 月刊朝鮮 인턴기자
李 珍 月刊朝鮮 인턴기자
자살한 만두업체 사장, 『쓰레기라는 오명만은 벗고 싶다』
지난 6월11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쓰레기가 담긴 대형 모형 만두를 발로 밟아 터뜨리는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6월13일 오후 8시50분쯤. 하늘색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30代 중반의 남자가 반포대교 남단에서 한강으로 뛰어들었다. 그가 투신한 지점에는 가지런히 벗어 둔 구두와 핸드폰이 남겨져 있었다.
 
  구두와 핸드폰 밑에 A4 용지 세 쪽 분량의 유서가 깔려 있었다.
 
  죽은 사람은 만두 제조업체 「비전푸드」의 신영문(35) 사장이었다.
 
  경찰청 외사과는 지난 6월4일 『쓰레기로 버려지는 중국産 단무지 자투리를 수거, 폐우물로 탈염·세척하여 전국 25개 유명 식품회사 등에 만두·야채빵의 재료로 납품해 온 악덕 업자 6명을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6월10일 비전푸드를 「불량 만두소를 이용한 업체」 명단에 포함시켜 공개했다. 비전푸드가 「으뜸식품」에서 구입한 만두소 재료는 모두 472kg이었다. 2002년 12월부터 매달 34kg 정도의 무말랭이를 사들인 것이다.
 
  지난해 1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비전푸드는 경찰 발표 직후 판로가 막혀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부도 위기에 몰렸다. 언론 보도 1주일 만에 신사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신사장은 유서에서 「비전푸드의 만두는 쓰레기 만두가 아니다」고 항변했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희 비전 만두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여러분께서 조금이나마 저희 비전 만두를 이용해 주시면 저희 비전은 두 번 죽지는 않습니다. 쓰레기 만두의 멍에가 벗겨져야 만두가 살고, 식품 경기 서민 경기가 살아납니다.
 
  제발 국민 여러분께서 더 이상 분노하지 마시고,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여러분이 안심하고 만두를 먹어 주셔야 만두 업계 경기가 살고 그곳에 종사하신 분들, 가족들, 소비자, 국민이 살 수 있습니다>
 
  신사장은 자신의 회사 이름이 공개된 후 TV의 심야 토론에 전화를 걸어 『국민이 수년간 「쓰레기 만두」를 먹게 된 것은 정부가 으뜸식품이 「불량 만두소」를 제조하는 것을 알면서도 강력단속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폐업을 감수하겠으나 「쓰레기」라는 汚名(오명)만은 벗고 싶다』고 말했다.
 
  속칭 「쓰레기 만두」 파동은 거셌다.
 
  만두 업자들의 긴박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만두를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주부들은 냉동실을 뒤져서 식품의약품안전청 명단에 오른 업체의 만두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명단에 오르지 않은 업체도 「쓰레기 만두」 파동을 비껴가지 못했다. 「쓰레기」를 원료로 이용한 식품 만두에 대한 소비자들의 不信(불신)과 嫌惡(혐오)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유산한 한 주부는 인터넷에 이런 글을 올려 놓았다.
 
  <얼마 전에 아이를 잃었습니다. 유산이 됐는데 병원에서 유산의 원인이 환경오염에 의한 것일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저는 만두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아이를 가지니 만두가 더 먹고 싶더군요. 냉동실에 만두를 쌓아 두고 하루에 한 판씩 삶아도 먹고, 구워도 먹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발표한 명단을 보니 제가 먹은 만두 회사도 들어가 있더군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습니다. 유산된 아이에게 미안하구요>
 
 
 
 경찰청 사람들, 『쓰레기 만두 파동은 언론의 책임』
 
   「쓰레기 만두」 파동 와중에 만두 업체들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내가 만든 만두를 먹이고 있다』, 『우리가 만든 만두가 정말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쓰레기 제품이라면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만두에 대한 위생검사를 해 달라』고 항변했다.
 
  그 목소리는 아무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자들을 엄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쓰레기 만두」 파동 이후 한 달, 한 해 매출 2500억원 규모의 만두 제조업체는 고사 상태다.
 
  그런데 이번 취재과정에서 만난 경찰청 외사과의 담당 수사관들은 『우리는 「쓰레기 만두」라는 말을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쓰레기 만두」 파동을 일으킨 책임은 전적으로 언론에 있다』고 펄쩍 뛰었다.
 
  『만두로 이용되는 만두소 가운데 하나인 「무말랭이」를 非위생적으로 만든 업체들이 발견됐고, 그 부분을 수사했을 뿐』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수사 담당자의 얘기다.
 
  『「폐기처분되는 자투리 무를 수거했다」고 했지, 「쓰레기 만두」라고 하지 않았다. 만두는 냉동식품으로 유통되고, 끓이거나 구워서 먹는다. 만두소가 비위생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과 만두의 유해성은 별개의 문제다. 만두소가 불건전하게 만들어진다고 했지, 언제 우리가 만두를 「쓰레기」라고 했나. 언론에서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을 썼다가 사람이 죽고 나니까 「불량 만두」라고 바꿨다』
 
 
 
 「쓰레기 단무지」→「쓰레기 만두소」→「쓰레기 만두」
 
   그렇다면 「쓰레기 만두」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경찰청은 지난 6월4일 『「으뜸식품」 등 6개 악덕 업주가 쓰레기로 버려지는 중국산 단무지 자투리를 모아서, 나쁜 수질의 물로 씻어서 만두에 들어가는 무말랭이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라는 경찰 발표가 곧바로 「쓰레기 만두소」,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으로 이어졌고, 「쓰레기 만두」 파동으로 질주했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로 「불량 만두소」가 만들어졌고, 그 「불량 만두소」를 사용한 「불량 만두」가 만들어졌다는 게 「쓰레기 만두」 파동의 핵심이었다.
 
  어떤 만두를 「쓰레기 만두」로 부르려면, 「그 만두가 비위생적이고, 먹기에 부적합하다」는 과학적 분석과 자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쓰레기 단무지」, 「쓰레기 만두소」, 「쓰레기 만두」가 세균에 감염됐는지, 먹었을 때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에 대한 검증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구는 식품의약품 안전청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자투리 단무지, 이 단무지로 만든 만두소, 이 만두소가 들어간 만두를 수거해서 과학적인 검증과 분석을 하는 대신, 경찰 수사 발표에 근거해 「쓰레기 만두소」를 구입한 업체의 實名을 모두 공개했다.
 
  명단에 오른 업체들은 『만두소의 위생을 관리해야 하는 책임은 정부에 있는 것 아니냐』는 항변을 남기고, 대부분 문을 닫아야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6월15일에 이르러서야 불량 만두 문제를 성급하게 처리한 점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한 달 내내 위생검사 받는 「으뜸농산」
 
   한국의 경찰과 언론,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에 흥분한 여론을 뒤쫓기에 바빴다. 이제 「쓰레기 만두」 파동은 「단무지제조협회」를 비롯한 만두관련 업체와 언론사 간의 법정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과연 단무지 자투리들은 쓰레기로 버려진 것인가?
 
  ▲「으뜸식품」은 경찰의 발표대로 비위생적인 「폐우물물」로 무말랭이를 만든 것인가?
 
  ▲우리 국민들이 즐겨 먹은 만두는 과연 「쓰레기 만두」였나?
 
  지난 7월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영태리의 「으뜸농산」을 찾았다.
 
  으뜸농산은 「쓰레기 만두」 파동의 시발점이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를 무말랭이 제조업체 「으뜸식품」에 공급한 것으로 경찰이 지목한 단무지 제조공장이 바로 으뜸농산이기 때문이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으뜸식품은 만두소로 쓰이는 「무말랭이」의 70% 정도를 시장에 공급했고, 으뜸식품이 쓴 원료의 80% 정도가 으뜸농산에서 공급됐다.
 
  으뜸식품은 으뜸농산에서 15km쯤 떨어져 있다. 으뜸농산은 단무지 자투리 등을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으뜸식품에 「무말랭이」 원료로 단무지 자투리들을 공짜로 넘겨줬다. 단무지 자투리를 쓰레기로 처리하려면, 1t당 7만원의 비용이 든다. 그래서 단무지 공장 사장에게는 「무말랭이」 업자가 고마운 손님이다.
 
  으뜸농산의 지난해 매출액은 50억원. 25종의 단무지를 하루에 18t씩 생산했다. 「쓰레기 만두」 파동으로 지난 6월의 매출은 2억원을 겨우 넘겼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수출할 예정이었던 200t의 단무지는 모두 폐기 처분됐다.
 
  단무지 제조공장은 총면적 1000평의 2층 조립식 가건물이었다. 2층 사무실에 들렀더니 직원 3명이 일하고 있었다. 일이 없어서인지 한가한 분위기였다. 파동 전 으뜸농산의 직원은 90명이었으나 지금은 40명으로 줄었다. 50명이 감원됐다.
 
  사무실 벽에는 이 공장의 「6월 일정표」가 붙어 있었다.
 
  일정의 대부분이 위생검사였다. 이 공장에서 단무지를 납품받는 「풀무원」, 「월마트」, 「까르푸」 등의 유통업체가 불시에 공장 위생점검을 나온다고 한다. 한 달에 다섯 번 정도 위생점검을 받고 있고, 어떤 업체든 위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거래를 중단한다.
 
  으뜸농산은 매주 수요일마다 자체 위생점검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단무지 제조공정을 살펴보기로 했다.
 
  먼저 신발을 벗고 하얀 장화로 갈아 신은 뒤, 마스크와 모자, 가운을 착용했다. 공장 입구에는 소독액이 가득한 가로 150cm, 세로 50cm, 높이 20cm 가량의 세족조가 설치돼 있는데, 고무장화를 신은 채 세족조에 들어갔다. 물로 손을 씻고 난 뒤 손에 소독액을 뿌렸다. 이 소독액은 식품 첨가제로 분류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부스에 들어가 5초간 전신에 에어 샤워를 했다.
 
 
 
 
으뜸농산: 『단무지 자투리를 「식품 원료」로 관리했다』

 
   공장 안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모두 마스크와 모자, 위생 가운과 장화, 위생용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단무지 제조공정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공장을 한 바퀴 돌았다. 으뜸농산에서 단무지가 생산되는 과정은 대략 다음과 같다.
 
  <일반 무와 달리 길쭉한 단무지用 무를 산지에서 계약재배한다. 무 1kg에 120원 정도로 계약을 한다. 무 종자를 8월 초에 심어 11월 초에 수확한다. 통째로 소금에 절여서 저장탱크에 보관한다. 염장된 무를 하루에 18t 정도씩 으뜸농산 공장으로 운반해 온다.
 
  탈염 탱크에서 3일간 보관하여 염도를 낮추고, 세척 기계에 넣어 껍질을 깎아내고, 세척수를 투입해서 씻어낸다. 이 과정에서 나온 무 찌꺼기들은 100% 폐기된다. 세척수는 식품위생법상 식음이 가능한 물을 쓴다. 이런 과정을 거친 단무지用 절임 무가 공정에 투입된다>
 
  직원들이 단무지로 만들기에 적합한 무를 육안으로 선별했다. 골라낸 단무지를 절단기에 넣어 둥근 모양의 무를 네모나게 잘라냈다. 잘라낸 무를 한 번 더 씻어, 용도에 따라 각종 절단기에 집어넣었다.
 
  김밥用, 중국집用, 통무用 등… 25개 용도로 나뉜다.
 
  도매용과 소매용으로 포장을 다르게 한다.
 
  포장을 마친 단무지 완제품은 80°C 이상의 고온 살균수에 투입해 살균을 한다. 그 후 5°C의 냉각수에 집어 넣어 아삭아삭 씹는 맛을 더한다.
 
  완제품은 최종 검사를 거쳐 박스 포장을 하고, 냉장 창고에서 보관된다.
 
  직원들은 단무지用 무의 껍질을 벗겨낸 후, 절단기에서 잘라낸 후, 포장하기 직전 등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이물질이 들어갔는지, 단무지로 부적합한 무가 사용되었는지 육안 검사했다. 쇳가루 등이 들어갔나 확인하기 위해 금속탐지기 검사가 추가로 이뤄졌다.
 
  공장 견학을 마치고 사무실에서 오영운 상무를 만났다.
 
  오상무는 『우리가 「으뜸식품」에 제공한 단무지는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가 아니었다』며 『으뜸식품에 제공하는 단무지 자투리를 우리는 「식품 원료」로 취급했고, 그에 맞게 위생적으로 관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는 없었다』며, 경찰 수사 결과 발표를 정면 반박했다.
 
 
 
 단무지 자투리 6개월마다 위생검사
 
   ―경찰 수사발표를 보도한 TV 화면을 보면 단무지 자투리가 더러운 플라스틱 박스에 지저분하게 담겨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화면은 어떻게 된 겁니까.
 
  『조사받을 때 경찰 수사관이 「으뜸농산에서 나온 단무지 폐기물이 으뜸식품으로 갔죠」하고 물어요. 제가 「단무지 자투리는 폐기물이 아닙니다. 식품 원료로 공급했습니다」고 하니까, 경찰이 수긍을 하지 않아요. 경찰 수사관이 「그럼 다시 묻겠습니다. 만약에 이 단무지 자투리를 으뜸식품으로 보내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물었어요. 그래서 제가 「그러면 폐기한다」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수사관이 「그럼 으뜸식품이 가져가지 않으면 폐기물이네요?」라고 해요. 경찰은 단무지 자투리가 쓰레기라는 전제를 가지고 수사를 시작한 거예요. 그런 전제를 가지고 수사를 시작하니까, 「쓰레기로 만두소를 만들었다」고 판단을 한 거죠』
 
  ―방송 화면에 산업 폐기물처럼 단무지 지꺼기가 지저분하게 쌓여 있는 건 뭔가요.
 
  『단무지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이죠. 그게 쓰레기예요. 이게 양이 차면 쓰레기차가 와서 싣고 가요. 컨베이어를 타고 곧바로 쓰레기 모아 두는 곳으로 갑니다. 우리가 「으뜸식품」으로 보낸 단무지 자투리는 「식품 원료」로 관리했습니다』
 
  ―「식품 원료로 관리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요.
 
  『우리가 「으뜸식품」에 준 자투리 무가 우리 공장의 생산제품이라는 얘기입니다. 우리 회사의 「단무지 자투리」에 문제가 있어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을 우리가 져야 합니다. 3년 전에 「단무지 자투리」에 대해 파주시청에 「식품품목 제조 보고」를 했고, 6개월에 한 번씩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 과학기술분석센터에서 위생검사를 받았습니다. 식품업체에 종사하지 않은 사람들은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니까, 쓰레기 아니냐」고 할 수 있을지 몰라요. 경찰이 그렇게 판단을 한 거예요』
 
  오상무는 파주시청에 신고한 「식품품목 제조 보고서」, 위생검사기관이 발부한 「위생검사 보고서」를 내밀었다. 식품품목 제조 보고서에는 「조미 무절임」, 「非조미 무절임」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非조미 무절임이 단무지이고, 「조미 무절임」이 단무지 자투리라는 게 오상무의 설명이다.
 
  「으뜸식품」으로 가는 단무지 자투리에 대해서까지 식용에 적합한 것인지 위생검사가 정기적으로 이뤄졌다는 얘기다.
 
  ―으뜸식품이 얼마나 자주 자투리 단무지를 수거해 갔습니까.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거의 매일 왔어요. 경찰이 우리 공장을 적발하러 나왔을 때 「단무지 자투리」는 박스로 포장해 보관했습니다. 으뜸식품이 얼마나 자주 가지러 왔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으뜸식품은 냉동차로 단무지 자투리를 가져갔어요. 일반 트럭에 지저분하게 실어 간 게 아니었어요. 으뜸식품은 우리 회사에서 가져간 자투리 단무지를 그날 다 사용하지 못하면 냉장창고에 보관한 것으로 압니다』
 
 
 
 
폐우물인가? 논 샘물인가?

 
   ―단무지 자투리가 왜 이렇게 많이 생깁니까.
 
  『예전에는 단무지를 통무 상태로 팔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 팔면 팔리지 않아요. 그래서 깔끔하게 양쪽 끝을 잘라냅니다. 이게 첫 번째 자투리예요. 통무의 3분의 1 이상을 버립니다. 김밥用 단무지를 만들면서 자투리가 많이 생깁니다. 둥근 단무지를 김밥용 단무지 성형기에다가 집어넣으면 사각형 단무지로 쪼개져서 나옵니다. 사각형이 아닌 단무지를 또 버립니다. 이게 두 번째 자투리가 되는 거죠』
 
  경찰에 의해 「쓰레기 단무지」의 主공급처로 지목된 으뜸농산은 이번 수사과정에서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으뜸농산 오상무는 『경찰에 불려 가서 조사를 받았지만 아무런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우리 공장은 워낙 깨끗하니까 방송 화면에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봉암 3리의 「으뜸식품」을 찾았다.
 
  으뜸식품은 단층으로 된 작은 공장이었다.
 
  으뜸식품의 철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그 앞에 우편물이 쌓여 있었다. 내부를 살펴보기 위해 담을 넘었다. 공장 마당 왼편에 박스가 150여 개 정도 쌓여 있었고, 트럭이 한 대 세워져 있었다. 마당 오른편으로 파란색 물탱크 2개가 서 있었다.
 
  공장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은 잠겨 있었다. 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공장 내부는 어둡고 습기가 차 있었으나 비교적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공장 건물 옆에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었다. 옥상에는 마당에서 본 것과 같은 크기와 재질의 파란색 물탱크 2개가 더 있었다. 으뜸식품은 이 물탱크에 물을 저장해 놓고, 단무지 자투리를 가공하는 데 썼다.
 
  옥상에는 컨테이너 박스 2개가 있었다. 한 컨테이너 박스의 문은 잠겨 있었다. 다른 컨테이너 박스의 문을 열자, 후텁지근한 열기와 곰팡이 냄새가 밀려 나왔다. 담요와 옷가지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동네 주민들은 『중국인, 러시아인, 몽골인 등 외국인 노동자들이 컨테이너 박스를 숙소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으뜸식품은 280평 대지에, 건평 140평의 단층 건물이다. 비수기에는 4명의 직원이, 성수기에는 8명의 직원이 일했다고 한다.
 
  으뜸식품이 1999년 11월부터 2004년 4월까지 5년간 생산한 만두소는 3193t이다. 단무지 자투리를 세 군데 단무지 제조업체에서 공급받았다. 으뜸농산이 70% 이상, 「한빛농산」이 20% 정도의 단무지 자투리를 공급했다.
 
  으뜸식품이 무말랭이를 만들기 위해 100% 단무지 자투리만 사용한 것은 아니다. 통무도 이용했다. 으뜸농산은 지난 5년간 으뜸식품에 통무 1500여t을 공급했다.
 
 
 
 사건 터지고 경찰과 파주시청이 수질 공동 검사
 
   단무지 자투리는 일단 脫鹽(탈염)·脫色(탈색) 과정을 거친다.
 
  염분과 색깔을 제거하기 위해 씻은 단무지 자투리를 가마솥에 넣고 3시간 이상 삶는다. 물러진 무를 믹서에 넣고 분쇄한 후 물기를 제거, 진공포장을 하여 납품한다. 3시간 동안 삶기 때문에 설사 비위생적인 단무지 자투리가 섞여 있다고 하더라도,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으뜸식품은 1kg당 약 700원의 가격으로 만두 및 빵과류 제조업체에게 만두소를 납품하여 지난 5년간 20억4200만원 상당의 매출을 냈다.
 
  단무지 제조업체인 「양지식품」 이수영 부사장은 으뜸식품이 단무지 자투리로 만두소를 만들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산 무말랭이가 시장에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무를 채 썰고, 햇볕에 말리는 데 손이 많이 가서, 단가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장에 나온 건 대개가 중국산 무말랭이였어요. 중국산은 가격이 들쭉날쭉하고, 더럽고 질이 나쁘니까 쓰기를 꺼렸습니다.
 
  으뜸식품의 이성구 사장이 단무지 공장에 가서 국내산 무로 만든 단무지 자투리가 버려지니까, 「너무 아깝다」며 가져가서 무말랭이를 만든 겁니다. 국내산 무말랭이니까 시장에서 환영을 받았죠. 으뜸식품은 「무말랭이」로 제조허가를 받았고, 한국식품공업협회에서 6개월에 한 번씩 제품검사를 받았습니다』
 
  으뜸식품 공장 앞은 논이었다. 정문을 나와 찻길을 건너 2m 정도 논둑을 따라 내려갔다. 논 안에 우물이 하나 있었다. 경찰이 「폐우물」이라고 한 그 우물이었다. 우물은 반 원으로 된 두 개의 돌로 덮여 있었다. 덮개의 벌어진 틈 사이로 하얀 모터가 보였다.
 
  모터 밑으로 물이 고여 있었다. 물 위에는 기름띠가 떠 있었다.
 
  으뜸식품은 이 우물물을 끌어와서 자투리 단무지를 세척하고, 가공하는 데 이용했다. 수돗물을 사용하지 않고 공장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물을 끌어와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을 주민 박정숙 할머니의 설명이다.
 
  『저 공장은 물이 잘 안 나와. 조금 나오지 많이 안 나와. 큰 기계를 가지고 80자, 90자를 파도 물이 안 나오더라고. 원래 이 동네가 물이 잘 안 나와. 다른 사람은 밥해 먹는 물이지만, 저 집은 물을 많이 써야 하니까, 우물물을 쓴 거지』
 
  ―동네 사람들이 이 우물물은 마시질 않나요.
 
  『더러운 물은 아니지만 먹지는 않지. 옛날엔 거기서 빨래했어. 우리가 빨래터 물이 더럽지는 않아도, 먹지는 않잖아』
 
  경찰은 이 우물을 「폐우물」이라고 했다. 이 물은 식품 가공이나 제조에 쓸 수 없는 물일까? 파주시청을 찾았다.
 
  파주시청 식품위생과 이한상씨는 지난 3월9일 경찰청이 파주시청과 함께 조사한 이 우물물 수질 검사 결과를 내놓았다. 경찰청은 지난 2월 으뜸식품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으뜸식품에서 사용하는 물의 수질검사를 3월9일에 실시한 것이다.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식수 기준 46개 항목 가운데 「탁도」만 기준을 넘었습니다. 기준이 1.0인데 1.29로 한도를 초과했어요. 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으뜸식품에서 생산한 무말랭이도 검사를 했습니까.
 
  『우물물과 함께 으뜸식품에서 원료로 사용한 단무지 자투리도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통보가 왔습니다』
 
 
 
 으뜸식품, 수질로 처벌받은 적 없어
 
   ―왜 으뜸식품에서 만든 무말랭이를 검사하지 않았습니까.
 
  『무말랭이에 대해서는 검사할 수 있는 위생법상의 기준이 없습니다』
 
  ―으뜸식품이 세 차례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았다고 하던데 무슨 이유 때문이었습니까.
 
  『2001년에 유통기한 표시를 어겼다고 한 번, 원료구비 조건을 위반했다고 한번 모두 두 번 적발됐습니다. 2003년 2월에는 표시되지 않은 제품 원료를 사용했다가 적발됐습니다. 처벌로 영업 정지와 품목 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수질이 나빠서 처벌받은 적은 없나요.
 
  『없습니다』
 
  도피 중인 「으뜸식품」 이성구 사장(61)은 지난 6월22일자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내 죄는 두 가지뿐이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경찰이 「폐우물 물」이라고 말하는 「논 샘물」을 수질검사하지 않고 2003년 12월20일부터 2004년 3월9일까지 사용한 것이고, 둘째는 중국산 단무지 자투리를 일부 섞어 쓴 것이다』
 
  다음은 이성구 사장과 동아닷컴의 일문일답이다.
 
  ―사건의 경위를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단무지 세척과정에서 「논 샘물」을 쓴 것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 처음에는 가벼운 죄라고 생각했으나 수사가 하루하루 진행되면서 과장됐다. 이후 경찰과 언론은 내가 「쓰레기 만두소」를 만든 죽일 놈이라고 발표했다』
 
  ―결백을 주장하는데, 증거가 있나.
 
  『물은 검사해서 안전한 것으로 나왔지 않나. 단무지 자투리에 대한 제품검사도 적합한 것으로 나왔다. TV 화면에 나온 쓰레기 단무지는 우리 공장 것이 아니다. 하나하나 비교해 보면 증명될 것이다. 도대체 내가 「쓰레기 만두소」를 만들었다는 근거가 하나도 없다』
 
  ―「단무지 자투리냐, 쓰레기인가」 논란이 많은데.
 
  『단무지 생산과정에서 자투리가 남는다. 이것을 버리면 폐기물이지만 사람이 먹으면 단무지 자투리다. 우리는 이것을 가져다가 통무와 함께 갈아서 만두소를 만든 것이다. 이것을 쓰레기로 봐야 하나?』
 
  李사장은 『단순한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리되어야 할 사건이 경찰과 언론의 과장에 의해 「쓰레기 만두소」 파동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낚시터에 왔다가 수사에 착수
 
   으뜸식품 주변을 취재하다가 경찰청 외사3과 외사수사계의 박성진 경사를 만났다. 그는 이성구 사장을 검거하기 위해 잠복근무 중이었다. 朴경사는 자신이 認知(인지)해서 수사한 사건이 「쓰레기 만두」파동으로 번져 곤혹스러운 입장이라고 했다. 짜증나고 피곤한 기색이 얼굴에 역력했다.
 
  인터뷰를 요청하자 朴경사는 『더 이상 언론과 인터뷰하기 싫다. 보도자료를 내거나 설명을 하면 꼭 왜곡돼서 나간다』고 했다. 다음은 朴경사와의 일문일답이다.
 
  ―경찰청 외사과는 식품위생과 관련이 없는데, 어떻게 이 사건을 수사하게 됐나.
 
  『지난 2월 우연히 낚시터(봉암 낚시터)에 낚시를 왔다. 「왜 이렇게 낚시가 안 되냐」고 물었더니, 주변의 낚시꾼들이 「위에 있는 공장에서 폐수가 흘러나와 고기가 폐사했다」고 했다. 심상치 않아 더 물었더니 「상류 쪽 단무지 공장에서 노란 물이 내려오기도 하고,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했다. 물길을 따라갔더니 공장이 나오고, 바깥에 있는 박스에 「made in china(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쓰여 있었다. 「단무지 공장에서 중국산 무를 수입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폐기처리장에 약품통이 쌓여 있었다. 황산알미늄, 소석회, 가성 소다, 실리콘 속보제 등이었다. 당시에는 정수처리하는 약품인지는 몰랐다. 과거에 황산알미늄이 도라지를 아삭아삭하게 만들기 위해 쓰였다. 도라지와 단무지의 유사성도 있고 해서, 수사에 착수했다』
 
  ―식품 관련 사건인데 외사과가 다루면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나.
 
  『외사과에서는 對外무역이나, 상표법, 외국인 등이 관련된 사건을 처리한다. 하지만 과거에 식품 관련 수사를 많이 했다. 사료용을 식용으로 둔갑시킨 식품, 표백제를 과다하게 사용한 식품 등. 식품 사건과 관련해서는 식약청과 공조 수사를 한다. 의견도 교환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파주시청에 협조 수사를 요청했고, 3월9일 함께 수질검사를 나간 것이다』
 
  ―경찰이 「폐우물 물」이라고 보도됐던 우물물의 수질 조사 결과, 46개 항목 중 탁도만 식수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 검사는 이성구 사장, 공장장, 파주시청 위생과 직원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전문적으로 했다. 그러나 46개 항목 가운데 하나라도 식수에 부적합한 물은 식품위생법상 사용할 수 없다. 식수로 부적합 판정이 난 것은 식품의 제조·가공·조리에 사용할 수 없다. 식품을 취급하는 사람이 도덕적으로 그런 물을 사용해선 되겠는가?』
 
  ―으뜸농산에서 가져온 자투리 단무지도 위생에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라는 경찰 표현은 잘못된 것 아닌가.
 
  『자투리 단무지를 매일 수거해 가지 않고, 쥐들이 왔다 갔다 하는 더러운 하수구에 일주일씩 쌓아 두는 업체가 있었다』
 
 
 
 박성진 경사, 『선량한 업체 피해에 가슴 아파』
 
   ―당신이 수사한 사건이 이렇게 파장을 일으킬 걸로 생각했나.
 
  『몰랐다. 언론이 「쓰레기 만두」 파동을 일으켰다는 얘기가 있고, 경찰청의 과잉 수사, 식약청의 과잉 발표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나는 언론이 과장보도를 덮으려고, 경찰청과 식약청을 비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흥미 위주로, 「쓰레기 만두소」, 「쓰레기 만두」 같은 검증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했다. 지금 만두 시장이 다 죽게 생겼다. 자제를 해야 한다. 선량한 업체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나도 가슴이 아프다』
 
  「쓰레기 만두」 파동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으뜸농산」, 「으뜸식품」을 이틀에 걸쳐 돌아봤다. 파주시청 위생과의 직원도, 경찰청 수사 담당자도 하나같이 『쓰레기 만두는 없었다』고 했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의 主배출업체인 으뜸농산은 단무지 자투리를 「식품 원료」로 파주시청에 신고해서 관리했고, 6개월에 한 번씩 위생검사를 받았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청이 지난 3월 보건환경연구원에 위탁해 실시한 조사에서, 단무지 자투리에는 아무런 위생상의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경찰은 으뜸식품이 더러운 물을 이용해, 비위생적으로 무말랭이를 만들었다고 했다. 으뜸식품이 단무지 자투리 가공에 이용한 물은 「46개 식수 수질기준 가운데 탁도 하나에서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경찰이 의뢰한 조사에서 확인됐다.
 
  식품위생법상 식수로 부적합한 물을 식품 가공에 이용하는 것은 위법이다. 경찰이 이 부분을 처벌하는 것은 적법한 공권력의 행사다.
 
  그러나 탁도 하나만 식수 기준을 초과한 물로 무말랭이를 만들었다고, 이 업주를 온 국민이 증오해야 할 대상으로 몰아가는 행위가 상식과 법 감정에 맞는 것일까? 이 정도 위생 기준을 어긴 무말랭이를 「쓰레기 만두소」로, 그 무말랭이가 들어갔다고 「쓰레기 만두」로 부르는 것은 이만저만한 논리의 비약이 아닐 수 없다. 「쓰레기 만두」 파동은 이런 몇 단계의 논리적 비약과 억지가 뒤섞여 탄생했다.
 
  그 와중에 애꿎은 만두 업체들이 무더기로 도산하고. 죄 없는 만두 공장 사장이 목숨을 끊었다. 만두소의 위생을 책임져야 할 책임은 정작 정부에 있는데, 정부는 「쓰레기 만두」 파동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
 
 
 
 「쓰레기 만두」 어디서 나왔나
 
   경찰은 지난 6월4일 오전 10시 경찰청 기자실에서 2월 말부터 계속해 온 「불량 만두소」 수사의 전모를 브리핑했다. 브리핑은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방송은 6월6일 저녁부터, 신문은 6월7일 조간부터 보도하기로 기자들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다.
 
  경찰청의 브리핑 골자를 다시 한 번 보자.
 
  <1999년 11월경~2004년 5월4일까지 쓰레기로 버려지는 중국산 단무지 자투리를 수거, 이를 비위생적으로 세척·가공 후 국산으로 속여 전국 25개 유명 식품회사·식자재 유통업소 등에 만두·야채빵 등의 재료로 납품해 온 악덕업자 등 6명의 업주를 입건하였다>
 
  6월7일 오전에 나온 朝鮮日報는 「쓰레기 단무지 만두·호빵 속으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사회면 10면에 실었다. 기사 내용은 이렇다.
 
  <쓰레기로 버려질 단무지 자투리와 썩은 무가 만두와 야채호빵에 대량 사용되었다. 경찰은 대형 할인점 등 시중에 유통되는 즉석 냉동만두와 외부에서 만두소를 공급받는 만두점 제품 중 상당량이 이런 쓰레기 무를 재료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모씨는 지난 4년 반 동안 단무지 제조업체들이 쓰고 버린 자투리나 썩은 무 등을 공짜로 받아 만두소 재료로 공급했다>
 
  朝鮮日報는 「쓰레기 무」, 「쓰레기 만두소 재료」, 「쓰레기 단무지」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같은 날짜 中央日報는 「만두·호빵 속에 쓰레기 단무지」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다.
 
  <썩거나 상품성이 떨어져 버려야 할 단무지 자투리를 이용해 만든 만두소가 유명 만두·호빵 제조업체에 대량 공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中央日報는 「불량 만두소」, 「쓰레기 단무지」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른바 「조·중·동」으로 불리는 메이저 신문 가운데 東亞日報가 가장 신중하게 기사 언어를 선택했다. 東亞日報 기사에는 「버려야 할 단무지가 만두 속에」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중국산 단무지 자투리가 비위생적으로 가공돼 11개 유명 식품업체 및 제빵업체에 만두소로 공급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999년 11월부터 최근까지 단무지 제조업체에서 폐기처리용 단무지 자투리를 수거해 폐우물 물로 소금기를 뺀 뒤 만두소 원료로 가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朝鮮日報와 中央日報가 제목과 기사에 「쓰레기 단무지」라는 표현을 썼고, 동아일보는 「폐기처리용 단무지 자투리」라는 표현을 선택했다. 「쓰레기」라는 감정적인 표현 대신 「폐기처리용」이라는 말을 쓴 것이다. 이나마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폐기用」(경찰 발표문)이 아니라 「재활용用」이기 때문이다.
 
  같은 날짜의 서울신문은 「만두 속의 썩은 단무지」, 한겨레는 「쓰레기로 만든 만두재료」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경향신문은 「쓰레기 만두소」, 국민일보와 세계일보는 「쓰레기 단무지」와 「쓰레기 만두소」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한국일보는 「세균 범벅 만두 5년간 시중유통/중국산 쓰레기 단무지 재료」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쓰레기 단무지로 만들어진 유명 식품업체들의 냉동만두와 호빵이 지난 5년 동안 전국의 대형 할인점과 소매점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W식품의 이씨가 납품한 만두소 제품에서 세균과 대장균이 다량 검출됐으며, 일부 업체들은 쓰레기 만두소가 납품된 것을 알고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국일보는 「쓰레기 단무지」, 「쓰레기 만두소」라는 표현에서 한발 더 나가 「세균 범벅 만두」라는 표현을 썼다. 「쓰레기 만두」에 근접한 표현이다.
 
 
 
 「쓰레기 만두」 첫 표현은 문화일보
 
  月刊朝鮮 특별취재팀이 한국언론재단의 정보검색 인터넷 사이트 「카인즈(kinds)」를 검색한 결과, 주요 언론매체 가운데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을 가장 처음 쓴 것은 문화일보로 파악됐다.
 
  6월7일자 문화일보 7면에 나온 「썩은 무로 속 채운 만두 아직 나돈다」는 기사에서였다.
 
  <단무지 자투리와 썩은 무로 만든 이른바 쓰레기 만두가 경찰, 지방자치단체, 식품의약품안정청 등 관계 당국의 떠넘기기로 인해 수거되지 않은 채 여전히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
 
  이 날짜 문화일보 2면의 취재수첩 「뻔뻔한 쓰레기 만두 제조업체」라는 제목의 기사는 「쓰레기 만두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뜨겁다」라고 했다.
 
  석간신문인 문화일보 6월7일자는 조간신문 6월7일자보다 6시간쯤 뒤에 발행된다.
 
  6월8일에는 대부분의 신문에서 「쓰레기 만두」가 이 사건을 지칭하는 공통된 표현으로 등장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6월8일자 「오피니언」면에 실린 논설위원 시론에서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을 쓰면서, 「유통 가능성이 있는 쓰레기 만두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
 
  <그야말로 쓰레기 만두라 불러야 할 이번 제품을 둘러싸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하나 더 있다. 지금까지 유통됐던 제품도 문제려니와 현재 유통 가능성이 있는 제품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일보는 사회면 9면 기사의 제목으로 「쓰레기 만두 비난 빗발」이라고 달았다.
 
  한겨레신문, 내일신문, 세계일보, 문화일보, 경향신문이 이 날짜 기사와 사설에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보도 첫날 신중하게 표현을 선택했던 동아일보의 6월8일자 사설 제목은 「쓰레기 만두 관련자 엄벌해야」였다.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을 뒤따라간 것이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이 공급한 만두소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이라니, 소비자 대부분이 쓰레기 만두를 먹는 동안 식품 관련 행정 및 단속 기관은 도대체 무얼 하고 있었단 말인가. 정부는 쓰레기 만두와 관련된 제조 및 유통업체는 물론 감독기관의 책임까지 엄중히 물어 비슷한 식품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東亞日報 기사는 6월8일에도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6월8일자 27면 기사의 제목은 「불량소 만두 제조업체 이미 다 팔려 회수 못 한다, 소비자 속터져」였고, 기사에서 「비위생적인 만두소」, 「불량 만두소」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쓰레기 만두」나 「쓰레기」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東亞日報는 「불량 만두 이름 못 밝히는 이유」 등의 기사에서 「불량 만두」라는 표현으로 일관했다.
 
  朝鮮日報는 6월8일까지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쓰레기 단무지로 만든 만두 재료」, 「쓰레기 만두 재료」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朝鮮日報는 6월9일부터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6월9일자 11면 「속 터진 만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쓰레기 만두 사건을 다루는 관계 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국민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는 대목에서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中央日報는 6월8일까지 「쓰레기 단무지로 만든 만두소가 들어간 만두」라는 표현을 쓰다가, 朝鮮日報와 마찬가지로 6월9일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사건 보도 3일째인 6월9일에 접어들면서 東亞日報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문들이 사설과 기사에서 「쓰레기 만두」를 통상적으로 쓰게 됐다.
 
  주요 언론 가운데 가장 먼저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을 쓴 문화일보는 6월10일 8면에 「알림/쓰레기 만두를 불량 만두로 고침」이라는 정정 기사를 냈다.
 
  <경찰이 수사 발표 과정에서 만두소 제조 과정에 쓰인 중국산 자투리 무 가운데 일부가 썩어 있었으며, 원재료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식용 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발표해 그동안 쓰레기 만두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지만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이 과도하게 독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소지가 있는데다, 정상적인 만두 제조업체들에 선의의 피해를 줄 수 있어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방송의 자극적 화면에 대한 논란
 
  KBS·MBC·SBS 등 방송 3社는 6월6일 저녁 첫 보도 때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KBS의 6월6일 저녁 9시 뉴스에서는 「단무지 쓰레기로」라는 제목으로 경찰 수사 결과를 보도했다. 앵커 멘트는 사실과 다른 과장이 많았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로 만두 재료를 만들어 온 식품업자들이 붙잡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이 납품한 재료에서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이 다량 검출됐습니다>
 
  MBC는 「불량 만두 대량유통」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앵커 멘트다.
 
  <버려야 될 단무지 찌꺼기를 농업용수에 씻어서 만두에 들어가는 소를 만들어 온 업자들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식품업체가 이 대장균이 득실거리는 만두소로 만두를 만들어 시중에 팔아 왔습니다>
 
  SBS는 「쓰레기로 만든 만두」라는 제목을 달았다. 앵커 멘트는 다음과 같다.
 
  <폐기처분될 김치가 김밥으로 들어가더니 이번에는 쓰레기나 다름없는 무 조각들이 만두 속으로 들어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방송 3社는 「만두소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이 다량 검출되었다」, 「쓰레기로 대장균이 득실거리는 만두소」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6월9일이 넘어가면서 방송사의 보도에서도 「쓰레기 만두」라는 표현이 일반명사로 자리 잡고 있다.
 
  6월10일자 MBC 뉴스 「교민사회에 불똥」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특파원은 이렇게 멘트를 하고 있다.
 
  <한국산 만두는 로스앤젤레스 한국인 상가에서도 골칫거리로 등장했습니다. 더 큰 걱정은 쓰레기 만두 문제가 다른 한국산 식품으로 불똥이 튈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방송과 일부 신문은 「國科搜 조사 결과 만두소(무말랭이)에서 식중독 균이 다량 검출됐다」는 검찰 측 발표를 인용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경찰이 지난 6월4일 배포한 자료에 나오지 않는 내용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세균이 다량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만두소에서 세균이 검출됐다는 이야기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있다.
 
  「만두소에서 세균이 검출됐다는 國科搜 자료를 공개해 달라」는 月刊朝鮮의 요청에 대해 경찰청 외사과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 재판과정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은 「불량 만두」, 「단무지 쓰레기로」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지만, 선정적인 화면으로 「쓰레기 만두」 파동에 불을 질렀다. 「한국단무지제조협회」는 방송사를 상대로 언론중재委에 중재신청을 했다.
 
 
 
 방송 화면의 문제점
 
  중재 신청을 전담하고 있는 「으뜸농산」 오영운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오상무는 방송 3社의 화면을 잡은 사진 20여 장을 내놓고 하나하나 어느 공장의 어디를 찍은 것인지 설명했다.
 
  ―단무지 업체는 「쓰레기 만두 파동」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
 
  『방송사들도 우리한테 그래요. 「우리가 언제 단무지 가지고 뭐라고 그랬냐」고. 「왜 자꾸 너희가 피해를 봤다고 그러냐」고. 그건 모르고 하는 소리예요. 언론이 살인범을 검거한 사건을 보도하면서, 상관도 없는 기자의 아파트를 화면에 내보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래 놓고는 「당신 집이라고 얘기 안 했으니까, 상관없지 않느냐」고 하는 거죠. 불량 만두를 이야기하면서 자꾸 단무지 공장의 폐기물 저장소를 비추니까, 「단무지가 저렇게 불결한 음식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폐기되는 단무지를 화면에 비추면서, 이걸 단무지 자투리라고 얘기를 하니까 문제가 되는 거예요』
 
  ―방송사에 단무지 공장 화면이 많이 나왔습니까.
 
  『KBS를 예로 들면, 만두소(무말랭이) 제조공장의 화면은 극히 일부예요. 대부분은 단무지 제조업체의 화면입니다. 경찰이 언론에 넘겨준 비디오 화면은 5월 19일에서 20일에 촬영된 겁니다. 대부분이 만두소(무말랭이) 공장이 아닌 단무지 공장이었고요. 어떤 방송은 단무지 공장 화면을 놓고, 「으뜸식품 제조공장」이라고 자막 처리를 했어요. 단무지 공장의 폐기 물 관련 시설을 촬영한 경찰 화면을 전체 생산공정이 불결한 듯 오인하도록 방송했어요. 첫 방송 때 KBS와 MBC는 저희 쪽에 오지도 않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화면이 문제인가요.
 
  『폐기 처분하는 단무지 쓰레기를 찍어 놓고 그것이 만두소의 재료로 사용되는 것처럼 보도한 것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만두소를 만드는 「으뜸식품」 얘기를 하면서, 그림은 단무지 공장을 내보냈어요. 절인 통무를 脫鹽(탈염)하는 과정에서 물에 거품과 지꺼기가 생기는데 이걸 보여 주면서 물이 더럽다고 언급했어요. 단무지 무의 소금기를 빼내려고, 통무를 물에 넣고 공기를 주입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물에 거품이 일고, 무청이 떠다니니까 더럽다고 생각하는데, 정상적으로 깨끗한 물이에요. 이 장면을 보여 주면서 「(으뜸식품이) 폐우물 물을 받아 사용했다」고 하니까, 「우리가 저렇게 더러운 걸 먹었느냐」고 국민들이 화를 낸 거죠』
 
  ―단무지 수요가 많이 줄었습니까.
 
  『요즘 상당수 중국집에서 음식을 배달하면 비닐도 안 뜯고 단무지를 돌려보내요. 방송에서 워낙 지저분하게 화면이 나갔기 때문이에요』
 
 
 
 방송기자의 해명
 
   ―속칭 「쓰레기 만두」 파동에 누가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보세요.
 
  『언론이죠. 경찰이 수사결과만 발표하고 끝났으면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겁니다. 국민들 대부분이 방송 화면을 보고 밥맛이 떨어진 거 아닙니까. 방송사에서 보도 전에 확인 전화라도 한 통 해 줬으면 소송까지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지난 6월6일 저녁 KBS 9시 뉴스에서 이 사건을 첫 보도한 KBS 사회부의 김상협 기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다음은 김상협 기자와의 일문일답이다.
 
  ―단무지제조협회에서 방송사들이 내보낸 화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번에 사용된 영상 중 상당 부분이 경찰이 비디오로 찍어서 CD로 제공한 겁니다. CD에는 단무지 가공, 운반, 만두소 원료 제조공정, 관련 업체 전반의 화면이 다 담겨 있었어요.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서 제공한 화면은 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방송에 내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검증 절차를 거치지요. 텔레비전 보도에서 영상과 오디오가 일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화면에 대해 경찰의 검증을 받았고 그래서 화면을 사용한 겁니다. 단무지 업체가 영상과 오디오 불일치로 직접적인 피해가 생겼다고 주장하는 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으뜸농산과 으뜸식품 공장에는 가 봤습니까.
 
  『방송 3社가 함께 단무지 공장과 만두소 재료 공장, 만두 업체 등을 취재했어요. 핵심 용의자인 「으뜸식품」의 이성구 사장이 달아나 반론 취재를 하기 어려웠습니다. 생산공정 촬영은 문을 닫은 업체가 있는데다, 가동 중이더라도 관계자의 동의 없이 무리하게 촬영할 경우 방실침입에 해당돼 경찰처럼 자세하게 영상 취재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쓰레기 만두」라는 조어가 생성된 데는 방송사가 내보낸 자극적인 화면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 아닐까요.
 
  『KBS는 6월6일 첫 보도부터 취재기자와 데스크, 간부들의 논의 끝에 「불량 만두」라는 용어를 쓰기로 결정하고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경찰청 보도자료 첫 문장에 「쓰레기」라는 단어가 나와 일부 언론사에서 「쓰레기 만두」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겁니다』
 
 
 
 으뜸식품의 점유율 3%냐 70%냐
 
   만두 파동 와중에서 「全국민이 먹은 만두의 70~80%에 으뜸식품의 무말랭이가 들어갔다」는 엄청난 정보의 왜곡이 이뤄졌다. 그래서 국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SBS는 방송 첫날인 6월6일 8시 뉴스에서 『이들이 팔아치운 물량은 무려 3400여 t, 22억원어치. 만두로 만들 경우 국민 한 사람이 4인분씩을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라고 보도했다.
 
  MBC 9시 뉴스도 첫날 보도에서 『비위생적인 만두소 재료는 지난 5년간 3400t 22억원어치나 만들어져 대부분의 국내 유명 식품 제조업체들에 납품됐다』며 『불량 만두소로 만들어진 만두는 이미 전국의 할인점과 분식 체인점 등을 통해 소비자의 입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라고 보도하였다.
 
  만두 전문 제조업체 「취영루」의 박성수 사장은 『으뜸식품이 만두소 시장의 70%를 점유했다는 얘기는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의 설명이다.
 
  『「으뜸식품이 단무지 자투리를 사용해서 무말랭이를 만드는 시장의 70%를 차지한다」는 게 정확한 표현입니다. 만두 제조업체는 전국에 125개 정도이고, 이번에 문제가 된 「무말랭이」 사용 업체는 전체의 1~2% 정도입니다. 야채만두 외에는 무 말랭이가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문제의 만두소가 소비자에게 전달되어 시식되었을 가능성은 아무리 크게 봐도 전체 만두의 2~3% 미만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으뜸식품」의 시장 점유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만두소 중 무를 이용해 무말랭이를 만드는 부분에서 으뜸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70%라는 게 정확한 표현입니다. 만두 업계에 물어보면, 다들 그렇게 얘기합니다. 우리는 분명히 그렇게 언론에 얘기했는데, 첫날부터 「으뜸식품이 전체 만두소 시장의 70%를 차지한다」고 보도가 나가기 시작했어요. 정확하게 보도한 매체가 물론 더 많죠. 하지만 「으뜸식품이 만두소 시장의 70%를 차지한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쓰레기 만두」 파동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어요』
 
  충청북도 음성의 만두 제조공장 「금흥식품」은 식약청에 의해 「불량 만두소 이용업체」로 발표됐다가, 사흘간 再조사를 받은 끝에 「無혐의」 처분을 받았다. 으뜸식품에서 만두소에 쓰이는 절임무를 납품받았으나, 자투리 단무지를 이용한 제품이 아니었다.
 
 
 
 「쓰레기 만두」 파동의 주역은 경찰과 언론
 
  금흥식품이 공급받은 것은 통으로 절인 무였다. 지난해 매출 50억원, 직원 120명을 고용했던 이 기업은 폐업 일보 직전이다.
 
  금흥식품 김종선(54) 사장은 이렇게 하소연을 했다.
 
  『날벼락을 맞았다. 無혐의 판정을 받았는데도 소비자들은 우리 식품을 먹으려 하지 않는다. 매달 1억5000만원의 손실이 난다. 불량 만두로 낙인 찍히니 의욕이 나질 않는다. 매출이 예년의 15% 정도다. 어떻게 버텨 나가겠지만, 고객들에게 한 번 잃은 신용을 어떻게 회복할지 막막하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로 시작한 경찰청의 「불량 무말랭이」 수사결과 발표는 소나기처럼 쏟아진 「쓰레기 만두」 보도를 거치면서, 「쓰레기 만두」 파동으로 번졌다. 온 국민이 「나도 쓰레기 만두를 먹었다」고 고통스러워했고, 만두 기피증으로 만두 업체는 폭격을 맞은 듯 주저앉았다. 경영난에 몰린 한 만두 업체 사장은 투신 자살을 선택했다.
 
  月刊朝鮮의 이번 취재 결과,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는 없었다. 으뜸농산은 단무지 자투리를 「식품 원료」로 관리했고, 공인된 기관의 위생검사를 받았다. 단무지 자투리를 씻은 으뜸식품의 물은 식수 기준 46개 항목 가운데 「탁도」 하나만 기준치를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위생검사를 의뢰한 으뜸식품의 단무지 자투리는 위생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 자투리」도, 「쓰레기 단무지」도, 「쓰레기 만두소」도, 「쓰레기 만두」도 없었다.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벌했으면 적당했을 사건을 대형사건인 듯 발표한 경찰청의 의욕과, 아무런 검증 없이 경찰발표만을 토대로 「쓰레기」라는 감정적인 용어를 남발한 언론이 「쓰레기 만두」 파동을 만들어냈을 뿐이다.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두 시장, 거기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상처와 손실은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인가? 그리고 한 사장의 생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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