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별책부록
  1. 2010년 1월호

해외 성공모델 탐구

‘기술형 제조업’의 독일이 우리가 갈 길

著者無   

  • 기사목록
  • 프린트
⊙ 독일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선진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중심의 제조업과
    수출비중이 큰 경제구조
⊙ 중국은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이고 일본은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강국 이웃의 경쟁력과 장점의
    최대 수혜국은 한국

李在郁 AT 커니 대표 파트너
⊙ 1966년 경남 마산 출생.
⊙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同 대학원 석사.
⊙ 딜로이트 컨설팅 대표이사 역임.
한국 경제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사진은 울산 현대중공업 도크.
  대한민국은 지난 10여 년간 선진국을 목표로 가속 페달을 밟아 왔지만, 2만 달러 문턱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경제인구와 노령화를 고려할 때, 향후 10년 안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지 못하면 우리가 선진국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우리가 선진국,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국가가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제조업 중심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최근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아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를 선진국형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제조업 중심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탈피해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내수산업을 적극 키워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일면 타당해 보인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거의 모든 선진국 경제구조가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중심이다. 또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는 세계경제환경의 변화라는 外風(외풍)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자본주의 역사가 오래된 선진국들과 같은 경제구조, 즉 내수중심, 고부가 서비스업 중심의 구조를 만들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우선 우리는 충분한 성장잠재력을 갖춘 소비시장이 없다. 수출시장에서 富(부)를 축적하지 않고서는 기업이 성장할 수 없다. 또 금융, 디자인, 기업서비스 등 고부가 서비스 산업 육성은 제조업 발전과 고도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내수시장의 성장도 수출시장이 견인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국내 경제구조가 가진 한계이자 특징이다.
 
  둘째, 대한민국은 서비스업의 수출에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교육, 법률, 금융, 의료 등 고부가 서비스업은 언어 등 문화적 리더십이나 세계시장에서 쌓은 기업의 브랜드 포지션, 국제사회에서 국가 리더십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 고부가 서비스업을 발전시켜야 할까?
 
 
  다른 기술과 융·복합된 제조업 육성해야
 
  필자는 독일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처럼 분단국가였던 독일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다른 선진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중심의 제조업과 수출비중이 큰 경제구조로 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구조와 유사하면서 서비스업과 내수시장의 비중이 조금 더 균형 잡혀 있고, 전체 GDP 규모가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선진국 수준에 가깝다.
 
  결론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의 대한민국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고부가 서비스 산업과 내수시장을 육성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하지만 제조업을 더욱 고부가가치화하고 親(친)환경산업 같은 미래 신성장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제조업의 수출경쟁력을 지속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전통 제조업은 점점 IT, 통신, 소재, 금융, 심지어 예술 산업 등 타 산업과 융·복합이 일어나면서 발전하고 있다. 필자가 이 글에서 언급하는 제조업은 전통제조업의 융·복합과 발전을 뜻한다.
 
  세계의 유일 패권국가인 미국도 금융, 교육 등 서비스업에만 의존해서는 국가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해 미국發(발) 금융위기에서 확인했다.
 
  국민소득 4만 달러 국가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노동력 투입에 비해 부가가치 산출량이 다른 산업에 비해 큰 금융산업의 강화가 필요하다. 산업별 1인당 부가가치액을 살펴보면 1차 산업(농림어업, 광업 포함)의 경우 1100만원, 2차 산업(제조업 포함) 5500만원, 금융을 제외한 3차 산업(전력, 가스, 수도, 건설, 서비스업 포함) 3300만원인 데 반해 금융산업(보험산업 포함)은 6200만원이다.
 
  한국의 금융산업이 단기적으로 ‘글로벌리제이션’에 성공하여 國富(국부)를 창출하는 핵심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단계에서 금융산업전략을 준비하고 착실히 실천해 가야 장기적으로 우리 금융산업의 세계 진출이 가능하다.
 
  금융산업의 성공적인 ‘글로벌리제이션’을 위해 두 가지 전략을 제언한다.
 
  첫째는 ‘Lead Goose’전략이다. 한국 금융산업계에서 은행, 보험, IB를 통틀어 국제경쟁력을 갖춘 금융기업은 아직 없다고 봐야 한다. 세계적인 금융기업들과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가대표 금융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즉 국제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소수의 국가대표급 금융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조업에서 삼성, 현대, LG, POSCO의 역할을 수행할 ‘금융의 Lead Goose’를 우선 만들자.
 
  둘째, 해외진출은 동남아, 중국, 중동 등 제3국에 우선 진출하여 성공경험을 쌓은 다음 선진시장에 진출하도록 하자. 스탠다드차타드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영국이나 유럽, 미국 시장에는 거의 진출하지 않고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제3국에 진출하여 탄탄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다른 유럽과 미국의 금융기관과는 달리 건전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제3국 시장은 경쟁환경 측면에서나 성장가능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이고, 이 시장에서 성공한 경험은 선진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된다.
 
  삼성전자가 처음부터 현재의 삼성전자가 아니었듯이, 우리의 금융경쟁력은 처음부터 HSBC, 씨티뱅크, AIG가 될 수도 없고 따라서 전략도 그들과 달라야 한다. 또한 한국기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를 극복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구현할 수 있는 전략도 필요하다.
 
 
  남북통일은 우리에게 기회
 
  오늘날 많은 국민이 ‘남북 통일’에 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수준이 북한과 통일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미국의 연구개발기관인 RAND 연구소는 ‘북한과의 통일비용이 약 67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우리가 제대로 준비만 한다면 남북통일은 국가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보고서는 남북한이 경제적으로 통합되면 2050년쯤, 남북한 국내총생산(GDP)이 독일과 일본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북한의 잠재력은 인적자원뿐 아니라 천연자원, 소비시장 확장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또 엄청난 통일비용 산정에는 북한의 GDP를 현재의 2~3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가정이 숨어 있으며, 이는 통일 한국의 GDP 규모가 전 세계 상위 수준으로 격상됨을 의미한다.
 
  이렇게 확보한 경제규모와 막대한 잠재 내수시장은 미래 한국경제를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이끌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Nut Cracker(넛 크래커)’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시절, 미래 한국경제 위기를 상징했던 단어다. ‘일본의 기술에 밀리고 중국의 원가경쟁력에 따라 잡힌 한국기업들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란 의미다.
 
  당시 이 단어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들렸다. 하지만 그때 예측했던 10년 후 한국경제의 현재는 어떤가? 최근에는 일본에 가격경쟁력이 앞서고, 중국과 기술차별화를 이룬 우리 기업의 善戰(선전)을 두고 ‘逆(역)샌드위치론’이 대두되고 있다. 품질면에서 한국 제품이 일본에 뒤지지 않고 가격도 중국과 견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2030년쯤 미국을 추월해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중국의 도약으로 한국경제는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일본기업의 기술력으로 인해 무역적자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한국경제의 對日(대일) 기술의존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그러나 중국은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이고 일본은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강국이다. 우리의 이웃이 우리가 극복하기 힘든 강력한 경쟁자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나, 이들 이웃의 경쟁력과 장점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따라 우리는 세계 최고의 보물들을 옆에 두고 있는 수혜국일 수 있다. 긍정적・능동적 마인드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온 국가적 지혜를 모아 선진국을 향해 나가자.★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