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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
  1. 2011년 4월호

尹富根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著

아무 페이지나 펼쳐봐도 새로운 아이디어에 도움

글 : 尹富根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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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富根
⊙ 58세. 한양대 전자공학과 졸업.
⊙ 삼성전자 글로벌운영팀장, 개발팀장 역임. 제40회 과학의 날 과학기술훈장 운비장.
  《개미》와 《신》, 《타나토노트》 등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읽다 보면 ‘백과사전’이라는 말이 종종 등장한다. 소설 속에서는 에드몽 웰즈라는 가상의 인물이 집필한 백과사전이다. 이 백과사전이 바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다. 그의 책을 읽으려면 이 책 한 권은 구비해 두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저자가 인간의 영적·생물학적 진화에 대한 문학적 탐구에 덧붙여,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세계의 저명한 과학자들과 접촉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색채를 더한 책이다. 저자가 그동안 알아낸 지식을 총망라한, 저자만의 독특한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다. 생물과 과학, 철학적인 내용들과 함께 일상생활에선 접하기 어려웠던 사실들이 백과사전처럼 촘촘히 들어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아무 방향으로나 마음 내키는 대로 읽어도 좋은 소설쯤으로 여겨주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자기 문화의 경험에 따라서 저마다 자기 마음에 드는 관점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독자들이 능동성을 발휘하여 스스로의 직관을 가동하면서 그림을 보고 글을 읽고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에 담긴 정보는 확고부동한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할 것이고, 읽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일 것이다.>
 
  실제로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될 정도로 짧고 잡다한, 그러나 새로운 지식이 가득 차 있다. ‘쥐들은 꼬리가 서로 엉키면 죽는다’, ‘아프리카에서는 아기의 죽음보다 노인의 죽음을 더 슬퍼한다’, ‘아메리카 인디언은 손발을 모두 사용한 20진법을 이용한다’처럼 사실 누군가에겐 몰라도 인생에 별 영향이 없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의미 있는 지식이 될 수도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제목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것이다.
 
 
  경영자에게 필요한 것은 ‘차별화’
 
  기업인이라면 경영·경제와 관련한 자기계발서나 일반적인 고전(古典)을 즐겨 읽는 사람이 많겠지만 내가 이 책을 꼽은 이유는 ‘발상의 전환’ 때문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새로움’과 ‘차별화’, ‘혁신’이라는 단어들에 대해 매 순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나 자신도 새로움과 차별화에 대해 매 순간 고민하고 있다.
 
  그 답이 오랜 연구개발 과정을 통해 도출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은 기존의 관점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을 때 답이 얻어지는 경우가 많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힘은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능력인 듯하다. 그의 책들은 모두 흥미롭지만 특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기존 생각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내 주위의 사건과 사물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때로는 처음부터, 또는 아무 페이지나 펼쳐 놓고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독특한 접근법과 대면한다. 그리고 그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을 통해 조금은 황당해 보이긴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떠올리곤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열네 살부터 적어온 노트를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생활하면서 얻는 지식 중 흥미로운 것은 모두 백과사전에 차곡차곡 채워넣은 것이다. 특히 개미에 대한 생물학적 기록은 물론 개미세계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까지 세세하게 기록돼 있어 그가 12년에 걸쳐 집필한 베스트셀러 《개미》가 어떻게 완성됐는지 예상할 수 있다.
 
  읽다 보면 저자의 미세한 관찰력이 놀랍기도 하고, 그리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 중 궁금한 점을 놓치지 않고 탐구를 통해 호기심을 충족시켜 나가는 저자의 자세도 흥미롭다.
 
  의미 없는 소소한 지식들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다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수 있지만, 단순한 지식을 얻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이 책의 가치는 극대화된다. 저자는 세상을 늘 궁금함과 놀라움으로 바라보고 있다.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도 않고 접할 수도 없는 지식들을 스스로 탐구해 답을 얻어내고 있다. “언제,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했을까”라며 감탄하다 보면 어느새 책장은 한참 넘어가 있다.
 
  두껍고 지루해 보이는 백과사전의 미덕은 궁금한 것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가끔 펼쳐놓고 이것저것 구경하듯 살펴보면 세상을 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뇌를 깨우고 새로운 아이디어까지 제공하니 아끼지 않을 수가 없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국내에서 각별히 인기가 있는 것은 기존의 사고방식을 뒤집는 기발한 상상력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은 국내 만화가에 의해 만화책으로 출간되기도 했고, 최근 이 ‘백과사전’에 230여 개 항목을 더한 《상상력 사전》이라는 책이 새로 발간됐다고 한다. 새 책은 또 어떤 새로운 재미와 활력을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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