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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년 1월호

4만 달러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힘 ‘핵융합’

핵융합에너지 없이 4만 달러는 불가능

申載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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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년 핵융합에너지 발전시장은 極東지역에서만 최소 연간 800억 달러
⊙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기술은 세계 경제와 권력을 좌우하는 세기적 기술 핵융합 관련 연구인력은
    선진국이 2만명 이상을 보유. 한국은 1000명 미만

申載仁
⊙ 1942년 광주 출생.
⊙ 광주일고,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졸업. 美 MIT대 핵공학 박사.
⊙ MIT대 핵공학과 연구원, 한국전력기술 원자력사업단장, 한국원자력연구소장 역임.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차세대 핵융합장치 K-STAR.
  인간은 합리적인 경제동물이며, 이익을 위해 전력투구한다. 개인이나 집단, 국가가 보이는 반응도 비슷하다. 1996년 美(미) 캘리포니아州(주)의회는 환경 논란에 휩싸인 화력과 원자력 발전시설을 더 이상 건설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부족한 전력은 인접 주에서 빌려오기로 협약을 맺은 것이다.
 
  4년 뒤 유례없는 酷暑(혹서)가 몰려와 전력수요가 급증했고 세계 원유값은 곱절로 뛰었다. 인접 주에서는 예전 협약가격으로 보낼 수 있는 전력이 없었다. 결국 180만명의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斷電(단전)과 높은 전기요금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
 
  풍부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은 선진국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촬영한 지구의 밤 사진을 보면 북한과 같은 국가들은 도시의 불빛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선진국의 표징은 밝은 도시다.
 
  밝은 생활환경은 잘 보존된 깨끗한 자연환경, 안락한 삶의 환경, 자랑스런 교육과 문화환경이다. 이 밝은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안정적인 그린 에너지 확보다.
 
  핵융합에너지는 우리가 공학적으로 만들 수 있는 ‘그린 기술 에너지’다. 공기와 바닷물 속에 있는 무거운 수소(중수소)와 매우 무거운 수소(삼중수소)를 사용해 에너지를 만든다. 석탄이나 기름이 없는 우리가 외부로부터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지 않고 만들 수 있는 무한 청정 에너지다. 우리의 소득이 4만 달러가 되려면 우선 수출로 벌어들인 돈의 4분의 1을 에너지 구입에 사용하는 일부터 근절해야 한다.
 
  수입에너지를 10% 줄이고 대신 국내에서 그 에너지를 생산하면 GDP 5%의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핵융합에너지는 2025년 즈음에 발전을 위한 실증로를 건설하고 2050년에는 모든 에너지를 전기와 수소를 통한 핵융합에너지로 충족시켜 그 자체로도 GDP가 4만 달러 이상이 되도록 견인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다.
 
  현재 핵융합에너지를 실용화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기초적인 설계는 완성단계에 있다. 2008년에 준공된 초전도 핵융합실험로 K-STAR는 우리가 우리 힘으로 건설, 운전 중인 세계 최대의 초전도 핵융합실험로다. 이제 남은 일은 K-STAR를 대형화하고 공학적으로 재설계해서 경제적인 핵융합발전로를 건설하는 일이다. 특히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재료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핵융합 관련시장 어마어마
 
  핵융합발전소를 건설하는 일은 쉽지 않고 막대한 연구비가 소요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미국, 일본, EU, 러시아, 중국, 인도는 ITER라는 실제 규모의 핵융합로를 프랑스에 건설하고 있다. ITER가 성공하면 이들 일곱 나라는 먼저 세계 핵융합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체제로 돌변할 것이다.
 
  핵융합에너지는 1차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수소를 만들어 연료전지를 가동시키며, 자동차 엔진이나 보일러의 연소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독성 방사성 폐기물을 소각처리할 수 있고, 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할 수 있다. 실제적인 산업적 활용분야는 전력공급, 지역난방, 해수 담수화, 산업용 수소 생산 등이다.
 
  핵융합에너지 기술의 2차기술인 플라스마, 초고온, 고진공, 초전도기술, 低(저)방사화 재료, 초고속 계산 및 정보기술들은 전기전자, 기계, 반도체, 신소재, 의료, 국방, 환경, 항공, 우주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초전도기술과 고자장기술을 이용한 의료용 MRI 개발과 생산은 뇌 연구와 치료에 크게 도움을 줄 것이고, 극저온기술은 에너지 저장과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재래식 화석연료가 고갈되는 2030년을 중심으로 보면 핵융합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시장은 1.5GWe 핵융합발전소 건설비용을 약 40억 달러로 산정할 때 極東(극동)지역에서만 최소 연간 800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그 외에도 운전 및 보수, 교육 및 훈련, 부품산업까지 고려하면 시장규모는 3배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핵융합발전소 건설에 따른 시장 활성화와 온실가스 절감에 따른 경제적 이득이 창출되고, 특히 연간 1조원에 해당되는 파생기술에 대한 연구와 산업적 응용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민총생산이 매년 100억 달러 수준의 증가가 있어야 한다. 핵융합에너지 시장은 그 일부를 감당하기에 충분히 크고 가치가 있는 시장임이 분명하다.
 
 
  세계 패권 가름하는 세기적 기술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는 그 높은 가치성과 필요성으로 산업혁명을 일으킨 증기기관, 1차대전의 세계 패권을 결정한 내연기관과 더불어 미래 세계 경제와 권력을 좌우하는 세기적 기술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과학 선진국들은 핵융합에너지 기술의 우위성을 점하기 위해 분초를 아껴 경쟁하고 있다.
 
  선진국들, 특히 미국·유럽·일본은 반세기 전부터 핵융합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반면 우리나라의 핵융합에너지 연구는 20년이 채 안된다. 방사성 재료 개발과 같은 기초 원천기술개발에 대한 능력도 미약하다. 연구인력 역시 대부분 국가가 2만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는 1000명 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진 장점도 많다. 현재 우리가 상업적으로 운전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가동 경험과 실적,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초고진공, 극저온, 고온을 다루는 極限(극한)기술에 대한 산업체의 생산기술 능력은 다른 국가들이 따라올 수가 없다. 이런 산업체기술들은 LNG 수송선을 만드는 조선기술, 반도체 제조기술, 초전도 전선 제조기술들로부터 나온다.
 
  핵융합에너지는 현재 상용화에 앞서 실증 단계임을 감안할 때 우리의 제작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세계 최첨단, 최대 초전도 핵융합실험장치인 K-STAR를 성공적으로 건설,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산업체 기술들이 배후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핵융합에너지의 연료인 무거운 수소들이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이미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꼭 이 목적은 아니었지만 이미 이 수소를 채집하는 시설, 운반도구들도 완공돼 가동·사용하고 있다.
 
  핵융합에너지를 열로 변환시키는 부분은 기존 원자력발전소와는 다른 기술로, 우리의 특별한 연구개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한 효과적인 기술개발 전략은 우리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핵융합에너지 시장에서 우리의 영향력을 최대한 확대해서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구예산 규모는 강대국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작다. 그리고 우리보다 30년 앞서 핵융합 연구개발을 시작한 선진국들이 보유한 원천기술들을 우리가 그대로 물려받을 수는 없는 일이다.
 
 
  국가 총력전 펼쳐야
 
  이 경우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은 우리의 창의적 두뇌와 기술력으로 핵심 기술들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일이다. 그 외의 중요 기술들은 국제 간의 협력사업을 통해서 공동으로 해결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선 핵융합에너지 공학기술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그래서 정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국가핵융합연구소에 핵융합로공학팀을 특별히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또 서울대 공대에 ‘핵융합로공학 선행연구센터’를 설치, 전국 대학의 핵융합로공학 연구인력을 결집, 공동 연구를 효율적으로 수행토록 하고 있다.
 
  이런 우리의 노력은 2015년이면 어느 정도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시기에는 우리가 목표했던 4만 달러 달성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처럼 거의 모든 에너지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나라가 자체 생산하는 녹색 청정기술에너지 없이는 4만 달러 달성은 불가능하다. 일본은 환경규제가 없었던 低(저)유가시대에 이 고지를 점령했다.
 
  핵융합에너지는 성숙된 에너지다. 우리가 조금 더 열심히 상용화를 추진하면 핵융합에너지는 4만 달러 작전의 핵심 공격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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