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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년 4월호

孔柄淏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著

경영 구루가 전하는 ‘위대한 기업’의 조건

글 : 孔柄淏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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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柄淏
⊙ 51세.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미(美) 라이스대 경제학 박사.
⊙ 前 국토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 자유기업원 원장.
⊙《시장경제란 무엇인가》 《공병호의 10년 후》 《한국번영의 길》 《대한민국기업흥망사》저술.
⊙ 자유경제문화상 수상.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는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책이다. 저자 짐 콜린스(Jim Collins)도 경영계에 널리 알려졌으며,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과 《거대기업은 어떻게 몰락에 이르게 되는가》 등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석사를 마친 후, HP와 맥킨지에서 근무했다. 모교에서는 ‘기업가정신’이란 강연으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의 열정적인 강연에 수많은 학생이 매료됐으며,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그의 강연을 수강할 정도로 뛰어난 강연자이자 교사이기도 했다.
 
  그의 저서들은 오랜 경험적 연구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현재 그는 콜로라도의 볼더에서 ‘매니지먼트 랩’이라는 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의 저서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에 걸친 경영연구소 연구팀의 지적 결과물로 알려졌다. 이 책만 하더라도 모두 20명의 연구원에 의한 실증분석의 결과에서 나왔다. 그래서 그는 책의 시작에서 “이 책을 ‘짐 콜린스 지음’이라고 하는 건 잘못된 표현이다. 다른 사람들의 크나큰 기여가 없었더라면 이 책은 틀림없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한다.
 
 
  시간을 초월한 보편적인 답의 추적,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나는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를 떠올린다. 언젠가 콜린스가 ‘앞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가’를 두고 피터 드러커에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다. 피터 드러커는 “만일 당신이 조직을 만들게 된다면 처음에는 그렇지 않겠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조직을 먹여 살리는 데 헉헉거리게 될 것”이라면서 “그런 삶이 당신이 원하는 삶이라면 컨설팅 회사와 같은 조직을 만들어서 운영해 보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이어서 피터 드러커는 “하지만 그런 삶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만들어서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소망한다면 당연히 조직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콜린스는 “피터 드러커 교수의 조언이 자신의 인생 항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단출한 조직을 만들어서 세상에 영향을 행사하는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가 5년을 투자한 연구결과물을 단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독자들은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방대한 실증 연구를 바탕으로 ‘영속하는 조직은 어떤 특성을 갖는가’를 설명한다. 짐 콜린스는 “책이 ‘좋은 기업이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5년간의 결과”라며 이렇게 말했다.
 
  “5년간 우리의 탐구는 여러 가지 통찰을 낳았다. 그중 상당수는 놀라웠고 전통적인 가르침과 정면으로 배치되기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가장 커다란 결론은 이것이다. 우리가 발굴해 낸 개념 체계를 진지하게 응용한다면, 어떤 조직이라도 그 규모와 실적을 충분히 키울 수 있고, 위대한 조직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우린 믿는다는 것이다.”
 
 
  시대를 넘어 참조할 만한 귀한 교훈 담겨
 
  그의 표현대로 이 책은 영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에 대한 ‘시간을 초월한 보편적인 답의 추적’이라고까지 말한다. 하지만 그의 책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그가 ‘위대한 기업’이라고 일컬었던 서킷 시티(Circuit City)는 파산보호 신청을 했고, 모기지기업인 패니메이(fanniemae)는 부실자산 때문에 미(美) 정부에 의해 제일 먼저 국유화됐다.
 
  그가 칭송한 기업 가운데 몰락한 기업이 있다고 해서 책 내용이 모두 비판받아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처럼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서 귀납적 방법으로 ‘위대한 기업’에 대해 천착(穿鑿)한 연구가 있을지 묻고 싶다. 그런 질문에 대해 선뜻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인과관계에 대한 과신’이라는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과 그 결정 요인들을 마치 ‘Y=f(X)’와 같은 회귀분석으로 접근하고 있다. 위대한 기업이 좌측의 Y라면 그 결정요인은 X라는 식이다. 필자가 오래전에 이 책을 읽었던 때는 짐 콜린스가 의도하는 것과 같이 몇 가지 결정 요인들과 위대한 기업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월이 가면서 어떤 인과관계를 명확히 할 만큼 기업의 흥망이나 부침이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쳤다.
 
  따라서 이 책을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호관계로 겸손한 해석을 행한다면 더 나은 조직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에게는 시대를 넘어서 참조할 만한 귀한 교훈을 담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좋은 기업을 넘어서 위대한 기업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단순히 특정시대의 유행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본질적인 부분에 주목하면, 조직에 몸담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갖고 있다.
 
 
  경영학의 상식 깨뜨려 더욱 주목받아
 
  그와 연구팀은 1965년에서 1995년 사이에 《포천500》에 등장한 많은 기업 중에서 분석대상을 체계적으로 찾은 다음,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하는 데 성공한 기업 11곳을 추려냈다. 그런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을 비교할 때 전체 주식시장 대비 누적 주식 수익률이 월등히 뛰어난 11개 기업이 위대한 기업에 속하게 됐다. 이어서 콜린스와 연구팀은 자연스럽게 “그렇다면 위대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차근차근 조사했다. 콜린스는 “좋은 성과로부터 위대한 성과를 낳는 블랙박스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답을 쉽게 정리해서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메시지는 경영학의 일반상식과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예를 들어 저명한 외부영입 인사의 ‘위대한 회사로의 도약’에 대한 기여도는 기대와는 달리 부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도약에 성공한 11곳 중 10개 회사의 CEO가 회사 내부 출신이었던 반면, 비교 대상 기업들은 외부에서 CEO를 자주 영입했다. 더불어 경영자의 보수나 전략이 도약에 기여하는지에 대해서도 “인과관계가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콜린스는 “인수합병을 통해서 위대한 기업에 오른 기업들을 찾기 어려웠다”면서 “평범한 두 회사를 합친다고 해서 위대한 회사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밝히는 ‘위대한 기업’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겸양이나 직업적 의지를 가진 리더들은 동행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판단하고 이들을 적합한 자리에 앉혀야 한다. 둘째, 위대한 기업은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할 수 있는 규율을 갖고 있어야 한다. 셋째, 위대한 기업은 자신이 무엇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넷째, ‘규율의 문화’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규율 있는 사고를 하면 관료제가 필요 없고, 규율 있는 행동을 하면 지나친 통제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다섯째, 원칙을 중심으로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꾀한 기업들이 위대한 기업이었다. 가혹한 구조조정에 착수한 기업들은 거의 확실하게 위대한 회사로 도약하는 데 실패한다.
 
  요컨대 좋은 회사를 넘어 위대한 회사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한 기업은 단순한 돈벌이를 넘어서는 핵심가치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 핵심을 보전하고 발전을 자극하는 동인(動因)이 제대로 결합해야 한다. 이 책은 ‘시대를 넘어서 영속성을 가진 기업은 무엇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에 대해 조직의 경영자와 구성원들에게 풍성한 영감과 방향을 제시했다. 짐 콜린스는 대학에 적(籍)을 두지 않은 대표적인 ‘경영 구루(Guru)’이며, 본받고 싶은 ‘인생의 교사’라는 면에서도 인상적인 인물이다. 이 책을 현대적 의미의 고전으로 손꼽더라도 손색이 전혀 없을 정도로 뛰어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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