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위의 무역대국으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이제 ‘동양 사람’으로 적당히 묻혀서 지낼 수 없는 세상이 됐음을 알아야 한다
‘에티켓(etiquette)’은 프랑스어에서 온 말이다. 원래는 표찰, 꼬리표 등을 가리켰다. 현재와 같은 뜻으로 사용한 것은 루이 14세 시절 베르사유 궁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궁전에선 수시로 연회가 열렸지만, 화장실이 없어 정원에서 볼일을 보는 방문객이 많아 정원사가 푯말을 세운 것에서 유래한다는 설과 궁전 출입 귀족들의 출입증인 ‘티켓(ticket)’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에티켓은 모두가 지켜야 할 보편적인 예의 또는 규범으로 정의된다. 어느 한 나라, 한 민족의 문화와 관습으로 굳어진 일종의 약속이다. 그래서 서로 다름은 있지만 옳고 그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기본적인 에티켓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걸 모르면 미개한 국민이 될 수밖에 없고, 그 나라의 격(格)은 함께 추락할 수밖에 없다. 세계 10위의 무역대국으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이제 ‘동양 사람’으로 적당히 묻혀서 지낼 수 없는 세상이 됐음을 알아야 한다. 서양 사람이 동양인을 보면 “일본인이냐”고 물었던 게 엊그제였지만 이제 ‘KOREA 브랜드’는 독자 상표가 됐다. 그만큼 우리가 세계인 앞에서 갖춰야 할 몸가짐과 자세 또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특히 5000년 역사를 통해 보존해 온 고유 문화, 전통에 비춰 깜빡하기 쉬운 매너들이 많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취재해 정리했다.
인사 - 에티켓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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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의 기본 매너는 ▲일어선 자세로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오른손으로 ▲표정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은 잠시 힘을 줬다가 놓는 것이다. |
한국을 비롯해 동양의 많은 나라는 상체를 굽혀 몸을 낮추거나 절을 하는 수직적 방식의 인사가 일반화돼 있다. 예부터 농경생활을 해 온 습성에 따른 것이다. 유목과 수렵을 주로 해 온 서양에서는 악수와 포옹 등 수평적인 인사형태가 이어져 왔다.
인사의 기본 원칙은 ‘먼저 보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어떤 장소에 들어갈 경우엔 들어서는 사람이 먼저 와 있는 사람에게 인사하면 된다. 엘리베이터 등 좁은 공간에서 모르는 사람과 만났을 때 한국인들은 서로 인사하지 않지만, 서구인들은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눈다. 만약 모르는 사람이라도 인사를 할 경우, 그에 대꾸하지 않는 것은 그 사람을 무시하는 제스처로 인식된다.
한국식 인사는 허리를 숙이는 정도에 따라 목례, 보통례, 정중례 등으로 구분된다. 양손을 포개 아랫배 위에 가볍게 올리는 것이 기본이다. 남자는 양손을 양쪽 허리춤에 둬도 무방하다. 몸을 숙인 채 고개를 들지 않아야 하며, 인사말은 똑바로 선 후 상대방을 보고 해야 한다.
악수를 할 땐 손에 적당한 힘을 줘야 한다. 너무 세거나 약하면 안 된다. 손끝만 잡는 경우는 “‘죽은 생선’을 잡는 것 같다”며 좋은 반응을 얻기 어렵다. 악수는 ▲일어선 자세로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오른손으로 ▲표정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은 잠시 힘을 줬다가 놓으면 된다. 많은 한국인이 악수하면서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상대방에 대한 큰 실례다. 오른손에 물건을 들고 있다고 왼손으로 하는 것도 원칙이 아니다.
악수의 순서는 연장자 또는 여자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원칙이다. 아랫사람이 악수를 청하거나 남자가 여자한테 먼저 악수를 청하는 것은 결례다. 남녀 간엔 서로 악수를 하지 않지만, 최근엔 비즈니스 과정에서 남녀 간에도 악수를 하는 경우가 오히려 일반적이다. 상하관계가 분명하다면 고위직의 남자가 하위직의 여자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두 쌍의 부부가 서로 인사할 경우엔 부인이 남편의 오른편에 서서 부인끼리 먼저 악수를 한 후 남편끼리 하는 것이 순서다. 그 후 마주보고 있는 남녀 간에도 인사를 나눈다.
악수할 때 손은 가볍게 흔들어 주면 좋다. 횟수는 3~5회 정도가 적당하다. 아무리 반가워도 과격하게 흔드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악수할 때 상체를 굽히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에선 존경의 뜻이지만, 국제 사회에선 비굴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작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왕(日王)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한 것을 두고 논란이 많았지만 이는 ‘일본식’으로 인사한 것으로, 오히려 상대국에 대한 배려로 봐야 할 것이다.
남자는 악수할 때 장갑을 벗어야 하지만, 여자의 경우 팔꿈치까지 오는 긴 장갑을 끼거나 겨울철 야외에선 안 벗어도 된다. 악수법에도 나라별 차이가 있다. 미국인에게 힘 있고 짧은 악수는 정직과 신뢰를 상징한다. 힘없고 긴 악수는 반대의 의미다. 반면 프랑스식 악수는 손에 힘을 많이 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에선 과도하게 손을 흔드는 경향이 있고, 스페인에선 악수하면서 어깨 위를 두드린다.
양볼 키스는 동양에선 아직 많이 어색하지만, 유럽에선 오래전부터 상당히 보편화된 인사법이다. 주로 친구들, 대부분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 행해지며, 상대방의 왼쪽 볼에서 오른쪽 볼 순서로 인사한다. 입술을 맞추지는 않으며 뺨만 3~4차례 갖다대면 된다.
16세기 스페인에서 유래된 손등 키스는 유럽의 일부 국가에 아직 남아 있는 인사법이다. 만나고 헤어질 때 주로 남자가 여자들에게 한다. 결혼한 여자에게 실내에서만 가능하며, 비즈니스 관계에선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남자가 여자의 옆쪽에서 손가락 끝을 잡고 입술을 손등 가까이 가져가면 된다. 직접 입술이 여자의 손에 닿아선 안 된다.
대화의 기술 - “No”란 말을 적절하게 사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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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에티켓의 첫째 조건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즐겁고 능동적인 자세로 상대방의 말을 듣고, 말과 손동작 등을 통해 반응을 해야 한다. |
대화할 때 글로벌 에티켓의 첫째 조건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즐겁고 능동적인 자세로 상대방의 말을 듣고, 말과 손동작 등을 통해 반응을 해야 한다. 한국에선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서구에선 상대방의 대화가 끝나면 꼭 대꾸를 해 주는 것이 예의다. 중간에 말을 자르는 것은 큰 실례다.
대화를 할 때 상대의 이름을 아는 것은 기본이다. 한 명이 먼저 이름을 말하면, 자연스럽게 상대방도 이름을 말한다. 한국에선 주로 선생님, 사장님 등 상대방의 직함을 말하지만, 서구에선 성 또는 이름을 부르는 것이 좋다. 상대방이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하면, 성을 제외한 이름만 불러도 된다.
상대방이 칭찬할 때 한국인은 “아니다”라는 의미의 부정적 표현으로 자신을 낮춘다. 하지만 그보다 “고맙다”는 표현이 훨씬 좋다. 그리고 한국에선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비즈니스 관계에선 멀리해야 한다. 정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명료하게 결론을 지어야 한다. “No”란 말을 적절하게 사용 못해 나중에 큰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 만날 경우엔 가급적 쉬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백인은 무조건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종종 있어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서구에서는 정치, 종교, 인종, 섹스, 낙태, 질병, 실업 등 사회적 쟁점이 되는 주제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여행이나 취미 등 자신과 상대방 개인에 대한 주제를 선호하며, 상대방의 신체적 특징을 놓고 농담하는 것은 큰 실례가 된다.
남성의 나이는 물어봐도 무방하나, 여성에겐 묻지 않는다. 결혼 여부도 본인이 먼저 얘기하기 전까진 묻지 않는다. 대화 중에 휴대전화 통화를 하는 것은 큰 결례다. 짧게 마치거나 양해를 구한 뒤 자리를 떠나서 통화해야 한다.
한국인은 대화할 때 상대방을 쳐다보는 것을 꺼린다. 특히 연장자가 말할 때 뚫어지게 보면 ‘버릇없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구에선 대화할 때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눈을 보는 것이 예의다. 대화 중 수시로 머리를 만지거나 시계를 보는 것도 결례다. 손톱을 깨물거나 다리를 떠는 행동은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 주기 쉽다.
머리를 위아래로 끄덕이는 행동은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선 긍정의 표현이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에선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것이 긍정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한국 여성들은 동성끼리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걷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서구에선 레즈비언으로 오해받기 쉽다.
식사예절 - 입속에 음식을 넣은 채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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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는 굽는 시간에 따라 레어, 미디엄 레어, 미디엄, 미디엄 웰던, 웰던으로 나뉜다. |
해외에서 이뤄지는 식사 모임은 주로 양식일 경우가 많다. 많은 한국인이 평소 먹는 방식과 달라 무의식중에 예의에 어긋나게 비치는 행동을 하거나 곤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한다. 적절한 식사 예절은 품위를 높이고, 비즈니스의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다.
미식가로 유명한 프랑스의 법관 앙텔므 브리야사바랭은 “당신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말해 주면, 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다. 프랑스인의 오만이 엿보이지만,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는다는 것이 그 사람의 품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식사 전 예약은 필수다. 손님을 기다리게 하거나 좋지 않은 자리를 잡는 것은 식사의 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 고급식당을 이용할 땐 정장을 입는 것이 예의다. 아예 정장을 출입조건으로 내건 고급식당들도 상당히 있다. 외투와 가방 등 식사에 방해되는 것들은 입구에서 보관장소에 맡겨 둔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외투를 자신의 의자에 걸어 두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이다.
가장 편하고 무대가 잘 보이는 좌석은 호스트 또는 호스티스의 자리다. 정확한 자리를 잘 모르는 경우, 식당 종업원이 의자를 가장 먼저 반쯤 빼 주는 곳이 곧 상석(上席)이다. 호스트의 우측엔 여자 주빈(主賓)이, 호스티스의 우측엔 남자 주빈이 보통 앉는다. 남자보다 여자가 먼저 앉는 것이 예의고, 종업원이 없을 땐 남자가 여자의 의자를 뒤로 빼 줘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땐 왼쪽으로 들어가 앉고, 여성의 경우 핸드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지 않는다. 지갑, 서류가방, 안경, 모자, 장갑 등도 마찬가지다.
냅킨은 전원이 다 자리에 앉은 후 첫 요리가 나오기 직전에 펴는 것이 예의다. 처음 만나 인사하고 건배하는 동안 혼자서 냅킨을 만지는 것은 상대방을 불안하게 한다. 냅킨을 셔츠 목에 거는 것은 좌석이 좁은 비행기 등에서 하는 행동이다.
식사 중 와인을 마실 땐 냅킨으로 입 주변을 닦고 마신다. 잔에 음식 찌꺼기가 묻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안경이나 땀을 닦는 것은 냅킨이 아니라 자신의 손수건이어야 한다. 자리를 비울 땐 의자 위에 냅킨을 둔다. 식탁 위에 냅킨을 두는 것은 식사가 끝났다는 의미다.
오른손은 나이프, 왼손으로는 포크를 잡는다. 종류가 많을 때 가장 쉬운 방법은 바깥쪽 것 부터 사용하는 것이다. 나이프나 포크를 떨어뜨렸을 땐 자신이 줍지 않고 종업원을 부른다. 나이프를 입에 대거나 손에 든 채로 팔꿈치를 식탁 위에 두는 것은 큰 결례다. 식사 중에 나이프와 포크를 놓을 땐 접시 위에 팔(八)자 또는 X자로 놓는다. 나란히 놓으면 식사가 끝난 줄 알고 종업원이 상을 치운다.
식사 중 접시의 위치를 바꾸거나 종업원이 가져가기 쉽게 접시들을 포개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후추와 소금 등 식탁 위에 놓인 조미료가 멀리 있을 땐 일어서서 억지로 가져오려고 하지 말고 양해를 구한 후 전달받아서 사용한다. 식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음식에 조미료를 뿌리는 것도 매너에 어긋난다. 먼저 음식 맛을 본 다음 취향에 맞게 첨가해야 한다. 입속에 음식이 든 채로 말하거나 식사 후 테이블에서 화장을 고치는 것은 큰 실례다. 만약 식사예절을 잘 모르는 상대방이 있을 땐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것이 신사적인 행동이다.
정식 만찬은 식전주(食前酒·아페리티프), 전채(애피타이저), 수프, 생선요리, 셔벗, 육류요리, 샐러드, 치즈, 디저트, 차, 식후주(食後酒·디제스티프) 순서로 이뤄진다. 식전주는 보통 칵테일이 나오는데, 너무 과하게 마시지 않도록 한다. 위스키가 나올 경우엔 가급적 스트레이트보다 온더록스(On the rocks) 잔에 마신다. 전채는 식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므로 가볍게 소량만 먹는다. 수프는 마시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다.
일부 한국인이 수프를 불어 가면서 소리를 내며 먹는데, 잘못된 매너다. 수프용 스푼을 가볍게 잡고 그릇 소리가 너무 크게 나지 않게 먹는다. 미국 사람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스푼을 앞에서 뒤로 당기면서 떠먹지만, 유럽은 뒤에서 앞으로 밀면서 먹는다. 손잡이가 달린 그릇이 나올 경우엔 들고 마셔도 무방하다.
원탁 테이블에서 자신의 물과 빵의 위치를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원칙은 빵은 왼편에, 물은 오른편이다. 빵은 포크나 나이프 대신 손으로 뜯어 먹는다. 빵을 뒤집어 놓거나 수프에 적셔 먹지 않는다. 수프를 다 먹은 후 스푼은 받침접시 위에 놓는다.
빵은 원칙적으로 수프를 먹은 다음에 먹는다. 자신의 앞에 있는 버터나 잼을 발라 먹으면 되는데, 공동으로 사용할 경우엔 공용 나이프를 사용해 버터를 자신의 접시에 던 후, 자신의 나이프로 빵에 발라서 먹는다.
통째로 요리한 생선은 머리가 왼쪽으로 향하게 하고, 머리 쪽부터 먹는다. 생선 한쪽을 다 먹었다고 생선을 뒤집는 것은 교양이 없어 보인다. 나이프를 이용해 뼈를 들어내고 먹는다. 가시가 나올 경우엔 손이나 냅킨으로 입을 가리고 손으로 집어내 접시 한편에 놓는다.
므니엘을 먹을 땐 레몬조각이 함께 나온다. 얇은 원형의 레몬은 생선 위에 올려놓고 포크와 나이프로 살짝 눌러 즙을 낸다. 반달 모양의 레몬은 왼손으로 주변을 막고 오른손으로 짠다. 달팽이 요리는 에스카르고용 홀더로 고정하고 전용 포크를 사용해 먹는다.
생선과 육류 요리 사이엔 셔벗이 나온다. 생선 요리를 먹고 난 후 입안을 개운하게 하기 위해서 나오는 것인데, 양식 코스를 모르는 일부 한국인들은 종종 디저트가 나온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스테이크를 주문할 땐 굽는 정도를 선택해야 한다. 굽는 시간에 따라 레어(5분), 미디엄 레어(6분), 미디엄(7분), 미디엄 웰던(9분), 웰던(10분)으로 나뉜다. 너무 익히면 육즙이 다 마르기 때문에 맛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취향에 따라 주문해서 먹는다.
고기는 왼손의 포크로 고정하고 오른손의 나이프를 이용해 잘라 먹는다. 고기는 , 미리 다 잘라놓지 않고 먹을 분량만큼만 잘라 먹는다. 브라운 소스는 고기에 직접 뿌리지 않고 접시 한편에 떠 놓고 찍어 먹는다.
샐러드 순서는 나라마다 다르다. 영미인(英美人)들은 육류 요리와 함께 먹거나 그 전에 먹지만, 프랑스인들은 육류 요리 후에 먹는다. 샐러드는 나이프로 잘라 먹지 않는다. 만약 큰 조각이 나오면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해 접어서 먹는다. 포크로 집어 먹기 어려운 콩은 포크에 얹거나 포크로 살짝 누른 후 떠먹는다. 오븐에 구운 통감자는 껍질까지 먹어도 된다. 치즈는 얇고 넓게 잘라 빵이나 샐러드와 함께 먹는다.
양식 대부분은 조리 과정에서 설탕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식사 후엔 달콤한 디저트가 나온다. 수분이 많은 과일은 스푼으로 떠먹고, 수분이 적은 것은 포크로 찍어 먹는다. 파이(Pie)나 소프트 케이크는 포크나 스푼으로 먹고, 무스나 푸딩은 스푼을 사용한다. 아이스크림은 여기저기 건드리지 않고, 자기 앞쪽 부분부터 파내면서 먹는다.
커피나 차가 나오면 연장자나 상급자가 먼저 잔을 든 후 마신다. 잔을 잡을 때 손잡이 구멍으로 손가락을 넣지 않도록 한다. 사용한 스푼은 잔 뒤쪽으로 옮겨놓고, 왼쪽에 있는 손잡이는 오른쪽으로 옮겨 마신다. 뜨겁다고 입으로 불거나 티스푼으로 떠먹으면 교양이 없다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스푼을 잔에 꽂은 채로 마시는 것도 금물이다.
코스를 마치면 마지막으로 식후주가 나온다. 브랜디가 주로 제공되며, 특히 프랑스의 코냑이 유명하다. 브랜디 잔은 손바닥으로 몸체를 감싸듯 받쳐들면 된다.
▣ 한국인이 자주 하는 실수들 ⊙ 옆 사람의 빵이나 물에 손을 댄다. (왼편에 빵, 오른편에 물이 있다.) ⊙ 입에 음식이 든 채로 이야기한다. (삼킨 후 말해야) ⊙ 냅킨을 테이블 위에서 흔들며 펼친다. (테이블 아래에서 펼쳐야) ⊙ 뜨거운 수프를 들고 ‘후’ 하고 분다. (수프는 조용히 떠먹어야) ⊙ 도넛 등을 커피에 넣어서 먹는다. (커피와 도넛은 따로 먹어야) ⊙ 식사 후 테이블에서 이쑤시개를 사용한다. (상대방이 안 보이는 곳에서 사용해야) |
음주 예절 - 제대로 하면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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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원칙대로 와인잔의 스템을 잡았고, 프랑스 출신인 미셸 캉드쉬 전 IMF 총재는 보디를 잡았다. 캉드쉬 전 총재가 와인 예절을 몰라 그렇게 했을까. |
최근 와인이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에도 다양한 와인 예절이 소개됐다. 와인잔의 스템(다리)을 잡고 둥글게 흔들며 마시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원칙은 스템을 쥐는 것이 맞지만, 물리적으로 어려울 경우엔 보디를 잡아도 된다. 미셸 캉드쉬 전(前) IMF 총재가 한국에 왔을 때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만찬 자리를 갖게 됐다. 김 전 대통령은 와인잔의 스템을 잡았고, 캉드쉬 전 총재는 보디를 잡았다. 그는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 출신이다. 그가 와인 예절을 몰라 그렇게 했을까. 와인은 격식(格式) 이전에 지식으로 마신다고 한다. 너무 격식을 차리다 오히려 무례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예절만 알면 된다.
흔히 육류엔 레드와인, 생선엔 화이트와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도 고정된 법칙은 아니다. 와인과 음식의 조합은 개인과 일행의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와인을 고르기 어려울 땐 와인 전문가인 소믈리에(Sommelier)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시음은 초대를 한 남자가 한다. 초대자가 여자일 경우엔 동석한 남자에게 시음을 의뢰한다.
시음을 할 땐 코르크 마개의 상태와 냄새를 확인한다. 썩는 냄새나 식초 냄새가 나면 주저 하지 말고 바꿔 달라고 해야 한다. 코르크 확인 후 잔에 4분의 1 정도 와인을 따르고 맛을 본다. 와인 빛깔과 향기, 맛을 골고루 보고 결정하는 것이 관습이지만, 와인에 대해 잘 모를 경우, 특별한 이상이 있는지 확인만 해도 무방하다.
시음을 마치면 여성부터 시계방향으로 잔의 3분의 2 정도씩 따른다. 와인을 대접하는 사람이 병을 들고 잔을 따르는 것이 예의며, 와인을 따를 땐 잔을 들거나 기울이지 않는 것이 예의다. 상급자나 연장자가 와인을 따를 땐 잔 받침에 살짝 손을 대도 좋다. 와인을 원치 않을 경우엔 잔 가장자리에 가볍게 손을 얹어 표시하면 된다.
우리나라 주도에선 첨잔(添盞)이 잘못된 예의지만, 와인은 잔이 비지 않게 다시 따라 주는 것이 좋다. 음식을 씹으며 와인을 마시거나 잔에 립스틱 자국을 남기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맥주를 따르고 받을 때 많은 한국인이 잔을 기울이는데 이것도 글로벌 매너와는 거리가 멀다. 식전주로 주로 마시는 칵테일은 자신의 오른편에 놓고 두 잔 이상을 마실 땐 같은 종류로 주문하는 것이 좋다. 공식 만찬에서 후식 후에 나오는 샴페인은 건배를 하고 마신다. 건배 제의가 나오면 잔을 눈높이만큼 들어올린 후 마시면 된다.
여행 매너 - 승무원을 툭툭 치면서 부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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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보다 해외여행자가 월등히 많아진 현재에도 많은 한국인이 출입국 절차와 매너를 몰라 곤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
출입국 절차는 해외여행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과거보다 해외여행자가 월등히 많아진 현재에도 많은 한국인이 출입국 절차와 매너를 몰라 곤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출입국 절차를 일반적으로 C.I.Q.로 표기하는데, 이는 세관(Customs), 출입국관리(Immigration), 검역(Quarantine)을 의미한다. 보통 순서는 출국(C-I-Q), 입국(Q-I-C)이지만, 나라별로 조금씩 다른 경우도 있다.
공항에 도착하면 우선 탑승수속을 해야 한다. 이때 수하물을 함께 부치는데, 무료 위탁수하물의 허용량은 보통 20kg(이코노미), 30kg(비즈니스), 40kg(퍼스트)이다. 무게를 초과할 경우엔 따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항공기 안전을 위해 기내 반입 금지 품목은 소지할 수 없다. 주로 칼, 라이터, 액체(100mL 이상), 가위 등 물건이며, 보안검색 과정에서 나올 경우 버리거나 다시 출국장 밖으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소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컴퓨터, 골프채, 귀금속 등 고가의 물품은 신고하지 않고 출국할 경우 입국 시 과세가 될 수도 있다. 궁금한 물건이나 고액의 현금을 갖고 있을 땐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입국심사 과정을 위해 간단한 영어는 기본적으로 익히는 것이 좋다. 주된 질문은 여행의 목적이나 기간 등으로 큰 의미가 없지만,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하거나 심하게 긴장할 경우엔 추가질문이나 조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명료하게 대답해야 한다.
면세품을 살 때도 주의해야 한다. 나라별로 입국 시 세금을 내지 않고 반입할 수 있는 면세품의 한도가 있다. 한국의 경우 담배 1보루, 주류 1병, 총 취득가액 400달러다. 이를 초과했음에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내야 한다. 일단 무분별한 쇼핑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기내 화장실은 금연이다. 화장실 문밖에 ‘Occupied(사용중)’란 표시가 있으면 안에 사람이 있다는 의미이므로 밖에서 기다린다. 자신의 차례가 됐을 땐 문을 잠그고 이용하는 것이 기본 예의다. 이륙 직후나 착륙 직전, 그리고 승무원의 요청이 있을 땐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 이착륙 때는 모든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된다. 좌석 등받이와 테이블은 원래 위치로 해야 하고, 안전벨트를 꼭 착용해야 한다.
기내식은 운항시간에 따라 나온다. 소고기, 닭고기, 생선 등 양식이 대부분이며, 국내 항공사의 경우 비빔밥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별도의 식사를 원할 경우, 탑승 72시간 전에 예약하면 추가요금 없이 먹을 수 있다. 식사를 마친 후엔 그릇을 그대로 두고 승무원을 기다리면 되고, 식사 중엔 가급적 화장실 이용 등을 삼가는 것이 좋다.
착륙 직후 비행기가 완전히 멈추기 전에 일부 승객들이 일어나 선반에서 짐을 내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후진국으로 갈수록 그 빈도가 높다. 터미널에 완전히 도착하기 전까진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승무원을 부를 땐 팔걸이나 천장에 있는 버튼을 눌러 호출하거나 가벼운 손짓을 하면 된다. 큰소리로 부르거나 승무원을 툭툭 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담요나 헤드폰 등 기내물건을 가져가거나 맨발로 기내를 돌아다니는 것도 옳은 행동이 아니다.
호텔예절 - 정숙이 기본
호텔에 도착하면 먼저 예약 확인을 해야 한다. 예약에 큰 문제가 없으면 곧바로 체크인 절차를 거치는데, 보통 오후 2시 이후에 하도록 되어 있는 곳이 많다. 호텔에서 가장 기본적인 예절은 ‘정숙’이다. 휴식이 1차 목적인 곳에서 소란행위를 하는 것은 무례 중의 무례다.
특히 외국의 일부 호텔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정중히 사절하는 곳이 있는데, 대부분 호텔 내 소란행위가 이유였다. 호텔 문을 열어 놓은 채 한방에 모여 큰소리로 떠들고, 슬리퍼와 잠옷 차림으로 복도를 돌아다닌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며 문을 열고 라면을 끓여 먹는가 하면, 밤늦게까지 노름판과 술판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떠나고 난 뒤엔 수건이나 가운 등 호텔 비품이 없어진 경우도 있어 결국 ‘한국인 사절’을 내걸게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선 객실에선 취사행위가 금지된다. 커피나 차 등 간단한 음식은 가능하지만, 허용되지 않는 음식은 밖에서 먹는 것이 좋다.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의 호텔에선 컵라면 등이 제공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부담 없이 이용해도 좋다.
객실 문은 기본적으로 닫아야 한다. 문을 연 채 TV를 크게 틀어 보거나 단체로 한방에 모여 큰소리로 떠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 대부분의 객실 문은 자동으로 잠긴다. 외출을 할 땐 반드시 열쇠를 갖고 나가야 하며, 객실에 들어갈 땐 열쇠를 보관함에 꽂아 실내 전원을 켠다.
방 열쇠는 호텔 밖 외출 시 프런트에 맡긴다. 분실 시 벌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대다수의 호텔이 카드형 열쇠를 이용하는데, 이는 일회용이 대부분이라 분실해도 큰 문제가 없다.
욕실 매너도 한국인이 잘 지키지 못하는 것 중의 하나다. 일단 샤워를 할 땐 커튼을 욕조 안으로 오게 해 바닥에 물이 튀지 않도록 한다. 외국 호텔 중에는 욕조 밖의 배수구가 없는 곳도 많다. 욕조에 주로 걸려 있는 매트는 미끄럼을 막는 것이므로 욕조 안에 깔고, 다른 매트는 욕조 바깥 바닥에 깔면 된다. 체크아웃 전 사용한 수건은 욕조 안에 넣어 두는 것이 좋다.
전화, 미니바, 인터넷, 룸서비스 등은 나라와 호텔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꼭 이용 안내서를 참고한 후 적절한 가격 안에서 이용하는 것이 좋다. 늦잠을 자거나 오전 시간을 호텔에서 보낼 땐 ‘디디카드’를 문고리에 걸어 둔다. “Do not Disturb”의 준말로 자신을 방해하지 말라는 의미다.
방을 나설 땐 적당한 금액의 팁을 두고 나온다. 몇몇 나라에선 호텔 종업원의 주수입이 팁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챙겨 주는 것이 좋다. 보통 1~2달러 수준이다. 벨맨이 가방을 들어줄 때 등 서비스를 받았을 때도 팁을 주는 것이 관례다. 팁을 줄 땐 돈이 보이지 않게 손바닥을 아래로 하는 것이 예의다.
패션의 완성 - 바지 길이는 구둣굽에 가볍게 닿을 정도가 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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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복을 착용할 땐 발목이 없거나 흰 양말은 자제해야 한다. |
적절한 옷차림은 곧 그의 첫인상이 된다. 아무리 실력과 인품이 좋아도 그 차림새가 엉뚱하면 오해를 받는 것이 국제사회의 룰이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복장이 서양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아직 우리에겐 낯선 예절이 많이 있다.
남성 패션의 기본은 ‘정갈하게 입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사복은 품과 옷의 실용성에 따라 아메리칸 실루엣, 브리티시 실루엣, 유러피언 실루엣, 이탈리안 실루엣 등 유형으로 분류된다. 색상은 주로 검정, 감청, 회색, 갈색 등이 있으며, 각 색상에 따라 주는 이미지가 달라진다.
신사복을 입을 때 단추는 하나만 채우는 것이 예의다. 단추가 3개인 경우엔 가운데 것을 채운다. 왼쪽 가슴주머니는 비워 둬야 한다.
‘와이셔츠’란 말은 없다. ‘화이트셔츠(white shirts)’의 일본식 표현으로, 공식명칭은 ‘드레스 셔츠(dress shirts)’다. 드레스 셔츠는 원래 속옷의 개념이다. 서양인들은 대개 드레스 셔츠 속에 러닝셔츠를 입지 않는다. 반소매 셔츠도 예법상으로만 보면 신사의 모습은 아니다. 신사복엔 타이를 착용하는 것이 기본이며, 셔츠 깃을 신사복 상의(上衣) 밖으로 내놓지 않는다. 타이는 신사복과 드레스 셔츠의 색상과 재질을 고려해 고른다.
조끼를 착용할 땐 신사복보다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끼의 맨 아래 단추는 채우지 않으며, 조끼 밑으로 벨트가 보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검정, 회색 계통의 신사복엔 검은색 구두, 갈색 계통의 신사복엔 갈색 구두를 신는다. 신사복보다 밝아선 안 되며, 어떤 경우에도 흰 양말은 자제해야 한다. 발목 없는 양말도 기본 매너에 어긋나니 주의해야 한다.
바지의 길이는 구둣굽에 가볍게 닿을 정도가 적당하다. 주머니에 지갑, 휴대전화 등을 넣어 불룩해지지 않게 한다. 벨트 걸이에 열쇠고리나 휴대전화를 거는 것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여성의 패션은 남성보다 다양하다. 때와 장소, 그리고 상황에 맞는 복장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이다. 적당한 액세서리는 좋지만, 과하면 역효과를 불러온다. 비즈니스 자리에선 원피스보다 투피스 정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스커트의 길이는 유행에 따라 바뀌지만, 일반적으로 무릎 바로 아래 정도가 가장 무난하다. 지나치게 길거나 폭이 넓은 스커트, 레이스가 많거나 속이 비치는 옷은 정장에 어울리지 않는다.
한국 여성은 높은 구두를 신고 출근했다가 회사에서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 서구 여성들은 반대다. 출근길에선 워킹슈즈를 신고, 사내에서 정장용 구두로 갈아 신는다. 문화의 차이에서 나온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서구 여성들의 예가 더 자연스럽다고 평가한다. 높은 하이힐은 아니더라도, 적당한 굽의 정장용 구두를 사무실에서 착용하는 것이 훨씬 격식이 있다는 것이다.
공공질서 - ‘고맙다’ ‘미안하다’ ‘실례한다’는 표현을 입에 달고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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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지하철과 버스 등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지만, 대다수의 선진국에선 결례가 되는 행동이다. |
기본적인 공공질서를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알 수 있다. 아무리 국가 브랜드를 강조해도, 공항 앞에서 무질서한 모습을 본다면 그 나라에 대한 첫인상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 횡단보도 이용과 줄서기는 기본이다. 선진국 사람들은 어디를 가든 습관적으로 줄을 선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한 줄’로 선다. 한국에선 아직도 많은 공공화장실에서 남자들이 여러 줄로 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길에 버리지 않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매너다. 출입문을 여닫을 때 곧바로 뒷사람이 따라온다면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 주는 것이 예의다. 또 앞에서 문을 잡아 주면 뒷사람은 고맙다는 표시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표현력이 부족한 한국인은 미소 지으며 고맙다고 하는 것에 상당히 미숙하다. 선진 국민일수록 ‘고맙다’ ‘미안하다’ ‘실례한다’는 표현을 입에 달고 산다.
한국인은 걷는 속도가 빠른 편이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어깨끼리 부딪히거나 신체를 접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선진국에선 부딪히기도 전에 서로 “실례한다”며 어깨를 치워준다. 하지만 몇몇 한국 남자들은 어깨가 밀리는 것을 자존심이 허락 못 하는지, 서로 노려보거나 때론 싸움이 나기도 한다. 신체접촉은 서양인들이 가장 꺼리는 행동이다.
한국 여성들은 웃을 때 손으로 입을 가린다. 유교식 교육의 결과다. 서양에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으면 비웃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땐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한국에선 지하철과 버스 등에서 휴대전화로 대화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지만, 대다수의 선진국에선 상당히 무례한 행동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선 지하철을 탈 때 휴대전화 전원을 끄는 사람도 많다.
공공장소에서 통화는 짧게 한다. 제3자가 있는 자리에선 특히 빨리 끊어야 한다. 용건이 있을 경우엔 자리를 피해서 통화를 한다. 문자메시지를 확인한다고 대화를 중단하거나 시선을 옮기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상대가 휴대전화를 놓고 자리를 비웠을 때 대신 전화를 받는 것도 큰 결례다.
에티켓의 첫째 조건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글로벌 시대에 어느 정도 표준화된 에티켓도 있지만, 나라별로 천차만별인 경우도 있다. 특히 중동이나 중국 등은 서구의 문화와 크게 다른 경우가 있어 서로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다. 외국에 나가면 일단 그 나라의 문화와 예절을 따르는 것이 좋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 그것이 첫째 되는 글로벌 에티켓이다.
아시아
중국
식사 중엔 사업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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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표준화된 글로벌 에티켓도 있지만, 나라별로 천차만별인 경우도 있다. 외국에 나가면 일단 그 나라의 문화와 예절을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은 에티켓이다. |
손님을 식사에 초대할 경우, 미리 좌석과 음식을 예약한다. 서구에선 손님이 온 후에 직접 주문하지만, 중국은 미리 주문을 마친다. 초대를 받는 경우엔 당사자만 가야 한다. 사전 약속 없이 제3자를 동반하는 것은 결례다.
손님이 여러 명일 경우, 바로 식탁으로 가지 않고 응접실에 따로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기다린다. 초대한 사람과 손님이 모두 모이면, 지정된 좌석에 앉아 식사를 시작한다.
중식당엔 주로 회전식 원형탁자가 설치돼 있다. 원반은 주로 시계방향으로 돌린다. 주인이나 초대한 사람이 먼저 음식을 들고, 식사 중엔 사업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다.
젓가락은 접시 위에 올리지 않고 끝에 걸친다. 개인 젓가락을 원반 위 음식에 갖다 대는 것은 실례다. 간혹 자신의 젓가락을 사용해 상대방에게 음식을 권하기도 하는데, 이는 호의의 표시다.
상석에 앉은 사람이 건배를 제의할 땐 두 손으로 잔을 감싸 경의를 표한다. 건배를 할 땐 잔을 테이블에 부딪치기도 한다. 차와 술은 계속 채워진다. 안 마실 경우엔 정확하게 의사 표시를 해야 한다. ‘건배(乾杯)’를 하면 의미대로 잔을 비우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일부 한국인처럼 술잔을 돌리는 문화는 없다.
음식은 조금 남기는 것이 예의다. 식사 후 트림은 잘 먹었다는 표시가 된다. 계산은 앉은 자리에서 종업원을 불러서 한다. 식사 중 생선을 뒤집는 것은 절교하겠다는 의미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젓가락으로 사람을 가리키거나 젓가락 하나로 음식을 먹는 것은 상대방을 모욕하는 행동이다.
식사 중에 담배를 권하고 피우는 것은 흔한 일이다. 특이하게도 중국인은 담배를 던져서 권하는데, 이는 상대방을 무시하는 행동이 아니다. 그리고 비흡연자나 담배를 피우기 싫은 흡연자도 일단 권하는 담배는 받아 두는 것이 예의다.
인사를 할 땐 서로 고개를 숙인다. 악수는 중국인이 먼저 손을 내밀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위와 명예에 민감하기 때문에 직함을 정확하게 불러 줘야 하며, 대부분 옷차림이 검소하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고선 신분을 알 수 없다. 외형보다 내실을 기하는 국민성이다.
과일 배(梨)는 이별(離)을, 종(鍾)이 달린 괘종시계는 끝(終·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선물로 택하지 않는다. 저녁식사에 초대받았을 땐 먹을 것을 선물로 가져가지 않는다.
화장실에 들어갈 땐 반드시 노크를 해야 한다. 문을 잠그지 않고 용변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서구인들은 모르는 사람에게도 미소를 짓지만, 중국에선 길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웃는 행위를 ‘바보나 하는 짓’이라 한다.
일본
잔이 3분의 1 이하로 남았는데 술을 첨잔하지 않는 것은 술자리를 끝내자는 표시
어디에 가든 친절한 일본, 그렇다고 그들이 외국인의 무례를 허용한다는 것은 아니다. 워낙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국민성이기 때문에, 더욱 예의를 갖출 필요가 있다.
처음 만났을 때 악수보다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나눈다. 이때 상대방이 고개를 숙인 각도만큼 맞절을 하는 것이 예의다. 질문을 할 때도 가급적 “아니오”란 대답보단 “예”란 대답이 나오도록 내용을 선택해야 한다. 비판 또는 거절도 직설적이 아니라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상대가 어리더라도 남의 아이에겐 높임말을 쓴다.
공중도덕을 철저하게 지키는 나라로,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무시당할 수 있다. 약속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잡아야 하며, 비즈니스 관계에선 특히 급한 약속이나 예약을 지양해야 한다.
중국과 함께 첨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잔이 조금만 비어도 채운다. 잔이 3분의 1 이하로 남았는데 술을 첨잔하지 않는 것은 술자리를 끝내자는 표시다. 윗사람에게도 한 손으로 술을 따른다.
음식을 먹을 땐 숟가락을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릇을 들고 먹는다. 국물을 마실 땐 ‘후루룩’ 소리를 낸다. 음식을 먹는 순서는 밥, 국, 밥, 반찬 순서다. 젓가락으로 그릇을 움직이거나 음식을 찔러선 안 된다. 밥공기를 휘젓거나 밥에 꽂아서도 안 된다. 밥을 먹고 난 후엔 보통 각자 계산을 한다.
대화를 할 땐 일왕(日王), 종교, 지진, 세계대전 등에 대한 화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나이나 결혼 여부를 묻거나 눈을 자주 마주치는 것도 무례한 행위다. 집에 손님을 초대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초대를 받더라도 몇 번을 사양해야 한다.
홍콩
선물은 짝수로 하라
홍콩은 가장 자유로운 나라이면서도 예절에는 엄격하다. 신체 접촉을 피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어깨에 손을 얹거나 포옹은 피해야 한다. 선물은 짝수로 해야 하고, 과일이 가장 무난하다. 특히 ‘길(吉)’과 발음이 같은 귤이 인기가 많다. 시계는 가급적 선물하지 않는다.
식사는 주로 8~12개 정도의 코스 요리로 진행된다. 7개 코스는 장례식 식사로 평소엔 기피한다. 식사 땐 밥그릇을 손에 들고 먹고, 초대받은 사람 중 대표자가 일어나 감사의 건배를 들면서 식사를 마무리한다.
싱가포르
걸으면서 흡연해도 불법
싱가포르는 공중질서가 엄격하다. 사소한 행위라도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행동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의 건물 실내에선 금연이며, 야외에서 걸으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불법이다.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또 공공장소에서 침을 뱉거나 무단횡단하는 것도 벌금 대상이다.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후 물을 안 내려도 벌금을 내야 한다.
전반적으로 술과 담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권하지 않으며, 성적인 대화를 하면 하류계층으로 깔보는 경향이 있다. 식당에서 여성을 빤히 쳐다보거나 옆 사람과 수군거리는 것도 벌금 부과 대상이다. 파렴치범은 태형을 당한다. 선물도 아주 친하지 않은 이상 잘 하지 않는다.
인도
왼손은 부정한 손
세계 2위의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는 다양한 종교만큼 다양한 관습과 문화가 존재한다. “여행 중엔 빨리 떠나고 싶지만, 여행 후엔 꼭 다시 찾고 싶은 나라”인 만큼 알기 어려운 나라다.
카스트제도가 남아 있어 신분이 낮은 사람에겐 이름을 불러야 한다. 존칭어를 쓸 경우엔 같은 급의 사람으로 평가된다. 만나거나 헤어질 땐 두 손을 모으고 “나마스떼”라고 인사한다. 서구의 영향으로 악수가 보편화돼 있지만, 이성끼리는 가급적 악수보다 합장하는 것이 좋다.
계급이 다를 경우 윗사람에게 인사할 땐 오른손으로 상대방의 발등을 만진 후 손가락을 자신의 이마에 대면서 “뿌라남”이라고 한다. “당신 발의 먼지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인도인들은 처음 만난 사람에게 가족관계에 대해 캐묻는 경우가 많다. 가족에게 관심을 표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방의 가족에 대해 되묻는 것도 중요한 예의다.
인도인의 전통의상을 함부로 입거나 신발이 상대방의 몸에 닿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대화를 하다 보면 “No problem(문제없다)”이란 표현을 자주 하는데, 믿지 않는 것이 좋다. 대화 중 카스트 제도나 채식주의와 같은 화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소고기는 가급적 먹지 않으며 소가죽으로 된 선물은 하지 않는다. 힌두교도들이 소를 신성시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거나 물건을 건넬 때는 오른손을 쓴다. 왼손은 부정한 손이다. 악수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과도한 친절로 접근하거나 초면에 명함을 요구하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지 말라
아시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다양한 인종과 관습이 존재하지만, 이슬람 문화가 주류를 이룬다. 왼손을 내밀거나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선 안 된다. 악수를 한 후엔 손을 가슴에 대고 쓸어내린다. 라마단 금식기간을 철저하게 지키기 때문에 이 기간엔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옷차림에 대해 보수적인 분위기가 팽배해 노출이 심한 옷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과격한 어조로 큰소리를 내는 것은 미친 사람으로 오해받는다. 차분하고 조용히 대화하는 것이 좋다. 무의식중에 사람을 툭툭 건드리는 것도 큰 결례다.
대다수가 모슬렘인 만큼 돼지고기나 돼지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는 것이 좋다. 술도 권하지 않고 담배도 잘 피우지 않는다. 대화 중에 허리에 손을 얹으면 화난 것으로 오해받는다. 사생활에 대한 질문 정도는 큰 실례가 되지 않으나, 정치, 종교, 민족에 대한 주제는 삼가야 한다.
일본의 지배를 받은 역사로 인해 일본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일본인과 생김새가 비슷한 한국인은 특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
상대방 어깨를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
떠오르는 경제 대국 베트남, 베트남인들은 외세의 침략을 물리친 역사를 자랑스러워 한다. 특히 한국군의 베트남전 파병과 라이따이한(한국인과 베트남인 혼혈) 문제 등 불편한 감정이 있지만, 최근엔 경제 교류 확대를 통해 대부분 회복된 상태다.
숫자 3과 5는 기피하고, 9를 특히 좋아한다. 음주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첨잔 문화다. 흡연에 관대하고, 맥주와 커피를 즐긴다. 사용하던 젓가락으로 상대방에게 음식을 권하고, 밥그릇을 입에 대고 소리를 내며 먹는 것이 매너다.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점심시간이 길다(90분 내외).
어깨를 신성시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어깨를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다. 치안이 그리 안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밤에 단독 외출은 삼가는 것이 좋다.
몽골
손가락으로 사람을 가리키지 말라
국민 대다수가 라마교를 믿는 몽골인은 다른 종교에 대해 배타적인 성향이 강하다. 유목의 민족답게 지방에선 사람보다 가축의 안부를 먼저 묻는 것이 인사의 정석이다. 도시에선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 서구식 인사가 주로 쓰인다.
우유를 엎지르거나 난로에 물을 붓는 행동은 금기다. 날고기와 생선은 잘 먹지 않는다. 손가락으로 사람을 가리키면 안 된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관련된 정치 이야기는 가급적 피한다. 술을 따르고 마실 땐 손목을 안쪽으로 꺾어야 한다. 화장실에 갈 때도 “밖에 매어 놓은 말 보러 갔다 오겠다”고 할 정도로 완곡한 표현을 사용한다.
유럽
영국
복장과 관습에서 정통성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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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신사의 나라’답게 복장과 관습에서 정통성을 중시한다. |
현재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글로벌 에티켓 중 상당수가 영미식 모델이 많기 때문에 영국에선 대부분 그대로 따르면 된다. ‘신사의 나라’답게 복장과 관습에서 정통성을 중시한다.
연주회나 오페라를 보러 갈 땐 반드시 정장을 착용해야 한다. 왕실을 조롱하거나 애완견을 함부로 하면 곤란한 반응이 돌아온다. 스코틀랜드나 아일랜드 사람에게 ‘잉글리시’라고 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길에서 침을 뱉는 것은 금물이다. ‘레이디 퍼스트’가 기본이며, 어디를 가든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습관이다. 가정에 초대를 받으면 간단한 선물을 준비해야 하고, 일반적으로 초콜릿이나 쿠키를 선물한다. 공식 모임에선 여왕을 위한 건배가 끝나기 전까지 흡연을 하지 않는다.
지나친 신체 접촉은 혐오감을 불러온다. 악수도 처음 만났을 때를 제외하곤 잘 하지 않는다. 어깨를 두드리거나 볼에 입을 맞추는 것도 결례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코를 푸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프랑스
저녁식사 초대에는 10분 정도 늦게 도착하는 것이 예의
‘에티켓’의 원조국인 만큼 사회적 규범을 철저하게 이행하는 나라다. 자신의 사생활이 침해되는 것에 상당히 민감하며,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남의 물건엔 가급적 손을 대지 않으며, 상점에서 고기를 살 때도 주인의 허락을 받고 만져야 한다.
삿대질을 하는 것은 큰 결례이며, 공공장소에선 “실례한다”는 표현을 수시로 하며 지나간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절대 큰소리로 떠들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사회적 덕목으로 인식한다.
매일 만나는 사람과도 볼 키스나 악수를 할 정도로 스킨십을 좋아한다. 악수를 할 땐 손에 힘을 많이 주지 않는다. 사전에 꼭 약속을 하고 방문을 하는데, 저녁식사에 초대됐을 경우 10분 정도 늦게 도착하는 것이 예의다. 선물은 꽃이나 초콜릿이 좋고, 음식, 향수, 와인은 개인의 취향이므로 선물하지 않는다.
영미 국가와 달리 코를 풀 때 조심스럽다. 한국과 달리 식사 중 침묵하는 것은 결례다. 대화를 하면서 식사를 하다 보니 식사시간이 길다. 테이블 매너는 특히 엄격하다. 종교나 정치 등 무거운 주제는 식사 때 피하는 것이 좋다. 와인에 대한 지식수준이 높거나 조금이라도 프랑스어를 할 줄 알면 크게 환영받는다.
이탈리아
자신의 귀를 만지는 것은 상대방을 모욕하는 행동
이탈리아인들은 고대 제국의 후예답게 자유분방하고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다. 하지만 감정적인 면이 있어 몸짓으로 제스처를 강하게 표현한다. 보통 직함으로 부르고, 친하지 않은 이상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프랑스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식사 중엔 팔을 식탁 밑으로 내리거나 팔꿈치를 식탁 위에 올리지 않는다. 빵 접시는 사용하지 않고, 접시 옆에 빵을 잘라 놓는다. 와인을 따를 때 라벨을 위로 한 채 병 끝을 잡고 따르는 것은 “싸우자”는 사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손가락을 턱에 댔다 떼었다 하는 것은 “귀찮다”는 의미이며, 자신의 귀를 만지는 것은 상대방을 모욕하는 행동이다. 교회나 성당을 방문할 땐 노출을 자제해야 하며, 사교적인 모임에선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독일
정확하고 명료한 대화를 선호
독일은 ‘원칙의 나라’로 불린다. 깨끗한 집과 정돈된 거리는 질서가 엄격한 독일의 자부심이다. 주로 축구나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며, 세계대전이나 정치에 대한 주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칸트의 나라’답게 시간 엄수는 필수다. 몇 분 늦은 것도 상대방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된다.
여성 존중 문화가 강해 여성이 서 있으면 일단 지위와 상관없이 남자도 서 있는다. 악수는 강하고 짧게 흔드는 것이 특징이다.
꾸미거나 과장하는 것을 싫어하며 정확하고 명료한 대화를 선호한다. 명함 교환을 좋아하며 성(姓)을 부를 땐 반드시 존칭을 붙여야 한다. 피해를 보거나 주는 것 모두를 싫어하며 칭찬하거나 받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공공장소에서 껌을 씹지 않는다.
음식은 빵, 감자, 치즈 등 검소하게 먹으며, 감자나 생선을 자를 때 나이프를 사용하지 않는다. 모든 상점이나 식당에 출입할 땐 인사를 해야 한다. 식사 중 코를 푸는 것은 괜찮지만, 트림을 하거나 무릎 위에 손을 얹는 것은 결례다.
러시아
보드카를 함께 한잔해야 마음을 나눈 사이
러시아는 넓은 땅에 여러 민족이 어울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한때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만큼 자존심도 세다. 돈이 많은 티를 내거나 값싼 동정심을 보이는 것은 금기다. 처음 만나면 악수를 하고 친숙해지면 포옹으로 인사한다. 소개는 따로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나, 직함은 밝히는 것이 좋다.
국민 대부분이 러시아 정교를 믿거나 무신론자들이다. 최근 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가 존재해 가급적 종교에 대한 화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경로사상이 강하고 가부장적이다. 보드카를 함께 한잔해야 마음을 나눈 사이로 인식한다. 건배를 한 후 술을 남기면 불신(不信)이 남는다고 생각한다.
집으로 초대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며, 명분과 형식을 중요시해 사업차 만날 땐 반드시 정장을 입어야 한다. 상거래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사업을 함께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
스페인
약속을 할 경우 1~2시간 기다리는 여유 필요
“스페인은 유럽에 있으면서 유럽 밖에 있다”고 한다. 그만큼 유럽의 다른 나라와 이질적인 문화와 사회구조가 공존하는 곳이다. 우정과 신뢰를 특히 중요시하며, 한국식 의리도 통하는 곳이다.
말하기를 즐기는 성격이기 때문에 대화를 막는 것은 결례다. 정치, 종교, 여성을 주제로 한 대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론 노인과 여성을 배려하지만, 비합리적 상황이 벌어지면 존중하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는다. 식사시간도 2~3시간 소요되고, 약속을 할 경우 1~2시간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팁은 기분에 따라 주면 된다. 초대를 받을 경우엔 한두 시간 늦게 가는 것이 좋고, 사탕이나 꽃과 같은 선물을 준비한다.
점심시간은 2~4시, 저녁시간은 9~11시가 보통이다.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아침에 전화하는 것은 결례다. 인맥을 형성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명함을 자주 주고받는다. 옷을 잘 입어야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만나고 헤어질 땐 볼 키스를 주로 한다.
터키
음식 남기면 결례
동서양이 만나는 곳이자 이제 유럽 소속이 된 터키는 오랜 역사와 다양한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한다. 인구의 99%가 모슬렘이지만, 초기 기독교 역사 유물을 가장 많이 보유해 절묘한 조화를 이룬 나라다. 대도시에선 서구식 에티켓을 따르지만, 지방에선 중동의 이슬람식 예절을 따른다. 정치와 종교가 분리돼 있고, 공휴일은 서구 기준인 토·일요일이다.
외국인에게 친절한 국민성을 갖고 있으며, 6·25 파병으로 인연을 맺은 한국인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 자존심과 체면을 중시한다. 터키공화국을 세운 국부(國父) 아타튀르크(케말 파샤)는 신성한 인물이기 때문에 함부로 얘기해선 안 된다.
저녁식사 초대를 받으면 음식이 많이 나온다. 남기면 결례다. 소리 내서 먹기, 코를 대고 냄새 맡기, 식히기 위해 입으로 불기, 식사 중 사자(死者)나 환자에 대해 얘기하기 등은 금기사항이다. 공공장소에서 키스나 포옹을 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며, 밤 9시 이후는 가족 간 저녁식사 시간이므로 약속을 피한다.
종교와 정치가 구분돼 있기 때문에, 다른 이슬람 국가에 비해 융통성이 있다. 음주가 허용되고, 카지노가 있다. 라마단도 엄격하게 지키지 않는 편이다.
중동·아프리카
사우디아라비아
발끝을 보이는 것도 무례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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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아랍국가의 여성은 이슬람 전통의상으로 얼굴과 몸을 가린다. |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의 원조답게 이슬람 관습법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거의 전 국민이 모슬렘이며, 외국인에 대한 배척정신이 있다. 외국인도 음주가 금지되는 등 철저하게 이슬람의 규범을 지켜야 한다. 입국 시 술, 포르노물, 돼지고기, 기독교 제품, 이스라엘 관련 제품 등은 반입이 금지돼 있다. 마약을 소지할 경우 공개 참수형에 처하며, 술을 가지고 올 경우엔 입국이 불허된다. 침을 뱉는 것도 금기 사항이다.
왼손은 부정하기 때문에 악수나 식사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다. 인사를 상당히 길게 하는데, 미덕이므로 성의 있게 받아 줘야 한다. 알라신 외에는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인사는 악수로 하고, 악수 후 오른손을 왼쪽 가슴 위로 쓸어 친밀감을 표시한다.
발끝을 보이는 것도 무례한 행동이고, 하품은 사탄이 자극한 것이라며 실례가 된다. 용변을 볼 때도 메카 방향을 피하고, 손가락으로 사람을 가리키는 것도 절대 금기다. 라마단 기간엔 금식하는 사람들 앞에서 식사하거나 담배를 피워선 안 된다. 하루 5회 있는 기도시간에 엎드려 기도하는 사람들의 앞을 가로막아선 안 된다.
식사는 반드시 오른손으로 한다. 차를 권할 때 거부하면 주인을 모욕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차 접대가 ‘존경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음식이 뜨겁다고 입으로 불어선 안 되며, 싫어하는 음식이라도 제공된 것은 모두 비우는 것이 예의다.
현지 여성들에겐 가급적 사진을 찍거나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성은 전신을 아바야(검은 망토 모양의 의상)로 가려야 하며 운전도 금지다. 외출 시 혼자 걸을 수도 없다. 가족석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은 식당은 출입이 금지된다. 인사할 때도 상대방 가족 중 여자의 안부를 묻는 것은 실례다.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시설, 현지 여성 등 촬영 땐 사전 동의 필요
아부다비와 두바이 등 7개 토후국이 모여 연합한 국가로, 세계 최대 수준의 석유 및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한다. 영국의 지배를 받는 등 오랜 기간 서구의 영향을 받았고 국제적 도시까지 생겨났지만, 아랍 전통을 엄격하게 계승해 온 이슬람 국가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다수의 관습은 이슬람의 전통을 그대로 따르며, 이슬람 사원은 신성한 장소이므로 허가 없이 입장할 수 없다. 외국인의 종교생활은 허락되지만, 이슬람 외 타 종교를 전파할 순 없다. 라마단 기간은 철저하게 지켜지며, 술은 일정 등급 이상의 호텔에서만 판매한다. 여성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며, 석유시설, 군사시설, 현지 여성 등을 촬영할 땐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가정에서 음료를 대접받았을 때 잔을 흔들면 더 이상 마시지 않겠다는 의미가 된다. 잔을 두고 계속 이야기하는 것은 무례이며, 잔이 넘치도록 따르는 것은 빨리 가라는 의미다.
이란
술, 과일, 포르노물 등은 반입 금지
이슬람 전통이 기본적으로 지켜지는 국가다. 술, 과일, 포르노물 등은 공항에서부터 반입 금지다. 외국인도 반바지를 입거나(남자), 머리를 가리지 않으면(여자) 입국할 수 없다. 하지만 다른 이슬람 국가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도시에선 음주가 가능하고, 여성들의 환경도 타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남자는 아무리 더워도 반소매 셔츠나 반바지를 입을 수 없다. 여자는 스카프를 반드시 써야하며, 외출할 땐 차도르를 착용한다. 넥타이는 이슬람 혁명 후 금지됐다. 관공서 방문 시엔 외국인도 넥타이 착용 금지다. 건강을 이유로 남성도 앉아서 소변을 본다.
복장 단속은 이란의 연례행사다. 여성은 기본적으로 손과 얼굴을 제외한 부분의 노출이 금지된다. 짙은 화장이나 몸매가 드러나는 옷은 금기사항이다. 낮에는 가족이 아닌 여자와 대화 자체가 금지되나, 밤에는 어느 정도 허용된다. 공공장소와 교통편에선 남녀의 자리가 따로 있어 지정된 자리를 이용해야 한다.
이집트
여성과의 대화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좋아
인류 문명의 보고답게 전통적인 매너가 강한 나라다. 만나고 헤어질 때 모든 사람과 악수를 한다. 왼손은 부정한 손으로 대외적인 행동은 오른손을 사용하며, 대화를 할 땐 얼굴을 서로 가까이한다. 번성은 지상과제다. 특별한 결함이 없는 한 결혼해서 자녀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사촌 간의 결혼이 허용되며, 여성은 정절이 강조된다. 여성이 음식을 권하면 일단 사양하는 것이 예의다. 상대방의 부인이나 여성 가족의 안부를 묻는 것도 실례가 된다. 부인에게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그 부인을 갖고 싶다는 의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성과의 대화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과는 손을 돌려가며 세 번씩 악수
인종 갈등의 역사가 깊은 곳이다. 인종에 관한 문제는 화제로 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보다 더 정중한 예절이 강조되고, 약속시각을 철저하게 지킨다. 만나고 헤어질 땐 악수로 인사하고, 가족에 관한 안부 등 인사가 긴 편이다. 백인과는 평소 악수 방식대로 하면 되고, 흑인과는 손을 돌려 가며 세 번씩 악수한다. 가족이나 가까운 동료 간에 서로 가벼운 입맞춤을 한다. 관습이니 오해할 필요 없다.
여름이 길기 때문에 복장이 상당히 자유롭다. 반바지도 허락되며, 샌들이나 맨발도 일상적이다. 그러나 음악회나 교회에 갈 땐 정장이 필수다. 나머지 예절은 영국과 비슷하다.
▣ 이 선물은 주의하라 ⊙ 중국 사과, 배, 괘종시계, 우산, 거북이, 손수건, 꽃다발 ⊙ 일본 칼, 흰색 포장, 여우 모양, 뿌리내린 꽃 ⊙ 인도 소가죽 제품, 재스민 꽃 ⊙ 베트남 손톱깎이 ⊙ 이슬람 국가 술, 돼지고기, 누드화, 애완동물 ⊙ 아제르바이잔 시계 ⊙ 독일 짝수거나 포장된 꽃, 흰색·갈색·검정 포장지 및 리본 장식 ⊙ 영미 백합(장례식용) ⊙ 프랑스 카네이션(장례식용), 음식, 향수, 와인 ⊙ 캐나다 가전제품 ⊙ 중남미 칼 ⊙ 폴란드 돌잔치 때 신발(죽음을 상징) |
아메리카·오세아니아
오스트레일리아
여성에게 윙크하는 것은 결례
약속을 정하기가 비교적 쉬운 나라다. 상급자라 할지라도 대부분 친절해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명함을 주는 것은 상관없지만, 대다수 호주인은 명함이 없기 때문에 받지 못한다고 놀랄 필요는 없다.
남성이 여성에게 윙크하는 것은 친한 사이에서도 통하지 않는 결례다. 보이프렌드, 걸프렌드의 의미는 단순한 이성친구가 아니라 성적 관계가 있는 사이로 인식한다. 비즈니스 관계에선 서로 선물을 주고받지 않는다
캐나다
닫힌 화장실 문에 노크하는 것은 실례
캐나다는 동서 지역 간 갈등이 심하다. 언어나 정치 이야기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팁 문화가 일반화돼 있고, 극장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선 정장을 착용한다. 금연구역이 철저하며 지키지 않을 경우 높은 금액의 벌금이 부과된다.
화장실을 사용한 후엔 문을 열어 두기 때문에, 닫혀 있는 문에 노크를 하는 것은 실례가 된다. 한국에서 한때 그랬듯이 에스컬레이터 좌측은 급한 사람을 위해 비워 둔다.
술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 차 안에 개봉된 술병이 있으면 처벌받는다. 수퍼에서도 맥주 외엔 구매가 불가능하며, 공공장소에서의 음주가 철저하게 금지된다.
브라질
검은색과 자주색 선물은 금물
브라질에선 정장을 잘 입지 않으며, 약속시각이 철저하게 지켜지지 않는다. 만나자마자 영어나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것은 결례다. 처음 몇 마디는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사 중 대화를 잘 하지 않으며, 식기 소리도 잘 내지 않는다. 대화는 서로 가까이에 서서 하며, 거리를 두면 오해를 한다. 축구나 여자에 대한 화제가 환영받는다. 검은색과 자주색 선물은 금물이다. 손가락을 둥글게 해 ‘O.K’ 표시를 보이면 성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다. 거리에서 술주정할 경우 체포될 수 있다.
멕시코
엉덩이 근처에 손을 얹는 것은 도전을 의미
멕시코인을 처음 만났을 땐 가급적 멕시코어로 인사를 하는 것이 좋다. 직함이 있을 땐 반드시 그 직함을 불러 준다. 따로 직함이 없으면 남자는 ‘세뇨르’, 미혼여성은 ‘세뇨리타’, 기혼여성은 ‘세뇨라’라고 부른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이야기를 하거나 길을 걷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다. 엉덩이 근처에 손을 얹는 것은 도전을 의미하는 행위다. 악수를 할 때 손을 가볍게 잡으면 불신한다는 이미지로 보인다. 미국과 비교하는 이야기를 싫어한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함부로 손을 대선 안 된다. 식사시간이 길고, 식사 중 많은 대화를 한다.★
[참고자료]
민병철, <글로벌 에티켓>, BCM미디어, 2010 / 손일락, <굿매너 굿라이프>, 세창미디어, 2010 / 미래서비스아카데미, <글로벌매너>, 새로미, 2009 / 서대원, <글로벌 파워 매너>, 중앙북스, 2007 / 유종현, <세계화와 글로벌 에티켓>, 한울아카데미, 2004 / 오흥철 외, <글로벌 매너 완전정복>, 학현사, 2005 / 원융희, <글로벌 비즈니스 에티켓>, 두남,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