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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大選 포커스

金斗官이 行安部 공무원에게 인기 없는 이유

장관 시절, 행안부의 파워 지키지 못해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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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斗官, 장관 시절 행자부 핵심 권력 2가지 返納
⊙ “장관 때 각종 경조사에만 쫓아다니더라”(前 행자부 고위공무원)
⊙ 균형 발전 역행하는 균특회계 막지 않아
2012년 7월 8일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저를 비롯한 행정안전부 공무원들은 ‘김두관’ 이름 석 자만 들어도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제가 퇴직하고 나서 다른 전직 장관들은 만나지만, 김두관만은 절대 만나지 않습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후배들이 전직을 포함해 현직에도 대다수입니다.”
 
  전직(前職)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공무원의 이야기다. 익명(匿名)을 요구한 그는 행정안전부(행안부)의 전신(前身)인 행정자치부(행자부) 내 핵심 요직에서 근무했다. 행안부 내에서는 이름만 들으면 알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김두관(金斗官) 전 경남지사 취재차 만난 그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는 기자의 호기심을 끌 만했다. 지방 이장부터 시작한 김 전 지사의 이력으로 볼 때 행안부는 김 전 지사의 친정이나 다름없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2월부터 9월까지 행자부 장관을 지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행자부 장관 출신이라는 이력(履歷)은 그를 중앙정치 무대에 데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입지전적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다 해서 ‘리틀 노무현’이란 별명을 얻은 것도 그즈음이다. 행자부 장관을 거쳐 2010년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김 전 지사는 7월 대권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金斗官, 행안부 힘 약화에 기여
 
  김 전 지사가 특별히 행안부 전·현직 공무원들에게 인기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큰 이유가 있길래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속설까지 뒤엎어 버렸을까.
 
  현직 행안부 공무원들과 접촉했지만, 그들은 ‘공무원선거 중립’ 이유를 들어 침묵했다. “지방양여금 제도를 지금이라도 부활시켜야 한다는 게 행안부의 분위기”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이에 그들보다 의사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전직 행자부 출신 공무원들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몇 다리 건너 김 전 지사가 행자부 장관에 재임할 당시 호흡을 맞췄던 전직 공무원 A씨를 만날 수 있었다. 6월 말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에게 김 전 지사가 전·현직 행안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고, 불신(不信)이 높은 이유를 물었다.
 
  A씨의 이야기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2001년 초부터 지역균형발전특별법 제정을 두고 행자부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가 대립했습니다. 재경부는 행자부 등 여러 부처로 소관이 나뉘어 있어 효율적 관리가 어려운 지방지원자금과 양여금, 지방교부금 등을 묶어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를 만들자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행자부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지방양여금과 특별교부세 등 지방재원들을 지역균형발전사업에 모아 놓는다는 것만으로는 이득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특별회계의 재원은 특정세(稅)의 일정비율을 거두는 방식으로 일반회계에서 빼 와야 한다는 입장이었죠. 그런데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사실상 재경부 손을 들어 줬습니다. 양여금 제도를 폐지하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를 신설한 것이죠. 당시 행자부 장관이 김두관 전 지사였습니다.”
 
  행자부가 관리해 왔던 지방양여금 제도를 폐지, 신설된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회계)에 편입시켜 기획예산처가 관리하게 한 결정을 실세 장관이라던 김 전 지사가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행자부 장관이 행자부의 파워가 줄어드는 일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했다는 설명이다.
 
  기자가 듣기로는 언뜻 돈줄을 놓칠 수 없다는 부처이기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비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방양여금 제도는 행자부의 지자체 통제수단’으로 알려졌던 게 사실이다. “행자부 자체적으로는 김 전 지사가 야속하겠지만, 국가적으로 봤을 때는 옳은 결정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A씨는 “지방통제 수단이라는 일부 지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양여금은 자치단체 ‘공유’의 재원으로 행자부는 자치단체의 위임을 받은 관리 주체에 불과했다. 법령이 정한 객관적 기준에 의거해 배분한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부처이기주의라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다. 잘 운영되고 있는 재원을 단순히 통폐합해 활용하는 방식은 전혀 실익이 없다. 오히려 안정적인 재정운영의 기반을 흔들기 마련이다. 당시 이와 관련한 확실한 근거 자료도 상당히 확보했었다. 김 전 지사가 이와 관련한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답답하고 아쉬운 것”이라고 답했다.
 
  행자부 이사관을 역임한 이승우(李升雨) 현(現) 군장대 총장도 성균관대 대학원 행정학과 박사학위 논문에서 중앙정부가 용도를 포괄적으로 지정하고 자치단체와 함께 세부 사업내용을 정하는 지방양여금은 자치단체의 가용재원율과 자체수입비율, 지방재정의 건전성 등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의 때 말하는 모습을 못 봤다”
 
김동기 전 인천 도시개발공사 사장.
  당시 행자부의 수장(首長)이었던 김 전 지사가 지방재정 건전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지방양여금 제도 폐지를 멍하니 지켜만 보고 있었다는 전직 행자부 공무원들의 증언은 사실일까. 수소문 끝에 김 전 지사가 행자부 장관이었을 당시 지방재정경제국장직에 있었던 김동기(金東琦) 전 인천 도시개발공사 사장을 만났다. 그는 행자부를 대표해 지방양여금 폐지를 일선(一線)에서 방어한 주인공이다. 그는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지 않다”며 대화 자체를 꺼렸다. 김 전 사장의 입을 열기 위해 ‘김 전 지사는 양여금 폐지를 최대 치적(治績)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자극을 했다. 실제 김 전 지사는 자서전 《아래에서부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아래에서부터》 35~36페이지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
 
  <나는 행자부 장관 시절, 행자부의 자자체 통제 수단인 양여금 제도를 폐지하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회계)를 마련했다. 그러다 보니 행자부 내부의 반발이 엄청났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양여금 폐지를 관철했다. 주무 부처 장관이 되면 부처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나는 거꾸로 대의(大義)를 위해 소리(小利)를 포기해야 한다고 관료들을 설득했다. 2012년 현재 균특회계는 수십조 원 규모로 늘어난 상태다.>
 
  크게 한숨을 내쉰 김 전 사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가 지방양여금 제도 폐지를 반대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양여금을 폐지하고 균특회계를 신설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활동자금 대주는 것밖에 안된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반대한 것입니다. 행자부 후배들도 대부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당시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성경륭(成炅隆) 교수였다.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
 
  ―양여금 제도의 문제점은 전혀 없었습니까.
 
  “아니오. 있었습니다. 중앙사무의 지방이양 확대와 조세체계 개편으로 인한 중앙과 지방과의 재원조정 과정에서 국고보조금 성격의 사업과 지방교부세적 성격의 재원이 포함되면서 제도의 정체성이 희석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폐지는 잘못된 결정입니다.”
 
  ―왜죠.
 
  “양여금의 용도(도로정비·농어촌개발·수질개선·청소년육성·지역개발)를 조정하면 될 문제였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신설된 균특회계는 공모제 형식을 띠고 있어 자치단체 간 지나친 경쟁을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매년 사업규모와 재원이 일정하지 않아 재원규모를 예측할 수 없고 사업의 지속적 추진도 불가능합니다. 양여금 폐지로 오히려 국가균형발전이 더뎌졌다고 봅니다.”
 
  ―김 전 지사는 ‘국가균형발전’, ‘지방분권’을 목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데, 이런 사실들을 몰랐나요.
 
  “내용 자체를 전혀 모르더라고요. 수시로 독대하면서 ‘장관님 양여금 제도가 폐지되면 여러 폐해가 생겨 안 됩니다’고 설명하고, 디펜드(defend) 할 수 있는 페이퍼(paper)도 수없이 작성해서 보고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 지방양여금 제도 폐지를 결정하기 위한 여러 번의 회의에서 김 전 지사가 침묵했다고 하던데, 그건 사실인가요.
 
  “네. 주장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회의 때 이야기하는 것을 한 번도 못 봤습니다. 제가 너무 답답하고 힘들어서 재정경제국장직을 빨리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몇 가지 더 물으려 하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그만하자고 했다. “제가 양여금 폐지를 반대했다가 감사원에서 조사까지 받은 사람입니다. 그때 기억을 떠올리기 싫습니다.”
 
  김 전 시장의 지인(知人)은 “원래 차관보까지는 갈 수 있었던 사람인데 양여금 사건 이후 인천시 행정부시장으로 떠났다. 좌천 성격이 강했다”고 했다.
 
 
  “양여금 제도에 대한 이해 자체가 없어”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209의 정부중앙청사. 행정안전부가 이 건물에 입주해있다.
  당시 상황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전직 행자부 관료들을 여러 명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중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전직 관료는 “김동기씨 말이 다 맞다. 지역구 관리를 위해 돌잔치·백일잔치에 쫓아다니던 사람이 무슨 공부가 돼 있었겠느냐”고 혹평했다. 그에게 자세한 내막을 더 들을 수 있었다.
 
  “2003년 7월 24일 국가균형발전기반 구축회의, 같은 달 8월 22일 열린 재정분권추진 관계장관회의에 김 전 지사가 참석했는 한마디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어요. 양여금 제도로 가장 큰 수혜를 본 지역이 군(郡)인데 남해군수 출신이 왜 반박을 못 할까 진짜 아이러니였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내용을 하나도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각종 경조사에 다녔으니 공부할 시간이 없었겠죠. 행자부 직원들하고 스킨십도 없었고요. 그냥 저녁에 자신과 가까운 지자체장 만나서 그들이 부탁한 특별교부세 액수를 쪽지에 적어 던져 주는 게 다였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사람이 어떻게 장관이 됐을까 했습니다.”
 
  ―행자부 내 반발이 심했겠습니다.
 
  “장관이 저런데 어떻게 엘리트들이 모인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를 당해 낼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나도 후배들에게 욕을 꽤 먹었고요.”
 
  ―그래도 교부세 주라고 쪽지 주는 일밖에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닌가요.
 
  “행자부 장관의 역할 자체를 몰랐습니다. 교부세 계장 정도가 하는 일만 했으니까요.”
 
  ―특별교부세 지원은 행자부 장관의 큰 특권 중 하나인데 다른 행자부 장관들도 교부세 주라는 그런 정도의 압박은 아랫사람한테 하지 않습니까.
 
  “비공식적으로 쪽지로 주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김 전 지사는 공식과 비공식을 혼동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방양여금 제도란
 
지방양여금 폐지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03년 12월 29일 열린우리당 중앙위원회 예비선거에서 낙선한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이 회의시작 전 이상수 의원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행자부가 엄청나게 반발했지만 김 전 지사의 침묵 속에 정부입법인 지방양여금법 폐지 및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은 2003년 12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통과 직후 청와대는 “이번 정부입법으로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의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지방재정 운용의 자율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게 되었다”고 환영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방양여금 중 도로정비(1조9134억원)와 지역개발(7562억원) 사업비 2조6696억원은 지방교부세로, 수질오염방지 1조3419억원은 국고보조금으로 편입한다. 농어촌지역개발사업(3554억원)과 청소년육성사업(303억원)은 신설된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로 전입(轉入)한다. ▲지방양여금 제도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방양여금법 시행 당시 시행중인 지방도로 정비사업은 교부세 불교부 단체를 포함해 완공에 소요되는 재원을 지방교부세에서 별도 보전하도록 함(연간 8500억원, 2005~2008년간). ▲2005년 1월 1일부터 시행토록 함.
 
  행자부가 폐지를 그렇게 반대했던 지방양여금 제도는 무엇이고, 과연 이들의 주장대로 지역균형발전에 큰 역할을 했을지를 전문가들의 의견과 입수한 자료를 통해 검증해 봤다.
 
  우선 지방양여금은 국세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양여하여 특정사업에 충당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1991년 지방재정 확충과 지방세의 불균형(81%:19%)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2003년 11월 30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펴낸 <지방양여금제도의 개선방안>은 지방양여금을 보조금의 사용용도가 지정된 특정보조금이라고 규정했다. 지방양여금 지원대상 사업은 5개로 지방도로정비사업, 농어촌지역개발, 수질오염방지사업, 청소년육성사업, 지역개발사업이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지방양여금사업의 추진성과는 상당했다. 도로정비사업의 경우 14년간 지방양여금으로 인해 지방도로 정비대상 13만4241km 중 6만6617km를 포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양여금 제도가 도입된 첫해인 1991년(32.2%)에 비해 2004년(49.6%) 도로 포장률이 17.4%포인트가 증가했다. 농어촌지역개발사업의 경우는 총 3조4417억원의 양여금이 투입, 연(年) 1169개(정주권 개발 770개, 오지개발 399개) 면(面)의 개발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농어촌 생활환경 개선 및 농어촌 정주기반 조성에 기여한 것으로 돼 있다.
 
  수질오염 방지사업의 경우는 하수종말 처리시설 271개소, 분뇨·축산폐수 처리시설 235개소, 오염하천 정화 210개소, 하수관거 정비 8만79km 등을 추진함으로써 수질개선에 이바지했다.
 
  또 청소년수련관 127개소, 청소년문화의 집 160개소 건립 및 청소년 공부방 운영(매년 350개소 지원) 지원 등 청소년육성을 위한 기반시설을 확충하였으며 재정부족 수요 및 인건비 보전, 소하천 정비사업에 총 6조6307억원을 지원해 지역 투자사업을 촉진하고 지방자치단체 재정확충 및 재정운용의 자율성을 제고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에서조차 반대 의견 나와
 
  2003년 김충조(金忠兆)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는 지방양여금의 균특회계 편입 시 문제점이 잘 정리돼 있다. 청와대의 힘이 가장 강할 집권 초였음에도 여당 내에서도 지방양여금 제도 폐지 반대 목소리가 나온 셈이다. 당시 자료의 요약.
 
  ▲지방재원인 양여금을 균특회계에 편입하는 것은 재정분권 정신에 정면 배치된다(지방재원을 국가 재원화한다는 비난과 함께 자치단체의 강력한 반발 예상).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전혀 실익이 없음(지방재원의 실질적 증가 없이 지방양여금을 주축으로 한 균특회계 신설은 의미가 없음. 지방자치단체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특별회계 재원은 국가 예산과 각종 특별회계 및 기금 등으로 조성함이 타당함).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운영 자율성 저해(지방양여금의 균특회계 편입 시 위원회에서 사업예산을 심의·조정한 후 예산부처와 국회심의를 별도로 거쳐야 하는 등 지방재정 운영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결과 초래).
 
  ▲지방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안정적·계획적 추진 곤란(도로사업 등 대규모 지방 SOC 사업은 최소 3~5년이 소요되는 계획사업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요청되나, 균특회계는 매년 예산을 편성하는 관계로 중·장기적인 투자사업이 불가능하고 사업중단 등의 우려가 있음).
 
  ▲자치단체 간 재정불균형 심화 우려(균특회계에 편입될 경우 ‘선택과 집중’ 원리에 의해 시·도에 배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군의 예산편성을 더 어렵게 할 것임).
 
  전문가들도 지방양여금 제도 폐지 및 균특회계 신설은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임성일(林聖日)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의 문제점 다섯 가지를 꼽았다. 그의 이야기다.
 
  “첫째, 균특회계는 보조금 제도의 특성 면에서 기존의 국고보조사업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는 등 정체성 문제가 있습니다. 둘째, 균특회계는 지역 선호사업을 배려하고 객관적인 배분공식을 토대로 자금을 배분하는 등 지방에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포괄보조금 제도를 모델로 구상하였으나 실시과정에서는 그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셋째는, 균특회계 사업 속에는 국고보조사업과 마찬가지로 소규모 단위사업들이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균특회계는 지역발전 관련 재원을 하나의 특별회계로 통합시켜 보조사업의 효과를 높일 목적으로 도입했지만, 실제는 각 단위 부처가 중심이 되어 대상사업을 분할,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넷째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에서 예산신청 단계부터 자금 확정단계에 이르기까지 직접 상대해야 할 중앙부서가 국고보조사업보다 더 많아 경우에 따라서는 행정의 비효율성과 관료주의의 폐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 균특회계는 재원의 규모 면에서 상대적으로 빈약할 뿐 아니라 재원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다소 불안정한 요인을 안고 있습니다. 주세 등 균특회계의 기간 재원을 살펴보면 중장기적으로 안정성이 담보되는 재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 행자부 차관이었던 김주현(金住炫)씨도 《균특회계 개선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균특회계는 지역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재정을 지원해 주는 보조금 제도로서 그동안 여러 부처에서 분산 추진돼 온 지역발전사업들을 별도의 특별회계로 신설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정책 목적을 갖고 도입됐다. 하지만 도입과정에서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치지 못한 관계로 제도운영에 대한 체계가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채 실시되는 등 제도의 정체성 문제에 직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평가와 향후 과제》(2007년·김재훈)에도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는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설계됐지만 실제로는 부처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중복적 사업이 여전히 많이 발견되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예산편성 과정에서 사업의 국가계획 및 지역계획 적합성을 검토하는 지역혁신협의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기능이 충실하게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예산편성의 효율성이 저하되었다’고 했다.
 
 
  양여금 제도 폐지 이유는?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양여금 폐지-균특회계 신설이 이러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는지 노무현 정부는 예상하지 못한 것일까. 양여금을 폐지하고 균특회계를 새롭게 도입하는 데 앞장섰던 김병준(金秉準)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양여금 폐지와 균특회계 신설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대화 도중 양여금 폐지 논의 당시 김 전 지사가 침묵했던 이야기도 듣게 됐다. 다음은 김 전 실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방양여금 제도를 왜 폐지키로 결정했는지요.
 
  “가만히 보니까 양여금으로 지방도로를 건설하던데, 도로사업이 너무 많이 돼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도로를 놓는 게 과연 합당할까 생각했죠. 도로 건설보다 지방정부에 더 급하게 써야 할 돈이 많지 않습니까.”
 
  ―경북 출신이라 잘 아시겠지만 오지(奧地)로 불리는 경북 북부지역은 도로 건설률이 낮습니다.
 
  “우리나라의 복지수준, 사회문화 인프라와 비교하면 도로시설이 잘 갖춰졌습니다. 통계에도 나와 있습니다.”
 
  ―양여금으로 지역개발사업도 할 수 있던데, 균특회계와 차이가 없는 것 아닙니까.
 
  “지역개발 사업비는 미미했습니다. 사실 이 돈도 도로를 건설하는 데 쓰였고요. 그리고 균특회계에 의한 예산지원 방식은 자치단체가 일종의 권리로서 지출한도를 갖게 된다는 이점을 지닙니다. 국고보조금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재원의 하나이고, 자치단체들은 이를 소규모이더라도 확보하기 위해 불요불급한 사업도 지원신청을 하여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에서는 주어진 한도 내에서 자율성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굳이 불요불급한 사업을 추진할 유인(誘因)이 없어지게 돼 결국 균특회계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제도란 설명이었다.
 
  ―균특회계는 보조금 제도의 특성 면에서 기존의 국고보조사업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균특회계는 패키지 지원방식에 의해 장기적 사업계획에 입각하여 예산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을 지닙니다. 재원배분 방식에 의하면, 여러 중앙 행정부처가 250개의 자치단체에 대하여 수많은 예산지원 사업들을 시행하기 때문에 국가 전체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균특회계에 의할 경우 같은 금액의 예산이라 하더라도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균형발전사업을 위한 예산편성은 지역혁신발전계획과 연계해 이뤄지므로 사업과 재원의 계획적·체계적 추진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방양여금 제도 폐지를 반대한 행자부 공무원들의 논리는 다 틀린 것입니까.
 
  “당시 행자부는 존폐를 걸고 싸웠어요. 왜냐. 지방양여금 제도가 자신들의 가장 큰 권한이었으니까요. 균특회계가 신설되면 기획예산처 관할이 되니까 목을 매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김두관 장관은 침묵하세요”
 
  ―김 전 지사는 회의 때 왜 아무 말도 못했나요. 내용을 몰라서 그런 겁니까.
 
  “알고 있었어요. 제가 김두관 전 지사랑 상의했거든요. 양여금 따기 위해 행자부 쫓아다닌 사람이 몰랐겠어요? 행자부 공무원들이 하도 들들 볶는지 하루는 절 찾아와 ‘나는 양여금 폐지를 찬성하지만 행자부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게 여긴다. 얼마나 강하게 밀어붙일 것인가’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이야기했어요. ‘장관은 침묵하십시오.’ 이미 대통령과 제가 상의해서 결론이 난 문제니까 가만히 있으라고 확답을 줬습니다.”
 
  ―김 전 실장이 침묵하라고 한다고 장관이 침묵합니까. 당시 실장도 장관급(대통령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으로 동등한 위치에 있지 않았습니까.
 
  “허허. 그때 국가균형발전과 관련한 정책은 저와 대통령 둘이 만들었으니까요. 제가 (양여금 폐지)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습니다.”
 
  ―박봉흠(朴奉欽)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에 김 전 지사가 논리적으로 상대가 안돼 반박을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기획예산처야 좋아서 날뛰었지요. 그런데 이 정책은 장관들이 주도한 게 아니라 제가 한 것이었습니다. 두 분이 논리대결을 펼칠 이유가 없지요.”
 
  ―김 전 지사가 노무현 대통령한테 하소연도 안 했습니까.
 
  “양여금 폐지 때는 가만히 있었고, 특별교부세 축소하자고 할 때는 한마디 하더라고요.”
 
  ―뭐라 하던가요.
 
  “‘대통령님, 장관시켜 주셨으면 힘을 실어 주셔야지. 다 뺏어 가면 어쩌란 말입니까. 좀 봐주이소’라고 했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행자부가 운영하고 있는 특별교부세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특별교부세는 상당 부분 지방자치단체의 재해나 긴급한 상황, 정부가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을 때 쓰이는 돈이다.
 
  노 대통령은 이런 특별교부세를 재해에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없애라고 했다. 이후 교부세는 재해와 아주 특별한 부분에 사용하는 4%만 남기고 약 60%가량이 삭감됐다. 특별교부세를 운영하던 행자부에는 청천벽력(靑天霹靂)과 같은 소식이었다. 이 결정도 김 전 지사가 장관일 때 이뤄졌다.
 
 
  균특회계 나눠 먹기 식으로 집행(KDI보고서)
 
  ―양여금 폐지와 교부세 축소 등 행자부 권력을 뺏어 가는 결정을 공교롭게도 김 전 지사가 장관일 때 했네요. 행자부 공무원들이 김 전 지사를 싫어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소위 말해 죽일 놈이 된 것이죠. 큰 거 두 개를 덮어썼으니까요. 어느 제도든 장단이 있지만, 참여정부의 정책방향과 철학에 따르면 양여금 제도는 없어져야 했습니다. 교부세 축소도 마찬가진데. 개인적으로 김 전 지사한테 미안해요. 그래서 그 사람이 도와 달라고 하면 내치질 못해요. 일종의 빚이 있는 것이죠.”
 
  김 전 실장의 설명은 그럴듯했다. 양측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어 쉽게 한쪽 손을 들어 주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와중 2008년 8월 18일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원(KDI)에 의뢰한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사업구조 및 제도개선방안> 용역 보고서를 보게 됐다.
 
  용역보고서는 노무현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명목으로 설치했던 연간 6조~7조원 규모의 균특회계에 대해 정체성이 모호하고 ‘나눠 먹기’ 식으로 집행돼 왔다고 평가했다.
 
  고영선 KDI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노무현 정부 핵심정책인 국가균형발전정책의 목표가 수도권 대 비수도권의 대결구도에서 수도권 집중 억제인지, 소득·고용·교육 등 각 분야의 격차 해소인지, 아니면 국가경쟁력 강화인지 불확실하다”면서 “이 같은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한꺼번에 추진할 경우 국가자원만 낭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균특은 시·도 자율편성사업(예산 2조8817억원·2007년)의 경우 거의 모든 지자체가 전년도 규모 이상의 액수를 배분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원배분에서 지역 간 형평성을 강조한 나머지 ‘나눠 먹기’ 식으로 국민 세금을 썼다는 것이다. 또 보고서는 지역사업을 국고로 해결하다 보니 비용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지방에서 더 많은 지원만 요구하는 ‘공유의 비극(tragedy of commons)’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예산편성 및 지방비 부담 보조율 체계가 복잡하고 사업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균특이 중앙정부에서 주는 보조금 형식이다 보니 일부 부처에서는 자신들이 세운 사업을 채택해 달라고 지방정부에 역로비를 벌이는 일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2004년에 설치된 균특의 예산은 2004~2008년 5년간 27조8751억원에 달한다.
 
 
  균특 문제점 등한시한 김두관
 
  경제전문가인 새누리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2006년 9월 26일 균특회계 지역별 배분 편차가 극심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당시 보도자료의 내용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지역의 1인당 균특회계 금액은 작년 1위 전남(39만1000원)과 꼴찌 대구(1만8000원)가 21.3배 차이가 났지만, 올해는 1위(전남·41만7000원)와 꼴찌(대구·1만8000원)의 금액 편차가 23.2배로 더 늘어났다. 특히 대구시의 경우, 지난 1993년 이후 12년 연속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꼴찌인데도 최근 2년간 균특회계예산 배정은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지방자치단체 중 꼴찌다. 균특회계가 아니라 불균형발전회계다.>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그때나 지금이나 김 전 지사의 핵심 키워드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말만 믿고 균특회계 신설에 무조건 동의했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행안부 장관으로서 자기 부처의 이익을 옹호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당연히 균특회계 신설의 이런저런 문제점과 한계를 짚어 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행안부 전·현직 공무원들의 분노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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