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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장 지낸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

“文 정부, 통계 왜곡에 통계 無知까지 겸비”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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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직 기본소득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 사회안전망 강화가 우선… 10만원씩 전 국민에게 나누면 뭐가 남나
⊙ ‘이익공유제’는 손실을 공유하겠다는 ‘손실공유제’
⊙ 청년층과 중장년층 모두를 위한 연공서열 개편 노동개혁 필요
⊙ 종부세는 조세법률주의 어긋나… 위헌심판청구 진행 중

兪京濬
1961년생. 부산 해동고, 서울대 경제학과, 고려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졸업. 미국 코넬대학 대학원 경제학 박사 /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수석이코노미스트,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15대 통계청장, 한국기술교육대 테크노인력전문대학원 교수 역임 / 現 21대 국회의원(국민의힘·서울 강남병)
사진=조준우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미국 코넬대에서 노동경제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았고, 박근혜 정부에서 통계청장(15대)을 지냈다. 지난 총선에서 ‘경제만 40년, 대한민국 경제전문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서울 강남병에서 65.3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인터뷰를 앞두고 유경준 의원실 이한수 보좌관이 《노동의 미래》라는 책을 읽어보면 유 의원과 인터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책을 읽고 나서 질문지를 대폭 수정했다. 서울 강남을 지역구로 둔 보수 정당 의원이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책 《노동의 미래》.
  — 노동경제학, ‘좌파경제학’이라 오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노동경제학(labor economics)을 바라보는 한국과 미국의 시선이 달라요. 우리는 6·25전쟁을 겪고 남북이 분단된 상태라 ‘노동’이라는 말을 쓰면 ‘좌파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경제학의 70%가 미시(微視)경제학인데, 노동경제학은 그중에서도 응용미시경제학(applied micro economics)의 한 분야로 주류 경제학에 속하죠. 주로 실증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노동시장이나 경제현상을 분석하고, 정책을 제안합니다.
 
  또한 노동경제학은 ‘노동과 노동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 때문에 진보적일 수 있습니다.”
 
  — 국회 입성 후 《노동의 미래》를 냈습니다.
 
  “책이 나오기까지 1년 반이 걸렸습니다. 뜻이 맞는 세 학자(이상협·이종훈·이철수)와 함께 썼죠. 인구학·노동경영·노동법을 전공한 분들입니다. 기획은 제가 했는데, 탈고(脫稿)할 때쯤 공천됐습니다. 출판은 그 뒤에 했습니다.
 
  AI(인공지능) 등장과 플랫폼 경제, 저출산·고령화와 노동시장, 소득불평등과 노동소득분배율 현황과 현 정부의 통계 왜곡, 비정규직 문제와 공정, 기본소득과 사회안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주 내용은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야 성장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있다’입니다. 모두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주제입니다. 국회에 들어와 국정감사, 대정부 업무 보고 질의 때 유용하게 많이 활용했죠.”
 
 
  사회안전망은 보수 정부에서 확대
 
  —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는 경제학자들은 복지를 최소한으로 보지 않습니까.
 
  “그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외국은 물론 한국도 보수 정권에서 사회안전망과 복지가 결정적으로 확대됐습니다.
 
  독일은 비스마르크 시절인 1880년대 초 사회보험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우리는 박정희 정부 말기인 1977년에 처음으로 의료보험제도를 시행했죠. 노태우 정부인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 도입, 김영삼 정부 시절 고용보험(1995년)과 금융실명제(1993년) 도입 등을 봐도 그렇죠. 진보 진영에서는 김대중 정부 때 만든 국민기초생활보장법(1999년) 정도가 있죠.”
 

  —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은 어떻습니까.
 
  “‘진보’를 표방한 현 정부가 집권 초 ‘국민연금을 개혁하겠다’고 해 잔뜩 기대했습니다.
 
  현행 국민연금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광범위하고 보장 수준도 낮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지금은 노사(勞使)가 각각 4.5%를 내고, 30년간 가입하면 매달 100만~120만원을 받습니다. 일종의 노령연금인데, 이 돈만으로는 살기 힘들어요. 적어도 2배, 200만원 이상은 돼야 합니다.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을 높이려면 노든 사든 보험료를 2배씩은 더 내야 해요.
 
  저는 현 정부에서 국민연금을 개혁할 줄 알았죠. 문 대통령은 시간만 끌다가 ‘국민이 원치 않는 사회보험료 인상은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충격이었죠. 보험료를 올리면 표가 떨어진다고 본 것이지요.”
 
  — 지난해 정부가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확대’를 밝혔습니다.
 
  “이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또 실망했어요. 현 정부 임기 동안은 반(半)자영업자·반근로자 성격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일부만 고용보험에 편입시킨다고 합니다. 이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확대’가 아니잖아요. 물론 특고만이라도 우선하여 고용보험 체계에 포함하는 것은 좋은데, 특고도 일부만 해당되고 그다음 계획이 없어요.”
 
  — 특고의 상징인 ‘배달 오토바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현행 고용 형태 분류는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라는 이분법입니다. 근래 들어 중간적 성격인 제3의 부류 특고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사(근로자·자영업자) 이해관계에 따라 앞으로도 특고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50만명이라는 주장부터 200만명이라는 주장까지…. 제대로 된 수 파악도 안 돼요.
 
  특고는 사용자가 특정되지 않아 기존 사회보험 체계로는 규제하거나 보호할 수 없어요. 특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모든 취업자에게 부담(세금·사회보험료)에 따른 혜택(사회보장)을 모두에게 균등하게 주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특고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반자영업자·반근로자인데, 특고 개인 입장에서 자신이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게 유리하면 자영업자 쪽에 설 테고, 근로자로 취급받는 게 유리하면 근로자 성격을 유지할 겁니다. 혜택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쪽으로 쏠리겠죠. 스위치(switch)를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기존과는 다른 특고에 맞는 법적·제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 현 정부의 경제정책, 어떻게 보십니까.
 
  “문재인 정부는 중국과의 사드 갈등, 제조업·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게 소득주도성장에 의한 최저임금 급격 인상입니다. 2018년에 전년 대비 16.4%, 2019년에는 10.9%를 올렸어요. 최저임금 산정 기준도 바뀌어 실제로는 2년 동안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돼요. 그 뒤에 문제가 생기니 2.9%(2020년), 1.5%(2021년)씩 올렸잖아요.
 
  차라리 매년 7~8%씩 차례로 올렸다면 후유증도 적고 연착륙할 수 있었거든요. 박근혜 정부는 이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잘못된 정책을 쓰니 설상가상이 됐죠. 가장 큰 피해를 본 계층이 자영업자와 젊은이들이죠.”
 
 
  내부자–외부자 문제
 
통계청장 시절의 유경준 의원. 사진=뉴시스
  — 국제노동기구(ILO)는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데요.
 
  “국제노동기구는 임금주도성장(wage-led growth)을 주창했습니다. 이를 한국으로 급조해 들여오게 되면서 자영업자들을 의식해 이름을 소득주도성장(income-led growth)으로 바꾼 겁니다. ILO는 친노동자 기구이기에 임금근로자를 위한 정책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은 없습니다. 외국은 자영업자의 비율이 10%가량이고 전문직이 많지만, 한국은 자영업자 비율이 25%나 되고 규모도 영세하죠.”
 
  — 장점은 없습니까.
 
  “기존 취업자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이 오르니 근로자 간 소득 격차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죠. 하지만 신규 취업 희망자에게는 취업 기회를 빼앗을 뿐입니다.
 
  ‘내부자-외부자 문제(insiders-outsiders problem)’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조직된 근로자(내부자·노동조합 가입자)’에게는 유리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 ‘외부자(자영업자·실업자·신규취업희망자)’에게는 엄청난 피해를 줍니다. 고용과 전체 소득분배에도 도움이 안 되죠.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이 높고 청년층의 취업이 힘든 구조이니 실패할 수밖에요. 외국도 임금주도성장론 자체에 대해서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ILO조차 임금주도성장이 고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봅니다. 또한 ‘내부자-외부자 문제’ 때문에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하니 재정적자 확대는 불 보듯 뻔하지요. 한국 경제가 고도 성장기라면 괜찮겠는데, 그렇지도 않잖아요.
 
  2019년 비정규직이 87만명이나 증가한 것이 결정타인데, 주된 원인이 바로 최저임금 급상승이죠. 비정규직이 급속히 늘어나니 2019년 이후 소득분배도 좋아질 수 없죠.”
 
  — 소득주도성장은 성장론입니까, 분배론입니까.
 
  “소득주도성장론은 ‘분배 중심의 성장정책’이 아니라 ‘분배정책’이에요. 소득을 늘려서 성장하겠다는 건데, 통상은 성장해야 소득이 증가해요.
 
  가끔 건강을 위해 혈액순환을 하고자 물구나무를 하잖아요. 도움이 되죠. 그런데 평생 물구나무를 서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 소득주도성장도 일시적인 대안이 될 수는 있으나 지속할 수 없죠.”
 
  유 의원은 “현 정부는 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표가 되는 분배정책’만 내세운다”고 했다. 이는 청년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그는 “진정한 성장정책은 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 이제는 ‘한국형 뉴딜’ 정책을 꺼냈습니다.
 
  “소득주도성장이란 말은 완전히 사라졌죠. 2019년부터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이라는 말을 쓰다가 이제는 한국형 뉴딜을 말하는데, 이 또한 실체가 없어요. 구체적인 계획도 없으면서 국회에 예산을 반영해달라고 안(案)을 올렸어요. 경악할 일이지요.
 
  정부는 ‘네 바퀴’(일자리·혁신경제·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를 축으로 하는 성장정책을 펼치겠다고 했어요. 일자리가 줄어드니 어느 순간 ‘세 바퀴’라고 말을 바꿨다가 지금은 바퀴가 거의 남아나지 않았죠.”
 
 
  이익공유제, 대한민국 정체성 흔드는 발상
 
  — 최근 비대면 경제로 수혜 본 플랫폼 기업에 이익공유제를 꺼냈습니다.
 
  “이익공유제라는 게 이익을 본 기업이 손해 본 기업을 도와주겠다는 건데, 이 말은 손실공유제와 같아요. ‘손실공유제를 할래?’라고 물으면 누가 하겠다고 나섭니까?
 
  플랫폼 노동도 초기에는 투자비용이 막대해요. 아직도 적자를 보는 기업이 있습니다. 쿠팡도 마찬가지예요. 미래를 보고 적자를 감수하며 투자하는데, 일정 시점에서 이익이 났다고 이를 빼앗아가면 누가 투자하겠습니까.
 
  이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와 사유재산이라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드는 발상이에요. 정부가 과도하게 이 선을 넘으려고 합니다. 국민을 위한다며 국민을 수렁에 빠뜨리는 겁니다. 이렇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일을 벌이는 것은 포퓰리즘이에요.”
 

  — 이익을 많이 본 기업에 과세하는 것이 옳지 않나요.
 
  “담세(擔稅) 능력에 맞는 과세를 해야 합니다. 이익공유제와 과세는 엄연히 다릅니다. 반대로 기업의 손실을 보상하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지나친 과세도 개인의 창의와 기업의 미래 투자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에 우리 모두에게 좋지 않습니다.
 
  또한 이렇게 거둔 돈도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먼저 활용해야 합니다. 전 국민에게 선심 쓰듯 나눠주는 방식으로 한다면, 처음에는 인기를 좀 얻겠지만 무엇이 남습니까. ‘한국의 종착지가 잃어버린 20년의 일본이냐, 남미냐’를 관찰하고 있는데 지금은 남미로 갈 것 같아요.”
 
  — 중산층이 많은 게 좋습니까, 상류층이 많고 극빈층이 적은 게 좋습니까.
 
  “중산층이 두꺼워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가능합니다. 중산층은 번 돈의 상당 부분을 소비합니다. 빈곤층은 생계에 많은 돈을 쓰고, 상류층은 자신이 번 것에 비해 적게 소비하죠.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두꺼운 중산층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한국은 절대적 격차에 민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산층을 통상 중위소득의 50~150%까지 소득을 가진 집단’으로 정의한다. 중위소득이란, 전체 가구 중 소득을 기준으로 50%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이다. 2020년 기준 중위소득은 4인 가구 기준 월 475만원이다. 월 소득 238만~713만원인 4인 가구는 중산층에 속한다. 통상 2010년대 이후 65% 전후던 우리나라 중산층 비중이 2019년 2/4분기에 59.9%로 하락한 적도 있다.
 
  지니계수(소득불평등도)는 대표적인 소득분배지표다. 빈부 격차와 계층 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낸다. 값은 0부터 1까지 수치로 표현되는데, 값이 ‘0’(완전 평등)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완전 불평등)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우리나라 지니계수는 2011년 0.388을 시작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9년 통계는 0.339를 기록했다.
 
  — 생활 수준은 과거보다 나아져 통계상으로는 중산층이 늘었지만 정작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비율은 줄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분배도 과거보다 좋아졌기에 중산층 비율은 늘어나야 합니다. ‘소득불평등도(소득격차)’를 어떤 기준으로 보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우선 ‘절대적 소득불평등도’와 지니계수로 알려진 ‘상대적 소득불평등도’를 이해해야 해요.
 
  A, B, C가 각각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을 벌었는데, 2배씩 더 벌게 되면 200만원, 400만원, 600만원이 됩니다. 상대적 소득불평등도는 1:2:3으로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절대적 불평등도(소득양극화·소득격차)는 A와 C의 경우 2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벌어져 심리적으로 그 격차를 더 크게 느끼는 거죠. 우리나라는 이 ‘절대적 불평등’ ‘절대적 격차’에 굉장히 민감해요. 이 때문에 자신이 중산층에 속함에도 심리적으로는 체감하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불평등이나 양극화(소득격차)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정책 방향은 아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한국만의 특징입니까.
 
  “앞서 ‘소득이 2배 증가한 사례’에 대해 외국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소득불평등도 변화가 없다’고 했지만, 우리나라는 절반 가까이가 ‘소득불평등도가 증가했다’고 답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면 가난한 그룹과 부유한 그룹의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어요. 절대빈곤을 줄이고 과거보다 여유로운 삶을 사는 데 의미를 둬야 하는데, 나보다 훨씬 잘사는 사람과 비교를 하죠. 인지상정입니다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우리 속담이 있잖아요.”
 
 
 
가장 큰 문제는 에이지 디바이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후보(가운데)와 함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찾은 유경준 의원(오른쪽). 사진=뉴시스
  유경준 의원은 2007년 KDI 연구원 시절 〈소득불평등 개념 인식의 국제비교〉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인은 상대적 소득불평등도의 증가보다는 절대적 소득격차의 변화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밝혔다.
 
  — IMF 이후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당시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했죠. 이 양극화라는 ‘잘못된 신화’는 2005년 잘못 쓴 논문에서 출발합니다. ‘양극화 지수’를 잘못 계산해 벌어진 일이에요. 계산식이 어렵거든요. 이때부터 양극화라는 허상이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가 소득양극화가 심한 나라라고 하는데, 이러한 주장에는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당시 어떤 학자가 ‘1998년 외환위기 전후로 지니계수로 측정한 값은 15% 증가하였지만, 양극화 지수로 측정한 한국의 양극화 정도는 250% 증가하여 양극화가 매우 심각하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양극화 지수를 잘못 계산한 오류였습니다.”
 
  유경준 의원은 2007년 〈소득분포 극화의 추정과 검증〉이라는 논문을 통해 양극화라는 ‘잘못된 신화’는 계산 실수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면서 “지니계수와 양극화 지수가 이론적으로는 상이하나, 실증적으로는 다른 지수라 보기 어렵다”고 했다.
 
  유 의원은 현 정부가 ‘표’를 위한 ‘계층 갈라치기’를 하고자 ‘양극화’라는 용어를 즐겨 쓴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양극화 선동’보다 ‘에이지 디바이드(age divide·연령 격차)’가 더 큰 문제”라며 “투표 성향이나 부동산, 주식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볼 때 한국인은 50대 중반을 기준으로 서로 다른 세상을 사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인은 연령별로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어요. 60~70대는 과거 개발연대기에 열심히 일해 재산 축적을 다 해놓았잖아요. 그런데 지금 젊은이들은 경제가 안 좋으니 취업이 안 돼요.
 
  한국은 사회안전망이 부실해 중장년층 역시 기댈 곳이 마땅치 않아요. 앞으로 정년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청년들과 어려운 중장년층이 모두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노동시장을 개혁해야 해요.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를 적절히 조절하여 정년 연장과 청년 취업을 병행해야 하는데, 이 정부는 하지 않죠.
 
  앞서 ‘내부자-외부자 문제’에서 보듯이 현 정부는 ‘친노동자’가 아닌 ‘친노조’ 정부이기 때문이에요. ‘민주노총에 상당한 빚을 졌다’라고까지 말했잖아요. 인천국제공항 사태부터 시작해 민주노총조합원만을 위한 정책을 펴니 희망이 없어지는 겁니다.”
 
  유경준 의원은 “우리나라의 노조는 대기업과 공기업 위주로 결성돼 ‘내부자-외부자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이어 “대기업에만 사회적 공헌을 요구하지 말고, 이곳에 속한 노동조합도 사회 공헌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통계 마사지’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인 2018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은 통계청 자료를 통해 ‘개인 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당시 황수경 통계청장은 ‘그런 자료를 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소득불평등이 심화한 것이 당시 통계청의 결과였다.
 
  청와대는 그해 8월 황수경 청장을 경질했다. 황 청장은 퇴임식에서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신임 통계청장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신욱 선임연구위원을 임명했다. 강 청장은 취임 직후 경제 관계 장관회의에 참석해 “장관님들의 정책에 좋은 통계를 만드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강신욱 청장은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가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정부가 내세운 수치는 소득 하위 10%와 자영업자의 소득을 제외한 채 얻어낸 수치다. 이것이 ‘바로 통계 마사지’다.
 
  — ‘통계 마사지를 하지 않은 청장’이라고들 합니다.
 
  “과찬입니다. 저는 통계를 있는 그대로 봤고, 가능한 한 모든 통계를 공개하여 검증받고자 했습니다. 마사지할 것도 없었죠. 다만, 통계를 과장하거나 왜곡해 사용하면 개인적으로 참지 못했습니다.
 
  또 옳지 않은 통계 기준은 그 기준을 바꿨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정부와 약간의 마찰은 있었지만, 과장하자면 ‘나만큼 관련 통계를 많이 아는 사람이 없었기에 다 설득해 이겨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통계 조작도 가능합니까.
 
  “가능은 합니다만, 통계청은 특히 독립성과 전문성이 중요하기에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은 애초에 오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정부에서는 잘못된 정책을 변명하기 위해 통계를 핑계 수단으로 과하게 활용한 측면이 있습니다.”
 
  — 현 정부의 통계 악용 사례가 있습니까.
 
  “위에서 이야기한 최저임금의 효과를 근로자에게만 적용해 그 효과를 발표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자영업자·무직자·실업자와 ‘하위 10%에 해당하는 근로자’는 제외한 채 임금근로자만 표본으로 해서 소득 통계를 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금근로자의 90%에 긍정적’이라고 발표했어요. 언론에서 난리가 나자 이를 주도한 홍장표 경제수석을 경질했죠.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만 보여주려고 한 것이죠.
 
  또 장하성(현 주중대사)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득분배를 이야기하며 한국은행의 거시통계와 통계청의 가계통계를 혼합해 ‘기업이 노동자의 몫을 탈취해 한국의 소득불평등이 악화했다’는 엉터리 주장을 했습니다.
 
  이 두 통계는 기준이 다르기에 비교 자체를 할 수 없어요. 제가 통계청장일 때 장 실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를 냈습니다. 제 임기 동안은 아무 말 못 하다가 제 후임인 황수경 청장을 불러서 ‘왜 (통계청이) 반박 자료를 냈느냐’는 식으로 따졌다고 합니다.”
 
 
 
‘확증 편향’

 
  2017년 5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발령 나기 약 5일 전 당시 고려대 교수 신분이던 장하성 주중대사는 “가계평균소득 증가율은 90%로 가계총소득 증가율(186%)의 절반에 불과해 가계총소득에서 소득 상위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통계청은 설명자료를 통해 장하성 실장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을 밝혔다. 이 자료는 여전히 통계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경준 의원은 현 정부가 ‘통계 왜곡’에 그치지 않고 ‘통계에 대한 무지’도 겸했다고 한다.
 
  “이 정부에서는 ‘낮아진 노동소득분배율을 증가시키기 위해 시간당 1만원으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며 자신들이 만들어낸 엉터리 통계들을 근거로 댔습니다.
 
  정작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한국의 공식 노동소득분배율은 최근 30년간 증가 추세임에도 오히려 반대로 이야기한 것이지요.
 
  공식 통계를 생성하는 한국은행은 청와대와 정부에서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데도 지난 3년 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2019년 노동소득분배율은 65.5%이다. 2010년부터 보아도 58.9%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노동소득과 상반되는 개념이 자본소득이다.
 
  그는 “기획재정부(기재부) 등 정부 부처도 성장률이나 고용 현황, 소득분배에 대한 국제 비교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만 골라서 소개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에 빠졌다”고 했다.
 
  이어 “확증편향은 대중독재, 파시즘과 나치즘으로 연결된다”며 “유력 대권주자들도 통계를 무책임하고 제멋대로 해석하는데, 이러한 무지를 수정하지 않으면 사기이고 피해는 국민이 입는다”고 했다.
 
  “2019년에는 정부의 경제 실정(失政)으로 비정규직이 87만명이나 늘었죠. 이를 두고 정부는 ‘통계조사 설문이 잘못돼 벌어진 일’이라고 변명했어요. ‘응답자 중 35만~50만명에 이르는 정규직이 자신을 비정규직으로 응답했다’는 겁니다. 정규직이 자신을 비정규직으로 착각하는 게 말이 됩니까? 무지에서 출발하였지만,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고도 고치지 않으니 거짓과 사기로 변하는 것입니다.”
 
  유 의원은 “통계청 홈페이지의 ‘국가통계포털’ ‘통계지리정보’들을 활용하면 한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기본소득보다 사회안전망 확보가 먼저
 
  그는 “한국은 아직 기본소득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이 경제 규모에 맞는 사회보장제도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예요. 사회안전망에 빈 곳이 군데군데 있습니다.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이 아직 많고, 보장 수준도 낮습니다.
 
  기본소득이라는 것은 사회보장 체계가 갖춰진 상태에서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들 때 언급되는 수단입니다. 지금 기본소득을 운운하는 것은 구멍 난 곳을 방치한 채 두 단계는 건너뛰겠다는 것이죠. 빈 곳과 부족한 곳을 메우는 게 우선입니다.
 
  사회안전망은 사회보험과 사회부조, 사회서비스를 통칭합니다. 사회안전망은 미래 고용 창출의 원천이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유 의원은 한국이 소득 파악도 제대로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안전망을 정비하려면 소득 파악이 우선입니다. 이번 4차 긴급재난지원금 논쟁에서 보듯 우리나라는 소득세의 경우 40%가 면제이고, 자영업자의 경우는 지나치게 간이과세 대상을 높여 놓아(연매출 8000만원) 소득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누가 어려운지, 코로나19로 얼마나 피해를 보았는지 파악이 잘 안 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 국세청에서 소득을 파악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정부에서 ‘보편과 선별’이라는 2가지 방식으로 4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하는데, 기재부는 난색을 보입니다.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재정의 한계가 가장 큰 문제이고, 한편으로는 누가 얼마나 피해를 보았는지 식별이 어렵습니다.
 
  긴급재정명령권을 행사해 사회적 거리 두기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에게 보상해주는 게 헌법 정신에 맞습니다. 하지만 누가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요.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그에 알맞은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소득 파악이 필요합니다. 소득을 파악하기 위해선 그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세금을 내야 합니다. 그러면 정부는 과세 내역을 바탕으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퍼주기식으로 무차별적 지원을 하면 할수록 ‘소득파악-세금-정부지원 기준’이라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기본이 안 된 상황인데도 대선주자라는 사람들은 당장의 표를 의식하여 쉽게쉽게 선심 쓰듯 기본소득이나 그와 유사한 퍼주기를 꺼내 들죠. 이는 받고 나면 그 뒤에 뭐가 남겠습니까.”
 
 
  종합부동산세는 정체불명의 세금
 
  —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종부세는 정체불명의 세금이에요. 이 법의 목적은 ‘조세 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한다’는 것인데, 둘 다 안 되고 있어요. 또한 종부세를 ‘상위 1%’만 내는 세금이라고 하지만, 서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종부세 적용 주택의 비율이 전체의 13%까지 올라갔어요.
 
  1가구 1주택, 84m2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에는 서울의 과반수가 종부세 적용 대상이 됩니다. 이 정부에서 종부세 적용 대상과 금액도 각각 2배씩 늘렸어요. 이제는 서울의 경우 상위 1%의 문제가 아니라 강남과 강북의 시민 간 편 가르기가 되었고, 내년 이후에는 서울과 지방의 편 가르기가 될 것입니다.”
 
  — 종부세의 긍정적인 면은 없습니까.
 
  “부동산교부세로 세수입 일부가 균형 발전을 목적으로 배분돼 지역 간 형평성 제고에 도움은 되지만 세수 규모가 지방세 수입과 비교해 매우 작아 그 효과도 미미합니다. 종부세가 오르면 공시지가가 따라 오르고, 이어 부동산값이 올라요. 집값이 오르니 종부세가 또 오릅니다. 악순환의 반복이에요.
 
  소득과 부동산 보유 규모는 비례 관계가 아니에요. 종부세는 세대별 합산을 인별 합산으로 전환하기에 종부세가 소득재분배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죠. 또 소득불평등과 자산불평등은 다르기에 ‘종부세로 소득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누차 강조하지만 한국의 자산불평등도는 선진국과 비교하여 높지 않아요. 대부분의 연구에서도 ‘종부세의 집값 안정화 효과’에 대해 부정적이에요.”
 
  — 어떻게 해야 합니까.
 
  “종부세를 폐지하고 지방세인 재산세로 통합하든지, 정말로 부자가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유세(자산-부채인 순자산에 과세)’를 신설해야 합니다. 지금의 종부세는 목적과 반대로 가고 있어요.”
 
  — 종부세가 위헌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조세법률주의에 반하기 때문이죠. 헌법 59조는 ‘조세의 품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종부세는 ‘공시가격에서 공제금액을 뺀 금액’에 ‘공정시장 가액 비율’을 곱합니다. 그 값에 다시 ‘세율’을 곱하는 식으로 산출합니다. 여기서 세율만 국회에서 법률로 정합니다. 나머지 공시가격이나 공정시장 가액 비율은 국토교통부 시행령을 통해 정부가 자의적으로 규정하고 있죠. 위 2가지도 세금이기에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규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종부세는 징벌적 과세입니다. 납세자의 담세 능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어요. 뉴욕시 경우 1년에 5%, 5년에 20% 한도 내에서만 올릴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조세심판원에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종부세 급등이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헌재의 위헌 심판을 위한 첫 단계를 시작했습니다.”
 
  — 서울시장 후보가 어떤 부동산 정책을 펼쳐야 합니까.
 
  “부동산도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영향을 받기에 공급을 늘리지 않고 가격만 규제해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사람들이 원하는 집은 교통이 편리하고 좋은 직장이 있는 곳이에요. 서울이 그렇죠. 서울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가능한 한 빠르게 부족한 양의 집을 공급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5년 안에 서울에 80만~90만 호 공급해야
 
  — 임대주택으로 해결할 수 없는가요.
 
  “처음에는 임대주택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주택도 일종의 계층 이동 사다리예요. 임대주택에서 전세를 거쳐 누구나 내 집 마련을 꿈꿀 수 있잖아요.
 
  국민한테는 ‘임대주택에서 살라’고 하지만 본인들은 정작 임대주택에서 살지 않잖아요? 참 이해할 수 없어요. 하루빨리 박원순 시장 시절의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필요한 곳에 5년 내로 적어도 80만~90만 호를 공급해야죠. 지금 정책은 인간의 본성에 반하기에 성공할 수 없어요.”
 
  — 임대주택은 어디에 지어야 합니까.
 
  “주민들이 원하면 어디든 좋습니다만, 꼭 서울 한복판에 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임대주택이 꼭 필요한 젊은층·저소득층이 살기에 알맞은 곳이 있을 겁니다. 물론 임대주택도 ‘주택 사다리’의 시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곳에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평생 임대주택에서 살아라’는 식으로 임대주택만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잘못됐다고 봅니다.”
 
  유경준 의원은 “재건축·재개발 시 용적률을 상향하고 스카이라인을 높여 서울을 국제도시로 만들어야 뉴욕, 런던, 도쿄, 홍콩 등과 경쟁할 수 있는 국제도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 공공임대주택은 소셜믹스(social mix) 효과도 있지 않습니까.
 
  “가난한 사람은 항상 가난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잖아요. 교육이나 다른 방식을 통한 계층 이동의 기회도 없이 소득계층만 섞어놓는 소셜믹스만 한다고 해결되지 않죠.”
 
  — 정부의 25번째 주택 정책은 어떻습니까.
 
  “이번 대책도 반쪽짜리 대책에 불과합니다. 임대차 3법 강행 등도 과도한 개입으로 인한 정부의 실패 주원인입니다. 하지만 반성은 없고 민간의 역할을 내버려 둔 채 ‘공공주도’ 정책을 천명하고 있죠. ‘공로민불’(공공이 하면 로맨스, 민간이 하면 불륜)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해 성공하기 어려울 겁니다.”
 
  유경준 의원은 “교육이 계층 이동을 위한 결정적인 사다리 역할을 한다”며 대학입시에서 정시 확대를 주장해왔다.
 
 
  정시 확대로 개천의 龍 만들어야
 
사진=조준우
  “교육 사다리를 복원하고 싶어요. 정시로 신입생을 뽑을 때 ‘개천의 용’이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특목고니, 자사고니 만들었지만 또 다른 스펙을 요구하는 부작용만 생겨났어요.
 
  저는 적어도 정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는 돼야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다양성을 너무 존중하다 보니 너무 멀리 왔죠. 시험을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게 가장 공정하고 부작용이 적습니다.”
 
  — 어떤 국회의원이 되고 싶으신가요.
 
  “한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연령 격차(age divide) 문제를 극복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청년층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개혁과 사회안전망 보완에 힘쓸 것입니다. 계층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늘 고민합니다.”
 
  — 집권 세력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표를 위한 편 가르기는 귀신 같아요. 판사 탄핵도 다 계산된 행동이에요. 국민들이 속지 말았으면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국민 통합이 성장의 근원이라고 말했어요. 세대·계층·지역 갈라치기는 성장동력만 갉아먹을 뿐입니다. 분열이 아닌 국민 통합에 앞장서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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