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집안(문 대통령)과 ‘기독교’ 집안(장재도 목사)의 혼사
⊙ 장 목사는 예장통합 교단 서울서노회 회장 역임… 그에 대한 평판은?
⊙ 교회 내 어린이집 개원을 위한 장재도 목사의 노력
⊙ 교회 토지와 건물에 총 13억8710만원(채권최고액 기준)의 근저당 설정
⊙ 하늘빛교회 주일 예배 참관… 아담하고 소박한 인상
⊙ 장재도 목사 설교의 특징은?
⊙ 장재도 목사 카카오톡 사진엔 ‘신영복체’가…
⊙ 장 목사는 예장통합 교단 서울서노회 회장 역임… 그에 대한 평판은?
⊙ 교회 내 어린이집 개원을 위한 장재도 목사의 노력
⊙ 교회 토지와 건물에 총 13억8710만원(채권최고액 기준)의 근저당 설정
⊙ 하늘빛교회 주일 예배 참관… 아담하고 소박한 인상
⊙ 장재도 목사 설교의 특징은?
⊙ 장재도 목사 카카오톡 사진엔 ‘신영복체’가…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아파트 단지와 난지천 공원 사이에는 ‘월드컵로(路)’가 북서쪽에서 동남쪽으로 길게 뻗어 있다. 이 도로 중간쯤에 위치한 서부면허시험장 맞은편에는 푸른색 유리가 인상적인 ‘하늘빛교회’가 자리 잡고 있다. 외양은 일반 교회와 다를 바 없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칠 만한 교회는 아니다. 이 교회의 위임(담임)목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사돈이자 문 대통령의 장남 준용씨의 장인인 장재도 목사이기 때문이다. 준용씨와 장 목사의 딸 지은씨는 2014년 2월 결혼식을 올렸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던 시절이다.
문준용씨와 장지은씨의 결혼식 풍경
문 대통령 내외는 알려진 대로 천주교 신자다. 문 대통령은 디모테오, 김정숙 여사는 콜룸바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천주교’ 집안과 ‘기독교’ 집안의 결혼, 그리고 유력 정치인의 아들… 그 때문인지 결혼식도 매우 독특하게 치러졌다고 한다. 당시 결혼식 풍경을 전한 한 기독교 매체 기사의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흥미로운 것은 본인(문재인 대통령-기자 주)은 천주교인이지만 장로교 목사와 사돈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는 지난 2014년 2월 목사의 딸을 아내로 맞아 혜화동 성당에서 결혼할 당시 목사와 신부가 함께 순서를 맡는 특별한 방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해 화제가 되었다. 당시 신랑 측에서는 비록 성당에서 결혼식을 하지만 신부의 신앙을 존중해 순서를 짜기로 하고 성당 측을 설득해 이 같은 결혼식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13일 한국교회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원로목사님과 원로신부님 공동 집례로 혼인서약은 목사님이, 성찬예식은 신부님이, 장소는 성당, 찬양대는 교회에서 (불러와) 각각 진행했다”며 준용씨의 결혼식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결혼 이후 준용씨는 하늘빛교회에 출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 사돈들에 비해 평범한 장재도 목사
장 목사는 전직 대통령의 사돈들과 비교했을 때, 세속적인 의미에서 매우 평범한 축에 든다. 그만큼 전직 대통령의 사돈들은 대내외의 시선을 끄는 인물들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은 고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 이희상 한국제분 사장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돈은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과 고 신명수 동방유량 회장으로 모두 재벌 오너였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돈이자 현철씨의 장인도 롯데월드 사장을 지낸 김웅세씨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 신현수 전 신용관리기금 초대 이사장(감사원 감사위원 역임)과 사돈 관계를 맺었다.
“장 목사의 평판은 매우 좋은 편”
대통령 사돈이 목회하는 교회, 그것도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하늘빛교회는 어떤 교회이고, 장재도 목사는 어떤 목회자일까. 하늘빛교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장 목사의 프로필에 따르면, 그는 장로회 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후 필동교회, 수색교회, 구로제일교회에서 전도사와 부목사로 재직했다고 한다. 하늘빛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예장통합) 교단 소속이다. 예장통합은 교단 산하에 노회라는 곳을 두고 각 지교회를 관리하는데, 하늘빛교회는 예장통합 서울서노회 소속이다. 장 목사는 서울서노회 노회장을 지내며 교단 업무 일부를 관장한 적도 있다.
예장통합 서울서노회를 방문해 장 목사에 대해 물어보았다. 노회 관계자는 대통령 사돈인 장 목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데 주저하는 눈치였다. 장 목사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다는 목사 A(모 교회 담임목사)씨를 수소문해 장 목사에 대해 물어보았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다음과 같은 평가를 들려주었다.
〈교단 내 장 목사의 평판은 매우 좋은 편이다. 그가 유력 정치인과 사돈을 맺을 때 의아했던 게 사실이지만, 문 대통령 내외가 소박하고 성실한 장 목사의 인품에 반해 혼인을 결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양가의 자제들이 연애 결혼을 했는지, 중매로 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서의 장 목사의 평판도 꽤 좋은 것으로 안다. 아마도 어린이집 덕분인 것으로 추측된다.〉
어린이집 개원을 위한 장재도 목사의 노력
A씨의 설명에 따르면 하늘빛교회는 2011년 지금의 교회 건물 설계 당시부터 교회 1층에 어린이집 개원을 준비했다고 한다. 어린이집 개원은 이내 난관에 부딪혔다. 국토해양부가 규정하고 있던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 제36조 때문이었다. 이 지침에 따르면 택지개발지역과 뉴타운지역, 도시정비지역 등에 들어서는 교회 등 종교시설은 종교용지로만 국한해 분양, 교회 이외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복지관 등의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종교부지 용도로 허가 받아 신축하는 교회들은 이전에 운영하던 관련 시설의 신축을 포기해야만 했다.
서울시 상암택지개발지구 내 종교용지를 분양받아 교회를 신축하면서 오랫 동안 지속해 온 장 목사의 어린이집 사역도 중단 위기에 놓였다. 당시는 상암동 일대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직후였고, 디지털미디어시티에 언론사들의 본격적인 입주가 이뤄지던 때였다. 신규 인구의 유입으로, 어린이집 등원을 위해 대기하던 이 지역 유아들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던 시점이었다.
장 목사는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어린이집 개원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 결과 그간 적용돼 오던 택지개발지침의 예외 규정을 폭넓게 해석, 공익에 부합하면 종교시설이라 할지라도 어린이집을 짓는 게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냈다고 한다.
장 목사의 노력으로 하늘빛교회는 2013년부터 10년간 마포구가 운영하는 형태로 구립 ‘상암하늘빛어린이집’을 개원할 수 있었다. ‘공공데이터포털’이 제공하는 ‘서울 마포구 어린이집 현황’(2017년 10월 기준)을 확인한 결과, 구내 62개 국·공립 어린이집 중에서 교회 시설에 자리 잡고 있는 어린이집은 신촌성결교회가 운영하는 ‘키움어린이집’ 그리고 하늘빛교회의 ‘상암하늘빛어린이집’뿐이다. A씨는 “장 목사의 어린이집 개원을 위한 노력이 조금씩 알려지자 상암동 인근의 맞벌이 부부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교회 토지와 건물에 13억8710만원 상당의 근저당 설정
하늘빛교회 약사에 따르면, 장 목사가 최초로 교회를 설립한 곳은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지하 상가였다고 한다. 1988년 장 목사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상가 지하를 매입해 교회를 이전했다. 당시 교회명은 ‘합정교회’였다. 합정교회는 1996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으로 이전했고, 이후 현재의 상암동 부지를 매입해 2012년 3월 지금의 지상 7층 지하 2층짜리 새 예배당에 입당(入堂)했다. 이즈음 교회명도 하늘빛교회로 바꿨다. 현재 하늘빛교회는 장재도 목사를 비롯해 부목사 2명, 교육전도사 1명, 장로 3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늘빛교회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교회 부지 면적은 595.5m²(약 1965평)이다. 부지와 교회 건물 소유주는 종교시설의 특성상 ‘재단법인대한예수교장로회서울노회유지재단’으로 돼 있다. 상기 재단이 교회 부지를 매입할 때(2011년 3월 15일)의 토지 거래가액은 22억원인 것으로 등기부등본에 기재돼 있다.
교회 토지와 건물엔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다. 근저당에 따른 채권최고액은 표와 같은데, 이를 다 합하면 총 13억8710만원이다. 주로 2011~2012년에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음을 알 수 있는데, 하늘빛교회가 지금의 교회 건물을 신축하던 시기와 겹친다. 즉 교회 건축에 따른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채무를 졌고, 그로 인해 근저당권이 설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교회 관계자에게 이 부분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잘 모른다”는 답이 돌아왔다.


예배 참관: 일반 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아… 유력 인사도 없는 듯
지난 4월 8일 기자는 하늘빛교회 취재차 주일예배에 참석해 보았다. 1층 현관에 들어서니 봉사자 한 명이 기자에게 주보(예배 안내문) 한 장을 건네주며 “3층으로 올라가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그는 “우리 교회에 처음 오신 것 같은데…”라며 관심을 보였다. 3층에 올라가니 부목사와 봉사자들로 보이는 3명이 주일 예배가 치러지는 본당으로 안내해 주었다. 본당은 3층과 4층에 좌석이 마련된 일종의 복층 구조였다. 두 개 층에 위치한 좌석수를 세어 보니 어림잡아 150~200석 정도 돼 보였다. 본당 벽면은 베이지색과 원목으로 꾸며져 차분한 느낌을 주었다.
본당 안에 자리한 신도들을 살펴보니 소위 유력 인사로 보이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대부분 인근 주민들인 것 같았다. 예배에 참석한 신도 대부분은 60~70대 이상의 평범한 노년층이었다. 그들은 주로 강대상 바로 앞 좌석에 밀집해 앉아 있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연령대는 30~40대였는데, 대부분이 찬양대원들이었다. 예배에 참석한 총 인원수는 40~50여 명 정도였다.
오전 11시가 되자 강대상(목사가 예배를 인도하는 연단) 옆에 있는 문에서 흰색 가운을 입은 찬양대 15~16명이 강대상 오른편에 착석했다. 그들과 함께 흰 가운을 입은 장재도 목사도 본당 안으로 들어왔다. 장 목사는 본당 내부를 한 번 둘러보더니 강대상 위에 올랐다.
하늘빛교회의 예배 순서는 다른 교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먼저 장 목사가 ‘이런 교회 되게 하소서’라는 제목의 찬양을 인도하며 예배가 시작됨을 알렸다. 이어 ‘감사미소’(감사해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소중해요의 머리글자)라는 ‘인사’의 순서가 있었는데, 이는 양 옆에 앉은 성도들과 위의 네 가지 말로 서로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이후 ‘사도신경’ 낭독과 함께 찬송가 두 곡을 더 부르고, 장로가 인도하는 기도 시간이 이어졌다. 강대상에 선 장로는 “대통령과 위정자들에게 지혜를 부어주시어 이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 역시 다른 교회에서도 흔히 행해지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의 한 대목이다.
아담하고 소박한 인상
장재도 목사의 설교가 시작됐다. 이날 설교의 제목은 ‘나는 선한 목자라’였다. 설교 본문은 신약성경 요한복음 10장 11~18절이었다. 요한복음은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인 사도 요한이 지었다. 예수의 신성함을 나타내고,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증거하기 위해 기록한 것이 요한복음이다. 요한복음 10장은 예수가 스스로를 양을 돌보는 목자(牧者)에 비유함으로써 목자가 양을 먹이고 기르는 데 헌신하듯, 예수 자신도 구원할 성도를 위해 자기 생명을 바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장(章)이다. 장 목사의 설교 중 일부다.
〈선한 목자의 특징은 양을 위하여 생명을 버리노라. 이것이 선한 목자의 특징이다. 그냥 목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잘하고 성실하게 잘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양을 위해서 생명을 버리는 것이 (진정한) 선한 목자다. 주님은 우리의 죄를 위하여, 허물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자기의 생명을 버리신 분이다.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는 분이시다. 그러기에 우리를 위하여 ‘나는 선한 목자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설교 도중 “양을 위하여 생명을 버리노라”라는 부분에서 아주 큰 목소리로 외치듯 강조하는 게 퍽 인상 깊었다. 그때마다 일부 성도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예배가 끝난 후 교회를 둘러보았다. 대형 교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아담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대통령 사돈이 목회하는 교회답지 않게(?) 그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중소형 교회와 다를 바 없었다. 교회 내부에 혹시 문재인 대통령 관련 기물(器物)이나 사진 등이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그런 흔적도 찾기 힘들었다. 예배 후 교회 지하 1층 식당에서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고 있었다. 식당 내부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점심 메뉴는 비빔밥에 김칫국, 어묵볶음이 전부였다. 신도들은 식사에 앞서 서로 인사를 나누며 안부를 묻기도 했다. 기자에게 “맛있게 드시라”며 인사를 건네는 교인도 있었다.
장 목사에게 거듭 인터뷰 요청했지만…
예배에 참석하기 며칠 전, 장재도 목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그에게 질문지를 보냈다. 질문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 ■ 장 목사님의 생애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
■ 대통령 사돈이라는 이유로 친분을 쌓으려는 주변 사람은 없습니까?
■ 사위 문준용씨가 과거엔 출석했던 걸로 아는데 지금도 교회에 출석합니까?
■ 문재인 대통령은 천주교 신자인데 결혼 당시 주저되는 부분은 없었습니까?
■ 대통령 내외분과 자주 접촉을 하십니까?
■ 대통령 내외분을 전도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 논란이 되는 종교세 도입, 그리고 동성애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하늘빛교회’의 등록 교인수는 얼마나 됩니까?
■ 2017년 대선을 전후해 교인수가 늘었습니까?
■ 교인 중에 소위 말하는 ‘유력 인사’는 없습니까?
■ 땅과 토지에 근저당이 13억8710만원 정도 설정돼 있던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안현수 목사를 아십니까? 《월간조선》은 안 목사를 인터뷰를 했었는데 교도소 전도(선교)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 목사님께서도 안 목사처럼 (구속 수감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해 목회자로서 교도소 선교를 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 끝으로 문재인 정부와 한국 교회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장 목사의 휴대폰과 이메일을 통해 거듭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하늘빛교회 부목사에게도 장 목사의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본인은 (인터뷰에 대해) 해 줄 말이 없다”고 했다. 이날 예배가 끝나고 장 목사의 사택을 찾았다. 초인종을 누르자 장 목사의 가족으로 보이는 20대 여성이 나왔다. 그에게 기자 신분임을 밝히고 장 목사와의 만남을 청했다. 그 여성은 “잠시만 기다리라”며 장 목사에게 기자가 찾아온 사실을 알리는 듯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여성이 문 밖으로 나와 “죄송하다”며 만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해 왔다. 얼핏 들여다본 장 목사의 사택 내부도 그리 커 보이지는 않았다.
장재도 목사의 과거 설교
몇 년 전 대형 교회 목사들을 중심으로 설교 시간에 정치적인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하늘빛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장 목사의 과거 설교를 청취한 결과, 두드러지는 정치적인 발언은 없었다. 장 목사는 성경 본문에만 집중하는 설교를 선호하는 듯했다. 한편으론 대통령 사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적인 내용이 섞인 설교를 경계한다고 볼 수도 있다. 설교 영상을 청취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2017년 5월 10일)된 직후인 5월 14일 주일 설교 영상이 하늘빛교회 홈페이지에 없었다. 교회 관계자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모른다는 입장이었다. 장재도 목사의 설교 중 의미 있는 대목을 몇 개 추려 보았다. 2017년 3월 12일 설교엔 북한 관련 이야기를 설교의 예화(例話)로 차용했다. 설교 내용 중 일부다.
〈예전에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별세계였습니다. 종업원들 모두 ‘김일성, 김정일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일행 중에 조금 짓궂은 장로님이 계셨는데, 그분이 종업원 한 명에게 조금 구깃구깃한 봉투와 펜을 내밀며 김일성 주석의 이름이 한자로 어떻게 되는지 좀 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그 부탁을 받은 여종업원의 얼굴이 확 굳어지면서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위대하신 김일성 주석님의 존함을 이런 낡은 종이에 쓰란 말입네까? 난 못합네다. 깨끗한 종이 갖고 오시라요!”
세뇌의 결과이긴 하지만, 한 인간을 이 정도로 존중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해 2월 19일 설교엔 17대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국회의원을 지낸 장경수 전 의원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 일부다.
〈지금은 생선을 파는 생선장수가 된 장경수라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은 안산에서 굉장히 이름이 알려졌는데, 17대 국회의원입니다. 2004년에도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 그의 전직(前職)이 화제였습니다. 철가방 출신의 국회의원 장경수. 철가방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배달할 때, 철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그래서 중국집 배달원을 철가방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중국집 배달원을 하다가 국회의원이 된 것입니다. (중략)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당시 시민들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재선의 국회의원을, 그것도 전직 장관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중국집 배달원 출신의 돈도 없고 무엇 하나 가진 것이 없었던 그는, 오직 하나님만 의지했습니다. 매일 새벽 제단(祭壇)을 쌓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했습니다.〉
2016년 11월 13일 설교에선 당시 정국을 강타한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예화로 설교를 시작했다.
〈요즘 치킨 집에 이런 주문이 많다고 합니다.
“아저씨, 순실 치킨 하나 주세요.”
순살 치킨을 무의식 중에 순실 치킨으로 발음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순실의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가슴에 실망과 절망감을 남겼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최고의 보약이 있습니다. 바로 ‘감사하는 마음’ 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에 “감사의 시대”가 도래해야 합니다.〉
눈에 띄는 ‘신영복체’
기자는 장재도 목사의 카카오톡 계정에서 눈에 띄는 사진 석 장을 발견했다. 바로 신영복(2016년 사망) 전 성공회대 교수의 필체(이른바 ‘신영복체’)를 촬영한 사진이었다. 하나는 〈더불어숲,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숲이 되어 지키자〉라는 사진이다. ‘더불어숲’은 신 교수가 생전에 펴낸 동명(同名)의 저서이자 그를 기리는 홈페이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또 다른 사진은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서 바다가 됩니다〉란 문구다. 마지막 사진은 전통 합죽선(合竹扇)인데, 이 합죽선엔 〈함께 여는 새날〉,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란 문구가 ‘신영복체’로 써져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신영복 교수는 1968년 북한 체제를 추종한 지하당으로 알려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됐던 인물이다. 신 교수는 이른바 진보좌파 진영 내에서 리영희(2010년 사망)와 더불어 존경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월 9일 북한 김영남이 참석한 ‘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 환영사’에서 신 교수를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라고 소개하며 신 교수의 글을 인용해 연설하기도 했다. 물론 신영복체가 촬영된 사진이 장 목사의 카카오톡에 있다고 해, 그것이 장 목사의 정치적·이념적 성향을 확연하게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그의 인식이나 관심사 등을 이 사진을 통해 약간이나마 유추할 수 있다.⊙
문준용씨와 장지은씨의 결혼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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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23일 하늘빛교회 교회 소식에 게재된 문준용·장지은 부부의 결혼 소식. |
〈흥미로운 것은 본인(문재인 대통령-기자 주)은 천주교인이지만 장로교 목사와 사돈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는 지난 2014년 2월 목사의 딸을 아내로 맞아 혜화동 성당에서 결혼할 당시 목사와 신부가 함께 순서를 맡는 특별한 방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해 화제가 되었다. 당시 신랑 측에서는 비록 성당에서 결혼식을 하지만 신부의 신앙을 존중해 순서를 짜기로 하고 성당 측을 설득해 이 같은 결혼식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13일 한국교회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원로목사님과 원로신부님 공동 집례로 혼인서약은 목사님이, 성찬예식은 신부님이, 장소는 성당, 찬양대는 교회에서 (불러와) 각각 진행했다”며 준용씨의 결혼식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결혼 이후 준용씨는 하늘빛교회에 출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 사돈들에 비해 평범한 장재도 목사
장 목사는 전직 대통령의 사돈들과 비교했을 때, 세속적인 의미에서 매우 평범한 축에 든다. 그만큼 전직 대통령의 사돈들은 대내외의 시선을 끄는 인물들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은 고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 이희상 한국제분 사장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돈은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과 고 신명수 동방유량 회장으로 모두 재벌 오너였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돈이자 현철씨의 장인도 롯데월드 사장을 지낸 김웅세씨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 신현수 전 신용관리기금 초대 이사장(감사원 감사위원 역임)과 사돈 관계를 맺었다.
“장 목사의 평판은 매우 좋은 편”
![]() |
하늘빛교회 본당 내부. |
예장통합 서울서노회를 방문해 장 목사에 대해 물어보았다. 노회 관계자는 대통령 사돈인 장 목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데 주저하는 눈치였다. 장 목사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다는 목사 A(모 교회 담임목사)씨를 수소문해 장 목사에 대해 물어보았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다음과 같은 평가를 들려주었다.
〈교단 내 장 목사의 평판은 매우 좋은 편이다. 그가 유력 정치인과 사돈을 맺을 때 의아했던 게 사실이지만, 문 대통령 내외가 소박하고 성실한 장 목사의 인품에 반해 혼인을 결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양가의 자제들이 연애 결혼을 했는지, 중매로 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서의 장 목사의 평판도 꽤 좋은 것으로 안다. 아마도 어린이집 덕분인 것으로 추측된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하늘빛교회는 2011년 지금의 교회 건물 설계 당시부터 교회 1층에 어린이집 개원을 준비했다고 한다. 어린이집 개원은 이내 난관에 부딪혔다. 국토해양부가 규정하고 있던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 제36조 때문이었다. 이 지침에 따르면 택지개발지역과 뉴타운지역, 도시정비지역 등에 들어서는 교회 등 종교시설은 종교용지로만 국한해 분양, 교회 이외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복지관 등의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종교부지 용도로 허가 받아 신축하는 교회들은 이전에 운영하던 관련 시설의 신축을 포기해야만 했다.
서울시 상암택지개발지구 내 종교용지를 분양받아 교회를 신축하면서 오랫 동안 지속해 온 장 목사의 어린이집 사역도 중단 위기에 놓였다. 당시는 상암동 일대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직후였고, 디지털미디어시티에 언론사들의 본격적인 입주가 이뤄지던 때였다. 신규 인구의 유입으로, 어린이집 등원을 위해 대기하던 이 지역 유아들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던 시점이었다.
장 목사는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어린이집 개원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 결과 그간 적용돼 오던 택지개발지침의 예외 규정을 폭넓게 해석, 공익에 부합하면 종교시설이라 할지라도 어린이집을 짓는 게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냈다고 한다.
장 목사의 노력으로 하늘빛교회는 2013년부터 10년간 마포구가 운영하는 형태로 구립 ‘상암하늘빛어린이집’을 개원할 수 있었다. ‘공공데이터포털’이 제공하는 ‘서울 마포구 어린이집 현황’(2017년 10월 기준)을 확인한 결과, 구내 62개 국·공립 어린이집 중에서 교회 시설에 자리 잡고 있는 어린이집은 신촌성결교회가 운영하는 ‘키움어린이집’ 그리고 하늘빛교회의 ‘상암하늘빛어린이집’뿐이다. A씨는 “장 목사의 어린이집 개원을 위한 노력이 조금씩 알려지자 상암동 인근의 맞벌이 부부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교회 토지와 건물에 13억8710만원 상당의 근저당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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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교회의 교회 비전과 예배 비전. |
하늘빛교회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교회 부지 면적은 595.5m²(약 1965평)이다. 부지와 교회 건물 소유주는 종교시설의 특성상 ‘재단법인대한예수교장로회서울노회유지재단’으로 돼 있다. 상기 재단이 교회 부지를 매입할 때(2011년 3월 15일)의 토지 거래가액은 22억원인 것으로 등기부등본에 기재돼 있다.
교회 토지와 건물엔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다. 근저당에 따른 채권최고액은 표와 같은데, 이를 다 합하면 총 13억8710만원이다. 주로 2011~2012년에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음을 알 수 있는데, 하늘빛교회가 지금의 교회 건물을 신축하던 시기와 겹친다. 즉 교회 건축에 따른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채무를 졌고, 그로 인해 근저당권이 설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교회 관계자에게 이 부분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잘 모른다”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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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주일 예배의 교회 주보 맨 앞장. |
본당 안에 자리한 신도들을 살펴보니 소위 유력 인사로 보이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대부분 인근 주민들인 것 같았다. 예배에 참석한 신도 대부분은 60~70대 이상의 평범한 노년층이었다. 그들은 주로 강대상 바로 앞 좌석에 밀집해 앉아 있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연령대는 30~40대였는데, 대부분이 찬양대원들이었다. 예배에 참석한 총 인원수는 40~50여 명 정도였다.
오전 11시가 되자 강대상(목사가 예배를 인도하는 연단) 옆에 있는 문에서 흰색 가운을 입은 찬양대 15~16명이 강대상 오른편에 착석했다. 그들과 함께 흰 가운을 입은 장재도 목사도 본당 안으로 들어왔다. 장 목사는 본당 내부를 한 번 둘러보더니 강대상 위에 올랐다.
하늘빛교회의 예배 순서는 다른 교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먼저 장 목사가 ‘이런 교회 되게 하소서’라는 제목의 찬양을 인도하며 예배가 시작됨을 알렸다. 이어 ‘감사미소’(감사해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소중해요의 머리글자)라는 ‘인사’의 순서가 있었는데, 이는 양 옆에 앉은 성도들과 위의 네 가지 말로 서로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이후 ‘사도신경’ 낭독과 함께 찬송가 두 곡을 더 부르고, 장로가 인도하는 기도 시간이 이어졌다. 강대상에 선 장로는 “대통령과 위정자들에게 지혜를 부어주시어 이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 역시 다른 교회에서도 흔히 행해지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의 한 대목이다.
아담하고 소박한 인상
장재도 목사의 설교가 시작됐다. 이날 설교의 제목은 ‘나는 선한 목자라’였다. 설교 본문은 신약성경 요한복음 10장 11~18절이었다. 요한복음은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인 사도 요한이 지었다. 예수의 신성함을 나타내고,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증거하기 위해 기록한 것이 요한복음이다. 요한복음 10장은 예수가 스스로를 양을 돌보는 목자(牧者)에 비유함으로써 목자가 양을 먹이고 기르는 데 헌신하듯, 예수 자신도 구원할 성도를 위해 자기 생명을 바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장(章)이다. 장 목사의 설교 중 일부다.
〈선한 목자의 특징은 양을 위하여 생명을 버리노라. 이것이 선한 목자의 특징이다. 그냥 목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잘하고 성실하게 잘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양을 위해서 생명을 버리는 것이 (진정한) 선한 목자다. 주님은 우리의 죄를 위하여, 허물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자기의 생명을 버리신 분이다.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는 분이시다. 그러기에 우리를 위하여 ‘나는 선한 목자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설교 도중 “양을 위하여 생명을 버리노라”라는 부분에서 아주 큰 목소리로 외치듯 강조하는 게 퍽 인상 깊었다. 그때마다 일부 성도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예배가 끝난 후 교회를 둘러보았다. 대형 교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아담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대통령 사돈이 목회하는 교회답지 않게(?) 그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중소형 교회와 다를 바 없었다. 교회 내부에 혹시 문재인 대통령 관련 기물(器物)이나 사진 등이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그런 흔적도 찾기 힘들었다. 예배 후 교회 지하 1층 식당에서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고 있었다. 식당 내부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점심 메뉴는 비빔밥에 김칫국, 어묵볶음이 전부였다. 신도들은 식사에 앞서 서로 인사를 나누며 안부를 묻기도 했다. 기자에게 “맛있게 드시라”며 인사를 건네는 교인도 있었다.
장 목사에게 거듭 인터뷰 요청했지만…
예배에 참석하기 며칠 전, 장재도 목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그에게 질문지를 보냈다. 질문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 ■ 장 목사님의 생애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
■ 대통령 사돈이라는 이유로 친분을 쌓으려는 주변 사람은 없습니까?
■ 사위 문준용씨가 과거엔 출석했던 걸로 아는데 지금도 교회에 출석합니까?
■ 문재인 대통령은 천주교 신자인데 결혼 당시 주저되는 부분은 없었습니까?
■ 대통령 내외분과 자주 접촉을 하십니까?
■ 대통령 내외분을 전도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 논란이 되는 종교세 도입, 그리고 동성애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하늘빛교회’의 등록 교인수는 얼마나 됩니까?
■ 2017년 대선을 전후해 교인수가 늘었습니까?
■ 교인 중에 소위 말하는 ‘유력 인사’는 없습니까?
■ 땅과 토지에 근저당이 13억8710만원 정도 설정돼 있던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안현수 목사를 아십니까? 《월간조선》은 안 목사를 인터뷰를 했었는데 교도소 전도(선교)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 목사님께서도 안 목사처럼 (구속 수감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해 목회자로서 교도소 선교를 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 끝으로 문재인 정부와 한국 교회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장 목사의 휴대폰과 이메일을 통해 거듭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하늘빛교회 부목사에게도 장 목사의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본인은 (인터뷰에 대해) 해 줄 말이 없다”고 했다. 이날 예배가 끝나고 장 목사의 사택을 찾았다. 초인종을 누르자 장 목사의 가족으로 보이는 20대 여성이 나왔다. 그에게 기자 신분임을 밝히고 장 목사와의 만남을 청했다. 그 여성은 “잠시만 기다리라”며 장 목사에게 기자가 찾아온 사실을 알리는 듯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여성이 문 밖으로 나와 “죄송하다”며 만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해 왔다. 얼핏 들여다본 장 목사의 사택 내부도 그리 커 보이지는 않았다.
장재도 목사의 과거 설교
몇 년 전 대형 교회 목사들을 중심으로 설교 시간에 정치적인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하늘빛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장 목사의 과거 설교를 청취한 결과, 두드러지는 정치적인 발언은 없었다. 장 목사는 성경 본문에만 집중하는 설교를 선호하는 듯했다. 한편으론 대통령 사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적인 내용이 섞인 설교를 경계한다고 볼 수도 있다. 설교 영상을 청취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2017년 5월 10일)된 직후인 5월 14일 주일 설교 영상이 하늘빛교회 홈페이지에 없었다. 교회 관계자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모른다는 입장이었다. 장재도 목사의 설교 중 의미 있는 대목을 몇 개 추려 보았다. 2017년 3월 12일 설교엔 북한 관련 이야기를 설교의 예화(例話)로 차용했다. 설교 내용 중 일부다.
〈예전에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별세계였습니다. 종업원들 모두 ‘김일성, 김정일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일행 중에 조금 짓궂은 장로님이 계셨는데, 그분이 종업원 한 명에게 조금 구깃구깃한 봉투와 펜을 내밀며 김일성 주석의 이름이 한자로 어떻게 되는지 좀 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그 부탁을 받은 여종업원의 얼굴이 확 굳어지면서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위대하신 김일성 주석님의 존함을 이런 낡은 종이에 쓰란 말입네까? 난 못합네다. 깨끗한 종이 갖고 오시라요!”
세뇌의 결과이긴 하지만, 한 인간을 이 정도로 존중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해 2월 19일 설교엔 17대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국회의원을 지낸 장경수 전 의원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 일부다.
〈지금은 생선을 파는 생선장수가 된 장경수라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은 안산에서 굉장히 이름이 알려졌는데, 17대 국회의원입니다. 2004년에도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 그의 전직(前職)이 화제였습니다. 철가방 출신의 국회의원 장경수. 철가방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배달할 때, 철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그래서 중국집 배달원을 철가방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중국집 배달원을 하다가 국회의원이 된 것입니다. (중략)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당시 시민들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재선의 국회의원을, 그것도 전직 장관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중국집 배달원 출신의 돈도 없고 무엇 하나 가진 것이 없었던 그는, 오직 하나님만 의지했습니다. 매일 새벽 제단(祭壇)을 쌓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했습니다.〉
2016년 11월 13일 설교에선 당시 정국을 강타한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예화로 설교를 시작했다.
〈요즘 치킨 집에 이런 주문이 많다고 합니다.
“아저씨, 순실 치킨 하나 주세요.”
순살 치킨을 무의식 중에 순실 치킨으로 발음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순실의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가슴에 실망과 절망감을 남겼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최고의 보약이 있습니다. 바로 ‘감사하는 마음’ 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에 “감사의 시대”가 도래해야 합니다.〉
눈에 띄는 ‘신영복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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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도 목사 카카오톡에 게재돼 있는 신영복체 사진들. |
잘 알려진 대로 신영복 교수는 1968년 북한 체제를 추종한 지하당으로 알려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됐던 인물이다. 신 교수는 이른바 진보좌파 진영 내에서 리영희(2010년 사망)와 더불어 존경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월 9일 북한 김영남이 참석한 ‘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 환영사’에서 신 교수를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라고 소개하며 신 교수의 글을 인용해 연설하기도 했다. 물론 신영복체가 촬영된 사진이 장 목사의 카카오톡에 있다고 해, 그것이 장 목사의 정치적·이념적 성향을 확연하게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그의 인식이나 관심사 등을 이 사진을 통해 약간이나마 유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